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역시
광산구 우산동
하남 주공 아파트
107동 617호
사글세 남의 집
전전해 드디어
첨으로 생긴 우리 집에
뛸 듯이 기뻐
생 밥에 케첩을
비벼 먹어도
행복해 지겨운
바퀴벌레가 나와도
엄만 늘 보험회사
간식을 챙겨
막둥이만 주니 누나들은
화가 났지
초등학교 입학식 치른 뒤
처음 사귄
친구 집에 가니
친구 엄만 물어
너희 집은 어디니
부모님은 뭐 하시니
내 대답에 환했던 미소는
금세 돌처럼 굳어
문 밖에서 들린 말
저 애랑 놀지 마라
저 동네 사는 애들은
어울리지도 마라
어렸던 나지만
기초생활수급자란
보이지 않는 내 딱지의
의미를 이미 잘 알아
방학식만 되면 나는
숨기 바빴지
내 이름 부를까 봐
나는 숨이 가빴지
선생님의 회초리보다
두려웠던 건
애들의 눈초리 우유
받는 날 보는 것
난 싹 던지고 교실을
뛰쳐나가
엉엉 울었었네 공원
벤치 위에 앉아
작은 키 마른 몸에
허약했던 내가
강해지기 위한 법 난
더 악인이 돼 가
어둠 속을 걸어도
네 탓이 아니야
마지막 끝까지 봐
태양은 널 비춰
세상이 널 버려도
네 탓이 아니야
마지막 끝까지 봐
태양은 널 비춰 널 믿어
광주 광역시
광산구 우산동
하남 주공 아파트
107동 617호
10평도 안 되는 우리
집이 난 싫어
누가 물으면 다른
아파트 이름을 빌려
학원비는 또 밀려 안
나갔지 그 뒤론
그 앞을 지날 땐 누가
볼까 얼굴 가리고
점점 더 내 표정에는
먹구름이 져
두 눈을 가렸네 사방이
어두운 시선
잘 사는 X끼들 세상
모두가 다 X같아
날 태어나게 한 신이
있다면 잘 보란 식
으로 더 막 나가 그
누가 감히 개겨
그 누구던 날 내려 보면
죽일 듯 줘팼어
어느 날 또 내가
부른 싸움판
내 야만 빡 돌아 그전에
미리 가져간
흉기로 친구를 찔러 피로
흥건해진 복도
빨갛게 물들었네
하얗던 교복도
그 일로 실상 난 퇴학
처분에 놓였고
나이 드신 엄만 나대신
무릎을 꿇으셨어
친구의 선처 덕에
유기정학 60일
사회봉사 30일로
소년원은 면했지
그 이후 홀로 집에
있는 동안
매일 같이 난 내 귀에다가
이어폰을 꽂아
세상을 좀먹는 암
덩어리 나였지만
음악 속 그들처럼
다시 꿈을 꿨지 난
어둠 속을 걸어도
네 탓이 아니야
마지막 끝까지 봐
태양은 널 비춰
세상이 널 버려도
네 탓이 아니야
마지막 끝까지 봐
태양은 널 비춰 널 믿어
광주 광역시
광산구 우산동
하남 주공 아파트
107동 617호
그땐 죽을 만큼
싫었는데 이젠 그리워
떠 올려 내 동네
추억들을 그리며
덕분에 난 진짜
친구들을 만났고
없는 자들의 마음
그 아픔을 잘 알아
가족과 내 어머니의
위대함을 알고
이젠 내 고향을 대표해
모두 나를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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