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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시기 전 주의.

김종인,박찬열은 픽 중 동물로 등장하니 그 점 유의해주세요.
(BGM이 있습니다)



 

 

 

 

 

 

 




[김종인/도경수] 천사의 키스(Angel's Kiss)
written by. 피렌체











 



 

 

 

아, 제발. 제발요 변백현님. 백현사마. 사랑합니다. 제발 입 좀 다물고 있어주세요 … 종대가 백현의 팔에 덜렁덜렁 매달렸다. 어디서 많이 본 장면 같지만 무시하자.

 

 

 

 

“ 꺼져. 얘기할 건 얘기해야지. ”
“ 도경수 나 죽이려고 할 거라니까? ”
“ 네가 죽지 내가 죽어? 그래도 카이 버리진 않을테니까 걱정마. 도경수 카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새끼니까 괜찮아. ”
“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 ”
“ 네 목숨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 이거지? ”
“ 바로 그거야. ”
“ 어차피 간당간당한 생명, 하루 쯤 포기하는 게 어때. ”

 

 

 

 

말이나 쉽지, 이 새끼가.

 

경수는 고등학교 시절, 저에게 어깨가 좁다며 어좁이, 루저, 쫄보라 부르던 같은 반 학우들을 핵주먹으로 단번에 제압시킨 전적이 있는 알고보면 무서운 녀석이었다. 질풍노도의 시기였던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경수와는 얄팍하면서도 깊은 우정을 쌓아왔기 때문에 제가 어떠한 행동을 했을 때, 경수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 정도야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다.

 

그랬기 때문에, 종대는 백현을 말리고 있었다. 카이와 열이가 강아지가 아닌 늑대라는 것을 밝히려고 했다. 언젠가 밝혀야 하는 일이긴 한데 지금은 아니었다. 안 그래도 조별과제로 잔뜩 열이 뻗쳐있는 경수에게 이 소식이 알려지는 날에는 제 목숨은 보장할 수 없었다. 이건 진심이다. 한치의 거짓말도 없다. 진심.

 

 

 

 

“ 도경수 막 강의 끝나고 나왔다는데. ”
“ 아 제발!! 제발!!! ”
“ 너 때문에 내 입장이 얼마나 난처해진 줄 알아? 나 원룸 구해서 나간다고 했다가 얼마나 쳐맞았는지 아냐고! ”
“ 아 제발 제발요 백현님. ”
“ 정 그렇게 나가고 싶으면 쫑이랑 백이랑 하나 다 데리고 나가래. 걔네 얼마나 정신없는지 알지. 나혼자 그 세마리를 어떻게 감당해! ”
“ 아, 제발 변백현 … 나 좀 살려줘 … ”
“ 난 집 나가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너 때문에 지금 다 뒤집어쓰게 생겼잖아! ”

 

 

 

 

씩씩거리며 복도를 걷던 백현이 멀지 않은 곳에서 경수를 발견했다. 머리를 높게 올려 묶은 예쁘장한 외모를 가진 여학생과 함께였다. 야, 도경수 여자랑 같이 있잖아 … 종대가 급히 백현의 팔을 붙잡았다.

 

 

 

 

“ 조별 과제, 좀 보내주지? ”
“ 아직 나흘이나 남지 않았어? ”

 

 

 

 

러브라인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다 싶다. 종대와 백현이 아까 자판기 옆에 찰싹 달라붙어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었다.

 

 

 

 

“ 나흘이나? 무슨 나흘이나야? PPT 발표 준비까지 하려면 날짜 엄청 빠듯해. 네가 보내야 하는 자료가 없어서 지금 진전이 없다고. ”
“ 왜 또 그게 내 탓이야? 남자가 되서 여자 탓을 하고싶니? ”
“ 뭐? ”
“ 내가 안 보내주면 네가 해서라도 만들면 되는 거 아니야? ”

 

 

 

 

… 저 미친 여자가! 백현이 흥분했다. 뛰쳐나가려는 백현을 급히 붙잡은 종대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니가 나가봤자 아무 도움 안되니까 얌전히 있어 … 상황 좀 더 파악하고 말리던지 어떻게 하자고. 종대의 말에 백현이 씩씩거리며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뭐 저딴 여자가 다 있어? 혹시나 경수가 목소리를 들을까싶어 종대가 백현의 입을 막았다.

쉬잇.

