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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데부 전체글ll조회 2965l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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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문학




w. 랑데부




18.7.14



김원필은 없어져야 한다. 지구 상에서도, 저 우주에서도, 나의 세계에서도.





1.



녹잎에 얇은 물기가 진다. 모래 바람도 도망을 가버린 운동장은 4교시 내내 태양의 손에서 까맣게 깊은 입자가 되어간다. 세워둔 자전거의 먼지는 이미 타 죽어버렸다, 털털 몸뚱이를 시계방향으로 흔들어대던 선풍기도 죽었다. 여름이 온다.





"더워"



"선풍기 켜"



"너는 이게 시원해?"





대부분이 돌아갔다. 방학을 앞두고 학교는 오전수업으로 단축 결정을 했다, 교정은 들뜬 하교를 배웅했다, 교내는 고요한 침묵 속에 살았다. 아 그리고 가끔 고결한 음악 속에서도 살았다. 대부분 돌아간 복도를 돌아다니다 끝내 음악실로 돌아와 김원필은 피아노를 쳤다. 애매하였으나 적당한 손가락은 하얗게 튀어나온 몸과 속도 모르고 한낮 폭염에 찝찝하게 업혀 있는 애를 차분히 눌렀다. 복도에 세어 나간다, 김원필의 고결한 손이 고결한 음악이.





"필아"



"김원필"





내가 죽으면 여기서 죽을거야, 더위는 고결한 살인도 몰고 오니까.







2.





세시간만 칠게

알겠어 쳐

그래

근데 필아


그 얘기 벌써 세번째야





3.



태양은 떠난다고 쿨하게 인사하며 퇴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얄궂은 심술보를 던져두고 은유적으로 인사를 건넨다. 태양이 졌으나 끈적이고 찝찝한 공기라는 심술보를 붙이고 자전거를 끌었다. 아까 못내 잊어먹은 약속이 미안했는지 김원필은 서른 한가지 아이스크림을 사주려 했으나, 가게가 닫았다. 좀 작은 동네라고 아홉시에 문을 닫았다, 결국 천 오백원짜리 편의점 아이스크림을 두 개나 사줬다.





"필아"



"어"



"나 오늘 자고 갈래"



"그래"





가끔 촉이라는 게 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울 거라는 촉, 다 먹지도 못할 아이스크림을 나는 딱 오분 뒤에 먹고 있을거라는 촉, 또 우리 집만 폭풍이 다녀갈 거라는 촉. 그정도. 그리고 김원필은 오늘도 이유를 묻지 않을거라는 촉.





"ㅇㅇ"



"웅"



"한 개 더 사줄까"





4.





김원필 집은 우리 집보다 편했다. 김원필의 향은 질식을 유도할 정도로 고결했으나, 우리 집으로 들어서 들이켜 오는 알코올의 향보단 나은 거 같았다. 김원필은 내가 씻고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 불 끈다, 그리고 완전한 밤이 방 안을 잠식하는 것처럼 내 옆으로 누워 꼭 안아 나를 잠식한다. 김원필의 목에서 어디서 꺾었던 라벤더 향이 난다, 목에 얼굴을 부비면 김원필은 그냥 등을 토닥인다. 





"필아"



"잠이 안와"





김원필은 꼭 안아준다, 내 몸이 아스라지게. 피가 통하지 않을만큼 아주아주 꼭. 그러면 잠이 온다, 잠이 쏟아진다. 김원필에게 나는 쏟아진다.



 또 보통의 하루가 시작된다. 김원필이랑 마주 앉아서 아침을 먹고, 어제 김원필이 널어두었던 내 셔츠를 끼워 입고 김원필의 자전거를 쫒아 자전거를 몰아 뒤따라간다. 김원필은 일학년을 꿇었다, 이유는 나만 알았다. 나만 아는 이유였으므로 말 안 할거다. 여튼 창가 자리에 나란히 앉는다, 김원필은 수업 내내 창 밖을 보고, 나는 창 밖을 보는 김원필을 본다. 타들어가는 운동장을 바라보는 배경에 흰 나비가 침투한다, 고요히. 그리고 김원필의 손가락 틈새로 마구잡이로 뜯은 종잇장을 밀어넣는다. 신경 써서 그렸으나 전혀 터무니 없는 피아노, 아니 하얀색 그리고 검은 볼펜 뭉텅이. 


