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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097l 12
이 글은 3년 전 (2020/5/27)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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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집 : https://www.instiz.net/name/36513860?category=3 

 

[드림] 🏐 버려진 신사의 신령 닝 X 마지막 참배자 아카아시 | 인스티즈 

 


 

"77개의 계단을 올라가면, 버려진 신사가 하나 있어-. 거기 가 보는 건 어때?" 


 

그 말을 듣고, 곧장 배낭을 챙겨메고는 길을 떠나왔다. 한 손에는 너무나 많이 펼쳐봐서 닳아버린 꼬깃한 지도가 있었다. 


 

" 여기가, 77 계단인가." 


 

앞에 주욱 위로 늘어선 수많은 돌계단에 잠시 숨을 깊게 들이 마시었다가 그대로 내뱉었다. 뭐, 이쯤이야. 

배구를 했던 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웬만한 체력이 아니고서야 이 계단을 올라올 순 없겠네. 

그래서, 버려진 건가 이 신사? 


 

가뿐 숨을 마시며 마주한 신사는... 생각보다 덜 스산한 분위기였다. 

해가 지는 각도에 따라 들어선 노을빛을 품고있는 신사는 오히려, 


 

" 예쁘네, 생각보다." 


 

곧장 발걸음을 옮겨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저장되는 우물가에 서 더러워진 손과, 얼굴을 헹궜다. 

아무리 그래도, 신사니까 예는 지켜야지. 

손수건에 대충 물기를 닦으며 향한 배전은 누군가의 손길이 닿은지 꽤나 오래 지난 듯 했다. 

조용히 손을 모아 눈을 감고, 온 정신을 집중하여 마음 속 담아온 바람을 속으로 빌어봤다. 

찬찬히 두 눈을 뜨니, 꽤나 어두워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여우? 아, 아니 여자아이?" 


 

털에 잔뜩 잎사귀를 붙이고, 바닥에 널부러져 새근새근 숨을 쉬던 작은 여우가 퐁! 하는 소리와 동시에 

눈을 잔뜩 비비며 하품하는 여자아이로 변해있었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던 내게 그 정체 모를 아이가 입을 열었다. 


 

" 으음, 너야? 이걸 고맙다고 해야하나, 혼을 내야하나... 뭐!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고맙네 인간!" 

"...누구, 누구길래..." 

" 으응? 나? 아아, 이런... 신령 체면이 말이 아니네."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머리카락에 붙은 잎사귀를 떼던 여자아이는 싱긋 웃더니 이렇게 말했다. 


 

" 나 여기 신령! 닝이라고 하네, 인간의 아이야!" 


 

신령...? 

버려진 줄만 알았던 77계 신사에서, 신령을 만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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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내 몫으로 챙겨온 주먹밥을 야금야금 잘도 베어먹는 그 동그란 뒷통수를 쳐다봤다. 그러자 자신을 신령이라 칭한 그 아이가, 아니 닝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내게 물었다.

“ 왜 그렇게 보는 것이지, 인간? 신령이 주먹밥 먹는 걸 처음 보는 건가?”
“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진짜 신령님이 맞으십니까?”
“ 헤에? 지금 날 의심하는 건가? 아아, 이 모습이면 그래 나도 안 믿기겠다만은...”

그 작은 귀를 축 내리며 꽤 시무룩한 모습의 신령이었다.

“ 그보다, 왜 그런 모습을 하고 계신 겁니까?”
“ 뭐... 자네도 알다시피 여긴 버려진 신사, 그 누구도 더이상 나를 찾아주지 않으면 기력이 다 떨어질 수밖에-.”
“ 그럼, 원래는 그런 모습이 아니십니까?”
“ 그럼! 자네 내 원래 모습을 본다면 깜짝 놀라 뒤로 넘어갈지도 모르지!”

3년 전
닝겐1
!!!!!!!이곳이 대작 나무를 태우고 있다는 곳인가요!!!!!!!
3년 전
글쓴닝겐
아무리 봐도 나의 반도 안 오는 이 작은 여자아이가, 이런 버려진 신사의 신령이라니. 주먹밥을 다 먹었는지 읏차! 하고 일어난 신령은 다짜고짜 내 손을 잡더니 어딘가로 끌고 갔다.

“ 저, 저기 신령님?”
“ 왜, 부르는, 거지, 인간?”
“ 대체 어디로 가시는 건지... 그것보다,”

누가 누굴 끌고 가겠다고 앞장 서는 건지, 헥헥거리는 신령을 가만히 보다 고개를 숙여보인 뒤 안아들었다. 그러자 얼굴색이 붉어진 신령이 발을 동동거리며 벗어나려고 했다.

“ 힘들어 보이시기에, 무례한 건 알지만 조금만 이렇게 있어주십시오.”

이어진 내 말에 수긍이라도 하듯 버둥거림을 멈춘 신령이었지만, 어쩐지 여전히 신령의 얼굴이 붉었던 것 같다.