 

 

 

 

“ 그리고 그만 좀 연락해. 부담되서 죽을 것 같다고. 니가 내 스토커라도 돼? 왜 자꾸 밤마다 연락질이야? 짜증나게! ”
“ …… 뭐라고? ”
“ 과제 점수 잘 받고 싶으면 니가 밤 새서라도 해. 그러면 점수 잘 받을 수 있을 거 아냐? ”

 

 

 

 

경수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는다. 야, 도경수 빡쳤어. 종대가 백현의 어깨를 쿡쿡 찔렀다.

 

 

 

 

“ 다른 애들이랑 조별 과제 했을 때 너처럼 미련하게 계속 연락해대는 애들 한 명도 없었어. 다들 자기네들이 완성해서 준비하고 발표했지. ”
“ …… ”
“ 연락 무시하고 씹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거야. 진짜 귀찮게 군다. 너. 그래서 여자친구나 사귀겠어? ”

 

 

 

 

야, 나 이제 안되겠어. 저 싹바가지 없는 년 머리를 쥐어뜯어야겠어! 백현이 발버둥을 쳤다. 좀 가만히 있으라니까! 종대가 힘겹게 백현을 팔을 붙들었다. 아우, 이 무거운 새끼.

 

 

 

 

“ 잘 알아 들었지? 난 조별 과제 할 생각이 없다고! ”
“ …… ”
“ 이렇게 얘길 해줘야 알아듣나 … ”

 

 

 

 

품에 한가득 책을 안은 여자가 표독스레 경수를 쳐다보다 이내 곁을 지나간다. 아 저 년이!!! 백현이 종대의 팔을 뿌리치고 나서려는 순간이었다.

 

경수가 손을 뻗어 여자의 잘 묶여진 머리를 잡아당겼다. 어딜 도망가.

 

 

 

 

“ 뭐하는 짓이야?! 놔! ”

 

 

 

 

여자가 깜짝놀라 눈을 크게 뜨고 경수를 째려봤다.

 

 

 

 

“ 아, 네가 하고싶은 말은 다 했어? ”
“ … 뭐? ”
“ 니가 하고 싶은 말 금방 다 했으니까, 나도 내가 하고 싶은 말 다 할게. 그러니까 끼어들지말고 잘 새겨들어. ”
“ 야, 도경 … ”
“ 입 다물어. ”

 

 

 

 

오, 세게 나가는데. 변백현, 니가 나갈 필요 없을 것 같아. 종대가 장난스레 낄낄거리며 웃었다.

 

 

 

 

“ 일단, 니가 떤 내숭에 박수를 쳐줄게. 어쩜 그렇게 연기를 잘하냐? 차라리 연극영화과에 가지 그랬어? 완전 칸 영화제,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감인데. ”
“ … 하, 야. 도경수. ”
“ 남자가 되서 여자 탓을 한다고? 뚫린 입이라고 막 말하는 거 아니야. 그리고 국문학과면 말은 똑바로 하자. 탓이 뭐야 탓이. 사전적 의미는 잘 알고 있지? 부정적인 현상이 생겨난 까닭이나 원인. 그 말은 네가 나한테 쓸 게 아니라 내가 너한테 쓸 말 같은데. 너 때문에 우리들한테 돌아갈 손해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거지? 조별과제는 단체 점수인 거 모르는 건 아닐테고. 단체 과제같은 경우는 다같이 준비했느냐, 다같이 준비하지 않았느냐로 판가름이 나는거야. 너 하나 때문에 우리 발표 다 말아먹으라는 소리야 뭐야? 아 … 머리에 든 게 없어서 생각이 없었던건가? ”
“ … 야!!! ”
“ 조용히 하고 들으라고 했지? 너 때문에 내가 밤을 왜 새야하지? 네 찰거머리 같은 정신 진짜 경의롭다. 늘 이런식으로 조별과제에서 빠져나간 모양인데 나는 널 위해 희생해줄 생각이 추호도 없어. 어떻게든 남자애들 홀려서 어찌저찌 해본 모양인데, 나는 그런 거에 쉽게 넘어가는 무식한 놈이 아니라서. 아, 올 A 학점도 늘 이런식으로 받은거야? 과 내에서 공부도 과제도 척척 잘 해낸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네가 공부를 잘한 게 아니라 잘 붙어먹어서 그런거구나. ”
“ 뭐? 너 지금 말 다했어? ”
“ 에이, 답지않게 왜 이렇게 소리를 쳐. 사람들이 다 보잖아. ”

 

 

 

 

조곤조곤 말 하나 겁내 잘하네. 백현과 종대가 짝짝, 박수를 쳤다. 역시, 괜히 핵주먹 도경수가 아니라니까.

