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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336l
이 글은 4년 전 (2020/1/29) 게시물이에요
아무거나 그냥 던져주면 완성은 내가 해볼게 딱 보고 삘받는대로 쓰는데 원하는 분위기 있음 적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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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자1
후회
4년 전
글쓴낭자
돌이켜보면 참 고운 아이였어.
돌아보니 참 행복한 날들이었어.
왜 나는 이제야 돌이켜 돌아본걸까.
후회해.
널 마주하고도 놓쳐버린 나를,
이제서야 난 후회라는 걸 해.

4년 전
낭자2
초코
4년 전
글쓴낭자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
널 입에 담을 때 행복해.
사랑하는 마음이
사랑한다는 말로 채워지지 않을 때,
너와 나만 아는 단어를 말하면 채워진대.
사랑하는 내 사랑아,
초코해.

4년 전
낭자3
두부
4년 전
글쓴낭자
흐린 날이었어, 안개가 가득하게.
추운 계절이었어, 몸이 덜덜 떨리는.
나와 참 잘 어울렸어, 누구도 반기지 않아서.
그럼에도 난,
끔찍함을 끔찍함으로 덮어버린 그 순간을,
후회하지 않아.
내 눈앞에 이렇게,
웃으면서 이렇게,
두부 한 봉지를 들고 이렇게,
내 눈앞에 네가 서있으니까.

4년 전
낭자4
여행
4년 전
글쓴낭자
가지 말라 붙잡아 미안하오.
남아달라 애원하여 미안하오.
온 세상이 시끄러운 기계음으로 가득하던 날,
내 세상이 몸을 덜덜 떨고 피를 토하던 순간,
그제서야 너무 늦게 깨달아서 미안하오.
평생 내 곁에서 고생한 것이 안타까워 그랬소.
이제서야 행복하려는데 보내자니 싫어 그랬소.
그대 먼저 가게 하려니 걱정이 되어 그랬소.
잡은 손을 놓아주기가 차마 힘이들어 그랬소.
가시오,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시오, 나는 걱정하지 말고.
내 손 놓고 훨훨 날아 온 세상을 자유로이 누리시오.
언젠가 그 여행이 지겨워 질 즈음,
다시 내게 와줄 수 있겠소?
놓았던 손 다시 잡고 그 때는, 우리 함께 갑시다.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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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4년 전
글쓴낭자
하늘을 향해 손을 뻗어봐,
팔을 채 다 펴지도 못했어.
땅을 딛고 일어서봐,
다리를 제대로 뻗지도 못해.
숨을 힘껏 들이마셔봐,
꽃향기는 맡아본 적이 없네.
손끝에 감각을 집중해봐,
느껴지는 건 서늘한 유리벽.
나를 보호하는 유리알,
나를 가둬두는 유리알.
깨려면 내리쳐야해, 많이 아프겠지.
깨고나면 다칠지도 몰라, 피가날거야.
그래서 내가 이안에 있어,
그래서 나는 늘 갇혀있어.
이젠 내리쳐야해, 많이 아프더라도.
이젠 깨버려야해, 다쳐 피가 난대도.
나는 하늘로 손뻗고.
나는 땅을 박차고.
나는 향으로 숨쉬고.
나는 세상을 만지고.
그 세상에서 언젠가,
이 지겨운 유리알 속을 그리워도 해보고

4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4년 전
글쓴낭자
항상 웃는 얼굴이었어.
말도 참 예쁘게 하더라.
다정하고 세심한 성격이었어.
하루하루가 행복할 줄만 알았지.
몰랐어, 네가 홀로 운다는건.
몰랐어, 네가 환청을 들을 줄은.
몰랐어, 네가 세상을 싫어했다니.
하루하루가 지옥과도 같았었구나.
미안해, 네가 자살하려는 줄도 모르고.
안녕, 어제도 우리 봤었는데.
안녕, 오늘도 우리 보게됐네.
어제는 손을 크게도 흔들었는데.
오늘은 손이 완전히 뒤틀렸구나.
잘가, 어제는 또 보자고 했는데.
잘가, 이제는 또 볼 수 없겠구나.