3년 전
닝겐2
센세!!!!!!!!!!!!!!!!!!!!!!!!!!!!!!!!!!!!!!!!!!!!!!!!!!!!!!!!!!!!!!!!!!!!!!!!!!!!!!!!!!!!!!!!!!!!!!!!!!!!!!!!!!!!!!!!!!!!!!!!!!!!!!!!!!!!!!!!!!!!!!!!!!!!!!!!!!!!!!!!!!!!!!!!!!!!!!!!!!!!!!!!!!!!!!!!!!!!!!!!!!!!!!!!!!!!!!!!!!!!!!!!!!!!!!!!!!!!!!!!!!!!!!!!!!!!!!!!!!!!!!!!!!!!!!!!!!!!!!!!!!!!!!!!!!!!!!!!!!!!!!!!!!!!!!!!!!!!!!!!!!!!!!!!!!!!!!!!!!!!!!!!!!!!!!!!!!!!!!!!!!!!!!!!!!!!!!!!!!!!!!!!!!!!!!!!!!!!!!!!!!!!!!!!!!!!!!!!!!!!!!!!!!!!!!!!!!!!!!!!!!!!!!!!!!!!!!!!!!!!!!!!!!!!!!!!!!!!!!!!!!!!!!!!!!!!!!!!!!!!!!!!!!!!!!!!!!!!!!!!!!!!!!!!!!!!!!!!!!!!!!!!!!!!!!!!!!!!!!!!!!!!!!!!!!!!!!!!!!!!!!!!!!!!!!!!!!!!!!!!!!!!!!!!!!!!!!!!!!!!!!!!!!!!!!!!!!!!!!!!!!!!!!!!!!!!!!!!!!!!!!!!!!!!!!!!!!!!!!!!!!!!!!!!!!!!!!!!!!!!!!!!!!!!!!!!!!!!!!!!!!!!!!!!!!!!!!!!!!!!!!!!!!!!!!!!!
3년 전
글쓴닝겐
도착한 곳은 본전, 그러니까 따지자면 신령이 머무는 공간. 얼마나 비워둔 건지 여기저기 거미줄이 자리 잡고 있으며, 멀쩡한 살림살이는 보이지 않았다. 신령은 자신의 공간이 이렇게나 망가졌으니 많이 슬프겠지, 생각을 마친 나는 어떻게 하면 그 속상함을 달래 줄 수 있을지 고민하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신령의 어깨로 손을 가져다댔다.
동시에 신령은 팟! 하고 고개를 들더니,

“ 인간!!!! 본전은 오랜만에 들어온다네! 자네도 이런 기회는 흔치 않으니 기쁜게로군? 그렇지? 그렇지?”

3년 전
닝겐3
ㅠㅠㅠㅠ분위기 ㅠㅠㅠㅠ
3년 전
글쓴닝겐
아... 어쩐지, 이 신령 내가 아는 누구랑 참 비슷하다. 함께 있으면 머리가 좀 아프겠어. 벌써 지끈거려오는 머리에 이마를 짚고 있으면, 신령이 내게 다가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댄다. 물음표를 띤 얼굴로 그 행동을 가만 보고 있으니 신령이 무언가 결심한 듯 꽤나 단호한 눈빛으로 이렇게 말했다.

“ 너무 오랜만에 쓰는 거라,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인간? 허리를 좀 숙여보거라, 너무 높아 손을 올리기 힘드니.”

잠자코 허리를 숙여 신령 앞에 무릎 꿇으니, 신령은 손을 들어 내 머리에 얹고 두 눈을 찬찬히 감았다. 덩달아 나 역시 눈을 감았는데,

“ ...어때? 좀 나아진 것 같은가?”

번쩍하는 빛에 살며시 뜬 눈 사이로 보이는 신령은 긴 은발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앳된 얼굴은 온데간데 없고, 날카로운 듯 유한 미소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3년 전
글쓴닝겐
번쩍임의 빛이 암흑으로 바뀌고, 두 눈을 비볐다가 뜨면 어느새 신령은 내가 아는 그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뭐지, 뭘까. 아까 그게 이 신령의 진짜 모습일까-. 꼬리를 무는 생각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내 앞의 신령이 뭐라고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참다 참다 나를 노려보던 신령은, 작은 손을 모아 내 앞에서 짝- 하고 소리를 냈다.
그 소리에 앞을 보면, 입이 이만큼이나 나와 툴툴거리는 신령이 보였다.

“ 뭐야, 인간. 머리가 아직 아픈 건지, 아닌지 말을 해달라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단 말야.”

아, 단지 내 걱정 때문에 나온 투덜거림이었구나. 그 생각까지 마치자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예전에 할머니에게서 들은 신령에게 예를 갖추는 법이 떠올랐다. 여전히 꿍얼거리는 그 작은 신령 앞에 무릎 꿇고 앉아, 그 작은 손등을 조심히 잡은 뒤 위로 살며시 입을 맞추었다.