 

 

 

 

“ 야 도경수, 너 말 다했냐고!! ”
“ 그리고 스토커라고 했나? 나는 너 같은 여자라면 나 혼자 사는 무인도에 한 트럭 가져다 줘도 사양이야. 그냥 나는 축구공에 그림 그려서 친구 하나 만드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해. 너처럼 이중적인 잣대로 사람을 판가름 내고, 제 욕심 때문에 피해받을 사람 생각은 추호도 하질 않고. 모습이 양면인 여자는 완전 딱 질색이거든. ”
“ 말 다했어? ”
“ 아니. 안 끝났으니까 잘 새겨 들어. ”

 

 

 

 

이야, 도경수 잘한다! 백현과 종대는 왜 경수를 찾아왔는지에 대한 목적도 잊은 채 경수를 응원하기에 바빴다. 도경수! 도경수!

 

 

 

 

“ 네가 걱정해주지 않아도 여자친구는 잘 만나고 있어. 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연애하고 잘 사니까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야. 내 걱정하기 전에 네 걱정부터 하는 게 어때? 전화하고 문자하고, 카톡하면 다 관심의 표현이고 사랑의 표현인 줄 아나본데 제발 네 맘대로 소설 좀 써내려 가지마. 앞 뒤 상황 좀 보고 판단 좀 해줄래? 네가 약속했던 조별과제를 도저히 내놓지를 않으니까 연락한 거잖아. 내가 너한테 남긴 메시지에 이모티콘 하나라도 들어간 거 본 적 있어? 온통 자료보내달란 말 뿐이었던 것 같은데? 너 도끼병 말기인 것 같으니까 집에서 은신하면서 고치려고 노력 좀 해봐. ”
“ 후, 야, 도경수!!!! ”
“ 나 귀 안 썩었어. 소리 안 쳐도 돼. 아, 사실은. 네 악명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긴 했어. 남자애들 사이에서 외모 믿고 온갖 추태부리는 여자애로. 알면서도 너한테 계속 연락하고 자료 보내달라고 했던 건, 우리가 노력해서 일구어낸 결과물인데 전혀 참여하지 않은 네가 우리랑 같은 점수를 받는다는 건 굉장히 기분 나쁠 것 같더라고. 그게 C던, D던 간에. ”

 

 

 

 

쟤는 숨도 안 막히나. 술술 말도 잘한다. 경의로운 말빨에 백현과 종대는 이제 얼이 빠질 지경이었다.

 

 

 

 

“ 조별과제 할 생각이 없다고 그랬나? ”
“ …… 야, 도경수. ”
“ 교수님한테는 잘 말씀드릴게. 아까 네 목소리는 휴대폰에 잘 저장해뒀거든. ”
“ …… 뭐?!! ”
“ 이로써 이번 과제는 최하점 예약이네. 축하해. ”
“ 도경수!!! 당장 안 지워? ”
“ 내가 왜. ”

 

 

 

 

경수가 여자를 무섭게 노려봤다.

 

 

 

 

“ 이번 일을 계기로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신 부딪히지 말자. 그럼 안녕. 빠이. ”

 

 

 

 

경수가 손을 흔들며 여자를 지나쳤다. 사람들이 무언가에 홀린 듯 박수를 쳤다. 그 무리에 백현과 종대도 포함이었다. 도경수, 내친구지만 오늘 되게 멋있었어. 말빨 봐라 … 나 외워서 준비한 줄 알았잖아 … 대단한 새끼. 누가 국문학과 아닐까봐.

 

 

 

 

“ 야!!!! ”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여학생이 경수를 부르짖었다. 완전히 귀를 차단한 듯 무덤덤하게 복도를 걸어가던 경수가 종대와 백현을 발견했다. 뭐야, 너희 여기 있었어? 경수의 물음에 백현과 종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야, 너 존나 멋있더라. 내 친구인게 오랜만에 좀 자랑스러웠음. 백현의 말에 경수가 픽, 웃었다.

 

 

 

 

“ 나 진짜 머리 끄덩이 잡으려고 했잖아. 참느라 욕 봤다고. ”
“ 기분이다. 형이 치킨 쏜다! ”

 

 

 

 

오늘은 학생 식당에서 벗어난다! 종대의 외침에 백현이 아싸! 하며 엉덩이를 들썩였다. 경수의 양 옆에 어깨동무를 하고 백현과 종대가 복도를 벗어났다. 복도에서 벗어날 때까지 여자는 경수의 이름을 부르질렀다.

