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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낭만적인 어른이 되어서


w. 랑데부




21.




그렇지 우리가 괜히 공부를 한 건 아니니까.
사람 사이 가장 빠르게 갈라 놓다시피하고, 가까운 사람과는 그게 좋은 일이건 미치도록 나쁜 일이건 사이에 '돈' 그거 끼면 다 끝나는 거야.





"통장 잔고가 그래서 몇이라고?"



"니가 봐, 야 난 못 보겠다"



"불러줘?"





안 궁금해 안 궁금해 새끼야. 꼭 사람을 긁어야 속이 시원하지? ㅇㅇ는 먹던 땅콩을 냅다 집어던졌다. 아 알았다고! 뭘 알아,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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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주 그냥 끝을 내지. 그냥 이정도면 다른 회사 찾아라"



"강영현 친구할 거면 거기 가서 하시고"





아니면 잠자코 맥주나 까. 
복잡하게 얽히지 말라고 했다, 나도 그러고 싶거든? 생각해보면 그래, 난 왜 강영현한테 말려드는 걸까. ㅇㅇ는 원필이 방금 입을 뗀 맥주캔을 들이켰다, 시원한 맥주를 꼴딱 들이켜도 불이 식질 않는다. 아 꼴도 보기 싫어 진짜, ㅇㅇ는 풀리지 않는 분을 이불에 쏟아 부었다. 맥주는 그 위 어쩌다보니 엎어져버렸고 그렇게 이불은 사망했다. 이런 시베리아 허스키,,





"야 근데"



"너희 좋았잖아"





그러니까 대체 왜 우리는 여기까지 왔을까.





22.





원필의 빈 옥탑은 곧 두 사람이 자리했다. 스물, 스물 하나 물 쫄쫄 나오는 수도 쥐고 물을 담는 것이 원필이 보면 한 마디만 했을거다. 
'여러모로 참 가관이다'
응 솔로는 조용히 해. 영현은 물을 채운 통을 끼워 넣었다. 이거 이렇게 당겨야 나와, 세상 좋아졌다. 물줄기가 세 발 동시에 나오는 물총이라니. 난 전에 사이다병에 송곳 뚫어서 놀았는데.





"아"



"시작"



"이럴거야?"





ㅇㅇ의 손에 물총을 쥐어주자 마자 단번에 쏜다. 정말 망설임이라곤 하나 없이 정확하게 쏘았다, 영현이 물을 받고 있건 말건 나는 총이 있으니까. 스탑을 외치지도 못하고 결국 영현 역시 반쯤 채운 물통을 끼웠다. 





"ㅇㅇㅇ, 이리와"



"아 싫어, 아! 아 차가워, 진짜. 아"



"많이?"





아니 개뻥이야.
조금 미간을 찌푸리고 울상을 지어 보이니 다가오는 영현에게 퍽 물을 쏘았다. 야 ㅇㅇㅇ, 왜 강영현. 분명 물을 채울 때까지만 해도 바싹 말랐던 바닥은 어느새 물바다 되어 젖고 또 젖었다. 너 이리 와, 아예 영현에게 붙잡힌 ㅇㅇ는 아주 제대로 물을 쫄딱 맞았다. 너 안 와? 야. 그냥 처음부터 바가지 쓸 걸, 물이 소갈된 총을 채우는기는커녕 쉴새 없이 쏘아대는 영현에 결국 ㅇㅇ는 바가지를 집었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어 어 반칙"



"카드 만들어와, 노란색. 악! 야 이씨"




아니 왜 쟤 꺼는 물이 닳지를 않아? 나 이상한 거 줬냐. 바가지로 물을 흩뿌려도 날아오는 공새에 한참을 옥탑을 뛰었다. 숨을 곳도 없다, 이리저리 피하는 것 밖에. 그리고 웃다 쓰러지고, 장난 반 진심 반 하자는 물총싸움이 한 시간을 잡아 먹었다. 사실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

슬슬 지쳐 물총을 내려두고 나서야 그렇게 끝이 났다. 모든 것이 푹 젖어 버렸다, 김원필 빨래 어떡해? 아 생각해보니까 원필이가 널어둔 빨래를 생각하지 않고 놀다보니까 분명 어제 널어둔 빨래 같았는데 돌아가버렸다. 괜찮아, 원필이잖아. 당사자는 없으나 둘은 단정지었다. 억울하면 같이 하던가. 내가 생각해도 나 좀 쓰레기네, 원필아 미안. 






"이거 입고 먼저 씻어"



"아 이거 답답해"





영현이 꽁꽁 둘러준 샤워 타올에 말려서 펭귄도 아니고 팔을 꼼짝없이 묶였다. 입고 들어가자, 아 싫어 답답해. 이거 완전 답답한데? 꼭 둘러 버린 샤워 타올에 ㅇㅇ는 올려다 보고 말했다. 풀어줘





"속옷 비쳐, 입고 들어가자"



"...아, ..그냥 펭귄할게"



"알겠어. 들어가 씻어"





영현은 웃음을 참는다고 참으며 문을 열어주었다. 하얀 티셔츠 때문에 퍽 비친 속옷에 가려준다고 묶었는데 너무 꽁꽁 묶었나, 욕실 앞에서 결국 낑낑대는 ㅇㅇ에 영현은 급히 따라가 풀어주었다. 






"펭귄 풀렸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아 ㅇㅇㅇ"





너 그렇게 웃지마. 너도 그렇게 웃지마. 
퍽 해맑은 웃음에 영현은 ㅇㅇ의 손을 잡아 끌어 안았다. 미치도록 예쁘다. 영현이 뱉지는 않았지만 그 때문에 ㅇㅇ를 더 꼭 끌어 안았다. 잠깐만, 응?





"너 조금만 숙여 봐"





영현은 참 ㅇㅇ의 말을 잘도 들었다. 무릎을 살짝 굽혀 시선을 맞추어 주자마자 ㅇㅇ는 발꿈치를 들어 영현의 목을 끌어 안았다. 나도 안고 싶어, 아 영현은 ㅇㅇ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다들 생각하지 않을까, 이 사람 너무 귀엽다고. 영현은 귀여워 죽었다, 정말 너 어떡하냐 내가. 영현은 그냥 ㅇㅇ를 안아 들었다. 그래도 이제 씻자, 감기 걸리겠다.




*





"이거 연결해?"



"어? 아니아니. 잠깐만, 저장만 하고"



"내가 해볼래"





잠깐만 그거 김원필 보물 1호야 망가지면 우리 걔 얼굴 못 봐. 영현은 목에 걸었던 수건을 잠시 내려두고 노트북을 접었다, 오분만 십 분만 하다가 삼십 분을 군말 없이 기다려준 ㅇㅇ에 미안했다. 





"미안. 이거 여기에다가 꽂고,"



"어, 어어"



"됐다"





영현은 연결한 게임기를 버튼을 하나 하나 알려 주었다. 티비에 연결한 게임의 오픈 화면이 나오자 ㅇㅇ는 이미 꺄르르 웃었다. 물총 싸움 2탄이다 강영현, 성실하게 알려준 버튼을 열심히 눌렀으나 영현은 한참 져주다 꼭 이겼다. 아 갖고 노네, 강영현. 세 판째 K.O 직전이었다 ㅇㅇ는 게임기를 내려두고 작은 손으로 영현의 눈을 덮었다. 아 ㅇㅇㅇ, 아 나도 이기자고.

결국 영현은 게임기를 내려두고 필사적으로 시야를 가리는 ㅇㅇ를 끌어 안았다. 다시 한참을 서로를 가리고 가리며 투닥거리다 바닥으로 쓰러졌다, 활짝 웃은 얼굴이 예뻤다. 





"왜"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아니 그냥"




예뻐서.
옆으로 누워 그렇게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끔 웃다 지쳐 쓰러지고 진지하게 대화도 오갔다. 





