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미국에서 길을 걷다가 정말 너무 열받을 때가 있어요
지나가는데 외국인이 '하이 베이비~','헤이 뷰리풀' 하는데 왜 그냥 웃고 지나가세요?
특히 아시안 여성들이 많이 웃어요.
그리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땡큐~ㅎㅎ하는데
저는 그런걸 보면 같은 여성으로써 너무 화가 나고 달려가서 붙잡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웃긴거 하나도 아니라고, 그거 감사할 일 하나도 아니라고.
그건 대놓고 길거리에서 모르는 남자가 본인한테 성희롱을 한거에요.
막말로 서울에서 명동을 지나가고 있는데 모르는 아저씨가 나한테
'어유 엉덩이좀 봐~' 이런 얘기 하면
아ㅎ감사합니다ㅎㅎ~ 이러실거에요?
특히 미국에서, 제가 살고있는 이런 대도시에서는 이런 일들이 굉장히 빈번히 일어나는데요
혹시 제가 하는 이 말을 듣고 오해하는 한국 남성들이 있을 것 같아서,
요즘에 뉴스나 인터넷에 외국인과 한국여성 이런 관련된 얘기가 나올때마다
댓글로 '한국여자들 으휴 들' 이런 말 하는 남자들 정말 많던데요.
혹시 이걸 보는 여러분들중에도 그런 분이 있을까요?
그런 분들 있으면 진짜 한마디 하고싶어요.
너네들은 엄마도 없으세요?
자기들도 엄마 뱃속에서 나왔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어쨌든 이게 한국여성이라서, 아시안 여성이라서 당하는게 절대 아니에요.
무슨 옷을 입었든
오리털 패딩에 모자 막 이런거 끼고 다녀도
패션불문, 인종불문, 나이불문하고
그냥 걸어다니면 성희롱적 발언을 듣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여기 유명한 유투브 동영상에서 백인여성이 정말 티셔츠에 평범한 바지 하나 입고
뉴욕의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10시간동안 무려 104회에 걸쳐 성희롱적 발언을 들었어요.
그러니까 오해하지 마세요~
이건 절대 한국인이라서, 한국여자라서, 누군가가 쉬워보여서 당하는게 아닙니다.
정말 비일비재하게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럼 모르는 남자들로부터 원치않는 성희롱 발언을 들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알려드리고 싶어요.
특히 우리 아시안 여성분들 웃지마세요.
이렇게 웃는건 제가 인정해드릴게요.
ㅋㅋㅋ
절대 'ㅎㅎ부끄부끄,,땡큐ㅎㅎ~' 하지마세요.
제 생각엔 아마 대부분의 여성들이
영어가 익숙하지 않으니까, 다른 인종이 나한테 말을 걸어오니까 좀 당황해서
혹은 무슨 말을 한건지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예쁘다 한 것 같으니까
칭찬이라고 생각해서 웃음으로 화답하는거일수 있다 생각해요.
근데 절대!
절~~대 그거 칭찬 아닙니다.
그 남자가 나한테 '하이 프리티', '하이 섹시' 뭐라고 부르던간에
내가 길거리에 모르는 남자에게
내 외모에 대해 칭찬해도 된다, 판단해도 된다 허락해준적 있어요?
내가 귀여운지, 이쁜지, 섹시한지, 내 엉덩이가 이쁜지.
그런 말을 할 권리가 없다는 거에요.
이게 만약에 남자였다면.
그냥 남자가 티셔츠에 바지 입고~ 걸어다니면서
여자들이 '어우 엉덩이 이쁜데? 가슴팍이 잘 발달했어~' 이런 말을
남자들이 하루에 몇번이나 들을까요?
왜 여성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이런 일을 당해야하죠?
원치 않는데 자꾸 말을 건다던지 그랬을때 가장 좋은 방법.
완전 정색하고 무시하세요.
째려보셔도 괜찮아요
절대 절대 웃지마세요.
미소도 띄지 마세요!
아니면 누군가 너무 적나라하게 내 신체부위에 대해 언급을 했을 땐
저는 가끔 되물어보기도 해요 완전 정색하고.
