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연하닝X시라부 - 인스티즈(instiz) 만화/애니 카테고리

UMI - LOVE AFFAIR 들으면서 씀

1. 닝이 연하일 때

시라부 2학년, 닝 1학년일 때 둘은 처음 만났음. 닝은 시라토리자와 배구부원 중 모브 A의 여동생임. 모브 A는 그렇게 잘생긴 편은 아닌데 닝이 유전자 몰빵일 정도로 진짜 예쁨. 모브 A는 키를 가져갔고 닝은 외모를 가져간 케이스. 약간 여자 오이카와라고 생각하면 될 듯. 그런데 닝의 오빠가 항상 시라부에게 밀려서 세터를 못 나가는 거임. 오빠도 분명 잘 하지만 시라부가 탄지군의 입맛에 맞기 때문이라는 걸 닝은 모름. 약간 닝의 오빠는 세미 같은 타입. 그래서 닝은 시라부를 원망하는데 막상 닝의 오빠는 시라부와 친한 친구임. 시라부는 A에게 여동생이 있다는 사실도 알고 그 여동생이랑 같은 학교라는 것도 알지만 한 번도 본 적은 없음. 시라부는 언제나 쉬는시간에 엎드려서 자고, 점심시간은 1학년이랑 2학년이 아예 다르기 때문. 접점이라곤 닝의 오빠밖에 없던 이 둘의 사이가 변한 건 우시지마와 텐도, 세미가 졸업한 후. 시라부가 3학년이 되고 닝이 2학년이 되었을 때임. 닝의 오빠가 다리를 다치게 된 것. 그런데 그 소문이 조금 와전 되어서 엄청 크게 다쳤다고 소문이 났음. 물론 크게 다친 건 맞았음. (전치 4주)핸드폰은 학교에 내니까 닝은 소문의 진위 여부를 오빠한테 물어볼 수도 없었고. 그래서 일단 급하게 오빠 반으로 찾아갔는데 시라부만 있는 거지. 시라부는 닝의 얼굴을 모르지만 닝은 시라부 얼굴을 알기 때문에 닝이 대뜸 자고 있는 시라부를 깨웠음.

"저기 선배, A 어디 갔어요?"

"A선배겠지."

"네?"

"명찰 보니 2학년인데 그렇게 선배 이름 마음대로 부르는 건 아니지 않나."

"네?(뭐래우리오빤데)"

"A가 어디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그리고 너 나 알아? 아는 척 하지 마."

싸가1지 없는 시라부는 일단 체육계이기 때문에 선배 호칭에 예민한 쪽임. (이거 때문에 나중에 켄마랑 싸워도 일듯) 시라부 입장에서는 알지도 못하는 애가 자기 친구이름 막 부르면서 어디 갔냐고 물어보질 않나, 게다가 자기랑 아는 사이도 아닌데 자는 도중에 누가 깨웠으니 기분 나쁠만도 하지만 일단 닝은 시라부의 태도에 어이가 없었음. 어이가 털린 채로 3학년 반을 나왔는데 생각해보니 시라부는 자기 얼굴을 모르겠구나 싶은 거. 닝은 오빠 프로필 사진에도 종종 시라부가 올라 왔고, 워낙 오빠랑 사이가 좋아서 경기도 자주 보러 갔었기 때문에(대신 오빠가 우리 닝~~!! 하면서 반기는 게 토나와서 오빠가 자기 알아보기 전에 집 감) 시라부 얼굴을 알고 있었는데 오빠는 워낙 자기를 친구들한테 소개시켜주질 않으니 시라부도 자기를 모르겠다 싶었음.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빠 염좌 나을 때까지만 좀 놀려볼까? 오빠는 아파서 훈련도 못하는데 시라부만 너무 일방적으로 훈련하면 안 그래도 있는 격차 더 있을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한 닝은 시라부를 방해하기로 결심함. 이러나 저러나 해도 오빠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언제나 배구부에이스였고 자기의 우상이자 자랑거리였으니.

"시라부 선배 안녕하세요."

"너 누군데."

"저요? 저 선배 좋아하는 애인데요."

"...?"