손가락은 천천히 종잇장을 눌러본다. 후덥한 바람의 음이 난다, 날아간 나비의 펄럭이는 날개짓 소리가 난다, 장마를 몰고 오는 어둑한 구름의 소리도, 난다. 





5.





 다시 침묵이 스민다. 교정을 지나 복도로 그리고 금방 달아난다, 거기에 있다. 여름이, 여름의 소리가.


콩쿨이 끝났고 대상을 입상한 김원필은 피아노랑 산다, 거기에 얼마난 크기의 ㅇㅇㅇ가 붙어 있다. 그 하얀 건반에 눈치 없고 찝찝하게 업힌 검은 애, 그 애처럼. 그리고 김원필은 그 하얀 건반처럼 나를 업고 하교했다, 사실 기억에 없었으나 눈을 떴을 때 김원필의 젖은 티가 방바닥에 던져져 있었다. 김원필은 내가 집에 가는 것을 싫어한다는 사실은 알았다. 이렇게 업혀 김원필이 나를 대문 앞에 내려주었을 때, 나는 잘가라는 인사도 못하고 머리끄댕이를 잡혀 마당으로 내팽겨쳐졌었다. ㅇㅇㅇ의 다른 보통의 하루, 다른 일상의 한 조각. 





"필아"





잠이 안와. 김원필이 거실에서 빨래를 개다 들어와 침대 앞에 쭈그려 앉았다, 김원필은 투박하게 앞머리를 올려주었다. 눈가를 살살 찌르던 불쏘시개가 사라졌다. 그리고 이유 없이 웃었다, 어떻게 얼굴을 구기고 웃었는지는 모르나 김원필은 작게 웃었다. 그냥. 똑같이 흘러내린 앞머리를 옆으로 치워줬다, 주먹만한 얼굴이 좀 잘 보인다.





"오늘 너 연습 일지에 두 번 색칠한 거 봤다"



[데이식스/김원필] 어설픈 문학 上 (No Point!) | 인스티즈

"너 잤잖아"



"숙제도 했거든"



"그러니까 오늘 쌤쌤해. 업어주는 대신에 연습 까준거야"





김원필은 더 어이없게 웃는다. 그리고 그 막무가내 개논리를 받아 먹는다, 더 쓸데없는 이야기를 두서없이 늘어 놓았던 거 같은데 그것도 말하기 싫다. 딱 둘만 알고 싶은 비밀을 또 나의 유실물 보관함에 집어넣었다. 굳이 열어 꺼내보진 않는다, 그냥 그 유실물 보관함의 키가 걸릴 때 그 키가 하나 더 주머니에 잡히는 게 좋아서.





"필아"



"응"



"내일 사탕 사줄까"





그 이백원짜리, 김원필은 그 사탕을 좋아했다. 입 안에 침이 고일 때까지 물고 피아노를 치다 어느새 앙상한 뼈대만 쓰레기통에 집어넣는다. 나도 그 사탕을 좋아했다, 김원필이 좋아해서. 내가 김원필을 좋아해서. 정작 본인은 모르는 고백을 꼬박꼬박 적립한다, 사탕 사줄까. 좋아해. 아니 진짜로.





6.




 김원필은 다정하다. 나의 접촉 안에 있었던 사람 중에 가장 다정했다, 왠만해서 다투면 먼저 사과하고 좋은 것을 잘 나누었다. 김원필의 다정함 안에선 신이 없다, 김원필이 신인가. 그런 거 같다.

학교를 빠졌다. 못된 마음을 먹고 빠지기에 나는 그정도로 못되진 않았다, 하루종일 처맞다가 못 갔다. 자다 패고, 일어나서 패고, 밥 먹다 패서 한참 내리는 폭우처럼 내리는 폭력을 맞고 있느라 학교를 빠졌다. 그리고 해봤자 몇 천원, 꼴랑 그 몇 천원 딸래미 주머니 탈탈 털어서 나가버렸다. 외상할 거면서 반외상은 뭐냐구. 그렇게 집을 꼬인 스텝으로 빠져나간 괴물을 뒤로 하고 마루에 누웠다. 참 웃긴 것은 그렇게 팼으면서 갈비뼈 하나가 안 부러진다. 그래서 더 맞는 걸까. 