"졸리지"



"..아니"



"자도 돼"





안 잘래. 눈꺼풀 끔뻑끔뻑 내려왔으나 ㅇㅇ는 고개를 도리질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잠을 쫓으려 도리질쳤다. 원필이 귀찮다고 겨울에 깔아둔 러그를 치우지 않아 퍽 푹신했다, 아니 나 안 잘거라고. ㅇㅇ는 휴대폰을 집어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일곱시야, 괜찮아.





"자자"



"그럼 한 시간만"





ㅇㅇ가 검지를 펴들었다. 영현은 그 작은 손을 잡았다, 알겠어. 나 진짜 한 시간만 잘 거야, 깨워야 돼. ㅇㅇ는 그 이야기를 끝으로 영현에 품에 얼굴을 묻었다. 영현은 저 품에 묻은 ㅇㅇ를 내려다보고 잠시 팔을 뻗어 담요를 끌어 당겼다. 아, 노트북도 같이 끌려와 바닥과의 마찰을 냈다.





"으응.."



"괜찮아, 자자. 미안해. 응?"





영현은 꼼지락거리는 ㅇㅇ의 등을 토닥였다. 깰 뻔했다 정말로. 그리고 아주 조심스레 담요를 끌어와 ㅇㅇ에게 덮어주었다. 오늘 글은 미뤄두고 영현은 휴대폰 밝기를 줄였다, 메모만 한참 작성하고 한참 내려다 보고, 다시 메모장을 확인하고 다시 ㅇㅇ에게 내려다 보았다. 






23.





아무래도 주문진에 가야겠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과에서 2박 3일 기차여행을 제안했고, 마침 들어 맞았다. 이거 좀 개이득. 강영현 너무 지쳐보여서, 3일을 내리 샜으니까. 마무리 작업 하던 글을 다시 갈아 엎어 3일 밤을 샌 영현이 마음에 걸려 ㅇㅇ는 더 꼭 같이 가고 싶었다.  





"들어봐"



"내 폰이야?"



"아니 내 꺼"





ㅇㅇ가 꼭 좋아한는 곡만 폴더로 만들어 왔다. 자라니까 너 이거 만들었냐. 같이 이어폰을 꽂고 어깨에 고개를 기대고 같이 책을 보았다.





"아직, 아직 안 읽었어"



"응"



"여기. 여긴 체크 안 해?"



"아,"





ㅇㅇ는 종종 영현이 놓치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어 주었다. 책의 빈 공간에 수차례 샤프가 오갔고, 수학공식도 아닌데 열중했다. 다들 처음엔 들뜨더니 금방 잦아 들었다, 기차에 조용히 두 사람만 깨어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아니 영현은 내용에 집중한 ㅇㅇ에게 시선을 옮겼다. 





"응?"





대뜸 볼에 닿았다 떨어진 입술에 ㅇㅇ는 크게 놀라 올려다 보았다. 왜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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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서"





어디가서 그런 말 하고 다니지마. 돌 맞아 나





*





- 어디야?



"잠깐만"





대체 이 지독한 놈들은 언제 잠이 드는 건지, 다들 술에 떡이 돼 엉켜 잠들었을쯤 그 어둠에서 영현은 조용히 일어나 뻗어 잠든 동기들 사이를 밟았다. 최대한 조용히, 아예 운동화를 들고 나와 신었다.

ㅇㅇ 역시 다를 바 없었다. 언제 나가야 하는지 타이밍을 망설이느라 대화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불을 끈 후로도 한참 폰의 밝기가 꺼지지 않아 시계를 확인할 쯤 모든 조명이 소등 되었다. 인간 승리다 진짜, ㅇㅇ는 샌들을 들고 나와 복도에서 신고 달려 나갔다.






"워!"



"..깜짝이야"



"아 뭐야"



"너 뛰어오는 소리 다 들렸어"





그래 연기는 칭찬해줄게 잘했어.
그리고 영현은 뒤를 힐끗 돌아보고 ㅇㅇ의 손을 잡았다. 가자, 그렇게 바다까지 달려왔다. 나 이제 학교는 달려갈 수 있을 거 같아, 숨 안 차. 더운 날씨에 땀만 조금 흘렸을뿐이었다. 영현의 남방을 깔고 두 사람은 모래사장에 누웠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영화를 틀고 함께 보았다.





"소리 좋다"



"빠질래?"





아 오바, 야 강영현. 앞 날 없는 건 알겠는데 이거 아니거든? 휴대폰을 남방 위에 두고 영현은 ㅇㅇ를 끌었다. 야 우리 물만 몇 번 맞는 거야, 진심. 결국 발만 담그기로 합의를 보았다. 신발을 벗어두고 이렇게 파도를 밟고 걷는 것도 괜찮은 감촉이었다. 있잖아, 응?





"아니야" 



"응?"





우뚝 멎어선 ㅇㅇ에 영현은 의문을 품은 채 내려다 보았다. 왜? 아니야. 아 진짜,





"...해"



"응? 뭐라고?"



"사랑한다구"





손발을 자르자 그냥, 아. 이 갑자기 싸해진 분위기 어떡할거냐. 입에 테이프 붙이고 다닐까 확. 피곤하게 ㅇㅇ를 만날 때도 있었다. 돌아서 하품 하는 거 안 보이는 거 같아도 다 보이는데 항상 끝내 집까지 바래다 주고 다시 가서 글 쓰는 거 아는데. 매번 고맙다고 할 수 없잖아





"..어,"



"말하지마. 아냐 말하지마, 입 ㄸ..,"





지말라니ㄲ..,
영현은 ㅇㅇ의 볼을 감싸고 입술이 닿았다. 혀를 옭아매고, 비튼 고개가 깊숙히 다가왔다. 파도가 다시끔 발목을 감싸는 것을 보니 꿈은 아니였다. 영현은 잠시 입술을 떼었다, 다시끔 치열을 훑곤 그렇게 밀고 들어왔다. ㅇㅇ는 급작스레 쥐었던 영현의 옷자락에서 손을 떼고 팔을 둘렀다. 발꿈치를 들어올렸으나 금방 내렸다, 그리고 다시 들었을 때 영현은 웃으며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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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너를 많이.





25.





벌써 몇 번째 청첩장이지, 다들 기다렸다는 듯이 우수수 보내면 나는 어떡하냐. 그것도 야근 다음 날에 식 올려주는 센스, 존나 칭찬해. ㅇㅇ는 젖은 머리를 간신히 말리고 택시를 내리며 구두 뒤축을 고쳐 신으며 달렸다. 망했다, 늦어도 이렇게 늦다니.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와중에 로비에서 누군가와 부딪혔다. 가지가지 한다 오늘 가지 먹자 뭐래 정신 차려. 자꾸 낑기는 구두에 신경을 쓰느라 얼굴도 마주치지 못하고 시선이 땅바닥 어딘가에 대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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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람 맞추라고 했지 으유, 으유"



"너도 야근하고 일곱시에 일어날래?"



"야 뒤나 돌아봐. 너 이러고 뛰어왔냐?"





원피스 지퍼는 다 올리고 와라, 좀. 원필은 ㅇㅇ의 원피스 지퍼를 올리고 한심하게 떨어졌다, 지갑은 안 흘렸냐?





"헐"



"아 설마"



"...택시에서 내릴 때까진 있었거든"





들고 뛰다 떨어뜨렸나. 아니 그럴리 없다, 아니 그럴리 있어. 아 제발 3년이 넘게 쓴 지갑이었다, 낡아빠졌으나 나름 의미가..





"....강영현 안 오지?"



"온다고 했는데, 도착했나. 차 막혀서 늦는대"





야 이 새끼야 그걸 왜 지금 말해.
니네 화해한 거 아니었냐

화해를 했으면 내가 지금 지갑을 찾고 있겠냐. 생각도 못했다, 강영현이 준 지갑이라는 거. 나름의 의미가 시발 구 애인이 준 물건 들고 다니는 의미? 오늘 머피의 법칙이냐 나한테 왜 이래. ㅇㅇ는 애써 마무리한 머리를 헝클어 뜨렸다. 이제부터 그거 내 지갑 아니야, 김원필 찾아도 주지마. 절박하게 땅만 보고 찾고 찾았으나 결국 없었다.





