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의 바다는 퍽 다정했었지. 맞는 말이다. 바다는 예민한 감각을 무디게 하고, 생각을 멈추고 시간을 느리게 하는 곳이 되었다. 침잠하는 의식 속에서 불현듯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때로는 오늘의 기억을 흘려보내기도 하는 곳. 흘러가면 흘러가는 대로, 부딪치면 부딪치는 대로, 밀려가면 밀려가는 대로. 그 날 내가 느꼈던 다정한 편안함은 여전히 머릿속에서 조금씩 밀려와 찰랑인다. 나는 위로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될 때까지 모든 겨울에 바다를 찾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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