 

 

 

 

“ 도경수 진짜 멋있음. ”
“ 아까 몇몇 애들은 동영상도 찍더라! 페이스북에 올라오겠지? ”
“ 무개념녀를 물리친 개념남!! ”
“ 제목 좋고~ ”

 

 

 

 

백현과 종대가 경수를 사이에 두고 조잘조잘 떠들었다. 가만히 두 사람을 지켜보던 경수가 이내 입을 열었다.

 

 

 

 

“ … 야. ”
“ 어? ”
“ 왜 우리 핵주먹 경수? 어디 불편해? 표정이 안 좋은데! ”

 

 

 

 

속이 안 좋아? 아까 그 여자 때문인가보다! 또 시끄럽게 떠들더대는 비글 두마리에 경수가 미간을 찌푸렸다.

 

 

 

 

“ 팔 잘라버리기 전에 내려. 무거우니까. ”

 

 

 

 

살벌한 경수의 말에 종대와 백현이 군말없이 팔을 내렸다. 경수라면 진짜 팔을 자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진담 반, 농담 반.

 

 

 

 

*

 

 

 

 

깔깔깔. 그거 참 재미있네! 민석이 박수를 치며 웃었다. 역시 경수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니까! 책상을 쿵쿵 치던 민석의 행동에 책상 위에서 엎드려있던 고양이가 벌떡 일어나 민석을 향해 꼬리를 세웠다. 아, 미안미안.

 

 

 

 

“ 말빨 장난 아니야 … ”
“ 경수는 전부터 그랬잖아. ”
“ 그렇긴한데. ”
“ 경수 이제 여자친구 사귀긴 글렀네. ”
“ 왜? ”

 

 

 

 

왜긴 왜야. 사람들 보는 앞에서 여자애를 그렇게 망신을 줬잖아. 누가 경수랑 연애하려고 하겠냐. 남자가 지는 맛도 있고 그래야지. 너무 세기만 하잖아. 민석의 말에 종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렇기도 하겠다.

 

 

 

 

“ CC 되긴 글렀네. ”
“ 도경수는 그런 거 바라지도 않을 걸. ”

 

 

 

 

중학교 3학년 때 이후로는 여자 사귀는 꼴을 본 적이 없으니까. 종대가 어깨를 으쓱였다.

 

 

 

 

“ 근데 김종대. ”
“ 응? ”
“ 너 그 새끼 늑대, 어떻게 됐어. ”

 

 

 

 

밝은 얼굴로 진료 차트를 넘기던 민석이 아차, 하며 종대를 쳐다봤다. 그래, 어쩐지 안 묻는다 했다 …… 종대가 머리를 긁적였다. 어 … 그건 왜? 종대가 어색하게 웃으며 묻자 민석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내가 동물원에 한시라도 빨리 데려다주라고 했잖아. 민석이 차트를 탁, 덮으며 종대를 노려보았다.

 

안 갖다 줬구나 너. 민석의 물음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종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 어, 어쩌다보니까 ……

 

 

 

 

“ 야!!! ”
“ 아 왜!!! ”
“ 넌 왜 내 말을 안 들어? ”
“ 동물원 가도 무리에 끼지도 못할텐데!! ”

 

 

 

 

민석이 후, 하고 한숨을 쉬더니 이내 미간을 눌러댔다. 그래서, 애들은 어디있는데.

 

 

 

 

“ … 어? ”
“ 불어 빨리. ”

 

 

 

 

금방이라도 책상을 엎을듯한 기세로 저를 노려보는 민석에 종대는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사실대로 말하게 되었을 때, 저에게 어떤 피해가 올 지 예상을 한 탓이었다. 김민석도 김민석인데, 도경수는 더 무섭다.

 

 

 

 

“ 그러니까, 형. ”
“ 집에 있는 건 아니지? ”
“ 아니야! ”
“ 아오! 그래서 어디있냐고! ”

 

 

 

 

민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진료차트를 들었다. 머리를 당장이라도 내려칠 기세라 종대가 급히 피하며 소리쳤다.

 

 

 

 

“ 배, 백현이랑 도경수 집에 있어!!! ”
“ … 뭐? ”
“ … 도경수는 아직 늑대인 거 모르고 … 변백현은 알아. ”
“ 야!!! ”
“ 아 왜!!! 어쩔 수 없잖아!!! ”

 

 

 

 

종대가 소리쳤다. 이 놈이!!! 민석이 눈을 부릅떴다.

 

 

 

 

“ 선생님, 강아지 진료요! ”
“ …… 아오 씨. ”

 

 

 

 

밖에서 들려오는 간호사의 목소리에 민석이 털썩, 의자에 주저앉았다. …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어 … 니가 내 말을 고분고분 따를 놈이냐. 민석이 졌다는 듯 손을 휘적였다.