"야 우선 들어가, 카드 정지 바로 시키고"





신부 입장과 함께 깔리는 음악이 마치 이 곡을 끝으로 내가 죽을 거 같았다. 들어가기도 드럽게 늦게 가서 벽에 밀착해 고개만 애써 들어 신랑과 신부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냥 집에 갈까, ㅇㅇ는 앞에 앉은 동기들 얼굴을 단번에 훑었다. 없는 거 같은데, 지금 가면 괜찮지 않을까





"아,"



"죄송합니다, 좀 지나갈.."





수가 없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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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신랑과 신부는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종이 울렸다, 내 인생 종치는 소리 같은데 이거.

왜 하필 그걸 네가 들고 있었을까, ㅇㅇ는 순간적으로 되감기 된 로비에서의 상황이 ㅇㅇ의 얼굴을 더 어둡게 만들었다. 그 알싸한 향, 아니 근데 특유의 포근한 향. 여기 왜 이층이 아닌데, 뛰어내릴까. 






"안 받아?"



"...어, 어"





지갑이 돌아왔다. 하지만 멘탈은 안 돌아왔다. 이미 상황은 종결 되었다, 그제서야 강영현의 얼굴을 들어 마주했고 오묘하게 시선을 마주했다. 이제 나가기만 하면 되는데, 그렇게 지나가려 했다. ㅇㅇ는 순간 멈칫했다. 영현을 확인해서가 아니고 영현의 약간 뒤에 손을 잡고 있는 한 사람. 그러나 금방 지나쳐 걸었다. 아 근데 끝내지 못한 이야기가 분명 있다, 식장을 빠져나가기 전 ㅇㅇ는 걸음을 멈추었다.

애인은 애인이고 아직 잘 감싸고 있는 이 깁스, 그리고 더 중요한 내 티켓.





*





"...무슨 조합이야"



"..내가 만든 거 아니야"




내가 만든 거 아니야 그딴 눈으로 보지마. 원필은 접시를 내려두고 앉았다, 너 알았어? 그냥 어느정도만. 우리가 마주보고 밥 먹을 사인 더더욱 아닌데 자리 세팅이 영 망했다. 밥이 넘어가기는 개뿔 다시 뱉는 게 더 빠를 거 같은데. 그러나 ㅇㅇ는 예의가 있었다, 현 애인 앞에서 별 지랄을 할 정도로 막장은 아니었으니까. 원필과 영현은 근근히 대화를 나누었고, 어느정도 밥만 퍼먹다 일어날 생각이었다. 더 복잡한 상황이 오기 전에,





"ㅇㅇㅇ? 야, 진짜 오랜만이다. 와줘서 고마워"





왔네, 돌아버리겠다.
지금 나가면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ㅇㅇ는 원필의 어깨를 쥐곤 먼저 가겠다 신호를 보냈다. 





"근데 너넨 결혼 언제 할 거야? 우리보다 오래 만났잖아"



"올해 안으론 할 거지?"





영현의 젓가락질이 멈췄다, 동시에 일어서려던 ㅇㅇ 역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둘 중 하나는 답해야 했으나 둘 모두 쉽사리 입을 떼지 못했고, 더 어색한 상황이 되기 전에 그녀는 입을 떼었으나 영현이 한 발 빨랐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이럴거야?"





ㅇㅇ의 손에 물총을 쥐어주자 마자 단번에 쏜다. 정말 망설임이라곤 하나 없이 정확하게 쏘았다, 영현이 물을 받고 있건 말건 나는 총이 있으니까. 스탑을 외치지도 못하고 결국 영현 역시 반쯤 채운 물통을 끼웠다. 





"ㅇㅇㅇ, 이리와"



"아 싫어, 아! 아 차가워, 진짜. 아"



"많이?"





아니 개뻥이야.
조금 미간을 찌푸리고 울상을 지어 보이니 다가오는 영현에게 퍽 물을 쏘았다. 야 ㅇㅇㅇ, 왜 강영현. 분명 물을 채울 때까지만 해도 바싹 말랐던 바닥은 어느새 물바다 되어 젖고 또 젖었다. 너 이리 와, 아예 영현에게 붙잡힌 ㅇㅇ는 아주 제대로 물을 쫄딱 맞았다. 너 안 와? 야. 그냥 처음부터 바가지 쓸 걸, 물이 소갈된 총을 채우는기는커녕 쉴새 없이 쏘아대는 영현에 결국 ㅇㅇ는 바가지를 집었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어 어 반칙"



"카드 만들어와, 노란색. 악! 야 이씨"




아니 왜 쟤 꺼는 물이 닳지를 않아? 나 이상한 거 줬냐. 바가지로 물을 흩뿌려도 날아오는 공새에 한참을 옥탑을 뛰었다. 숨을 곳도 없다, 이리저리 피하는 것 밖에. 그리고 웃다 쓰러지고, 장난 반 진심 반 하자는 물총싸움이 한 시간을 잡아 먹었다. 사실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

슬슬 지쳐 물총을 내려두고 나서야 그렇게 끝이 났다. 모든 것이 푹 젖어 버렸다, 김원필 빨래 어떡해? 아 생각해보니까 원필이가 널어둔 빨래를 생각하지 않고 놀다보니까 분명 어제 널어둔 빨래 같았는데 돌아가버렸다. 괜찮아, 원필이잖아. 당사자는 없으나 둘은 단정지었다. 억울하면 같이 하던가. 내가 생각해도 나 좀 쓰레기네, 원필아 미안. 






"이거 입고 먼저 씻어"



"아 이거 답답해"





영현이 꽁꽁 둘러준 샤워 타올에 말려서 펭귄도 아니고 팔을 꼼짝없이 묶였다. 입고 들어가자, 아 싫어 답답해. 이거 완전 답답한데? 꼭 둘러 버린 샤워 타올에 ㅇㅇ는 올려다 보고 말했다. 풀어줘





"속옷 비쳐, 입고 들어가자"



"...아, ..그냥 펭귄할게"



"알겠어. 들어가 씻어"





영현은 웃음을 참는다고 참으며 문을 열어주었다. 하얀 티셔츠 때문에 퍽 비친 속옷에 가려준다고 묶었는데 너무 꽁꽁 묶었나, 욕실 앞에서 결국 낑낑대는 ㅇㅇ에 영현은 급히 따라가 풀어주었다. 






"펭귄 풀렸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아 ㅇㅇㅇ"





너 그렇게 웃지마. 너도 그렇게 웃지마. 
퍽 해맑은 웃음에 영현은 ㅇㅇ의 손을 잡아 끌어 안았다. 미치도록 예쁘다. 영현이 뱉지는 않았지만 그 때문에 ㅇㅇ를 더 꼭 끌어 안았다. 잠깐만, 응?





"너 조금만 숙여 봐"





영현은 참 ㅇㅇ의 말을 잘도 들었다. 무릎을 살짝 굽혀 시선을 맞추어 주자마자 ㅇㅇ는 발꿈치를 들어 영현의 목을 끌어 안았다. 나도 안고 싶어, 아 영현은 ㅇㅇ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다들 생각하지 않을까, 이 사람 너무 귀엽다고. 영현은 귀여워 죽었다, 정말 너 어떡하냐 내가. 영현은 그냥 ㅇㅇ를 안아 들었다. 그래도 이제 씻자, 감기 걸리겠다.




*





"이거 연결해?"



"어? 아니아니. 잠깐만, 저장만 하고"



"내가 해볼래"





잠깐만 그거 김원필 보물 1호야 망가지면 우리 걔 얼굴 못 봐. 영현은 목에 걸었던 수건을 잠시 내려두고 노트북을 접었다, 오분만 십 분만 하다가 삼십 분을 군말 없이 기다려준 ㅇㅇ에 미안했다. 