왜냐면 보통 이렇게 하는 놈들은
그냥 습관적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그런 말을 하는 놈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냥 지나갈 줄 알고 아무렇지도 않게 내 신체부위에 대해 얘기를 했다가
내가 되물어보면 당황하는 경우도 있어요.
혹은 사과를 하기도 해요.
그리고 정말 최후의 수단.
맞써 싸우세요.
이 방법은 추천해드리진 않아요.
왜냐면 정말 그 놈이 어떤 놈일지 모르고 제가 어떤 일을 당할지도 몰라요.
그런데 정말 이건 성희롱적 발언을 넘어서 나에게 엄청난 수치심을 남겨줬다?
개인적으로 저는 용납이 안돼요.
휘파람불고 이런 정도가 아니라 대놓고 성적인 발언을 한다던지,
동양 여자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면서 나에게 성희롱을 했다던지 이런거.
저는 그래서 얼굴 앞까지 가서 욕한적도 있어요.
생각하면 지금도 열이 받을 것 같은데,
이것보다 더 한 사건이 한번 있었어요.
저희 집은 꽤 번화가에 있고 안전한 동네에 있어요.
집에 가는 길에 바나 식당들이 있어서 되게 환해요.
하루는 집에 걸어가고 있는데 저 멀리서 어떤 술에취한 백인의 중년 남성이 비틀대면서 걸어오고 있더라구요.
저는 그냥 속으로 '아이고, 술에 많이 취하셨네' 하고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고 있었어요.
근데 저랑 쪼금 가까워지니까
진짜 그..크리피한 미소.
술먹어서 몸도 주체 못하면서 저한테
'헤이베이비~' 하더라구요.
그래서 못들은 척 그냥 앞만 보고 걸었어요.
그랬더니 다시 부르는거에요.
그래서 또 무시하고 제 갈 길 가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저랑 가까워지자마자 제 팔목을 이렇게 자기쪽으로 확 낚아채더니
'왓츄얼네임??'
그러는거에요 이 미이
그 순간에 제가 당황하기도 했지만 너무 화가 났어요. 그 자체가.
정말 너무 무례하고..있을 수 없는 일이..
제가 그래서 걔가 팔을 잡자마자, 걔 팔을 이렇게 잡고 욕을 했어요.
그리고 핸드폰 꺼내서 전화를 걸었어요.
전 진짜 경찰 부를셈이였어요.
어떤 남자가 내 손을 끌어당겨서 위협했다고, 근데 이 사람 총 있는 것 같다고.
그렇게 말해야 경찰이 엄청 빨리 오거든요.
그랬더니 이놈이 막 도망가려 하는거에요.
어딜 그냥 가요, 사과도 없이.
그러니까 그제서야
'it was a joke' 막 그러는거에요.
근데 저는 사과를 들어야겠으니까, 이랬어요.
그러니까 암쏘쏘리~ 하더라구요.
제가 쪼끄맣고, 동양여자이고 하니까 우습게 봤다가 큰코 다친거죠.
만약 환한 대로가 아니었고 사람이 없는 곳이였다면 제가 똑같이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저는 그 순간에 성희롱도 모자라서
제 손목을 낚아채고 무력을 사용했다는 것 자체가 용납을 할 수 없겟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집에와서 펑펑 울었어요. 무섭기도 했고.
막 손발이 덜덜 떨렸어요.
그래도 어떻게 생각하면,
그 놈은 제가 그렇게 소리를 지른 후로
아마 길거리에서 모르는 여자한테 성희롱 하는 걸
안하거나 최소한 덜 할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처럼 이렇게 감정적으로 반응을 하는건
제가 추천을 드리진 않지만, 어쨌든 이런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거.
만약에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는
여러분들이 남성들에게 웃고 땡큐~ 이런 얘길 했을 때
오히려 더욱 더 위험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거.
그놈들은
'어? 내가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좋아하나?'
이럴 수 있거든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더더욱 꼭 한번 어떤 기회로라도
여성들에게, 특히 여행하는 한국인 여성들에게
절대 웃고 지나가는 일이 아니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었거든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정말정말 바라지만, 혹시라도!
외국 여행을 할 때 모르는 남자가 성희롱을 한다!
제가 알려드린 이 표정 절대 잊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