닝이 생각해 낸 방법은 무턱대고 들이대기였음. 왜냐면 자기 오빠도 중학교 3학년 때 어떤 여자애가 좋다고 따라다녔었는데 그 때 그 여자애 생각하느라 훈련이랑 공부에도 집중 못하고 결국 배구 때려친다고까지 했었거든. 근데 그 때 그 여자애랑 닝이랑 싸우는 바람에 닝 편 들어준다고 그 여자애랑 싸움. 그리고 정신 차리고 다시 배구의 길로 갔음. 그 때 오빠가 닝한테 한 말은 이거였음. 나도 걔한테 그렇게 마음 있는 건 아니었는데 그냥 누가 나 좋다니까... 나도 모르게 눈이 가던데?

시라부가 로봇도 아닐텐데 무작정 자기 좋다고 하는 여자애가 싫지는 않겠지. 닝은 그리고 자기 외모에 자신 없는 편도 아니었음. 남자친구도 사귀어봤었고 매번 화이트데이 때 사탕도 받는 인기녀였음 ^^ (((강조 : 여자 오이카와))

닝은 오빠가 없는 틈을 타 시라부에게 접근 함. 닝의 오빠하고만 친했던 시라부는 밥을 혼자 먹게 되었는데, 마침 2학년 3학년은 밥 먹는 시간이 같아서 닝과 시라부가 매번 부딪혔음. 그래서 혼자 밥 먹는 시라부 앞에 닝이 앉아서 같이 밥 먹음.

"콩자반 진짜 맛있는데 왜 안 먹어요?"

"..."

"콩 안 먹으면 키 안 크는데."

"하, 좀 가라."

"그래도 저는 키 상관 안 해요! 그냥 선배가 좋아요."

"...야, 너 진짜!"

콩 싫어하는 라부 그 날 콩자반 노려보면서 심장 콩닥이는 거 느꼈겠지. 이건 다 내가 콩을 너무 싫어해서 심장이 뛰는 거다...라고 자기 최면 걸기는 하는데. 이미 시라부 시선은 선배가 좋다며 활짝 보조개 드러내며 웃는 닝한테 향해있음. 닝도 처음엔 진심 아니었지만 점점 라부의 매력에 빠질듯. 항상 쉬는 시간에 놀러가면 책상 위로 보이는 빼곡한 필기라든가, 얼마나 만져댔는지 표면이 다 닳아 있는 시라부 전용 배구공. 어느 새 자기도 진심이 되어 있는 닝이었음. 그런데 오히려 진심이 되니까 시라부한테 평소처럼 못 대하겠는 거.

예전 같았으면 바나나 우유랑 초코 우유 들고 급식실에서 교실 가는 길에 쫓아가면서

"선배 초코 우유 좋아해요?"

"어."

"바나나 우유는요?"

"좋아해."

"저도 좋아해요?"

"어."

시라부한테 이런 대답 받아내고 시라부 당황하는 표정 보면서 깔깔 웃었는데, 이제는 시라부가 당황하면 자기도 모르게 당황하는 거. 그리고 얼굴 붉어지고. 결국 초코 우유랑 바나나 우유 다 시라부 품에 안겨주고 자기네 반으로 올라가겠지. 사실 초코랑 바나나 우유 다 안 좋아 하는 시라부 한숨 쉬면서 일단 마이 주머니 양 쪽에 넣을 거다. 빵빵해진 주머니 보고 의아해하는 고 배구부 끝나고 주머니 털어가면 개패듯 패고. 집 가서 자기 전에 코 막고 다 먹는 시라부 주세요.

그런데 이제 닝 오빠가 학교 등교하게 됐음. 오빠가 보는 앞에서 시라부한테 플러팅 하면 오빠가 난리 피울 거 알기 때문에 닝은 이제 시라부 반에 올라가지 않음. 같이 급식 먹지도 않음. 원래 닝은 도시락 파였으니까 옥상에서 친구들이랑 도시락 나눠 먹음. 이틀까지는 시라부도 무슨 바쁜 일이 있나하고 넘어갔는데 셋째 날 되자마자 닝 찾기 시작하겠지. 급식실 들어가자마자 고개 휙휙 돌리는 시라부 때문에 A는 놀라고. 나 부축해준다며 시라부ㅜㅜ! 울먹이는 A두고 시라부는 결국 밖으로 나간다. 원래 절대 안 굶는데 이 날은 닝 찾으려고 전교 다 돌아다닐듯. 돌아다니면서 깨닫겠지. 나는 얘에 대해서 하나도 아는 게 없네. 닝 반도 모르고, 심지어 닝 이름만 알고 성은 모름. 들킬까봐 닝이 시라부한테 자기 이름만 알려준 것도 있지만 시라부가 애초에 물어보질 않았음.