4년 전
글쓴낭자
틱.틱.틱.틱.틱.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소리에 맞춰 손가락을 툭툭 떨군다. 제 멋대로 털어대는 다리가 머리에겐 보이지 않는다. 서로를 갈아 부술듯한 이빨들이 턱에겐 느껴지지 않는다. 시선은 고정, 무엇을 보는지는 눈동자조차 모른다. 지나간 것이 몇 분인지 몇 시간인지 가늠할 틈이 없다. 오는게 두려운건지 가는게 무서운건지, 있는게 초조한건지 없는게 조급한건지도 까먹은 것이 또 언제던가.
아아, 그래. 나는 불안한 와중이구나.
그럼 이 불안은 어디서 온걸까.
아아, 그래. 나는 그걸 잊어 불안한 거구나.
그럼 나는, 또 무엇을 잊어 불안한 것인가.

4년 전
낭자6
점점
4년 전
글쓴낭자
차이점, 너와 내가 서로 달랐던 모든 순간.
녹는점, 너에게 내가 스며들었던 순간.
출발점, 너와 내가 우리가 되던 순간.
공통점, 우리가 서로 같아지던 모든 순간,
끓는점, 우리가 함께 불타오르던 순간.
교차점, 마주쳤던 우리가 갈라지던 순간.
낙제점, 네가 나에게 건넨 마지막 한 마디.
점으로 시작해 점으로 끝낸,
우리의 감상,
점점.

4년 전
낭자7
비행기
4년 전
글쓴낭자
비행기가 날아, 사람들이 소리를 질러.
비행기가 날아, 어서 집으로 돌아가야해.
비행기가 날아, 절대로 불을 밝혀선 안돼.
비행기가 날아, 잔뜩 웅크린채 귀를 막아야해.
비행기가 날아, 포근하던 마을이 푸욱 가라앉아.
비행기가 날아, 미처 숨지 못한 사람들도 날아.
비행기가 날아, 비행기가 날아, 비행기가 날아.
공포를 몰고와 죽음을 남기려, 비행기가 날아.

4년 전
낭자8
복도
4년 전
글쓴낭자
사랑하는 아가, 우리가 이어진 건 너를 위함이란다.
네가 우리를 찾아온 걸 알고 우린 엎드려 기도했어.
신께 감사인사를 올리고 네가 건강하길 기도했단다.
갓 태어난 너를 침대에 뉘여놓고 내려볼때면,
우리는 늘 다투고는 했단다.
네가 누구를 더 닮았나 하는 이야기는 질리지도 않더구나.
우리는 네 행복을 향해 우리의 모든 걸 연결했단다.
네가 덥지도, 춥지도, 젖지도, 아프지도 않기를 바랐거든.
아가, 우리가 네 시작이 되어줄게.
너에게 끝이 다가오는 그 순간까지도 네가 온전하도록,
우리가 시작이 되어 끝을 향해 모든 것을 연결할게.
그러니 사랑하는 아가,
너는 그저 그 안전한 복도를 편히 걷기만 하면 된단다.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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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4년 전
글쓴낭자
자그맣고 어여쁜 나의 고양이.
보드라운 털과 달리 까탈스러운 성미를 가진,
건방지고 사랑스러운 나의 주인님.
무엇이 먹고 싶은가요? 참치캔을 사드릴게요.
무엇이 가지고 싶나요? 캣타워를 사놓을게요.
무엇이 하고 싶은가요? 소원대로 해드릴게요.
혼자 남는게 싫었나요? 이제는 꼭 함께할게요.
텅텅 빈 집이 싫었나요? 앞으로는 안비울게요.
잠이 많이 부족했나요? 자지말고 날 좀 봐줘요.
오늘 많이 피곤했나요? 이제 그만 일어나줘요.
내가 미워 장난친거죠? 나 이미 너무 놀랐어요.
벌써 다리를 건넜나요? 다시 우리가 만나길 바라요.
잘가요, 기다리기엔 너무 긴 시간일테니.
날 잊지만 말고 행복하게 지내요, 훗날 내가 찾아갈게요.
고마웠고 미안했고 사랑했어요.
작지만 어여쁘고 건방져도 사랑스러운,
내 하나뿐인 고양이 주인님.

