(베스트 일레븐)
수원 삼성에서 활약 중인 호주 대표 출신 수비수 에디 보스나는 심지가 강한 선수다. 자신의 선택에 대해 미련이 없는데다 외려 확신을 가지고 도전한다. 2012년을 맞이해 K리그로 진출한 것도 그래서였다. 거리낌없이 수원을 K리그 최고 명문이라 부르는 그의 모습에서는 유럽 무대에서 뛰는 빅 리거 못지않은 자부심이 가득했다.
보스나를 지난 3일 저녁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만났다. 오는 5일 저녁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2012 K리그 올스타전을 위해 소집된 보스나는 <베스트 일레븐>과 만남에서 올스타전에 임하는 소감, K리그와 수원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그대로 내비쳤다. 가벼운 마음으로 임한 이 인터뷰 기사를 접할 수원 팬들은 아마도 보스나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보스나, “수원만큼 좋은 팀이 없더라”b11 : 인터뷰에 응해 줘서 감사하다. 일단 올스타전에 임하는 소감을 밝혀 달라.보스나 : 정말이지 흥분된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이러한 이벤트에 참가하게 되어 영광이다.
b11 : 수원에서는 정성룡과 함께 선발됐다. 그런데 정성룡이 올림픽대표팀에 차출된 바람에 혼자 입소했다. 게다가 타 팀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 않나? 좀 적적할 것 같은데.보스나 : 심심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 아디가 곁에 있으니 괜찮다. 이번 올스타전은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정말 만족할 수 있는 경기가 됐으면 한다. 때로는 폭소를 자아내는 퍼포먼스도 나올 것이니 기대해 달라. 아, 나는 개인적으로 퍼포먼스를 준비하지 않았다. 난 축구 선수이지 배우가 아니다.
b11 : K리그 팬들에게 보스나는 ‘캐논 프리킥’으로 유명하다. 정말 무시무시한 프리킥인데, 현역에서 물러난 2002년 월드컵대표 선수들이 그런 무시무시한 슈팅을 맞았다가는 큰일날 것 같다.보스나 : 그런가(웃음). 그럼 나는 이 경기에서 슈팅을 안 하겠다. 이 경기에 출전하게 된 선수들을 무척 존경한다. 슈팅을 안하는 것은 존경의 표현이다.
b11 : 이참에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자. 최근 성남 일화에서 뛰던 사샤 오그네노프스키가 카타르로 떠났다. 사샤는 K리그를 발판으로 AFC(아시아축구연맹) 올해의 선수상에 올랐고, 호주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사샤의 성공은 나름 큰 동기 부여가 될 것 같다. 사샤 못지않은, 아니 능가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 의식이 섰을 것 같다.보스나 : 먼저 다른 호주 선수들을 무시하는 게 아님을 밝혀 둔다. 개인적으로 사샤, 코니(전남 드래곤즈), 마다스치(제주 유나이티드) 등 타 팀에서 뛰고 있는 호주 선수들과 친하다. 다들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다른 선수의 성공에 대해 관심이 없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카타르로 이적하는 것이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 역시 유럽과 일본에서 10년이나 뛰었고, 지금은 아시아 최고 팀인 수원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다. 난 이곳에서 정말 행복하다.
B11 : 외신 자료를 뒤적이다 보니 예전 대표팀 감독과 오해로 인해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직접 말했듯 수원은 아시아 최고의 팀인 만큼 여기서 맹활약하다 보면 다시 ‘사커루'(호주 대표팀 별명)에 승선할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다.보스나 : 대표팀 감독과 오해가 있었던 것은 10년 전 일이다. 일본에서 뛸 때 핌 베어벡 감독이 나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데려가려고 했는데 일이 잘 되지 않았다. 어쨌든 대표팀과 사이의 문제는 이미 옛일이 됐다. 잘하면 날 불러 줄 것이며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대표팀이 날 부르면 고민할 것 같다. 한국과 호주는 지리적으로 너무 멀다. 그래서 무척 힘들 듯싶다. 한국 생활에 정말 만족하고 있는 만큼 대표팀에 연연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B11 : 가족 얘기를 해 보자. 신태용 성남 감독은 사샤는 부인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무척 힘들어 했다고 하더라. 당신은 어떤가?보스나 : 개인적으로 타 선수 가족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를 비롯한 우리 가족은 정말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와이프는 1주일에 세 번 한국어를 교습받고 있다. 나는 일본에서 대학을 나왔다. 한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수료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간혹 외출 시 혼자서 강남역까지 버스를 타고 다니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언어 습득 능력에 대해서는 자신있는 만큼 더욱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지켜봐 달라.
b11 : 마지막 질문이다. 올 시즌 수원의 지난 행보를 평가해 달라. 그리고 향후 우승 향방을 전망한다면?보스나 : 전반기에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 3위에 머물고 있으나 선두 전북 현대에 고작 3점 차로 뒤진 것에 불과하다. 얼마든지 순위를 뒤집을 수 있다. 다만 어웨이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하겠다. 이 자리에서 말해 두고 싶은 게 있다. 앞서 말했듯 나는 유럽과 일본에서 10년 동안 활약했다. 그런데 지금 몸담고 있는 수원만큼 좋은 팀이 없더라. 수원의 일원으로서 행복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게 있다. 지난 1일 포항 원정에서 크게 졌는데(0-5패), 수원 팬들에게 정말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곧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테니 기대해 달라.
b11 : 여담이다. 수원 팬들의 상심이 컸을 테지만, FC 서울만 또 잡아준다면 다 잊을 것 같다(웃음).보스나 : (곁에 있던 아디, 하대성, 김용대의 눈치를 보더니 슬며시 윙크하며) 고맙다(웃음).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