"ㅇㅇㅇ"





제대로 닫히지도 않는 철제 대문이 끼륵거리며 너덜댔다. 필아 신발 신고 들어와야 돼, 결국 김원필은 찾아왔다. 장우산을 쥐고 마루에 올라왔다. 몇 시인지 알지 못했지만 태양이 떠나지 않았다는 것만 알았다. 피가 굳은 귓가에 깨진 유리를 밟는 소리가 들린다, 나랑 같이 바스라진 무언가를 밟는 소리도 들린다. 




[데이식스/김원필] 어설픈 문학 上 (No Point!) | 인스티즈

"한 개 더 사줄까"





4.





김원필 집은 우리 집보다 편했다. 김원필의 향은 질식을 유도할 정도로 고결했으나, 우리 집으로 들어서 들이켜 오는 알코올의 향보단 나은 거 같았다. 김원필은 내가 씻고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 불 끈다, 그리고 완전한 밤이 방 안을 잠식하는 것처럼 내 옆으로 누워 꼭 안아 나를 잠식한다. 김원필의 목에서 어디서 꺾었던 라벤더 향이 난다, 목에 얼굴을 부비면 김원필은 그냥 등을 토닥인다. 





"필아"



"잠이 안와"





김원필은 꼭 안아준다, 내 몸이 아스라지게. 피가 통하지 않을만큼 아주아주 꼭. 그러면 잠이 온다, 잠이 쏟아진다. 김원필에게 나는 쏟아진다.



 또 보통의 하루가 시작된다. 김원필이랑 마주 앉아서 아침을 먹고, 어제 김원필이 널어두었던 내 셔츠를 끼워 입고 김원필의 자전거를 쫒아 자전거를 몰아 뒤따라간다. 김원필은 일학년을 꿇었다, 이유는 나만 알았다. 나만 아는 이유였으므로 말 안 할거다. 여튼 창가 자리에 나란히 앉는다, 김원필은 수업 내내 창 밖을 보고, 나는 창 밖을 보는 김원필을 본다. 타들어가는 운동장을 바라보는 배경에 흰 나비가 침투한다, 고요히. 그리고 김원필의 손가락 틈새로 마구잡이로 뜯은 종잇장을 밀어넣는다. 신경 써서 그렸으나 전혀 터무니 없는 피아노, 아니 하얀색 그리고 검은 볼펜 뭉텅이. 


손가락은 천천히 종잇장을 눌러본다. 후덥한 바람의 음이 난다, 날아간 나비의 펄럭이는 날개짓 소리가 난다, 장마를 몰고 오는 어둑한 구름의 소리도, 난다. 





5.





 다시 침묵이 스민다. 교정을 지나 복도로 그리고 금방 달아난다, 거기에 있다. 여름이, 여름의 소리가.


콩쿨이 끝났고 대상을 입상한 김원필은 피아노랑 산다, 거기에 얼마난 크기의 ㅇㅇㅇ가 붙어 있다. 그 하얀 건반에 눈치 없고 찝찝하게 업힌 검은 애, 그 애처럼. 그리고 김원필은 그 하얀 건반처럼 나를 업고 하교했다, 사실 기억에 없었으나 눈을 떴을 때 김원필의 젖은 티가 방바닥에 던져져 있었다. 김원필은 내가 집에 가는 것을 싫어한다는 사실은 알았다. 이렇게 업혀 김원필이 나를 대문 앞에 내려주었을 때, 나는 잘가라는 인사도 못하고 머리끄댕이를 잡혀 마당으로 내팽겨쳐졌었다. ㅇㅇㅇ의 다른 보통의 하루, 다른 일상의 한 조각. 





"필아"





잠이 안와. 김원필이 거실에서 빨래를 개다 들어와 침대 앞에 쭈그려 앉았다, 김원필은 투박하게 앞머리를 올려주었다. 눈가를 살살 찌르던 불쏘시개가 사라졌다. 그리고 이유 없이 웃었다, 어떻게 얼굴을 구기고 웃었는지는 모르나 김원필은 작게 웃었다. 그냥. 똑같이 흘러내린 앞머리를 옆으로 치워줬다, 주먹만한 얼굴이 좀 잘 보인다.