"미안. 이거 여기에다가 꽂고,"



"어, 어어"



"됐다"





영현은 연결한 게임기를 버튼을 하나 하나 알려 주었다. 티비에 연결한 게임의 오픈 화면이 나오자 ㅇㅇ는 이미 꺄르르 웃었다. 물총 싸움 2탄이다 강영현, 성실하게 알려준 버튼을 열심히 눌렀으나 영현은 한참 져주다 꼭 이겼다. 아 갖고 노네, 강영현. 세 판째 K.O 직전이었다 ㅇㅇ는 게임기를 내려두고 작은 손으로 영현의 눈을 덮었다. 아 ㅇㅇㅇ, 아 나도 이기자고.

결국 영현은 게임기를 내려두고 필사적으로 시야를 가리는 ㅇㅇ를 끌어 안았다. 다시 한참을 서로를 가리고 가리며 투닥거리다 바닥으로 쓰러졌다, 활짝 웃은 얼굴이 예뻤다. 





"왜"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아니 그냥"




예뻐서.
옆으로 누워 그렇게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끔 웃다 지쳐 쓰러지고 진지하게 대화도 오갔다. 





"졸리지"



"..아니"



"자도 돼"





안 잘래. 눈꺼풀 끔뻑끔뻑 내려왔으나 ㅇㅇ는 고개를 도리질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잠을 쫓으려 도리질쳤다. 원필이 귀찮다고 겨울에 깔아둔 러그를 치우지 않아 퍽 푹신했다, 아니 나 안 잘거라고. ㅇㅇ는 휴대폰을 집어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일곱시야, 괜찮아.





"자자"



"그럼 한 시간만"





ㅇㅇ가 검지를 펴들었다. 영현은 그 작은 손을 잡았다, 알겠어. 나 진짜 한 시간만 잘 거야, 깨워야 돼. ㅇㅇ는 그 이야기를 끝으로 영현에 품에 얼굴을 묻었다. 영현은 저 품에 묻은 ㅇㅇ를 내려다보고 잠시 팔을 뻗어 담요를 끌어 당겼다. 아, 노트북도 같이 끌려와 바닥과의 마찰을 냈다.





"으응.."



"괜찮아, 자자. 미안해. 응?"





영현은 꼼지락거리는 ㅇㅇ의 등을 토닥였다. 깰 뻔했다 정말로. 그리고 아주 조심스레 담요를 끌어와 ㅇㅇ에게 덮어주었다. 오늘 글은 미뤄두고 영현은 휴대폰 밝기를 줄였다, 메모만 한참 작성하고 한참 내려다 보고, 다시 메모장을 확인하고 다시 ㅇㅇ에게 내려다 보았다. 






23.





아무래도 주문진에 가야겠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과에서 2박 3일 기차여행을 제안했고, 마침 들어 맞았다. 이거 좀 개이득. 강영현 너무 지쳐보여서, 3일을 내리 샜으니까. 마무리 작업 하던 글을 다시 갈아 엎어 3일 밤을 샌 영현이 마음에 걸려 ㅇㅇ는 더 꼭 같이 가고 싶었다.  





"들어봐"



"내 폰이야?"



"아니 내 꺼"





ㅇㅇ가 꼭 좋아한는 곡만 폴더로 만들어 왔다. 자라니까 너 이거 만들었냐. 같이 이어폰을 꽂고 어깨에 고개를 기대고 같이 책을 보았다.





"아직, 아직 안 읽었어"



"응"



"여기. 여긴 체크 안 해?"



"아,"





ㅇㅇ는 종종 영현이 놓치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어 주었다. 책의 빈 공간에 수차례 샤프가 오갔고, 수학공식도 아닌데 열중했다. 다들 처음엔 들뜨더니 금방 잦아 들었다, 기차에 조용히 두 사람만 깨어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아니 영현은 내용에 집중한 ㅇㅇ에게 시선을 옮겼다. 





"응?"





대뜸 볼에 닿았다 떨어진 입술에 ㅇㅇ는 크게 놀라 올려다 보았다. 왜 뭐야,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예뻐서"





어디가서 그런 말 하고 다니지마. 돌 맞아 나





*





- 어디야?



"잠깐만"





대체 이 지독한 놈들은 언제 잠이 드는 건지, 다들 술에 떡이 돼 엉켜 잠들었을쯤 그 어둠에서 영현은 조용히 일어나 뻗어 잠든 동기들 사이를 밟았다. 최대한 조용히, 아예 운동화를 들고 나와 신었다.

ㅇㅇ 역시 다를 바 없었다. 언제 나가야 하는지 타이밍을 망설이느라 대화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불을 끈 후로도 한참 폰의 밝기가 꺼지지 않아 시계를 확인할 쯤 모든 조명이 소등 되었다. 인간 승리다 진짜, ㅇㅇ는 샌들을 들고 나와 복도에서 신고 달려 나갔다.






"워!"



"..깜짝이야"



"아 뭐야"



"너 뛰어오는 소리 다 들렸어"





그래 연기는 칭찬해줄게 잘했어.
그리고 영현은 뒤를 힐끗 돌아보고 ㅇㅇ의 손을 잡았다. 가자, 그렇게 바다까지 달려왔다. 나 이제 학교는 달려갈 수 있을 거 같아, 숨 안 차. 더운 날씨에 땀만 조금 흘렸을뿐이었다. 영현의 남방을 깔고 두 사람은 모래사장에 누웠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영화를 틀고 함께 보았다.





"소리 좋다"



"빠질래?"





아 오바, 야 강영현. 앞 날 없는 건 알겠는데 이거 아니거든? 휴대폰을 남방 위에 두고 영현은 ㅇㅇ를 끌었다. 야 우리 물만 몇 번 맞는 거야, 진심. 결국 발만 담그기로 합의를 보았다. 신발을 벗어두고 이렇게 파도를 밟고 걷는 것도 괜찮은 감촉이었다. 있잖아, 응?





"아니야" 



"응?"





우뚝 멎어선 ㅇㅇ에 영현은 의문을 품은 채 내려다 보았다. 왜? 아니야. 아 진짜,





"...해"



"응? 뭐라고?"



"사랑한다구"





손발을 자르자 그냥, 아. 이 갑자기 싸해진 분위기 어떡할거냐. 입에 테이프 붙이고 다닐까 확. 피곤하게 ㅇㅇ를 만날 때도 있었다. 돌아서 하품 하는 거 안 보이는 거 같아도 다 보이는데 항상 끝내 집까지 바래다 주고 다시 가서 글 쓰는 거 아는데. 매번 고맙다고 할 수 없잖아





"..어,"



"말하지마. 아냐 말하지마, 입 ㄸ..,"





지말라니ㄲ..,
영현은 ㅇㅇ의 볼을 감싸고 입술이 닿았다. 혀를 옭아매고, 비튼 고개가 깊숙히 다가왔다. 파도가 다시끔 발목을 감싸는 것을 보니 꿈은 아니였다. 영현은 잠시 입술을 떼었다, 다시끔 치열을 훑곤 그렇게 밀고 들어왔다. ㅇㅇ는 급작스레 쥐었던 영현의 옷자락에서 손을 떼고 팔을 둘렀다. 발꿈치를 들어올렸으나 금방 내렸다, 그리고 다시 들었을 때 영현은 웃으며 떨어졌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사랑해"





너를 많이.





25.





벌써 몇 번째 청첩장이지, 다들 기다렸다는 듯이 우수수 보내면 나는 어떡하냐. 그것도 야근 다음 날에 식 올려주는 센스, 존나 칭찬해. ㅇㅇ는 젖은 머리를 간신히 말리고 택시를 내리며 구두 뒤축을 고쳐 신으며 달렸다. 망했다, 늦어도 이렇게 늦다니.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와중에 로비에서 누군가와 부딪혔다. 가지가지 한다 오늘 가지 먹자 뭐래 정신 차려. 자꾸 낑기는 구두에 신경을 쓰느라 얼굴도 마주치지 못하고 시선이 땅바닥 어딘가에 대고 사과했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내가 알람 맞추라고 했지 으유, 으유"



"너도 야근하고 일곱시에 일어날래?"