결국 땀 범벅이 되고 옥상까지 올라 온 시라부는 옥상문 틈 사이로 닝의 목소리를 듣게 됨.

"닝, 그래서 시라부 선배 꼬시기는 포기 한 거야?"

"아, 뭐...꼬시고 말고 할 게 어딨겠어. 어차피 그 선배는 나 평생 안 좋아 할 걸."

"야, 니가 그렇게 말하면 우리가 어떻게 돼? 처음엔 너도 니가 꼬시면 안 넘어 올 남자 없다며?"

"뭐 그랬었지...(창피)."

"하긴, 너네 오빠 배구부 복귀도 했겠다. 이젠 그 선배 주의 끌 필요도 없어졌지 뭐. 어차피 너 너네 오빠 복귀할 때까지만 시라부 선배한테 찝쩍대는 거 아니였어?"

"너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맞으면서 뭘~~!!"

닝과 닝 친구들이 하는 말을 듣고 라부는 충격에 빠지겠지. 저 얘기 뒤로도 닝의 오빠가 자기 친구였다는 점과, 그 친구를 누르고 세터를 하는 자신을 원망했었다는 닝의 말이 들려옴. 라부는 결국 닝을 만나지 않고 돌아가려고 함. 그런데 그 과정에서 옥상문이 덜컥거리는 소리가 남. 닝은 느낌이 쎄해서 바로 옥상문을 열었음. 그리고 보이는 처참한 표정의 시라부. 닝은 당황해서 말도 못하겠지. 시라부는 멍한 얼굴로 닝을 바라보다 아무 말 없이 뒤돌겠지. 닝은 자기도 모르게 시라부 옷자락을 붙잡는데 라부가 바로 그 손을 쳐냄.

"만지지 마."

"선배, 다 들었어요?"

"뭘."

"그러니까...그..."

"니가 A를 주전 세터로 만들고 싶어서 일부러 나한테 접근한 거?"

"..."

"네가 나한테 마음 있는 척하고 나한테 접근한 거 말하는 거야?"

"선배, 오해...!"

"오해? 무슨 오해. 네 입으로 그럼 그 오해 풀어 봐. 여태 접점도 없었던 네가 갑자기 나 좋다고 할 때부터 이상했어. 게다가 A가 복귀 하자마자 나한테서 발 끊은 것도 너무 의도가 투명하지."

"죄송해요. 그 부분은 제가 할 말이 없어요. 입이 열 개라도 정말... 근데 저 선배한테 진심 아닌 거 아닌데. 진짠데..."

"이제 네 말은 다 못 믿겠다. 앞으로 내 눈 앞에 나타나지 마."

그렇게 닝과 라부는 허무하게 헤어짐. 연인 사이의 헤어짐이었다면 좋았겠지만 아무 것도 아닌 사이에서 헤어지니 닝이 먼저 연락 할 수단 자체도 없었음. 차라리 전남친이었음 전화번호라도 있지... 제대로 사과라도 하고 싶은데 A의 말을 듣자하니 요즘 시라부가 만나는 여자가 있는 것 같다고 했음. 그런 상황에서 연락을 했다간 오히려 더 악화될 것 같아서 아무 말도 못한 채로 졸업시즌이 왔음. 아직도 닝은 라부를 좋아하니까 오빠 핑계를 대서 졸업식을 갔음. 안 그래도 예쁜 닝 그 날따라 엄청 예쁘게 꾸미고 와서 졸업생들은 물론 졸업생 친구들 형제들 다들 닝 근처 기웃거림. 닝 오빠는 닝 많이 아끼니까 괜히 틱틱대면서 옆에 있었는데 배구부 후배들이 부르는 바람에 잠깐 떨어지게 됨.

"난 괜찮으니까 가."

"아 진짜, 불안한데. 이 밤고구마같이 생긴 애가 뭐가 좋다고 다들..."