"오늘 너 연습 일지에 두 번 색칠한 거 봤다"



[데이식스/김원필] 어설픈 문학 上 (No Point!) | 인스티즈

"너 잤잖아"



"숙제도 했거든"



"그러니까 오늘 쌤쌤해. 업어주는 대신에 연습 까준거야"





김원필은 더 어이없게 웃는다. 그리고 그 막무가내 개논리를 받아 먹는다, 더 쓸데없는 이야기를 두서없이 늘어 놓았던 거 같은데 그것도 말하기 싫다. 딱 둘만 알고 싶은 비밀을 또 나의 유실물 보관함에 집어넣었다. 굳이 열어 꺼내보진 않는다, 그냥 그 유실물 보관함의 키가 걸릴 때 그 키가 하나 더 주머니에 잡히는 게 좋아서.





"필아"



"응"



"내일 사탕 사줄까"





그 이백원짜리, 김원필은 그 사탕을 좋아했다. 입 안에 침이 고일 때까지 물고 피아노를 치다 어느새 앙상한 뼈대만 쓰레기통에 집어넣는다. 나도 그 사탕을 좋아했다, 김원필이 좋아해서. 내가 김원필을 좋아해서. 정작 본인은 모르는 고백을 꼬박꼬박 적립한다, 사탕 사줄까. 좋아해. 아니 진짜로.





6.




 김원필은 다정하다. 나의 접촉 안에 있었던 사람 중에 가장 다정했다, 왠만해서 다투면 먼저 사과하고 좋은 것을 잘 나누었다. 김원필의 다정함 안에선 신이 없다, 김원필이 신인가. 그런 거 같다.

학교를 빠졌다. 못된 마음을 먹고 빠지기에 나는 그정도로 못되진 않았다, 하루종일 처맞다가 못 갔다. 자다 패고, 일어나서 패고, 밥 먹다 패서 한참 내리는 폭우처럼 내리는 폭력을 맞고 있느라 학교를 빠졌다. 그리고 해봤자 몇 천원, 꼴랑 그 몇 천원 딸래미 주머니 탈탈 털어서 나가버렸다. 외상할 거면서 반외상은 뭐냐구. 그렇게 집을 꼬인 스텝으로 빠져나간 괴물을 뒤로 하고 마루에 누웠다. 참 웃긴 것은 그렇게 팼으면서 갈비뼈 하나가 안 부러진다. 그래서 더 맞는 걸까. 





"ㅇㅇㅇ"





제대로 닫히지도 않는 철제 대문이 끼륵거리며 너덜댔다. 필아 신발 신고 들어와야 돼, 결국 김원필은 찾아왔다. 장우산을 쥐고 마루에 올라왔다. 몇 시인지 알지 못했지만 태양이 떠나지 않았다는 것만 알았다. 피가 굳은 귓가에 깨진 유리를 밟는 소리가 들린다, 나랑 같이 바스라진 무언가를 밟는 소리도 들린다. 




[데이식스/김원필] 어설픈 문학 上 (No Point!) | 인스티즈

"한 개 더 사줄까"





4.





김원필 집은 우리 집보다 편했다. 김원필의 향은 질식을 유도할 정도로 고결했으나, 우리 집으로 들어서 들이켜 오는 알코올의 향보단 나은 거 같았다. 김원필은 내가 씻고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 불 끈다, 그리고 완전한 밤이 방 안을 잠식하는 것처럼 내 옆으로 누워 꼭 안아 나를 잠식한다. 김원필의 목에서 어디서 꺾었던 라벤더 향이 난다, 목에 얼굴을 부비면 김원필은 그냥 등을 토닥인다. 





"필아"



"잠이 안와"





김원필은 꼭 안아준다, 내 몸이 아스라지게. 피가 통하지 않을만큼 아주아주 꼭. 그러면 잠이 온다, 잠이 쏟아진다. 김원필에게 나는 쏟아진다.



 또 보통의 하루가 시작된다. 김원필이랑 마주 앉아서 아침을 먹고, 어제 김원필이 널어두었던 내 셔츠를 끼워 입고 김원필의 자전거를 쫒아 자전거를 몰아 뒤따라간다. 김원필은 일학년을 꿇었다, 이유는 나만 알았다. 나만 아는 이유였으므로 말 안 할거다. 여튼 창가 자리에 나란히 앉는다, 김원필은 수업 내내 창 밖을 보고, 나는 창 밖을 보는 김원필을 본다. 타들어가는 운동장을 바라보는 배경에 흰 나비가 침투한다, 고요히. 그리고 김원필의 손가락 틈새로 마구잡이로 뜯은 종잇장을 밀어넣는다. 신경 써서 그렸으나 전혀 터무니 없는 피아노, 아니 하얀색 그리고 검은 볼펜 뭉텅이. 