"야 뒤나 돌아봐. 너 이러고 뛰어왔냐?"





원피스 지퍼는 다 올리고 와라, 좀. 원필은 ㅇㅇ의 원피스 지퍼를 올리고 한심하게 떨어졌다, 지갑은 안 흘렸냐?





"헐"



"아 설마"



"...택시에서 내릴 때까진 있었거든"





들고 뛰다 떨어뜨렸나. 아니 그럴리 없다, 아니 그럴리 있어. 아 제발 3년이 넘게 쓴 지갑이었다, 낡아빠졌으나 나름 의미가..





"....강영현 안 오지?"



"온다고 했는데, 도착했나. 차 막혀서 늦는대"





야 이 새끼야 그걸 왜 지금 말해.
니네 화해한 거 아니었냐

화해를 했으면 내가 지금 지갑을 찾고 있겠냐. 생각도 못했다, 강영현이 준 지갑이라는 거. 나름의 의미가 시발 구 애인이 준 물건 들고 다니는 의미? 오늘 머피의 법칙이냐 나한테 왜 이래. ㅇㅇ는 애써 마무리한 머리를 헝클어 뜨렸다. 이제부터 그거 내 지갑 아니야, 김원필 찾아도 주지마. 절박하게 땅만 보고 찾고 찾았으나 결국 없었다.





"야 우선 들어가, 카드 정지 바로 시키고"





신부 입장과 함께 깔리는 음악이 마치 이 곡을 끝으로 내가 죽을 거 같았다. 들어가기도 드럽게 늦게 가서 벽에 밀착해 고개만 애써 들어 신랑과 신부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냥 집에 갈까, ㅇㅇ는 앞에 앉은 동기들 얼굴을 단번에 훑었다. 없는 거 같은데, 지금 가면 괜찮지 않을까





"아,"



"죄송합니다, 좀 지나갈.."





수가 없겠구나.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이거"





신랑과 신부는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종이 울렸다, 내 인생 종치는 소리 같은데 이거.

왜 하필 그걸 네가 들고 있었을까, ㅇㅇ는 순간적으로 되감기 된 로비에서의 상황이 ㅇㅇ의 얼굴을 더 어둡게 만들었다. 그 알싸한 향, 아니 근데 특유의 포근한 향. 여기 왜 이층이 아닌데, 뛰어내릴까. 






"안 받아?"



"...어, 어"





지갑이 돌아왔다. 하지만 멘탈은 안 돌아왔다. 이미 상황은 종결 되었다, 그제서야 강영현의 얼굴을 들어 마주했고 오묘하게 시선을 마주했다. 이제 나가기만 하면 되는데, 그렇게 지나가려 했다. ㅇㅇ는 순간 멈칫했다. 영현을 확인해서가 아니고 영현의 약간 뒤에 손을 잡고 있는 한 사람. 그러나 금방 지나쳐 걸었다. 아 근데 끝내지 못한 이야기가 분명 있다, 식장을 빠져나가기 전 ㅇㅇ는 걸음을 멈추었다.

애인은 애인이고 아직 잘 감싸고 있는 이 깁스, 그리고 더 중요한 내 티켓.





*





"...무슨 조합이야"



"..내가 만든 거 아니야"




내가 만든 거 아니야 그딴 눈으로 보지마. 원필은 접시를 내려두고 앉았다, 너 알았어? 그냥 어느정도만. 우리가 마주보고 밥 먹을 사인 더더욱 아닌데 자리 세팅이 영 망했다. 밥이 넘어가기는 개뿔 다시 뱉는 게 더 빠를 거 같은데. 그러나 ㅇㅇ는 예의가 있었다, 현 애인 앞에서 별 지랄을 할 정도로 막장은 아니었으니까. 원필과 영현은 근근히 대화를 나누었고, 어느정도 밥만 퍼먹다 일어날 생각이었다. 더 복잡한 상황이 오기 전에,





"ㅇㅇㅇ? 야, 진짜 오랜만이다. 와줘서 고마워"





왔네, 돌아버리겠다.
지금 나가면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ㅇㅇ는 원필의 어깨를 쥐곤 먼저 가겠다 신호를 보냈다. 





"근데 너넨 결혼 언제 할 거야? 우리보다 오래 만났잖아"



"올해 안으론 할 거지?"





영현의 젓가락질이 멈췄다, 동시에 일어서려던 ㅇㅇ 역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둘 중 하나는 답해야 했으나 둘 모두 쉽사리 입을 떼지 못했고, 더 어색한 상황이 되기 전에 그녀는 입을 떼었으나 영현이 한 발 빨랐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이럴거야?"





ㅇㅇ의 손에 물총을 쥐어주자 마자 단번에 쏜다. 정말 망설임이라곤 하나 없이 정확하게 쏘았다, 영현이 물을 받고 있건 말건 나는 총이 있으니까. 스탑을 외치지도 못하고 결국 영현 역시 반쯤 채운 물통을 끼웠다. 





"ㅇㅇㅇ, 이리와"



"아 싫어, 아! 아 차가워, 진짜. 아"



"많이?"





아니 개뻥이야.
조금 미간을 찌푸리고 울상을 지어 보이니 다가오는 영현에게 퍽 물을 쏘았다. 야 ㅇㅇㅇ, 왜 강영현. 분명 물을 채울 때까지만 해도 바싹 말랐던 바닥은 어느새 물바다 되어 젖고 또 젖었다. 너 이리 와, 아예 영현에게 붙잡힌 ㅇㅇ는 아주 제대로 물을 쫄딱 맞았다. 너 안 와? 야. 그냥 처음부터 바가지 쓸 걸, 물이 소갈된 총을 채우는기는커녕 쉴새 없이 쏘아대는 영현에 결국 ㅇㅇ는 바가지를 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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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 반칙"



"카드 만들어와, 노란색. 악! 야 이씨"




아니 왜 쟤 꺼는 물이 닳지를 않아? 나 이상한 거 줬냐. 바가지로 물을 흩뿌려도 날아오는 공새에 한참을 옥탑을 뛰었다. 숨을 곳도 없다, 이리저리 피하는 것 밖에. 그리고 웃다 쓰러지고, 장난 반 진심 반 하자는 물총싸움이 한 시간을 잡아 먹었다. 사실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

슬슬 지쳐 물총을 내려두고 나서야 그렇게 끝이 났다. 모든 것이 푹 젖어 버렸다, 김원필 빨래 어떡해? 아 생각해보니까 원필이가 널어둔 빨래를 생각하지 않고 놀다보니까 분명 어제 널어둔 빨래 같았는데 돌아가버렸다. 괜찮아, 원필이잖아. 당사자는 없으나 둘은 단정지었다. 억울하면 같이 하던가. 내가 생각해도 나 좀 쓰레기네, 원필아 미안. 






"이거 입고 먼저 씻어"



"아 이거 답답해"





영현이 꽁꽁 둘러준 샤워 타올에 말려서 펭귄도 아니고 팔을 꼼짝없이 묶였다. 입고 들어가자, 아 싫어 답답해. 이거 완전 답답한데? 꼭 둘러 버린 샤워 타올에 ㅇㅇ는 올려다 보고 말했다. 풀어줘





"속옷 비쳐, 입고 들어가자"



"...아, ..그냥 펭귄할게"



"알겠어. 들어가 씻어"





영현은 웃음을 참는다고 참으며 문을 열어주었다. 하얀 티셔츠 때문에 퍽 비친 속옷에 가려준다고 묶었는데 너무 꽁꽁 묶었나, 욕실 앞에서 결국 낑낑대는 ㅇㅇ에 영현은 급히 따라가 풀어주었다. 






