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옆에서 공부는 안 하고 계속 딴짓하며 노는 닝이 보고 싶다 시라부 안경에 가디건? 같은 거 입고 사복 차림으로 조용히 공부하는데 같이 공부 하기로 약속한 닝 그 옆에 꼭 붙어 앉아서 공부는커녕 공부하는 시라부 얼굴만 뚫어져라 쳐다봤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저러다 말겠지 싶어 시라부도 별로 신경 안 썼는데 시선이 떨어져 나가지 않으니 점점 부담스럽겠지 어쩐지 좀 민망도 하고 부끄럽기도 할 듯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지 생글생글 웃으면서 시라부 얼굴만 빤히 쳐다보는 닝인데 사실은 그게 더 부끄럽겠지 차라리 무슨 말이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아무 말도 안 하고 쳐다만 보니 답답할 듯 결국에는 참다못한 시라부가 그만 쳐다보고 공부 하라고 하면 닝은 애인 얼굴도 마음대로 못 보냐며 툴툴거리곤 뚱한 얼굴로 노트를 쳐다보겠지 닝이 기분 상해하는 건 싫은 시라부도 그 반응에 기분 안 좋아지겠지 닝의 기분을 어떻게 풀어주면 좋을까 잠시 고민하는데 닝이 힐끔 쳐다보더니 그만 쳐다보고 공부나 하라며 방금 전에 시라부가 했던 말을 고대로 돌려주겠지 그럼 시라부는 대답 없이 조용히 고개 돌려 다시 문제집이나 볼 거다 그 행동에 닝은 더 속상하겠지 공부나 하라고 말한 건 자신이지만 저렇게 곧바로 고개를 돌릴 필요까지는 없잖아 섭섭한 마음에 불만스러운 얼굴을 한 채 속으로 툴툴대는데 옆에서 뻗어나온 팔이 닝의 한 손을 잡는다 그 팔을 따라가보니 손의 주인은 당연하게도 시라부겠지 닝이 두 눈을 꿈뻑거리며 바라보니 시라부가 무표정한 얼굴로 문제집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말하겠지 "..이것만 하고 휴게실로 갈 테니까, 조금만 참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담담히 이야기하는 시라부의 귀끝이 붉게 물들어 있음을 확인한 닝 그런 시라부가 귀여워 금방 섭섭한 마음을 풀겠지 나중에 휴게실로 나갔을 때에는 시라부의 얼굴을 실컷 감상한 닝 다시 안으로 들어가서는 시라부와 손을 꼭 붙잡고 공부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