“ 신령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반쯤 떨어져 나간 창 사이로 새어들어오는 달빛이 꽤 아름다운 밤이었다.

3년 전
닝겐2
GIF
(내용 없이 첨부한 댓글)

3년 전
글쓴닝겐
지저귀는 새 소리에 눈을 찡그리며 떠보니,

“...! 시, 신령님!”

머리맡에 쪼그려앉아 나를 바라보는 신령이 보였다. 아침부터 심장이 떨어지는 아찔함은 별로 반갑지 않은데, 신령은 아무렇지 않게 그 손가락을 뻗어 내 볼을 콕하고 찔렀다.

“ 인간, 너무 오래 자서 죽은 줄 알았네! 이제 잠은 다 잔 건가?”
“ 제가 얼마나 잤다고, 신령님이 잠이 없으신 거 아닙니까?”
“ 자네! 다짜고짜 내 손등에 입 맞추고 그대로 픽 쓰러져 잠든 거 기억나지 않는가?”

아, 어쩐지 그 뒤의 기억이 없더라. 머쓱해진 나머지 손을 들어 붕 뜬 머리칼을 매만지니 신령은 흥, 하고 콧방귀를 뀌더니 작은 꼬리를 살랑거리며 방을 나갔다. 이부자리를 정리한 뒤, 그 뒷모습을 따라나가니 나를 기다리는 건,

“...이게 뭡니까, 신령님.”
“ 보면 모르겠나? 내가 자네를 위해 아침부터 모아온 것들이지!”

칭찬을 바라는 건지 잔뜩 올라간 어깨와 뿌듯한 표정, 누가 이 작은 여자 아이가 신령이라고 생각하겠나- 그런 생각을 하다 어찌 됐든 나를 위해 노력한 신령에게 꾸벅 고개를 숙여보였다. 하지만 신령님,

“...전 다람쥐가 아니라, 생 도토리는 못 먹습니다.”

3년 전
글쓴닝겐
내 말에 충격이라도 받은 듯 구석에 쪼그려 앉아 방바닥에 손장난 치는 신령을 보고 있자니, 괜히 안절부절 못한 내가 결국 신령이 구해온 도토리를 묵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소매를 걷었다. 옛날에 할머니가 만들던 모습을 더듬더듬 기억해내며, 꽤 그럴싸한 도토리묵을 만들어내자 신령은 두 눈을 빛내며 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 인간, 이건 뭐라고 부르는 거지? 아까 내가 구해 온 그 도토리가 맞는가?”
“ 맞습니다, 이건 도토리묵이라고 부르는 것이고 싸름한 맛이긴 하지만 꽤 먹을 만합니다.”

젓가락을 들어 묵을 반으로 가르고, 입에 쏙 넣으니 입안 가득 번지는 싸름한 맛이 꼭 할머니의 묵을 먹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다 문득 쳐다본 신령은 곧 침이라도 흘릴 것처럼 입을 헤- 벌리고 두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하는 수없이 반 가른 묵을 조심스럽게 집어 입에 넣어주니,

“ 인간! 이런 걸 인간들만 먹다니 반칙이다! 어째서 이런 걸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거지? 헛살았네, 헛살았어. 이 닝 500년 세월이 허무하다!”

그 뒤로도 종종 묵을 찾는 신령 덕에 창고에는 늘 도토리가 가득했다.

3년 전
글쓴닝겐
그저 마지막 품은 소원 좀 빌고자 찾은 버려진 신사인데, 어째서 이리 오래 머물고 있느냐 물으면...

“ 인간? 지금 뭘 하는 거지?”
“ 아, 저는 그저 잠시 참배하러 온 사람이니 이제 돌아가려고 합니다.”
“...간다고? 이제, 다시... 안 오는 건가?”
“ 본가와 꽤 거리가 있으니... 자주 뵈러 오는 건 힘들지도,”

그 뒤의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눈물방울을 잔뜩 매달고 입을 앙 다문 신령의 모습을 보니, 차마 뒷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자네가 떠나고, 다시 나를 찾아왔을 때 나는 없을지도 모른다.”
“...”
“ 네가 날 찾아줌으로써 잠시 살아난 기력이니, 네가 떠나면 사라지는 게 자연의 순리일 터.”
“ 하지만,”
“ 괜찮다, 마지막으로 본 인간이 너라서 나름 기쁘게 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찾아 와 줘서 고맙네, 인간.”

그렇게 다 포기한 것처럼 말하는 신령이, 미련 가득한 뒷모습이, 외롭게 혼자 사라져갈 작은 아이가.

“...?”
“ 떠나지, 않겠습니다.”

왜 그렇게 마음에 박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날 신령을 뒤에서 끌어안은 대가라 해야하나, 일주일이 넘도록 이 신사에 머물게 되었다.

