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힘들어서 상대방한테 먼저 그만하라고 말해달라 그랬어 연락도 그만 하자 그랬고 나름 홀가분 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근데 이제 내 세상에는 그 사람이 없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다 항상 시계를 보면 그 사람 사는 곳의 시간을 생각했던 것도 다른 일 하다가 휴대폰을 보기 전 그 사람 연락이 왔을까 하고 설레여 했던 것도 늦은 새벽에 쏟아지는 잠 참아가며 통화했던 것도 통신이 좋지 않아서 전화가 잘 안 터질 때 답답해 하면서 "여보세요? 안 들려요? 또 네트워크가 말썽이네" 하며 한숨 지었던 것도 술 마시고 나서 내가 노래 불러달라고 하면 '싫다 싫다 자기 음치다' 하면서도 불러 주던 노래들 요구르트만 보면 그 사람 생각이 나던 것도 마지막으로 봤던 상처 2개가 잘 아물었을지 궁금해 하면서도 매번 까먹어 묻지 못한 것도 내가 무슨 말만 하면 "돼지라 그래요..." 했던 것도 그 사람이 날 힘들게 할 때마다 '미웠어 나빴어' 하면서도 좋아했던 것도 이제는 전부다 내가 하면 안되고 들을 수도 없고 할 수 없는 일들이 되어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