손가락은 천천히 종잇장을 눌러본다. 후덥한 바람의 음이 난다, 날아간 나비의 펄럭이는 날개짓 소리가 난다, 장마를 몰고 오는 어둑한 구름의 소리도, 난다. 





5.





 다시 침묵이 스민다. 교정을 지나 복도로 그리고 금방 달아난다, 거기에 있다. 여름이, 여름의 소리가.


콩쿨이 끝났고 대상을 입상한 김원필은 피아노랑 산다, 거기에 얼마난 크기의 ㅇㅇㅇ가 붙어 있다. 그 하얀 건반에 눈치 없고 찝찝하게 업힌 검은 애, 그 애처럼. 그리고 김원필은 그 하얀 건반처럼 나를 업고 하교했다, 사실 기억에 없었으나 눈을 떴을 때 김원필의 젖은 티가 방바닥에 던져져 있었다. 김원필은 내가 집에 가는 것을 싫어한다는 사실은 알았다. 이렇게 업혀 김원필이 나를 대문 앞에 내려주었을 때, 나는 잘가라는 인사도 못하고 머리끄댕이를 잡혀 마당으로 내팽겨쳐졌었다. ㅇㅇㅇ의 다른 보통의 하루, 다른 일상의 한 조각. 





"필아"





잠이 안와. 김원필이 거실에서 빨래를 개다 들어와 침대 앞에 쭈그려 앉았다, 김원필은 투박하게 앞머리를 올려주었다. 눈가를 살살 찌르던 불쏘시개가 사라졌다. 그리고 이유 없이 웃었다, 어떻게 얼굴을 구기고 웃었는지는 모르나 김원필은 작게 웃었다. 그냥. 똑같이 흘러내린 앞머리를 옆으로 치워줬다, 주먹만한 얼굴이 좀 잘 보인다.





"오늘 너 연습 일지에 두 번 색칠한 거 봤다"



[데이식스/김원필] 어설픈 문학 上 (No Point!) | 인스티즈

"너 잤잖아"



"숙제도 했거든"



"그러니까 오늘 쌤쌤해. 업어주는 대신에 연습 까준거야"





김원필은 더 어이없게 웃는다. 그리고 그 막무가내 개논리를 받아 먹는다, 더 쓸데없는 이야기를 두서없이 늘어 놓았던 거 같은데 그것도 말하기 싫다. 딱 둘만 알고 싶은 비밀을 또 나의 유실물 보관함에 집어넣었다. 굳이 열어 꺼내보진 않는다, 그냥 그 유실물 보관함의 키가 걸릴 때 그 키가 하나 더 주머니에 잡히는 게 좋아서.





"필아"



"응"



"내일 사탕 사줄까"





그 이백원짜리, 김원필은 그 사탕을 좋아했다. 입 안에 침이 고일 때까지 물고 피아노를 치다 어느새 앙상한 뼈대만 쓰레기통에 집어넣는다. 나도 그 사탕을 좋아했다, 김원필이 좋아해서. 내가 김원필을 좋아해서. 정작 본인은 모르는 고백을 꼬박꼬박 적립한다, 사탕 사줄까. 좋아해. 아니 진짜로.





6.




 김원필은 다정하다. 나의 접촉 안에 있었던 사람 중에 가장 다정했다, 왠만해서 다투면 먼저 사과하고 좋은 것을 잘 나누었다. 김원필의 다정함 안에선 신이 없다, 김원필이 신인가. 그런 거 같다.

학교를 빠졌다. 못된 마음을 먹고 빠지기에 나는 그정도로 못되진 않았다, 하루종일 처맞다가 못 갔다. 자다 패고, 일어나서 패고, 밥 먹다 패서 한참 내리는 폭우처럼 내리는 폭력을 맞고 있느라 학교를 빠졌다. 그리고 해봤자 몇 천원, 꼴랑 그 몇 천원 딸래미 주머니 탈탈 털어서 나가버렸다. 외상할 거면서 반외상은 뭐냐구. 그렇게 집을 꼬인 스텝으로 빠져나간 괴물을 뒤로 하고 마루에 누웠다. 참 웃긴 것은 그렇게 팼으면서 갈비뼈 하나가 안 부러진다. 그래서 더 맞는 걸까. 