3년 전
닝겐4
대작 냄새 킁킁 너무 좋아요 센세ㅠㅠㅠㅠㅠ센세가 최고야
3년 전
글쓴닝겐
“ 인간, 심심하다.”
“ 그럼, 그렇게 보지만 말고 저랑 같이 하시는 게 어떠신지요?”
“ 싫다, 그건!”

아니, 그러면 심심하다고 말을 하지 말지... 흙바닥에 굴러다니는 애꿎은 잎사귀들을 먼지 날리게 쓸고 있으니 신령이 콜록콜록 짧게 기침을 해댄다. 아, 이러면 또...

“ 인간!!!!! 방금 일부러 그런 것이지? 그렇지? 네 이놈, 신령 무서운 줄 모르고...!”
“ 신령님, 아랫사람에게 일만 시키고 솔선수범 하여 돕지 않는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알면...”
“...자네는, 자네는! 꼭! 그렇게 맞는 말만 해서 나를 움직이게 해야 마음이 편한가?”

잔뜩 씩씩거리며 옆에 놓인 빗자루를 쥐는 모습이 꽤나 앙증맞고,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신령과 나란히 바닥을 쓸며 바라본 풍경은 참,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3년 전
글쓴닝겐
하루는 달을 조명삼아 마루에 걸터앉아 생각에 잠겨있었다. 풀벌레 소리와 잔잔히 부는 바람에 가만히 눈을 감고 있으면, 옆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눈을 떴다.

“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 인간?”
“ 그냥, 이런저런 생각입니다. 자연과 하늘 아래 다 덧없고 덧없는 것들이지요.”
“ 으음... 그런데, 자네 마지막으로 빌 소원이 있어서 찾아왔다고 했지 않았나?”
“ 그랬습니다.”
“ 그게 무엇이지? 어째서 신령인 나를 두고도 빌지 않는 것이야?”
“ 처음엔 그 소원을 빌어도 되겠다 싶어 왔는데, 막상 와보니 지금이 아닌 듯 해서 빌지 않는 것입니다.”

내 말에 신령은 짧게 으음- 고민하는 소리를 내다 달빛이 쏟아지는 땅으로 걸어가더니 빙글 돌아 나를 바라보았다.

“ 그 소원을 빌고 싶어질 때가 오면, 언제든 내게 말하게. 자네의 소원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주지.”

달을 등지고 서있는 그 존재가, 새삼 크게 느껴지는 날이었다. 그 기운에 맥 없이 존재를 감춘 달빛을 눈으로 좇다 이내 신령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가 되면, 당신께 빌겠습니다.

3년 전
글쓴닝겐
본격적으로 신사 여기저기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처음 도착해 몸을 씻어낸 우물가도, 신령을 만난 배전도, 나와 신령의 보금자리인 본전도. 닦으면 닦을수록 제 본연의 색을 찾는 붉은 빛이 퍽 보기 좋았다. 날이 갈수록 신령의 기분도 꽤 좋아보였다.

“ 인간! 이제야 뭔가 사람들이 찾아오는 신사 같지 않은가?”
“ 다 제 노력의 결실입니다, 누가 들으면 신령님이 해낸 것들인 줄 알겠습니다.”
“...인간, 내가 원래 기력이었을 때 자네를 만났다면 자네는 아마, 저기 묻혀있을 것이다.”
“ 신령님, 오늘은 묵을 좀 만들까 하는데요.”
“ 묵? 묵?!! 좋지! 자네는 정말, 단언컨대 최고의 관리인이다!”

이렇게나 단순한 신령이라니, 금세 좋아진 기분에 꼬리를 살랑거리는 신령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뒷모습을 따라 가려는데,

“ 어? 사람이 있잖아?”

문득 들려오는 낯선 음성에 뒤를 돌아보았다.

3년 전
글쓴닝겐
뒤따라 오지 않는 나를 깨달은 신령 역시 뒤 돌아 내게 가까이 왔다. 본능적으로 신령을 뒤로 보낸 나는 낯선 음성의 주인, 낯선 이를 바라보았다.

“ 음? 뭐야, 왜 그렇게 경계하는 눈빛으로 날 보는겐가 인간?”
“ 누구신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 나? 나는,”
“ 헤에? 누군가 했더니! 스나!”
“...아는 자입니까, 신령님?”
“ 응,응! 옆 마을 이나리 신사의 신령이지! 나와 같은 여우신이라네!”
“ 어이, 닝- 지금쯤 죽었을 줄 알고, 묻어나 줄까 해서 왔더니 그 우스운 꼴은 뭐냐.”
“ 죽고 싶은 건가, 스나?”
“ 그럴 리가, 우리에게 죽음은 의미도 없는 것을.”

말은 그렇게 해도 꽤나 반가워보이는 신령의 모습에 이유모를 심술이 났다. 그래도 신령이라니, 내가 물러서는 게 맞겠지.