4년 전
낭자10
감기
4년 전
글쓴낭자
머리가 아프댔는데 참으라고 말했어.
콧물이 나는 것 쯤은 별 것 아니라고.
목이 쩍쩍 갈라지는걸 보고도 괜찮다했어.
몸이 불덩이인데 여상히 넘겼어.
그냥 감기일거라고.
대충 약 먹으면 낫겠지 신경도 안썼어.
그러게 잘 좀 챙겨입지 잔소리만 했어.
이삼일 지나도 안나으면 그때 병원가자 그랬어.
그래봤자 감기일테니.
아프다고 할 때 들쳐업고 병원부터 갈걸.
약 먹고도 안나았을때 신경을 더 쓸걸.
힘들어 낑낑대는 애한테 잔소리나 하지말걸.
마지막 순간에 울지만 말고 사랑한다 말해줄걸.
고작 감기가지고 그런다고, 그 소리는 하지 말걸...

4년 전
낭자11
수중
4년 전
글쓴낭자
"나으리, 연등은 어떠세요? 아니면 그냥 연을 날릴까요?"


맑게 웃는 얼굴로 묻는 여인을 보며 사내는 퍽 난감한 얼굴이 되었다. 분명 소매 안쪽에 잘 넣어두었는데 돈주머니가 통채로 사라진 탓이었다. 간신히 날을 잡아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마련했건만 하필 이렇게 되었으니 못난 저가 밉기만 할 따름이었다.


"이런 것은 아니좋으세요? 혹...제가 귀찮게 굴었나요?"


"아니오, 그게 아니라...!"


망했다. 무엇이든 다 해주겠다 큰 소리를 쳤는데 이제와 수중에 돈 한 푼이 없다하면 저를 얼마나 한심한 사내로 여길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 탓이었다.


"아니라...? 어찌 그러시는데요, 말하기가 곤란하셔요?"


"그...돈을...잃어버렸소. 미안하오, 기껏 불러내놓고 수중에 돈 한 푼 없는 한심한 꼴이라니..."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어 고개를 떨군채 눈을 질끈 감고 있는데, 앞에서 쿡쿡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왜 웃는겐가 불안하던 찰나에 귓가에서 짤랑-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슬쩍 눈을 떠 옆을보니, 희고 고운 손에 쥐여진 익숙한 돈주머니가 눈에 들어왔다.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눈이 동그래져 고개를 훅 들어올린 사내의 눈 앞에, 짓궃은 강아지마냥 웃어보이는 여인의 얼굴이 보였다.


"어느 샌님이 흘리셨나 하였더니, 그 샌님이 내 님이네요."


"그, 그게 어찌.., 어찌 된 거요...?"


당황을 숨기지 못하는 사내의 손에 돈주머니를 꼭 쥐여주고는 흐음, 콧소리를 내며 마치 옛날옛적 구전 전하듯 익살스런 어조로 여인이 답했다.


"금붕어 낚시하던 수조 수중에 퐁당-돈주머니 빠진 줄도 모르고서, 수중에 돈 한 푼 없어 미안하다는 어느 샌님이 글쎄! 제 서방 될 사내였다, 하는 이야기지요."


능글맞게 씨익 웃어보이는 법은 어디에서 배워온 것인지, 더는 이 여인을 이리 둘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혼인을, 더 서둘러야겠다.


"그런 한 사내가 수중에 돈 좀 쥐었다고 어여쁜 낭자께 수작질을 하려는데, 이놈 얕은 수에 넘어와 주시려오?"


연등도, 연도 날리지 못한 연인이건만. 어쩐지 밤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연등을 죄다 저희들 것으로 만들어버린 한 쌍이었다.