"펭귄 풀렸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아 ㅇㅇㅇ"





너 그렇게 웃지마. 너도 그렇게 웃지마. 
퍽 해맑은 웃음에 영현은 ㅇㅇ의 손을 잡아 끌어 안았다. 미치도록 예쁘다. 영현이 뱉지는 않았지만 그 때문에 ㅇㅇ를 더 꼭 끌어 안았다. 잠깐만, 응?





"너 조금만 숙여 봐"





영현은 참 ㅇㅇ의 말을 잘도 들었다. 무릎을 살짝 굽혀 시선을 맞추어 주자마자 ㅇㅇ는 발꿈치를 들어 영현의 목을 끌어 안았다. 나도 안고 싶어, 아 영현은 ㅇㅇ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다들 생각하지 않을까, 이 사람 너무 귀엽다고. 영현은 귀여워 죽었다, 정말 너 어떡하냐 내가. 영현은 그냥 ㅇㅇ를 안아 들었다. 그래도 이제 씻자, 감기 걸리겠다.




*





"이거 연결해?"



"어? 아니아니. 잠깐만, 저장만 하고"



"내가 해볼래"





잠깐만 그거 김원필 보물 1호야 망가지면 우리 걔 얼굴 못 봐. 영현은 목에 걸었던 수건을 잠시 내려두고 노트북을 접었다, 오분만 십 분만 하다가 삼십 분을 군말 없이 기다려준 ㅇㅇ에 미안했다. 





"미안. 이거 여기에다가 꽂고,"



"어, 어어"



"됐다"





영현은 연결한 게임기를 버튼을 하나 하나 알려 주었다. 티비에 연결한 게임의 오픈 화면이 나오자 ㅇㅇ는 이미 꺄르르 웃었다. 물총 싸움 2탄이다 강영현, 성실하게 알려준 버튼을 열심히 눌렀으나 영현은 한참 져주다 꼭 이겼다. 아 갖고 노네, 강영현. 세 판째 K.O 직전이었다 ㅇㅇ는 게임기를 내려두고 작은 손으로 영현의 눈을 덮었다. 아 ㅇㅇㅇ, 아 나도 이기자고.

결국 영현은 게임기를 내려두고 필사적으로 시야를 가리는 ㅇㅇ를 끌어 안았다. 다시 한참을 서로를 가리고 가리며 투닥거리다 바닥으로 쓰러졌다, 활짝 웃은 얼굴이 예뻤다. 





"왜"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아니 그냥"




예뻐서.
옆으로 누워 그렇게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끔 웃다 지쳐 쓰러지고 진지하게 대화도 오갔다. 





"졸리지"



"..아니"



"자도 돼"





안 잘래. 눈꺼풀 끔뻑끔뻑 내려왔으나 ㅇㅇ는 고개를 도리질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잠을 쫓으려 도리질쳤다. 원필이 귀찮다고 겨울에 깔아둔 러그를 치우지 않아 퍽 푹신했다, 아니 나 안 잘거라고. ㅇㅇ는 휴대폰을 집어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일곱시야, 괜찮아.





"자자"



"그럼 한 시간만"





ㅇㅇ가 검지를 펴들었다. 영현은 그 작은 손을 잡았다, 알겠어. 나 진짜 한 시간만 잘 거야, 깨워야 돼. ㅇㅇ는 그 이야기를 끝으로 영현에 품에 얼굴을 묻었다. 영현은 저 품에 묻은 ㅇㅇ를 내려다보고 잠시 팔을 뻗어 담요를 끌어 당겼다. 아, 노트북도 같이 끌려와 바닥과의 마찰을 냈다.





"으응.."



"괜찮아, 자자. 미안해. 응?"





영현은 꼼지락거리는 ㅇㅇ의 등을 토닥였다. 깰 뻔했다 정말로. 그리고 아주 조심스레 담요를 끌어와 ㅇㅇ에게 덮어주었다. 오늘 글은 미뤄두고 영현은 휴대폰 밝기를 줄였다, 메모만 한참 작성하고 한참 내려다 보고, 다시 메모장을 확인하고 다시 ㅇㅇ에게 내려다 보았다. 






23.





아무래도 주문진에 가야겠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과에서 2박 3일 기차여행을 제안했고, 마침 들어 맞았다. 이거 좀 개이득. 강영현 너무 지쳐보여서, 3일을 내리 샜으니까. 마무리 작업 하던 글을 다시 갈아 엎어 3일 밤을 샌 영현이 마음에 걸려 ㅇㅇ는 더 꼭 같이 가고 싶었다.  





"들어봐"



"내 폰이야?"



"아니 내 꺼"





ㅇㅇ가 꼭 좋아한는 곡만 폴더로 만들어 왔다. 자라니까 너 이거 만들었냐. 같이 이어폰을 꽂고 어깨에 고개를 기대고 같이 책을 보았다.





"아직, 아직 안 읽었어"



"응"



"여기. 여긴 체크 안 해?"



"아,"





ㅇㅇ는 종종 영현이 놓치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어 주었다. 책의 빈 공간에 수차례 샤프가 오갔고, 수학공식도 아닌데 열중했다. 다들 처음엔 들뜨더니 금방 잦아 들었다, 기차에 조용히 두 사람만 깨어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아니 영현은 내용에 집중한 ㅇㅇ에게 시선을 옮겼다. 





"응?"





대뜸 볼에 닿았다 떨어진 입술에 ㅇㅇ는 크게 놀라 올려다 보았다. 왜 뭐야,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예뻐서"





어디가서 그런 말 하고 다니지마. 돌 맞아 나





*





- 어디야?



"잠깐만"





대체 이 지독한 놈들은 언제 잠이 드는 건지, 다들 술에 떡이 돼 엉켜 잠들었을쯤 그 어둠에서 영현은 조용히 일어나 뻗어 잠든 동기들 사이를 밟았다. 최대한 조용히, 아예 운동화를 들고 나와 신었다.

ㅇㅇ 역시 다를 바 없었다. 언제 나가야 하는지 타이밍을 망설이느라 대화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불을 끈 후로도 한참 폰의 밝기가 꺼지지 않아 시계를 확인할 쯤 모든 조명이 소등 되었다. 인간 승리다 진짜, ㅇㅇ는 샌들을 들고 나와 복도에서 신고 달려 나갔다.






"워!"



"..깜짝이야"



"아 뭐야"



"너 뛰어오는 소리 다 들렸어"





그래 연기는 칭찬해줄게 잘했어.
그리고 영현은 뒤를 힐끗 돌아보고 ㅇㅇ의 손을 잡았다. 가자, 그렇게 바다까지 달려왔다. 나 이제 학교는 달려갈 수 있을 거 같아, 숨 안 차. 더운 날씨에 땀만 조금 흘렸을뿐이었다. 영현의 남방을 깔고 두 사람은 모래사장에 누웠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영화를 틀고 함께 보았다.





"소리 좋다"



"빠질래?"





아 오바, 야 강영현. 앞 날 없는 건 알겠는데 이거 아니거든? 휴대폰을 남방 위에 두고 영현은 ㅇㅇ를 끌었다. 야 우리 물만 몇 번 맞는 거야, 진심. 결국 발만 담그기로 합의를 보았다. 신발을 벗어두고 이렇게 파도를 밟고 걷는 것도 괜찮은 감촉이었다. 있잖아, 응?





"아니야" 



"응?"





우뚝 멎어선 ㅇㅇ에 영현은 의문을 품은 채 내려다 보았다. 왜? 아니야. 아 진짜,





"...해"



"응? 뭐라고?"