“ 실례가 많았습니다, 아카아시라고 합니다.”
“ 으음, 그렇군. 그런데, 이 버려진 신사에 어쩐 일로?”
“ 아, 그건.”
“ 스나! 내 인간에게 관심 갖지 마라, 훠이훠이!”
“ 같은 남자한테는 관심 없으니 헛된 착각은 하지 말지, 닝.”

3년 전
닝겐5
귀여웤ㅋㅋㅋㅋㅌㅋ
3년 전
닝겐6
ㅋㅋㅋㅋㅋㅋㅋㅋㅋ
3년 전
글쓴닝겐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 대접한 뒤, 멀리 떨어져 무릎 꿇고 앉아있으니 신령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 그나저나, 진짜로 여긴 왜 온 건가?”
“ 언제는 용건이 있어서 왔나, 내가?”
“ 헤에, 그건 아니다만. 최근에는 잘 오지 않았잖아.”
“ 아, 마을에 일이 좀 있었다. 왜, 내가 오지 않아 퍽 보고 싶었는가?”
“ ...내 인간이 보는 앞이라 참는 것이다, 스나.”
“ 지금 그 모습으로는 날 이기지 못할 텐데?”

그렇다, 여전히 작은 여자아이의 모습을 한 신령이 스나라고 불리는 신령에게 아무리 팔을 뻗어도 어림없었다. 한 손가락으로 신령을 막은 그 스나라는 신령은 가소롭다는 듯 웃었고, 나의 신령은 꽤 분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였을까, 나도 모르게 그 사이를 가로막은 것이.

“ 저희 신령님 곧 우시겠습니다. 짓궂은 장난은 그만해주시지요, 신령님.”
“ 으음... 뭔가, 자네? 자네가 닝의 뭐라도 되는 것인가?”
“... 저는,”
“ 아카아시는 하나뿐인 나의 인간이다, 스나.”

뭐라 설명하기 애매한 신령과 나의 관계에 머뭇거리는 틈을 타 신령이 말을 가로챘다. 그러고보니,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게 처음이었다. 내 인간이라고 칭한 것도.
알게 모르게 올라오는 승리감에 입꼬리를 올리면, 스나라는 신령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진다. 안타깝지만, 제가 신령과 더 가까운 사이인 것 같습니다만.

3년 전
닝겐7
우와 기엽자나 너무ㅠㅠㅠ
3년 전
글쓴닝겐
그 뒤로 종종 신사를 찾아오는 이나리 신사의 신령들과는 나름 안면이 생겼다. 저, 스나 신령 빼고는.

“ 어이, 아카아시!”
“ 아 츠무님, 오셨습니까.”
“ 뭐고, 닝이는 어데 가고?”
“ 신령님은 잠시...”
“ 츠무, 닝 여서 잔다.”

눈을... 붙이는 중입니다, 라고 문장을 끝맺기도 전에 본전으로 향한 사무 신령 덕에 낮잠 자는 신령의 모습을 다같이 바라보고 있는 웃긴 풍경이었다. 그래도 나름 신령인데, 체면 좀 지켜주려고 했더니... 흘깃 사무 신령을 눈으로 탓하다 자꾸만 나의 신령의 볼을 찔러보는 츠무 신령의 행동에 미간을 찌푸렸다.
영혼은 500년 산 신령이고, 몸은 어린 아이니 매번 그 영혼을 감당하지 못한 채 낮잠을 자곤 하는 신령이었다. 새근새근 잠이 든 신령의 모습이 꽤 귀여워서 숨기고 싶었는지도-.

3년 전
닝겐6
애기 자는데 누르는거 아니다 사무야
3년 전
글쓴닝겐
그러다 꼬물거리며 일어난 나의 신령 탓에 모두가 죄인처럼 무릎을 꿇고 혼나는 억울한 상황이 벌어졌다. 아니, 전 분명 말리려고 했는데요 신령님...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말들이 입에서 맴돌았다. 정작 볼을 찌른 츠무 신령은 그저 헤헤 웃으며 닝을 보았고, 사무 신령도 그냥 덤덤히 손만 들고 있었다.

“ 왜! 자는 신령 구경 하는 건데! 웃기냐? 웃겨?”
“ 와, 닝이 성질은 그대론데 겉모습만 얼라니까 쪼매 웃긴다.”
“ 얼라 아니다! 이래도 나 어엿한 신령이란 말이다!”
“ 하모, 누가 그걸 모르노. 안다, 근데 내 팔 아픈데 인제 내리면 안 되겠나 닝아.”
“ 또 그러기만 해 봐, 키타님한테 다 이를 거다 너네.”

