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고죠에게 말하고 싶다.
평범한 열여덟 살의 고등학생인 닝은 어느 날 갑작스럽게 주령에게 당해 가족을 전부 잃고 자기도 주령에게 죽을 뻔 했으나 딱 그 순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고죠에게 구해졌으면 좋겠다. 주령에게 당하는 순간, 나도 죽는구나. 하고 체념하고 눈을 감았는데 예상한 고통은 없었고 감은 두 눈 위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겠지. 천천히 두 눈을 뜨니 자신의 가족을 모두 죽인 주령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고 자신에게 등 진 채 서있는 남자만 보이겠지. 뭐가 뭔지는 몰라도 저 사람이 날 살린 것만큼은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음.
"괜찮아?"
허리와 무릎을 굽히며 물어오는 안대를 쓴 남자에 닝은 일단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는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함. 진심어린 목소리에 닝은 그제서야 울음이 펑펑 터지겠지. 남자는 그런 닝의 등을 쓸어주었고 그 손길을 받으며 서럽게 움. 울다가 잠에 든 건지 다시 정신을 차리니 병원이었음. 자기를 구해준 남자는 온데간데 없었고 닝은 너무 싫지만 가족이 없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했음.
닝은 다친 데는 별로 없어서 금방 퇴원했지만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두 달 정도 학교를 쉬게 됨. 그 기간 동안 닝은 그 남자를 찾아다님. 그 남자를 다시 만나야 할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 날 일로 인해 무너져버린 닝의 삶에서 유일하게 할 일이었음. 만약 다시 만난다면 제대로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음. 사실 자기를 살려준 일에 대해 그렇게 고마운 건 아니었음. 텅 빈 집에 혼자 잠에 들기 전에 그냥 그때 가족들이랑 같이 죽어버리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몇 번 하긴 했지만 어쨌든 목숨은 살려줬으니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없지 않아 있었음.
그렇게 닝이 고죠를 찾아다니기 이주 째지만 전혀 진척이 없었음. 애초에 닝은 평범한 여고생인데 비밀리에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리가. 그렇게 닝 포기할까 생각하던 중에 우연히 밖에서 주령을 또 다시 만나게 됨. 정확히는 주령과 맞서 싸우고 있는 1학년을. 보통의 사람이었다면 주령이 보이지 않았겠지만 닝은 그 날 이후로 주령이 보임. 주력이 있는 건 아닌데 일종의 트라우마로 인해서.
하급 주령이라 1학년들은 금방 주령을 해치우고 가려는데 닝이 그들을 급하게 붙잡겠지. 혹여나 그 남자와 연관이 있을까 싶어 급하게 붙잡긴 했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 댐. 그럼 메구미가 그런 닝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묻겠지.
"혹시 괴물이 보이는 거냐?"
그럼 닝이 일단은 고개를 끄덕이겠지. 그럼 1학년들끼리 심각해져서 셋이 동그랗게 모여 의논하다가 일단은 닝을 주술고전으로 데려가기로 함. 괴물이 보인다는 건 아무래도 주술사로서의 자질이 있을 수 있다는 거니까(원래 후시구로는 닝에게 주술사로서의 자질 없는 거 알 것 같긴 함. 드림적 허용~). 물론 닝의 경우에는 아니지만. 어쨌든 셋은 닝을 데리고 주술고전으로 데려감. 거기서 고죠를 다시 만나게 되겠지. 닝은 이렇게 쉽게 만날 줄은 몰라 어안이 벙벙해서 입만 옴짝달싹거리겠지. 고죠도 닝을 알아볼 듯.
"어? 너 그때! 맞지?"
닝을 세차게 고개를 끄덕임. 고죠는 1학년 애들 이야기를 듣고는 닝에게는 주력이 전혀 없다는 거 말해주겠지. 그럼 1학년들 엑, 괜히 데려왔다. 하면서 닝에게 괜히 시간낭비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닝은 그냥 무턱대고 여기서 일 하고 싶다고 외칠 듯. 그럼 다들 띠용하겠지. 이타도리는 쩔쩔 매면서 음 뭔가를 착각하는 것 같은데 여긴 학교고 그 아니, 학교도 그 평범한 학교는 아니고... 하며서 횡설수설하면 여주가 대충 알고 있다고 하면서 자기 사정 말하겠지. 가족을 모두 잃는 바람에 돈벌이를 자기가 해야 하는데 마땅한 곳이 없다고 여기서 일하게 해주면 안 되냐고. 시켜만 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일할 사람을 뽑는다는 말이 전혀 없었는데 무턱대고 일하고 싶다고 하는 게 무척 개연성이 없고 막무가내인 거 알지만 닝이 그렇게 나온 이유는 다 고죠 때문임. 가족을 잃은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고죠라 그런지 닝은 고죠의 근처에 머물며 그의 주위를 멤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됨. 그리고 그제서야 자기가 왜 고죠를 찾아댄 건지 알겠지.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한다는 건 핑계였음. 그냥 고죠가 보고 싶어서. 고죠가 아니면 살아갈 이유가 딱히 없었던 거임. 그래서 본능적으로 닝은 고죠를 찾고 있었고, 그렇게 바라던 고죠를 만나니 아무것도 안 해도 좋으니 그냥 고죠 곁에 있고 싶다고.
(제목에 있는 대사는 웹툰 'ㄱㄹㅂ'에 나오는 대사입니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