"ㅇㅇㅇ"





제대로 닫히지도 않는 철제 대문이 끼륵거리며 너덜댔다. 필아 신발 신고 들어와야 돼, 결국 김원필은 찾아왔다. 장우산을 쥐고 마루에 올라왔다. 몇 시인지 알지 못했지만 태양이 떠나지 않았다는 것만 알았다. 피가 굳은 귓가에 깨진 유리를 밟는 소리가 들린다, 나랑 같이 바스라진 무언가를 밟는 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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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자"





가로등이 깜빡거린다. 여기가 내 집이야. 고개가 잘 돌아가지 않지만 대충 따귀에 추한 주황색 빛을 물들였다 사라진다를 반복한다. 장마가 거세다, 뻣뻣한 몸에 습기가 잠식하고 물이 새는 바닥에 누워 눈을 감았다. 아직 뜯어 먹히다 말았어, 다 뜯어 먹힌 다음에, 좀 괜찮은 ㅇㅇㅇ만 데리고 가. 





"안갈래"



"가자"



"필아"



"어"



"그냥 가도 돼"





굳이 길을 걷다 남이 버린 쓰레기를 주워 처리할 필요는 없어. 하늘이 먹먹해진다, 분명 거센 비였는데 갑자기 뚝 멎는다. 끈적하게 바닥에 붙어버려서 못 갈거 같아. 아니 태양이 떠나지 않아서 안 갈래, 더위가 가지 말래. 물기를 잔뜩 실은 집안의 공기가 폐부에 들어찬다, 물기가 눈에 잔뜩 메인다. 변덕스러운 비가 이 낙후되고 불행한 배경에 다시 쏟아진다. 







7.





"필아"



"응"



"이거"





아. 김원필은 녹색 사탕 껍질을 까 입안에 문다. 그리고 그 껍질을 아무렇게나 주머니에 쑤셔 박아둔다. 그리 빠르지 않은 열차의 속도 덕에 창밖은 한 프레임씩 눈에 찍힌다. 논, 논 그리고 논. 성의 없는 복사 붙여넣기다. 김원필은 방학을 하고도 레슨을 받으러 가야 했다. 그리고 나는 김원필의 악보를 들고 따라갔다, 이제는 기차표를 두 장으로 끊어오는 김원필이었다. 가는 내내 김원필의 손가락은 쉬지 않고 제 허벅지를 눌러가며 강약의 리듬을 외웠다. 그리고 그 손을 이유없이 내리쬐는 태양의 시선마냥 이유없이 바라봤다.





"필아"



"청심환 먹을래?"





그제야 김원필이 나의 얼굴을 올려다 본다. 있어? 응 있어. 가방에서 오는 길에 산 청심환과 딸기맛 사탕을 건넸다, 김원필은 죽어도 약 먹는 걸 싫어했다. 써, 쓰다고 말이다.  개도 안걸린다는 여름 감기가 김원필을 나흘동안 짖눌러도 안먹는다. 몰래 가루약 타서 줘봤다, 쫒겨날 뻔했었다 정말 다신 얼굴 못 볼뻔했다. 그러나 김원필은 청심환을 베어 먹었다. 그냥 한 번에 먹는 게 나을 텐데, 꼭 그 조그만걸 야금야금 씹으며 헛구역질을 했다. 상태로 봐서 딸기우유맛 사탕을 하나 더 줬다. 결국 김원필은 내릴 때까지 양쪽에 사탕을 물고 갔다.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도시 소음보다 더한 매미의 미친듯한 고성이 귀를 때렸다. 아, 폭염주의보였다. 대충 휴대폰을 건드려보니 어제보다 더운 오늘을 이미 예고한 기사가 수두룩하게 깔렸다. 그거 가져올걸 휴대용 선풍기, 왠지 손이 빈다 했다. 아 원필아 가야돼, 이미 더위에 패한 김원필을 택시 승강장까지 질질 끌고 갔다. 한치 앞이 이글이글 탄다. 더위랑 맞짱가려던 계획은 여름이 불태워 없애 버렸다. 에어컨에도 정신줄 놓고 있는 김원필을 끌어 내리고 만원짜리 지폐를 두 개 내밀었다.