잔뜩 으름장을 놓는 그 모습에 모두가 웃음이 터졌다. 나의 신령은 더 화가 나 온 방안을 쿵쾅거리며 돌아다녔지만, 그래도 마냥 귀여운 신령이었다. 이나리 신사의 신령들이 돌아가고, 신령이 삐진 것을 풀어낼 사람은 오로지 나였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마을에 갔을 때 구해온 찹쌀떡을 슬쩍 꺼내보였다. 못 이기는 척 삐진 걸 풀어주는 신령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하얀 가루가 잔뜩 묻은 입술로 나를 부르는 저 모습이 오래오래 눈 앞에 아른거렸다.

3년 전
닝겐7
와 글 넘 잘써요 센세... 몰입 잘된당
3년 전
닝겐2
기여워ㅠㅠㅠㅠㅠ
3년 전
닝겐8
닝이..너무 귀엽습니다...쥬륵
3년 전
글쓴닝겐
사실 이 신사를 찾은 이유는, 죽기 위해서였다. 언제까지나 화목할 것 같던 나의 가족이 와해되고, 나 역시 매일 잠들었을 때에도 찾아오는 고통에 허겁지겁 목으로 넘겨내는 알약에 지쳤을 때 결심했다. 신이 있다면, 내 목숨을 좀 거둬달라고.
그때부터 주변을 수소문 하기 시작했다. 다들 내가 병을 고치기 위해서 신사를 찾는다 생각했겠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러다 내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이 신사에서, 내가 조금 더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줄 몰랐다. 내 앞에서 알짱거리는 이 신령 때문이겠지-.

“ 인간! 듣고 있냐!”
“ 네,네. 듣고 있습니다 신령님.”
“ 지금 신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겐가?”
“ 어이쿠, 들켰습니까?”
“... 네 이놈!!!! 천벌 받을 놈!!!!”

내가 아니면, 그대로 사라져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을 이 신령이 나를 살렸다.

3년 전
글쓴닝겐
신령과 함께 하는 날들이 꽤나 즐거웠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우리만의 공간에서, 우리만의 추억을 만드는 것이 좋았다. 나는 신령 덕에, 신령은 내 덕에 삶을 이어가는 게 좋았다. 하지만 평생을 이렇게 살면, 내가 사라졌을 때 신령 마저 사라지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자 신사를 사람에게 알려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내가 당신 곁에 없어도, 당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어 당신만은 삶을 지속하길 바라니까.

며칠 째 분주하게 몸을 움직였다. 신령은 귀를 쫑긋거리며 내가 하는 행동을 눈으로 좇곤 했다. 자신을 놀아주지 않는다며 툴툴거리는 날도 늘었다. 하지만, 이게 다 나의 신령 당신을 위한 것이니 조금만 참아주길 바라며.

나의 노력에 부응이라도 하듯 신사를 찾아오는 사람이 하나, 둘 생겼다. 처음 참배자가 다시 신사에 발을 들였을 때 나의 신령의 반응을 잊을 수가 없었다.

“ 인간... 내가 너무 오래 살아서, 눈이 이상해진 건가? 지금, 저 앞에...”
“ 이상해진 게 아닙니다. 참배자가 생겼습니다, 신령님.”
“ 인간... 혹시, 자네가...”
“ 별로 한 건 없습니다, 다 여길 지키는 신령님의 기운 덕에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이지요.”

꽤나 감격한 얼굴에, 눈물이 가득 찬 눈망울로 나를 불쑥 껴안는 신령의 온기가, 나를 처음 안아준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3년 전
글쓴닝겐
참배자가 늘어나니, 신령의 모습도 꽤 바뀌기 시작했다. 점차 성장하는 그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다니 영광스러웠다. 가끔 찾아오는 츠무 신령이 부쩍 자란 신령의 모습에 감탄하는 것도, 본전에 얌전히 앉아 자신에게 소원을 비는 참배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신령의 모습도 그 모든 순간이 아름다웠다.

어깨까지 오던 단발의 머리카락이 어느새 가슴께까지 내려왔다. 앳된 얼굴에 점차 성숙함이 묻어났다. 동시에,

“ 윽...”

잠시 잊고 살았던 나의 고통도 시작되었다. 바빠진 신령 몰래 몇 안 남은 약을 목구멍으로 집어넣었다. 이마저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때가 됐나-. 피곤한지 어깨를 돌리며 다가오는 신령의 모습에 찢어진 약봉지는 구겨 주머니 안에 숨겼다. 바들거리는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리며, 뭉친 신령의 어깨를 살살 매만져 주었다.

“ 오늘도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신령님.”
“ 인간, 너무 오랜만에 일을 해서 그런가 몸이 쑤시다. 네가 우려주는 차와 묵을 같이 먹고 싶다, 준비 해 줄 수 있나?”
“ 마루에 먼저 가 계십시오, 곧 준비해서 가겠습니다.”