 

 

 

 

“ 선생님, 진료 … ”
“ 10분 정도 미뤄야 할 것 같다고 대신 좀 전해주세요. ”
“ 아, 알겠습니다. ”

 

 

 

 

 

문을 열고 들어온 간호사가 민석의 말에 알겠다며 문을 닫고 나섰다. 민석이 한숨을 쉬었다.

 

 

 

 

“ 어쩌다가 경수랑 백현이한테 분양한건데. ”
“ 처음에 강아지라고 하고 도경수한테 두마리 분양했어. 형 때문에 동물이라면 엄마가 진저리를 치니까. 변백현이 도경수 집 놀러갔다가 귀엽다고 한마리 뺏어갔고. ”
“ 진짜 답도 없다. ”
“ 하여튼. 애들이 크면서 사료도 안 먹고, 송곳니도 뾰족하게 자라고. 해동시키려고 올려놓은 고기까지 다 먹어치우고. 그러니까 변백현이 의심을 한거지. 그래서 사실대로 불었어. 도경수는 콩깍지가 껴서 아직 의심도 안하고 있고 …… ”
“ 김종대. ”
“ 변백현은 집 나와서 살거래. 원룸이라도 구해서. ”
“ 그 정도야? ”
“ 변백현 고거, 새끼 늑대한테 꽉 잡히는 바람에 버릴래야 버릴 수도 없어. ”

 

 

 

 

도경수도 물론 마찬가지고. 내가 맞아죽으면 죽었지 도경수가 카이 버리는 일은 절대 없을거야.

 

 

 

 

“ 카이? ”
“ 아, 그 새끼 늑대들 이름. ”
“ 한마리 더 있잖아. ”
“ 아, 열이. ”

 

 

 

그 몸 좀 더 컸던 애 있잖아. 걔가 열이, 나머지 한마리가 카이. 신나서 종알거리는 제 동생을 민석이 한심스럽게 쳐다봤다. 넌 뭐가 그렇게 즐거워? 상황 악화시킨 건 너라는 거 알고는 있지?

 

 

 

 

“ 알고 있다고 나도 …… ”
“ 경수한테는 언제 사실대로 말할건데? ”

 

 

 

 

아, 정곡. 종대가 끙끙거리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건 잘 ……

 

 

 

 

“ 내가 직접 말하는 수가 있어. ”
“ 아, 제발. ”

 

 

 

 

나 닮아서 일치는 것도 선수급이야 …

 

 

 

 

“ 빠른 시일내에 사실대로 밝혀. 커지면 진짜 답도 없어. ”
“ …… ”
“ 현실적으로 늑대를 집에서 키운다는 게 말도 안돼. 백현이도 잘 구슬려서 동물원으로 보내는 방법을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
“ 그건 안될 걸. ”
“ 왜 또. ”
“ 열이랑 카이 완전히 애완견이야. 도경수 변백현 말이면 껌뻑 죽어. ”

 

 

 

 

그러니까 이 말의 요지가 뭐냐. 카이랑 열이는 동물원 가서 절대 적응 못해. 네버.

 

종대의 머리 위로 민석이 던진 진료 차트가 빡,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아야!!! 아프다고!!

 

 

 

 

“ 어디나가서 내 동생이라고 하지마라 … ”
“ 아오 아파 … 쓰읍. ”
“ 쪽팔려 죽겠다 아주!! ”

 

 

 

 

종대에게 새끼 늑대들을 맡기는 게 아니었는데. 저 놈이 뭐가 예쁘다고 뒷처리를 맡겼을까. 민석이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 와중에 자리에서 일어난 종대는 선반에 진열된 비싼 강아지 간식을 발견하고선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이거 비싼거지? 하고 물어오는 종대에 민석이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쟤를 여기서 죽여 말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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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엌ㅋㅋㅋㅋㅋㅋ 경수의 멋짐에 반함니다!! 진짜 조별과제 ㅂㄷㅂㄷ 휴...
9년 전
독자2
경수 말 진짜 잘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독자3
앜ㅋㅋㅋㅋㅋㅋ경수너무통쾌하네요 ㅋㅋㅋㅋㅋㅋㄷ
9년 전
독자4
와 경수완전사이다!!!!! ㅋㅋㅋㅋㅋㅋ 종대는 ㅋㅋㅋㅋ너무긍정적이얔ㅋㅋㅋㅋ매력덩어리 ㅋㅋㅋㅋㅋ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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