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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피코] 발단, 전개 그리고 절정 3

W.Vamos






그렇게 첫 만남이 시작 되었다.





#

학기 초 여서 그런 건지 간간히 부는 바람이 날카로웠다. 홀연히 불어와 자신을 할퀴고 가는 바람에 마이 위에 겹쳐 입은 가디건을 더 꽉 여몄다. 워낙 추위도, 감기도 잘 걸리는 탓에 패딩을 권하는 형의 손을 저지한 게 후회스러웠다. 괜한 고집을 부려가지고. 온몸이 꽁꽁 어는 듯 한 추위에 움직이지도 않은 다리를 겨우 움직여 학교에 도착했다. 평소, 공부를 위해 다른 아이들 보다 이른 시각에 등교를 하는 지호는 이럴 때 가끔 늦게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런 안일한 생각을 누가 비웃기도 전에 지호는 책을 폈다. 아침 독서, 태운이 꼭 명심하라던 규칙 중 하나였다.




 평소와 다르지 않게 책을 읽던 지호는 별안간 열리는 뒷문에 잠시 뒤를 돌아볼까 하다, 신경을 껐다. 신경 써 봤자 나만 피곤한데 뭐. 누가 다가오는 지도 모른 채 지호는 책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몸을 웅크리며 작게 떨었다.

 그리고는 제게 덮여지는 패딩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제 짝 지훈 이였다.



 "..어?"
 "..."
 "아..안녕 어 그 이거 패딩 고마워"



 짝이 된 지 며칠 되지도 않았고, 별다른 교류가 없어 이런 친절이 약간은 어색해, 벙쪄 있던 것이 거슬렸는지 의자에 앉지 않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시선에 지호는 약간 어리숙한 말투로 고마움을 전했다. 갑작스레 건네준 행동의 의미를 찾기도 전에, 패딩이 너무 따뜻해서, 그만 지호는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어흐- 춥다. 패딩 입고 오는 건데'라고 혼잣말 하는 것을 들은 것 같기도 하고.





 *





 제 '짝'이 전해 준 패딩 덕택에 아침자율시간을 잘 보낸 지호는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자연스레 올라가있는 입 꼬리에 주위사람들도 덩달아 좋아졌다는 것 까지. 여러모로 완벽한 하루가 될 것 같았다.

 히터도 틀고, 애들도 많아져 약간은 후끈했다. 마이를 벗고 가디건을 입었다. 딱히 이유를 찾는 다면, 마이는 간지가 안 나서? 자기 혼자 머릿속으로 이런 저런 말장난을 하며 푸흐-. 하고 웃자니 그것도 웃기고. 요즘 따라 괜스레 많이 바뀐 듯한 자신에 낯설어 하던 것도 잠시. 1교시 종이 울리고 자신의 형, 태운이 들어왔다.




 "어? 1교시 진로 아니야?"
 "뭐라고 지호야?"
 "..1교시 진로 아녜요 선생님?"




 뭐, 이건 정말 입에 붙지가 않는다. 이럴 때 이런 말을 쓰는 건가. 존나 짜증나!!!

 호칭은 뒤로하고 진로 시간에 자신의 반에 들어온 태운에 설마, '진로까지 우태운이 교과담임인가'하는 생각이 들었고 제발, 아니기를 빌었다. 하지만 이내,




 "응. 진로 맞지."
 "..."
 "진로 선생님이 나야"




 자, 이제 수업 시작 해야지? 라는 말에 지호는 단념했다. 올 해도 편하게 보내기는 글렀다고. 왜? 냐고 묻는다면 이유는 딱 하나였다. '귀찮다'라는 것 이였다. 반장이 되던 안 되던 자신을 더 부려먹는 태운을 알기에 지호는 가끔 형이 밉기도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수년간 겪어 왔기에 지호는 쉽게 수긍했다.




 "자! 이렇게 선생님이 진로까지 맡게 됐으니까 그렇게 알고. 이번 시간에는 조 과제를 나눠주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줄 거야"
 "네-"
 "왜 이렇게 대답에 힘이 없어, 어려운거 아니야. 기운 내고! 한 번 밖에 안 들려 줄 거니까 잘 듣도록 해."