3년 전
닝겐6
아카아시.. 죽지마 평생 같이 살아야지..
3년 전
글쓴닝겐
언젠가 나의 신령 당신이, 마지막 소원을 꼭 들어주겠다고 했던 그날처럼 달이 환하게 밝은 밤이었다. 신령은 조용히 차를 마시다 옆에 앉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가만히 손을 들어 감히 닿지 못할 그 신성한 몸에 손을 올리면, 신령은 익숙한 듯 두 눈을 천천히 깜빡인다. 늘 작기만 했던 아이 모습의 신령이 지금 나의 또래처럼 성장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던가, 그런 덧없는 생각을 하다보면 나의 신령이 입을 열었다.

“ 인간, 전에 꼭 이런 날 네게 약속했지.”
“ 무엇을 말입니까.”
“ 네 마지막 소원을 들어 줄 테니까, 꼭 내게 빌라고 했잖아.”
“ 아,”

당신도 오늘 그 생각을 했습니까?

3년 전
닝겐6
평생 같이 살아야지 아카아시ㅜㅜㅜ
3년 전
글쓴닝겐
“ 지금은 그 때가 되었는가?”
“ 때가, 다가오긴 했습니다.”
“ 그래? 그럼, 오늘 미리 비는 건 어떤가! 내 오늘 자네가 우려준 차에 대한 보답으로 들어주지.”
“ 지금... 지금 말입니까?”

내 마지막 소원에 신령 당신의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다. 나를 위해 울어줄까? 그것도 아니면, 아무렇지 않게 그저 한 참배자로서의 소원으로 받아들일까? 수많은 생각에 차마 입을 떼지 못하고 있으니, 신령이 별안간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본다. 그리고 이어진 뒷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내 손으로 네 숨을 거둬달라는 그런, 끔찍한 소원만은 빌지 말거라.”

3년 전
글쓴닝겐
당신은, 알고 있었던 걸까-. 그래서, 그렇게 내 앞에 나타나 나를 붙잡아 두었던 건가?

“...송구하지만, 그게 제, 마지막 소원입니다.”
“...못 들은 걸로 하겠다.”
“ 이 소원을 들어 줄 사람이, 당신 뿐이란 걸 아시지 않습니까.”
“ 어째서... 어째서, 내 손으로 네 숨을 거둬달라는, 그런 끔찍한 말을 하는 게야?”
“ 신령ㄴ,”
“ 어떻게 그래? 내가, 내가 아카아시 너를... 어떤 마음으로 옆에 두는지 알면서, 그런 무서운 말을 하는 게냐?”
“...저 때문에 울지 마십시오, 신령님. 저까짓 인간 하나 사라진다고, 당신 마저 무너지면 안 되지 않습니까.”
“ 네가 그렇게 해도, 나는 하나도 기쁘지 않다. 백 명이 넘는 참배자들이 신사 문턱이 닳도록 오고가도, 네가 없다면 필요없는 일이란 말이다... 그런데, 그런 내가 어떻게...”
“ 어째서 하늘이 들으면 노하실 말씀만 하십니까, 신령님. 저까짓 인간 때문에 신성한 능력을 욕하지 마십시오.”

풀썩 주저 앉는 저 나약한 신령이, 누구보다 강하단 걸 안다. 그러니, 당신은 울지 말고 나의 숨을 거둬가주세요.

3년 전
닝겐6
진짜 혼자만 살아있으면 고문일텐데
3년 전
글쓴닝겐
이틀이 지났다. 나의 약도 이제 더이상 남지 않았다. 여전히 나의 신령을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그러니 나는 오늘 당신 곁을 떠나도 될 것 같다.
해가 뉘엿뉘엿 질 때, 당신이 언젠가 내게 선물한 하늘빛 문양이 새겨진 새하얀 옷을 갖춰입었다. 나를 바라보는 당신의 눈빛이 흔들린다. 그렇게 흔들리는 눈빛으로 나를 보지 마십시오, 나의 신령님. 그런 눈으로 나를 보면, 당신을 두고 떠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 ...정말, 날 두고 갈 것이야?”
“ ...두고 가는 게 아니라, 영영 당신의 곁에 있는 것입니다 신령님.”
“ 내가 이때까지 들은 소원 중에 가장, 끔찍하고, 들어주고 싶지 않은 소원이다, 인간.”
“...인간 말고, 이름을 불러주십시오.”
“...뭐가 예쁘다고, 네 말을 들어야 하는 거지?”

잔뜩 심술이 난 그 목소리가 얄밉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나의 신령 앞에 처음 예를 갖춘 그날처럼 공손히 무릎을 꿇고, 그 고운 손을 들어 입을 맞추었다. 어쩐지 작게 떨리는 그 손을 꼭 잡아준 뒤, 손등을 한 번 쓸었다.

“...마지막, 네 소원이 무엇이냐.”
“ 제 마지막 소원은,”

당신의 눈에 눈물이 차오른다. 잡힌 손 역시 끊임없이 진동한다.

“ 당신의 손으로, 제 목숨을 거둬주시는 것입니다.”
“...정말, 후회 하지 않겠나? 정말... 후회 따위 없는 것이야?”
“ 당신이 거둬주는 숨이 영광스러울 뿐입니다.”