"사랑한다구"





손발을 자르자 그냥, 아. 이 갑자기 싸해진 분위기 어떡할거냐. 입에 테이프 붙이고 다닐까 확. 피곤하게 ㅇㅇ를 만날 때도 있었다. 돌아서 하품 하는 거 안 보이는 거 같아도 다 보이는데 항상 끝내 집까지 바래다 주고 다시 가서 글 쓰는 거 아는데. 매번 고맙다고 할 수 없잖아





"..어,"



"말하지마. 아냐 말하지마, 입 ㄸ..,"





지말라니ㄲ..,
영현은 ㅇㅇ의 볼을 감싸고 입술이 닿았다. 혀를 옭아매고, 비튼 고개가 깊숙히 다가왔다. 파도가 다시끔 발목을 감싸는 것을 보니 꿈은 아니였다. 영현은 잠시 입술을 떼었다, 다시끔 치열을 훑곤 그렇게 밀고 들어왔다. ㅇㅇ는 급작스레 쥐었던 영현의 옷자락에서 손을 떼고 팔을 둘렀다. 발꿈치를 들어올렸으나 금방 내렸다, 그리고 다시 들었을 때 영현은 웃으며 떨어졌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사랑해"





너를 많이.





25.





벌써 몇 번째 청첩장이지, 다들 기다렸다는 듯이 우수수 보내면 나는 어떡하냐. 그것도 야근 다음 날에 식 올려주는 센스, 존나 칭찬해. ㅇㅇ는 젖은 머리를 간신히 말리고 택시를 내리며 구두 뒤축을 고쳐 신으며 달렸다. 망했다, 늦어도 이렇게 늦다니.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와중에 로비에서 누군가와 부딪혔다. 가지가지 한다 오늘 가지 먹자 뭐래 정신 차려. 자꾸 낑기는 구두에 신경을 쓰느라 얼굴도 마주치지 못하고 시선이 땅바닥 어딘가에 대고 사과했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내가 알람 맞추라고 했지 으유, 으유"



"너도 야근하고 일곱시에 일어날래?"



"야 뒤나 돌아봐. 너 이러고 뛰어왔냐?"





원피스 지퍼는 다 올리고 와라, 좀. 원필은 ㅇㅇ의 원피스 지퍼를 올리고 한심하게 떨어졌다, 지갑은 안 흘렸냐?





"헐"



"아 설마"



"...택시에서 내릴 때까진 있었거든"





들고 뛰다 떨어뜨렸나. 아니 그럴리 없다, 아니 그럴리 있어. 아 제발 3년이 넘게 쓴 지갑이었다, 낡아빠졌으나 나름 의미가..





"....강영현 안 오지?"



"온다고 했는데, 도착했나. 차 막혀서 늦는대"





야 이 새끼야 그걸 왜 지금 말해.
니네 화해한 거 아니었냐

화해를 했으면 내가 지금 지갑을 찾고 있겠냐. 생각도 못했다, 강영현이 준 지갑이라는 거. 나름의 의미가 시발 구 애인이 준 물건 들고 다니는 의미? 오늘 머피의 법칙이냐 나한테 왜 이래. ㅇㅇ는 애써 마무리한 머리를 헝클어 뜨렸다. 이제부터 그거 내 지갑 아니야, 김원필 찾아도 주지마. 절박하게 땅만 보고 찾고 찾았으나 결국 없었다.





"야 우선 들어가, 카드 정지 바로 시키고"





신부 입장과 함께 깔리는 음악이 마치 이 곡을 끝으로 내가 죽을 거 같았다. 들어가기도 드럽게 늦게 가서 벽에 밀착해 고개만 애써 들어 신랑과 신부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냥 집에 갈까, ㅇㅇ는 앞에 앉은 동기들 얼굴을 단번에 훑었다. 없는 거 같은데, 지금 가면 괜찮지 않을까





"아,"



"죄송합니다, 좀 지나갈.."





수가 없겠구나.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이거"





신랑과 신부는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종이 울렸다, 내 인생 종치는 소리 같은데 이거.

왜 하필 그걸 네가 들고 있었을까, ㅇㅇ는 순간적으로 되감기 된 로비에서의 상황이 ㅇㅇ의 얼굴을 더 어둡게 만들었다. 그 알싸한 향, 아니 근데 특유의 포근한 향. 여기 왜 이층이 아닌데, 뛰어내릴까. 






"안 받아?"



"...어, 어"





지갑이 돌아왔다. 하지만 멘탈은 안 돌아왔다. 이미 상황은 종결 되었다, 그제서야 강영현의 얼굴을 들어 마주했고 오묘하게 시선을 마주했다. 이제 나가기만 하면 되는데, 그렇게 지나가려 했다. ㅇㅇ는 순간 멈칫했다. 영현을 확인해서가 아니고 영현의 약간 뒤에 손을 잡고 있는 한 사람. 그러나 금방 지나쳐 걸었다. 아 근데 끝내지 못한 이야기가 분명 있다, 식장을 빠져나가기 전 ㅇㅇ는 걸음을 멈추었다.

애인은 애인이고 아직 잘 감싸고 있는 이 깁스, 그리고 더 중요한 내 티켓.





*





"...무슨 조합이야"



"..내가 만든 거 아니야"




내가 만든 거 아니야 그딴 눈으로 보지마. 원필은 접시를 내려두고 앉았다, 너 알았어? 그냥 어느정도만. 우리가 마주보고 밥 먹을 사인 더더욱 아닌데 자리 세팅이 영 망했다. 밥이 넘어가기는 개뿔 다시 뱉는 게 더 빠를 거 같은데. 그러나 ㅇㅇ는 예의가 있었다, 현 애인 앞에서 별 지랄을 할 정도로 막장은 아니었으니까. 원필과 영현은 근근히 대화를 나누었고, 어느정도 밥만 퍼먹다 일어날 생각이었다. 더 복잡한 상황이 오기 전에,





"ㅇㅇㅇ? 야, 진짜 오랜만이다. 와줘서 고마워"





왔네, 돌아버리겠다.
지금 나가면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ㅇㅇ는 원필의 어깨를 쥐곤 먼저 가겠다 신호를 보냈다. 





"근데 너넨 결혼 언제 할 거야? 우리보다 오래 만났잖아"



"올해 안으론 할 거지?"





영현의 젓가락질이 멈췄다, 동시에 일어서려던 ㅇㅇ 역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둘 중 하나는 답해야 했으나 둘 모두 쉽사리 입을 떼지 못했고, 더 어색한 상황이 되기 전에 그녀는 입을 떼었으나 영현이 한 발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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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졌어"





그래 우리 헤어졌지. 그리고 얼핏 스친 강영현 옆 그 사람은 눈이 커질대로 커졌다 이내 콜록거렸다. 아 미안, 괜찮아? 영현은 곧바로 돌아서 그 사람을 확인했다. 좋은 날 미안하다, 대충 눈치를 깐 친구는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를 떴고 이제 내가 자리에서 뜰 차례였다. 아니 그래야 할 거 같았다. ㅇㅇ는 깁스한 팔을 뒤로 감추고 가방을 꺼내 일어섰다. 





"아 괜찮아요. 오빠 ..미안, 괜히 따라온 거 같은데..."



"아니야. 진짜 괜찮아?"



"아, 네"





그게 끝이었다. 들으려는 생각은 없었고 그렇게 빠져 나왔다. 택시를 불러 세우려 했으나, 택시는 나만 지나쳤다. 여러모로 나 불편하냐 다들. 버스라도 타야지 싶어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려는데





"..엿 됐다"





아직 내가 정신을 못 차렸네, 그걸 또 두고 나오냐. 이정도면 뭐 거의 던짐각인데. ㅇㅇ는 머리를 미친듯이 헝클였다, 돌겠네 진짜. 이유를 알 수 없었으나 서러웠다,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을 너무 오래 마주해서 그런가보다. ㅇㅇ는 원필에게 걸었던 전화도 끊어버렸다. 그냥 빨리 여기서 없어지고 싶었다. 





"야"



"가져가"





두 번은 됐다, 익숙한 목소리였지만 무시하고 걸었다. 안 놔? 급하게 붙잡힌 팔목을 ㅇㅇ는 거세게 뿌리쳤다. 나 좀 가게 냅둬라, 좀. 안 그래도 굳은 얼굴이 더 차가워졌다. ㅇㅇ는 머리를 쓸어 올리고 영현이 건넨 지갑을 내려다 보았다.