4년 전
낭자12
아쉬움
4년 전
글쓴낭자
네가 보였다.
우는 얼굴 위로 뚝뚝, 피가 흘러내렸다.
고작 그것이, 이토록 아름다울 일이던가.
그 다음은 걱정이었다.
혹시라도 저 피가 너의 것이면 어쩌지.
그럴리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혹여나 그럴까봐 겁이났다.
아아, 이럴 줄 알았으면 사랑한다 말이나 실컷 할것을.
다시는 널 볼 수 없다 생각하니,
여기저기 찢겨지고 잘린 사지보다 마음이 더 아렸다.
이렇게 짙은 아쉬움이 될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비굴하게라도 빌어 살아볼 것을.

4년 전
낭자13
아픔
4년 전
글쓴낭자
"저이는 왜 달을 보며 저리 우는 거요? 누가 죽었소?"


"저이의 속사정이야 누가 알겠습니까? 허나 저라면 반가워 우는 것일 겁니다."


"달이 반가우면 웃을 일이지, 울 것은 또 무어람."


"달을 보니 달을 닮은 그리움이 떠오른 것이겠지요. 그리움 따라 지나간 기억이, 소중했던 추억이, 애틋했던 사랑이 그려지니 반갑겠지요. 또한 그것들이 새삼 반가우리만치 그려보지 않았던 자신이, 아픔이 되어 흐르는게지요."


"결국, 못난 저가 부끄러워 우는 게로군."


"하는 수 없지요. 인간이란 결국 돌고 돌아서 자신에게로 향하는 생을 짊어진 존재니까요."

4년 전
낭자14
낭만
4년 전
글쓴낭자
다양한 순간들이 하나의 영원은 아니겠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결국 너 하나만 이뤄주기를.
나에게 낭만이란,
오직 너 하나인 것이었다.

4년 전
낭자15
애원
4년 전
글쓴낭자
"나도 노력 했어, 지금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들은 수천 수만이 죽어가고 있고, 죽었어. 내가 뭘 더 어떡할까? 인간들 세상에 개입이라도 할까? 조작이라도 해서 거지가 된 인간들 전부 부자로 만들면 만족하겠어? 아니, 그럼 또 다른 인간들이 날 원망하겠지, 왜 자기한테는 안그래주냐고!!"


분노하는 신을 보면서도 소녀는 떨지 않았다. 소녀의 생각에 지금의 세상은, 방금 스쳐간 죽음은 불합리한 것이었다. 누구보다 착해서 누구보다 힘들게 살아온 이가 너무나도 허무하게 죽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고 여긴 탓이었다.


"그렇지만...힘들게, 착하게 살아온 인간들에게 작은 보상정도는 해줘도 되잖아요."


작은 보상,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소녀는 몰랐을 것이다. 신조차 알 수 없는 것을 한낱 인간 소녀가 어찌 알 수가 있을까. 그 무지함이 신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 뿐이었다.


"작은 보상? 하,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 그 보상 하나로 바뀌는 건 그 인간의 인생만이 아니야. 그리고 난 그 모든 일들을 보고 듣고 겪고 해결해야해!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


소녀가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러나 그것이 신의 말에 수긍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러한 이유로, 소녀는 다시 한 번 무지함을 드러내야 했다.


"그래도 그렇게 죽는 건 아니잖아요, 너무 가혹하다구요!"


"그가 그렇게 죽지 않았으면 다른 사람이 죽어야했어!!"


신의 분노가 마침내 정점을 찍었다. 그가 죽는 것은 불공평하고 다른 이가 죽는 것은 공평하냐는 신의 질문에, 소녀는 답할 수 없었다. 소녀가 입을 다문 사이, 신은 화를 조금 가라앉히고 말을 이었다.


