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여자 생겼다니까 더 못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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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1]

원하는 답변은 아니겠지만... 내가 느끼기엔 안 힘들 순 없어. 당장 내가 그 사람을 보면서 안 힘들려면 내 가치관이 매우 바뀌어야 해. 쓰니가 말한 성격과 정반대가 되면 안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정말로 마음을 다 했으면 안 생각날 순 없어. 특히나 첫 연애다? 그럼 더더욱 그래. 왜냐하면 사람들이 처음을 잊기란 쉽지 않거든. 처음 입학했던 순간이 기억은 나지? 아니면 처음 졸업했던 순간은? 아니면 처음 알바를 한 순간이라든가, 처음 놀이공원에 간 순간이라든가. 다음 또 하거나 가면 처음이 생각 안 날까? 아냐, 다들 생각나. 아 처음엔 저거 탔었지. 처음 올 땐 저랬지, 처음 실수했을 땐 이랬지. 다들 생각하려고 하면 다 생각나. 그리고 처음은 사람들에게 기준이 되기도 해. 그리고 이런 말 많이 봤겠지만 널 우선으로 해. 네 자존심 챙기고, 네가 아픈 걸 피할 생각을 하지 말고 근본적으로 없애려고 해봐. 근본적이라는 건 걔한테 마음이 없어지는 거겠지. 나 같은 경우에는 나를 챙겨야 했어. 내가 나를 힘들게 만든다는 걸 깨달아야 했고, 내가 했던 행동과 잘못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알았어. 그러고 나니까 이성을 찾아가더라고. 흔히 말하잖아, 사랑에 눈이 먼다고. 그때의 나는 그런 상태였던 걸 알았어. 다들 어떻게 잊지? 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잊혀져. 잊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못 잊어. 무언가를 잊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내 머릿속에 더 각인 되거든. 생각이 나면 잊어야지 하지 말고 생각이 나면 다른 걸 해야지 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일처럼. 무서운 걸 보면 머릿속에 남잖아. 무섭지 않기 위해 장면을 그 장면을 잊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생각과 동시에 나는 그 장면을 다시 떠올리는 것처럼. 나도 누가 고의로 놀래키려고 링크에 소름끼치는 동영상 누른 적 있는데, 엄마가 그게 생각나면 눈동자를 좌우로 굴려보랬어. 언제 익숙해졌는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눈동자를 굴리지 않아도 안 무섭더라. 처음만큼은 아니야. 언제 잊혀지나, 싶다가도 뒤돌아보면 언제 잊었지? 싶은 게 사람이더라. 사실 나도 전애인이 떠오르긴 맨날 떠오르는 것 같거든? 근데 내일 생각나면 또 이래, 와 나 걔가 왜 이렇게 낯설지? 와 진짜 오랜만에 생각난 것 같은데? 이래. 사실 맨날 하루에 한두 번 추억이 떠오르는데 내가 대수롭지 않게 넘겨서 다음 날이면 기억했는지도 까먹어. 아, 나 치매나 기억력이 안 좋거나 그런 건 아냐... ㅎ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고 추억에 빠져서 다시 만나고 싶다, 이런 상황에서 이럴 텐데 같은 상상을 이제 안 해서 그래. 비교적 오랜 시간으로 인식을 바꾸든가, 아님 새로운 사람을 만나든가, 나를 정말로 사랑할 수 있던가 해야 돼. 그 생각에 빠져있으면서 잊길 바라는 건 바보 같은 행동이라고 생각해. 쫓기듯이 무언가 해. 당장 마감해야 하게 만들든가, 매주 자격증 시험이라도 치든가 그래야 내가 생각할 시간이 없어. 애도할 시간을 주는 건 맞지만, 과한 애도는 나 스스로도 망쳐.

