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한창 대학 준비하느라 바쁠 때 노는 게 남는 거야 시전하면서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놀기만 했던 닝은 열아홉이 되고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때가 되서야 제대로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 먹게 돼. 그래서 친구에게 공부 잘 하는 애 좀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할 거야. 친구는 이제서야 철이 들었냐며 조금 잔소리 하더니 아는 후배가 있다며 걔만 괜찮다면 소개시켜 주겠다고 했어. 다 완벽했지. 이제 정말 공부 열심히 해야지! 다짐도 했고. 문제집 같은 것도 사봤고. 다 좋았어. 닝이 친구가 소개시켜 준 사람이 아카아시라는 걸 알기 전까진... 평소 배구부 경기를 거의 빠짐없이 보던 닝인데 그 이유가 아카아시를 보기 위해서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거든. 닝은 그 아카아시가 바로 앞에서 문학 문제를 읽고 있는 게 꿈같았어. 실감이 잘 안 나서 멍 때리기 일수였지. 잘생긴 얼굴, 문학과 어울리는 목소리... 잘생긴 얼굴... 속으로 이런 생각이나 하면서 말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얼굴을 보며 넋 나간듯 멍하니 보는 닝에 아카아시는 책상을 검지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어. "닝상." "어... 어?" "집중 안 하고 뭐 하십니까?" 그제서야 헤벌레 하고 있었을 자신의 모습이 생각나 닝은 호다닥 정신을 차리고 미안, 미안! 집중할게! 하고 얼굴 빨개진채로 문제집만 뚫어져라 쳐다봤어. 아카아시의 얼굴은 보지 않은 닝은 모를 거야. 아카아시가 그런 자신을 보며 귀엽다는 듯 살풋 웃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