"운명이란 그런거야, 죽을 사람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누군가 죽을거라는 건 정해져있어. 그러니 그 운명이 처음 찾아간 이가 죽는 게 그나마 다른 희생을 막는 길이야. 인간들은 결국 죽어! 그는 지금 죽어도 천국으로 오를 수 있지만, 대신 죽어야했을 다른 사람은 아니었어. 죄지은 이들에게 긴 수명을 주는 건, 부디 그 죄를 살아서 뉘우치라는 거야. 사후는 영원불멸하고 그 길을 벗어나는 기준은 까다로우니까."


친절한 설명에도 소녀는 아직 납득할 수 없었다. 그래도 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소녀를 납득시키기엔 설명이 아직 부족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죄인의 면죄를 위해 선인의 죽음을 방관하는 건가요?"


신의 가장 중요한 일이 방관이라는 것을 소녀는 알까. 이리도 무지한 소녀를 상대로 열을 낸 것이 우스워, 신은 어느새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


"운명은 가장 먼저 둘 중에 하나를 찾아가. 당장 죽어도 천국에 오를 사람과...무슨 짓을 한들 지옥을 겪을 사람. 이번엔 전자였고, 그는 가난하고 괴로운 삶의 연속이었어. 더 살았던들 지금 천국에 오르는 것보다 행복했을 것 같아? 아니, 난 선택이 달라진 뒤의 삶들도 얼마든지 볼 수 있어. 대부분 항상 괴롭고, 결국엔 죄악의 길로 빠지지. 지금 죽어서 오른 영원한 천국을, 고작 몇 십년 뒤에 죽는 바람에 누리지 못하게 되는 게 네가 원하는 보상이야? 그래? 그들도 그걸 바랄까?"


"그건...그래도...!"


여전히 미련이 남은 소녀를 보며, 신은 그저 허-하고 웃어버렸다. 참으로 인간다운 아이라 생각이 들었던 탓이었다. 어쩔 수 없겠지, 인간을 그리 창조한 것은 결국 자신이었으니.


"인간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다만, 내게도 그걸 강요할 수는 없어. 넌 고작 인간 하나라 실수해도 너 하나 망가지면 끝이지만, 난 하나뿐인 신이라 실수하면 모든게 끝장이야. 고작 몇 십 년짜리 주제에 누구 앞에서 훈계질이야?"


아마도 소녀는 평생 모를 것이다. 힘들거나 괴롭거나 아프거나 위험한 순간에 신에게 애원하는 인간들을 지켜보면서, 인간들의 수많은 선택을 바라보면서 하루에도 수만 수억 번을 기로에 서야하는 신에게는, 도와달라 애원할 신이 없다는 것을.

4년 전
낭자16
간절
4년 전
글쓴낭자
처절하게 흘러내리는 분노와 고통을 마주하고서도 여인은 여전히 고고하고 아름다웠다. 나의 간절함을 다 안다는 듯, 그러나 그 뿐이라는 듯 조소를 머금고 여인은 나를 마주했다. 여인의 손에 들린 작고 얇은 책이 달빛을 따라 사르르 흘렀다. 어느 순간에 이르러 그것이 활짝 열렸을 때, 여인은 그것을 가리키며 꿀처럼 달콤한 목소리로 읽어내려갔다.


"당신의 불행이 드러나
나의 평온이 무너진다면


나는 당신 위에 흙을 뿌려
덮여진 불행 위에 나의 평온을 쌓고


나는 당신 위에 바위를 올려
억눌린 불행 위에 나의 평온을 쌓고


나는 당신 앞에 벽을 세워
가로막힌 불행 너머 나의 평온을 쌓아


당신의 불행이 영원토록 그렇게
덮여지고 억눌리고 가로막혀 그렇게
세상 밖에 그림자조차 내뱉지 못하도록


나는 그렇게 당신의 불행 위에
나는 그렇게 나의 평온을 위해"


참으로 평온한 밤이다.
그대들이 밟고 선 나의 불행으로.
참으로 평탄한 날이다.
그대들이 억누른 나의 고통으로.

4년 전
낭자17
🌸 고마워 잘 간직할게 쓰나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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