 아참, 이거 전부 다 수행평가에 포함 되는 거니까 열심히 해야 된다! 라는 상큼한 말에 더 늘어진 반 분위기 탓인지, 계속 엎드려 있는 지훈 탓인지 지호도 갑자기 다운되는 기분 이였다. 흔히들 여자마음이 갈대라고 하는데, 분명 남자의 맘도 갈대다. 암, 그렇고말고.

 프린트 물을 나눠준 뒤 태운은 -지호가 듣기에만-간단한 설명을 남기고 짝과 잘 해보라며 반을 나섰다. 하.. 과제도 그렇고 이거 시간 많이 걸리게 생겼는데, 옆에서 자신의 속도 모르고 자고만 있는 지훈이 미워 눈을 흘겼다. 그러자, 머리에 눈이라도 달렸는지 바로 고개를 드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어어, 큰일이다. 나, 놀라면 딸꾹질 하는ㄷ, 히끅-.




 "아, 히끅, 지, 훈아 우리 이거 과제물"
 "....과제?"
 "응 우리 이거 내일 모레 까지 해야 되"
 "어떻게 하는 건데"




 갑작스레 딸꾹질을 하는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던 것도 잠시, 과제 이야기에 흥미를 두는 듯한 눈빛 이였다. 생긴 건 딱 양아치고만, 이럴 땐 꼭 모범생인 것처럼 한다니깐? 헷갈리게 시리. 사실 저 보고 다 해오라고 할 것 같아서 혼자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방법을 물어보니 약간은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할 때 해야지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것을 알고 있던 지라 지호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방법을 알기 쉽게 알려주었는데 뭣이 궁금했는지 그 낮은 목소리로 즉각 질문을 해오는 터에 대화 시간이 꽤나 흘러갔고 종이 치기 10분 전에 겨우 끝났다.



 "음, 근데 이거 시간이 꽤나 걸릴 거 같아서. 학교에서만 해서는 안 될 거 같은데"
 "그럼 어째"
 "...아, 어 그럼 오늘 학교 끝나고 우리 집 와서 과제 같이 할래?"
 "그래, 그럼"



 그럼 어쩔 거냐는 물음에 당황하여 생각 없이 답한 말에 바로 대답을 하니, 지호는 다시 딸꾹질을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오늘 따라 유난히 눈이 일찍 떠진 탓에, 지훈은 일찍 등교를 했다. 그래봤자 5분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진 않지만. 터벅터벅 큰 보폭으로 걸어 반에 들어가니 몸을 웅크리고 있던 제 '짝'이 보였다.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의 패딩을 벗어준 자신의 행동에 짝이 놀란 듯 해 보여, 뭐라 말 하고 싶었지만 자신도 왜 그랬는지 의문이 들어 가만히 있었다. 고맙다고 하는 제 짝에 괜히 뿌듯한 기분이 들어, 그냥 생각을 멈췄다.

 뭐, 웃는 모습이 조금은 예뻤던 것 같기도 하고,

 오랜만에 엄마께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남자 마음 뭐 있나. 좋으면 좋은 거지. 사실 평소 추위를 잘 타지 않는 체질이라 마이만 입고 나가려던 것을 엄마가 막았었다. 평소에도 속을 많이 썩인 탓에, 이런 거라도 말 잘 들어야지 라고 생각한 지훈은 패딩을 걸치고 나왔던 것이 퍽 좋은 선택 이였던 것이었다.





 딱히 공부는 하고 싶지 않아, 패딩을 벗어준 뒤 바로 책상에 엎드렸다. 나중에 우지호 한테 물어보면 되겠지 뭐. 곧 이어 1교시 시작종이 울렸다. 지호의 말을 들어보니 진로 담임이 우태운인 것을 알았다. 곧이어 조 과제가 있다는 것도. 과제 소리를 듣고 바로 일어나기도 뭐 하고 일어날 타이밍을 잡지 못 한 채 계속 누워있었다. 깨우기라도 하면 바로 일어나 함께 계획을 세울 의향도 있었다.