"뭐요?"

"아냐아냐. 아, 저기 내 친구 있다. 잠깐 쟤랑 있어."

"응? 누구..."

그리고 닝 오빠가 데려온 건 바로 라부. 머리에 학사모가 굉장히 잘 어울리는 라부가 삐딱한 얼굴로 닝을 바라보고 있었음. 닝은 얼굴 새파랗게 질려서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는데 닝 오빠는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라부에게 말하겠지.

"야, 얘 내 동생. 넌 처음 보지? 얘가 보다시피 밤고구마같이 생겼는데 인기가 많아요. 이상한 새끼들이 이상한 짓 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 잠깐만 너한테 맡긴다. 난 2군 후배 애들이랑 잠깐 사진 찍고 올게!"

"어, 갔다 와라."

라부는 1군이었기 때문에 2군 애들이랑은 교류가 거의 없었고 특히 후배들은 라부를 무서워 했기 때문에 라부도 어차피 혼자 있어야 했음. 고시키는 이미 아침에 첫번째로 사진 찍었고, 우시지마랑 텐도랑 세미는 오늘 저녁에 모이기로 했음.

"저, 선배."

"..."

말 없이 라부가 닝 내려다보겠지. 닝은 차마 라부 눈도 못 마주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함.

"졸업 축하드려요. 앞으로 만날 일은 없겠지만, 그, 선배는 오히려 좋아하시겠지만. 저는 그래도 많이 섭섭해요. 제가 잘못한 게 많아서 차마 졸업 후에도 보자는 말은 못하겠는데. 그래도, 저는 지나가다라도 봤으면 좋겠어요."

"..."

"하하, 우습죠? 그냥 잊어주세요."

"어."

"...그, 좋아하는 사람 생겼다고. 오빠한테 들었어요. 오빠는 선배 얘기를 엄청 많이 하거든요. 자기가 엄청 좋아하는 친구라면서."

"...알아."

"아, 그것도 감사하다고 하려고 했는데. 저 때문에 오빠랑 사이가 멀어지면 어쩌나 싶었거든요. 역시 선배는 대인배시네요. 오빠한테 말도 아예 안 꺼내신 것 같던데."

"어. 말 안 했어."

"그, 제가 하려던 말은. 좋아하는 분이랑 잘 되길 바란다고요. 어차피 저보다 선배 좋아하는 사람 찾기는 힘들겠지만 말이에요."

닝이 억지로 웃으며 이렇게 말하자 라부는 한숨 쉼. 닝은 괜히 움찔하고 다시 죄송하다는 말 꺼내겠지. 그런 닝 말 끊고 라부가 닝에게 말함.

"좋아하는 사람이랑 잘 될 일 없어."

"...왜요?"

"...몰라."

좋아하는 사람이랑 잘 될 일 없다는 말에 닝은 기뻐했지만 이유 궁금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음.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애매한 '모른다.' 라는 말 뿐.

그 때 강당의 열린 창문 사이로 센 겨울 바람이 들어오고, 시라부의 학사모가 삐뚤어짐. 닝은 일단 시라부가 좋아하는 사람과 쌍방이 아니라는 거에 기뻐서 활짝 웃으며 라부의 학사모를 고쳐줌. 살짝 까치발 들고, 검정색 블라우스의 넥부분이 살짝 드러나며 쇄골이 보였음. 라부는 잠깐 드러난 닝의 쇄골, 하얀 목을 바라보다 귀를 붉히고 홱 돌아서겠지. 마침 그 타이밍에 닝 오빠가 늦게 참석한 부모님을 데리고 오고. 라부와 닝 오빠는 졸업식을 하러 가버림. 그리고 졸업식의 막바지, 다들 학사모를 위로 던지는 퍼포먼스를 하는데 유일하게 라부만 그걸 안 던짐. 그냥 소중하다는 듯 학사모 품에 안고 집으로 가겠지. (시라토리자와는 부자학교이기 때문에 학사모랑 졸업 가운 정도는 다 준다.)

그리고 2년이 지났음.

너무 길어진당,,, 대학에서 (재수한) 새내기 닝이랑 같은 학과 선배 시라부가 재회하는 거까지 써야 후회 만땅 시라부인데 ㅠㅠ 좀만 기다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