"원필아"



"잘하고 와"





김원필은 악보가 든 손으로 대충 인사를 받았다. 무지무지 큰 대저택의 초인종을 누르고 익숙하게 문을 열어금방 사라진다. 하 존나존나존나 덥다. 금이 쫙 간 손목시계가 더위를 먹고 미쳐버려서 반대로 간다, 담장에 몸을 기대고 반대로 가는 시계를 따라 시간을 센다. 칼칼한 매연이 자주 눈 앞에서 시비 털고, 물놀이를 가는 가정의 차 몇 대가 지나갔다. 담장에 쭈그려 앉아 챙겨온 문제집을 폈다, 정답과 오답을 번갈아 풀며 오늘따라 습기 대신 열대야만 머리에 주구장창 뿌리는 하늘을 스탠드 삼아 빨간 색연필을 꺼냈다.


습기가 가신 날의 밤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제대로 된 하얀 조명이 들어오는 가로등 밑에서 문제집 한 권을 다 풀었다. 또 다른 문제집을 꺼내 풀었다, 달도 밝아 인쇄된 글자가 뚜렷하게 잔상으로 남았다. 그리고 두번째 문제집의 마지막장을 채점하기 시작했을때 무거운 대문이 작은 마찰음과 함께 열렸다. 아 다리 저려, 벌떡 일어나니 이때다 싶어 저린 다리를 쿵쿵 때리고 있으니 김원필이 가로등 밑으로 들어왔다. 나의 선에 들어와 얼굴을 들었다.





"필아, 그래도 빨리 나왔.."





나왔네. 

입가에 피딱지가 진 김원필이 서있다, 가방에서 연고를 꺼냈다. 그리 놀라운 장면이 아니다. 매번 놀라는 것도 금방 익숙해져서 연고를 새끼 손가락에 짜 피딱지 위로 슬슬 문질렀다. 그리고 그대로 쭈그려 앉아 바지 밑단을 들췄다. 아퍼? 자로 그어버린 것처럼 쫙쫙 나있는 혈흔 상처에도 연고를 문질렀다. 답은 없었지만 올려다 본 표정이 그닥 좋지 않았다, 상처 위에 잇새로 반창고를 뜯어 붙였다. 잘 안보이니까 우선 이쯤 해놓고 가는게 나았다.





"업어줄까?"





진심 오퍼센트 섞인 농담을 던졌다. 또 그거 받아 먹고 웃는다, 김원필은. 다리 끌리는 건 알아서 해 거기까지는 기술이 없어. 김원필의 그림자 밑에서 조금 펴진 인상을 눈에 담는다. 오랜만에 쌀쌀한 바람이 목을 휘감고 떠난다. 가자, 문제집을 가방에 집어 넣고 몸을 일으켰다. 터덜터덜 성의 없는 김원필 걸음 뒤로 김원필의 발자국을 밟아 따랐다. 터덜 터덜, 김원필의 걸음.





8.





"필아"



"원필아"





저거봐.

김원필보다 좀 먼저 나와 운동장 한 가운데 서 김원필을 기다렸다. 우연이였는지 운명이였는지 올려다 본 깊은 밤에 때려 박혀 있는 무수한 별들이 총총 빛난다. 저렇게 많은 별을 본 적이 있었었나. 입에 벌레 들어간다, 김원필의 팔이 어깨에 감긴다, 김원필의 향도 같이 감긴다. 저렇게 많은 별은 다 집이 있을까. 태양이 오는 시간에 맞춰 귀가하는 것일까? 퍽 더운 김원필의 숨이 별들을 가린다. 





"예뻐"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너도 예뻐 임마"





주머니 속에 쥔 사탕에 땀이 찬다.





9.





"필아"



"영화 뭐 볼거야?"



"호러"



"나 집 갈래"



"알겠어, 뭐 보고 싶은데"



"어바웃 타임"



"너 집가"





힝 소중한 영화를 빠꾸 먹었다. 머리 감다 나와서 영화 가지고 둘다 쪼잔하게 다툼을 벌이다 김원필은 눈에 샴푸 거품이 침투해 다시 욕실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영화 내가 보고 싶은 거 튼다! 답이 없다, 묵언은 긍정이다. 김원필의 대부분의 묵언은 부정이었으나 알아서 해석해 먹으면 되는 일이었다. 결국 타협도 아니고 결렬도 아닌 우주공상영화를 틀어 놓고 침대에 누웠다. 어제 본 별이 오늘은 천정에 붙어 만났다, 시작은 지루했지만 김원필도 어느정도 몰입을 하고 천정에 시선을 꽂아 넣은 거 같았다. 속눈썹 진짜 길다, 속눈썹을 손가락에 스쳐베었다. 하지마라, 김원필은 경고를 준다. 치.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었다가 별 떴다, 반사신경으로 이불을 내렸다. 백색 우주선이 언제부터 별이었어? 필아, 필아 네 눈은 어떻게 생겨 먹었길래 저기서 별을 봐? 필아, 원필아.