 언제 말을 걸어주나- 하던 지훈은 참다 참다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들자 마주치는 눈빛에 자신도 놀랐는데 제 짝은 더 놀란 것인지 딸꾹질을 해댔다. 눈이 동그랗게 커지며 어깨를 들썩이는데 무의식적으로 쓰다듬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기도 했다.

 

 "음, 근데 이거 시간이 꽤나 걸릴 거 같아서. 학교에서만 해서는 안 될 거 같은데"
 "그럼 어째"



 아, 좀 부드럽게 말 할 걸. 평소 퉁명스런 제 말투가 원망스러워졌다. 싸가지 없다고 생각하면 어째.





 "...아, 어 그럼 오늘 학교 끝나고 우리 집 와서 과제 같이 할래?"
 "그래, 그럼"





 자신의 집에 오라는 것도 인지하지 못 한 채로 대답을 먼저 툭 던졌다. 잠깐, 뭐? 집에? 워낙 무표정을 달고 사는 지라 표정은 신경 쓰이지 않았으나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됐다. 걱정도 잠시, 너무나도 태연하게 대답한 내가 당황스러웠는지 눈이 동그랗게 커져서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거두지 않는 짝의 모습에 그렇게, 자신도 넋 놓고 쳐다 본 것 같다.

 쉬는 시간 종이 침과 동시에 우리는 흡사 얼음땡을 하다 땡! 을 외친 후 모습과 같았다. 무언의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를 쳐다보다 종소리가 나기가 무섭게 시선을 돌렸다.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감정에, 답답하여 알아내려 해도 여간 쉬운 게 아니었다.

 단지 나이를 한 살 더 먹고 반도 바뀌고, 짝까지 새로 사귀기가 벅차서 그럴 것이라고 치부한 뒤 다음 수업을 준비하는 옆모습을 바라보다 다시 엎드렸다.

 '아, 진짜 남자한테 이런 말 하긴 뭐 한데 진짜 속눈썹이 길긴 길구나, 너' 라고 하고 싶은 말을 삼키며.











 




유후

힣ㅎ히히ㅣ 안녕하세욯

완전 멘붕이네요 이게 뭐야 응? 쓰레기라구? 응...ㅎ..

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읽어주시는 분들 정말 사랑해요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

제 맘 아시죠?(하트백개)


분량이고 뭐고 다 똥망이네요 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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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mos
히융.. 한글에선 여섯 페이지나 되는ㄷ!!!!!!!!!!왜!!!!!!!!!!! 이렇게 적냐고!!!!!!!!!!!!!! (화냄)헣.. 다음에는 좀 더 착실한 분ㄴ량으로 찾아뵐게요...!(하트를 그리며 사라진다)
9년 전
독자1
서로 신경 쓰는거 좋다...진짜 좋다... 얼마 안 있어서 신알신 울려서 또 좋다.. 역시나 좋다..
9년 전
Vamos
저도 일찍 신알신이 울리기를 바라고 있씁니다ㅠㅜㅋㅋㅋㅋ 사실 지훈이는 되게 둔해서 지가 뭔 생ㄱ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거여요..!
9년 전
독자2
칸쵸에요! 한글(프로그램)이 잘못했네요!! 왜 작가님을 힘들게해!!! ㅋㅋㅋㅋㅋㅋㅋ 아 풋풋한 청춘게희들 너무 보기 좋네요... 지훈이가 패딩벗어줄때 두근두근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집에가자니 급진도..?(아님)
9년 전
Vamos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둘다 너무 둔해서 탈이죠ㅠㅠ 아, 집에 가는건 스토리 짤 때 미리 짜놨던 거예요! 스포좀 한다면 집에서 이러쿵..저러쿵..은 무슨 ^0^ 처음엔 아무 일도 없슴다..ㅎㅋㅋㅋ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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