[둥이1]

그리고 흔들려? 그럼 흔들리면 돼. 나를 위해서 그 자리에선 아무렇지 않은 척, 힘들지 않은 척 하는 게 좋겠지. 보통 나에게도 자존심이라는 게 있으니까. 내가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 건 과하게 하는 거야. 애도도, 생각도. 적당한 생각, 슬픔, 눈물 이런 건 나를 위해 필요해. 그치만 그 시간을 낭비할 거라면 다른 걸 하는 게 좋아. 시간을 들여도 네가 후회하지 않으면 좋은 기회이자 성장의 시간이 되겠지만 무의미하게 보내기만 한다면 그 시간들이 나중엔 너무 부끄럽고 후회가 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니 말이야. 진짜 많은 사람들이 너처럼 비슷해. 나도 네가 겪은 아픔을 겪었고, 사랑방에 검색만 해봐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글을 써. 내 심장이 내 건데, 내 거 같지도 않고 미친듯이 눈물만 나오고 혼자 상상으로 재결합했다 울었다가 다시 증오했다가 싫어했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가 아프길 바라다가... 근데 다들 그렇게 나아지는 거라고 생각해. 제일 중요한 건 너야. 10년 20년 뒤에 후회하지 않을 시간을 만들어. 시간이 지나면 이 아픔이 어땠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날이 오니까. 항상 이런 글에 이런 내용이 달리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도움 받은 사람이 과거의 나 같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해. 하다가도 이게 맞는지, 내가 정말 잘하는 건지 싶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네가 이별을 받아들이고 다음엔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나 자신을 더 알게 되는 날이 와.

[둥이2]

지나가다가...대리 감동받고 가...ㅠㅠ둥이 복 받을 거야 쓰니 몫까지 고마워🥺 나도 지금은 새로운 사람 만나고 행복한데 한창 힘들었을 때 생각 나서 너무 공감된다 에공... 둥1도 행복해야 해!!❣️🌹

[글쓴둥이]

진짜 고마워... 자느라 지금 봤는데 너무 대박이다 ㅠㅠ 딱 일주일만 힘들어하다가 나한테 집중해야겠어 진짜 내가 너를 더 아프게 하는 것 같아 계속 내가 눈으로 확인하지도 않은 이상한 상상하면서 괴로워하고.. 머리로는 다 아는데 마음 처럼 안 되네 너무 고통스럽다 생각할 수록 속이 울렁거려 나도 괜찮아 질 수 있겠지?

[둥이1]

대댓이라 나한테 알림이 안 와서 지금 봤는데, 기간을 정하는 것도 좋지만 쉽지는 않더라구. 정하면 오히려 본인을 자책하게 되는 경우도 있더라고.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괜찮아. 어떤 하루를 보내더라도 웃으면서 잘 지내든, 가끔 울면서 세상을 원망하게 되든. 정말로 괜찮아. 모두 그런 날들을 지내곤 하니까. 난 내가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내가 괜찮아질 자격이 있을까 하며 날 자책하기도 하고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괜찮아졌어. 내 일기는 헤어진 후부터 6개월이 넘는 나날들의 70퍼센터가 암흑이었어. 점차 좋아지는 날도 있어서 행복한 기억을 쓰는 날도 있었고 무난한 날들도 있었어. 네 주변의 행복을 놓치지 마. 재밌고 행복한 거 많이 보면서 지내길 바라.

[글쓴둥이]

1에게
이게 뭐야 16일 전에 내가 이런 글을 썼었네 ㅎㅎㅎ 둥아 나 지금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어 좋아하는 사람이랑 잘 되고 있고 그 사람은 인스타에 슬슬 연애하는 티를 내고 있는데 눈으로 처음 봤을 때는 마음 아팠는데 그냥 잠깐이었지 이제 서로 갈 길 가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둥아 응원해줘서 너무 고마워 아직 100% 잊었다고 확신은 못하지만 나 점점 행복해지고 있는 것 같아 덕분에 위로 많이 됐어 힘들 때마다 읽었고 동기부여 진짜 많이 됐어 시간 내서 내 고민 들어줘서 너무 고맙고 응원해 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복받을 거야 배려심 넘치는 둥아 항상 행복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