당신을 처음 만난 날 당신이 내 두통을 없애준 것처럼, 신령은 나의 머리에 손을 얹고 결국 눈물을 떨어뜨리며 눈을 감았다. 나 역시 눈을 감았다.

“ 신령의 이름으로, 네게 약속했으니, 어길 수는 없는 것이겠지... 그래도, 그래도 다른 소원을 빌지 그랬어...”

울음 가득한 젖은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어딘지 모를 공간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나를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던 고통도, 더이상 먹지 않아도 될 알약들도 그 모든 게 나의 마음을 편하게 했다. 아, 이제 정말 해방인가.

얼핏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다.

3년 전
닝겐6
와.. 센세.. 나 진짜 오랜만에 글 보다 울었어..
3년 전
닝겐2
아아아아아ㅏㅏ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년 전
글쓴닝겐
“ 아,카아시... 아카아시...”

차가워지는 내 몸뚱아리를 부여잡고 우는 나의 신령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서야 내 이름을 불러주는 그 목소리가, 몸서리치게 듣고 싶었다. 나의 신령님, 당신은 몰랐겠지만 당신이 불러주는 내 이름은 매순간 구원이었습니다.

3년 전
글쓴닝겐
나의 신령님, 당신은 몰랐겠지만 당신과 함께 하는 매순간이 너무 행복해서 욕심이 생겼습니다. 당신께 차마 고하지 못한 내 진짜 마지막 소원은,

‘ 나의 신령인 당신과 백년해로를 맺게 해주세요.’

였단 걸 당신은 영영 몰랐으면 합니다.

3년 전
글쓴닝겐
나의 신령님, 당신의 하나뿐인 인간으로 남아 행복했습니다. 당신 역시 나의 하나뿐인 신령이시며, 하나뿐인 구원입니다.
3년 전
닝겐2
앜아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년 전
글쓴닝겐
꽤 오랜 세월이 지났다. 아카아시가 떠난 닝의 신사는 여전히 찾아오는 사람들이 닝의 삶을 이어가게 해주었고, 닝 역시 가만가만 입에서 굴려보는 아카아시 이름을 위안삼아 많은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살고 있었다.
한적한 뒷 동산 마루, 그러니까 아카아시와의 추억이 가득한 그 마루에 가만히 앉아 멍하게 있다보니,

“...도토리?”

무언가 굴러와 발에 닿는 느낌에 아래를 본 닝은 도토리를 발견했다. 그리고,

“...여우...?”

두손 가득 도토리를 품고 자신을 바라보는 흑발의 남자아이를 만났다.

3년 전
닝겐6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3년 전
글쓴닝겐
번외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ㅠㅠ 현생에 치이고, 제 글 실력이 좋지 않아 언제 올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ㅠㅠ 부족한 글 봐주신 닝들 고맙고 또 고마워요 ღ 항상 당신 곁에 당신만의 구원이 존재하길 바라겠습니다🙏
3년 전
닝겐6
센세... 글 실력이 좋지 않다니요 오랜만에 울면서 몰입해서 봤는데... 진짜.. 익만의 빛이고 소금이예요 센세
3년 전
글쓴닝겐
울면서 봐줬다니 ㅠㅠ 너무 감동이고 고마워요 ㅠㅠㅜ 사실 그런 느낌의 글을 쓰고 싶었는데 나름 성공한 것 같아서 기쁩니다! 우리 또 다른 글로 만나요💖
3년 전
닝겐2
센세.. 진짜 넘나 최고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갓썰 갓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년 전
글쓴닝겐
아이코ㅠㅠㅠㅠㅠ 닝도 읽어줘서 너무 고마워요 ㅠㅠㅠㅠ 비루한 글이라 부끄럽지만 한적한 익만에서 잠시라도 요깃거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다른 글로 만나요💜
3년 전
닝겐2
항상 좋은 글 써주셔서 제가 더 감사해요!!💛💛 알라뷰 센세😘
3년 전
닝겐4
센세 필력이 도대체......너무 최고에요ㅠㅠㅠㅠㅠㅠㅠ역센짱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 명작을 써주다니....센세 내가 많이 사랑해❤❤❤
3년 전
닝겐8
센세 진짜 저 보다가 울었어요ㅠㅠㅠㅠ앜아아시ㅠㅠㅠㅠㅠㅠㅠ번외 오신다면 호다닥 달려올게요! 센세 편할 때 와주세요 사랑해요❤️
3년 전
닝겐9
센세 사랑해요 센세가 다음글로 올때까지 여기서 존하고 있을께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3년 전
닝겐10
으아ㅠㅠㅠㅠ 셍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이건 갓글...ㅠ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 사랑해요 진짜😭😭😭💜💜💜😭
3년 전
닝겐11
센세.. 글이 너무 좋아요ㅠㅠㅠㅠ 잘 보고 갑니다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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