"필아"



"응"



"졸려"



[데이식스/김원필] 어설픈 문학 上 (No Point!) | 인스티즈

"이리 와봐"





김원필의 팔이 목 뒤로 쑥 들어온다. 응, 나 졸려. 김원필의 허리깨에 얼굴을 파묻는다. 질식은 곧 환기된 숨, 김원필의 손가락에 몇 번 머리칼을 훑고 지나친다. 김원필의 다정함은 우주를 담아놨다, 산소가 없는데 눈을 떼지 못할 만큼 아름답고, 그렇게 죽어가는데 아늑하다. 김원필 품에서 잠들어버리면, 그렇게 죽어버리면 조금은 좋을 거 같은데. 







10.





근데 넌 누구니?

원필이 친구에요

어머 그렇니? 들어와 있지, 왜

괜찮아요. 금방 나올텐데요 뭐





매번 물었다, 넌 누구니. 김원필의 친구, 아는 친구, 쓸모없는 먼지인데 김원필의 다정한 괴짜성격에 재수 좋게 붙어다니는 그런거, 그런 거에요. 김원필 곁엔 관계의 자격이 필요하다. 나는 무슨 자격일까, 자격이란게 주어지는 사람이긴 했었나. 다섯시간째 피아노를 치고 있는 김원필을 앞에 두고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누가 와서 떨어지라고 하면 떨어져야 하는 관계로 정의 해놓았다. 주머니에 사탕껍질이 두어개 그리고 동그란 머리가 잡힌다.








너 잘친다. 피아노

안쳐

봤는데?

안쳤다고







그런 거 안친다고. ㅇㅇ가 원필을 강하게 노려보았다.






벌벌거리는 손가락을 붙잡아 펜을 물려줬다. 문제나 풀어 ㅇㅇㅇ. 김원필의 다섯번째 곡이 일순간 멎는다, 그제야 탁 놓아주는 숨이 가쁘게 터져 나간다. 그리고 다시 자리를 잡고 건반을 누른다, 서사가 깊은 김원필의 리듬이 귀에서 웅웅거리며 매미에게로 옮겨간다. 다시 비가 올텐데, 그깟 애정공세가 그렇게 중요할까. 중요하다. 애정공세든, 그 무엇이든. 아마 당장 무거운 빗방울을 달고 나무 밑으로 추락해도. 

그들의 죽음은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않고 공평하지 않은 무더위와 함께 사라질 거다. 그래도 중요한 거다, 사랑한다는 것은. 전생에 매미였을까. 매미가 운다, 여름도 운다, 그렇게 울어버린다.






-------------



감이 많이 떨어졌네요..
여름의 증명 두 번째 이야기격으로 생각하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곧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 뵐 테니 이 노잼글 부디 킬링타임으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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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선댓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6
작가님ㅠㅜㅜㅜㅜ 믿고보아요ㅜㅜㅜㅜㅠㅠㅠㅠ 적게일하고 많이버시고 만수무강하세요ㅠㅠㅠㅠ
5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정말 작가님,,, 저 작가님 글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어요 읽고 또 읽어도 너무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감사합니다 작가님 사랑합니다........... 또 읽으러가요 저는 이만 총총......
5년 전
독자3
이 글의 소년과 소녀도 어른들때문에 많이 아프네요. 읽으면서 맘이 먹먹해졌어요. 다음 편도 기다릴게요 작가님 오늘도 나무 잘 읽었습니다.
5년 전
독자4
여름의 증명 보면서도 너무 마음 아팠는데 이번에도 또 한 번 마음 아픈 글이네요... ㅜㅜㅜ
5년 전
독자5
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 특히나 문학적인 표현들이 많은 글인 것 같아요 고백을 사탕으로 적립한다는 구절이 탁 마음에 박혔네요 ... 마음 아프지만 다음편 떴으니 보러갈게요 ㅠㅠㅠ
5년 전
독자7
작가님 글 오늘 처음 읽는데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8
헐 왜 구독료를 받지않으시는거에요..?진짜 너무좋아요ㅜㅜㅜㅜㅜㅜ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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