"내 꺼 아니야"



"내 손에 있는 게 더 웃겨, 가져가"



"내 꺼 아니라고"




스파크가 튀었다, 그것도 길거리에서. ㅇㅇ도 영현도 발톱을 세우고 으르렁 거렸다, 길 막지 말고 가.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진짜 네 꺼 아니야?"



"아니라고"



"..김원필한테 맞,"





ㅇㅇ는 영현의 손에 들린 지갑을 낚아챘다. 그리고 바로 카드와 잔 지폐들을 뽑아 꺼내고 지갑을 떨어 뜨렸다. 내 꺼 아니라고, 지갑은 잔 돌멩이들과 함께 콘크리트 바닥으로 추락했다. 가관이다 우리 둘은 만나기만 하면, 일이고 뭐고 나 지금 너 보는 거 미친듯이 싫거든.





"...야"



"그만 불러. 아 오늘은 제발, 그냥 지나가라 응?"





뭐가 그렇게 서러웠을까, 동시에 나는 강영현이 뭐가 그렇게 미웠을까. 쏘아 붙이다 막 터진 울음이 어이가 없었다. ㅇㅇ는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왼손으로 닦아 냈다, 싸늘하게 식은 두 사람 중 하나만 툭 건들여도 폭발할 거 같았다.





"..뭘 잘했다고 울어"



"..뭘 잘 했다고 울어"



"네가"



"네가"



"..이리와"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4 (No Point!) | 인스티즈

"가라"





영현은 그대로 돌아서 걸어갔다. 그리고 ㅇㅇ는 얼마 버텨 내지 못하고 지갑을 발로 찼다. ㅇㅇ의 발에 꼭 맞다 못해 낑긴 구두에 지갑은 얼마 멀리 날아가지도 못했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ㅇㅇ는 주저앉았다, 눈물이 뚝뚝 흘러 내렸다. 누군가의 발걸음이 멎었다, ㅇㅇ는 눈물을 닦으며 걷어찬 지갑을 바라봤다. 아, 저게 왜 거기서 나와. 알싸한 향이 다시 스몄다.




네 증명사진 그게 왜 내 지갑에서 나오냐고, 






--------------------



제 생 로코는 처음이라 이렇게 부족한 글은 No point로 올리는 게 양심상 맞는 거 같아 당분간 화를 번갈아가며 이렇게 진행을 해볼까 합니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정말 복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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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헉 아니 작가님 오늘따라 잠이 안오더라니 다 이걸보라고 그랬나봅니다. 아 진짜 이 긴장? 대치 상황 너무 아슬아슬하고 무서운데 또 너무 재밌어요ㅠㅠㅠ 과거와 달라진 영현이 갭 차이에 또 드러눕고 ㅠㅠㅠ 오늘도 너무 잘 읽어ㅛ습니다!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5년 전
독자2
헐 아 영현... 그 친구 말고 여주와 다시 결합해주면 안되겠니ㅠㅠㅠㅠㅠㅠ 아 여주 왜 되는 일 없어 제가 마음이 다 아파요 작가님ㅠㅠㅠㅠ
5년 전
독자3
아 너무너무너무 좋아요 진짜ㅠㅠㅠㅠ이렇게 계속 쭈우우욱 올려주세요!!!!!!!!이거 기다리ㅕㄴ서 삽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4
으아악 오늘 낮잠자고 지금까지 안자고 있었던 이유가 있었나봐요 .. 오ㅏ우 아슬아슬한 긴장상태가 보는 저도 쫄리게 만드네요 ㅠㅠㅠ 세상 꿀 떨어지던 20 21살의 두 주인공이 지금 저렇게 냉랭한 모습이니 제가 다 마음이 아프네여 ... 다음화도 바로 보러 올게요 ~~~~!!
5년 전
독자5
여주 되는일 없는거 너무 안쓰러워요ㅜㅜㅜㅜㅜ뭔가 둘이 다시 잘되는건 알지만 이런 관계도 되게 재밌어요ㅎㅎㅎㅎㅎㅎ
사랑합니다❣

5년 전
독자6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넘 조아ㅠㅠㅠㅠㅠㅠㅠ 넘 조아요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포인트 받으셔도 괜찮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7
이거 작가님 나므너무너무너문 재미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8
아 작가님...이거 포인트 받으셔야 되는데요...오늘도 너무 재밌어요ㅠㅠㅠ
5년 전
비회원149.231
하 역시 오늘도ㅠㅠㅠㅠㅠㅠㅠ앞부분 뒷부분 너무 반대되는게 슬퍼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선생님 만수무강 하세요....
5년 전
독자9
제가 다 서러워요....증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리고 여주 울 때 영현이 대사 과거랑 현재랑 비교되는거 그거 대박이네요....더 와닿아요..
5년 전
독자10
작가님 진짜 대작인데요... 제 삶의 낙이에요..
5년 전
독자11
마지막...진짜.... 아... 대체 어떻게 헤어졌길래 이러는지가 궁금해지네요ㅠㅠ
5년 전
독자12
진짜 너무 재밌어요ㅠㅠㅠㅠ 다음편 기대됩니다ㅠㅠ
5년 전
독자13
와씨 작가님 사랑합니다ㅠㅠㅠㅜㅜㅜㅜ
5년 전
비회원231.83
헐ㅠㅠ 아 제발 여주랑 영현이랑 빨리 잘됐으면 좋겠네요ㅠㅠ 둘이 그러게 왜 헤어져서 이렇게 고생하는건지ㅠㅠ
5년 전
비회원210.4
아 작가님 진짜 이 글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4
아...작가님 왜 제가 더 마음이 아프죠ㅠㅠㅠ 여주랑 영현이한테 무슨 일이 있었길래ㅠㅠ
5년 전
독자15
아아아 작가님 진짜ㅜㅜㅜㅜㅜㅠㅠㅠ 너무 재밌어요 자주 찾아와주셔서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다릴게용 !!!
5년 전
독자16
아... 작가님 ㅠㅠㅠ 뭘 잘했다고 울어 거기에서 진짜 울뻔했어요ㅠㅠㅠ 작가님 진짜 글 잘 쓰시는 거 알죠? 진짜 최고에요!! 항상 좋은 글 읽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5년 전
독자17
와 작가님 진짜 대박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8
다음편 언제나오나요오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9
아ㅠㅠ둘이 이별한데 무슨일이 있는거같아서 너무 안쓰럽고 심장 쫄리고 그래여ㅠㅠ서로가 서로를 미워하는데 완전히 잊지못한거같아서 진짜 너무 안타까워요ㅠㅠ
5년 전
독자20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개 미쳤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21
작가님 ㅠㅜㅠㅜㅜㅜ 너무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 영현이 여자친구 있었죠ㅠㅠㅠㅠㅠㅠㅠㅠ 행복길은 언제 걷니ㅠㅠㅠㅠ 허니잼잼 👏👏👏 마지막에 과거랑 현재 회상하는 말 진찌 심쿵해버렸어요ㅠㅠㅠ
5년 전
독자22
ㅠㅠㅠ하 .. 작가님 사랑합니다,,,,
5년 전
독자23
하ㅠㅠㅠㅠㅜ 둘다 너무 맴찢... 너무 짠해요 둘다 ㅠㅠㅠㅠ
5년 전
독자24
ㅠㅠㅠ너무슬퍼요ㅠㅠㅠ둘이이어지게해줘요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25
아니 ㅜㅜ 영현이 지금 여친만 없었어도 그냥 아니 뮤즈고 뭐고 없었으면 그냥 ㅜㅜ
5년 전
독자26
포인트 진짜 500포인트는 가뿐하게 드리고 싶어요ㅠㅠ 진짜 분위기 문체 어느 하나 다 제 취향 아닌게 없네요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작가님!
4년 전
독자27
작가님 내용도 문체도 정말 좋아요 :)
앞으로의 연재작도 정말 기대됩니다 !

4년 전
독자28
아..너무 재밌다....♡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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