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요즘 잠드는 게 무섭다. 아마 일본에서 독감에 걸려 혼자 호텔방에 덩그러니 누워있을 때가 그 시작이었을거다. 아파서 누워있는데 구급차 소리가 지나갔다. 나는 약을 먹었고 열기운에 멍하니 창 밖 하늘만 봤다. 정말 죽음이란 건 알 수 없구나. 나도 언젠간 겪는구나. 생각하며 온몸이 어딘가로 빨려들어가 공기에 압축되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끝을 알 수 없는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는 기분이었으며 무한하고 설명못할 공포감에 미친듯이 주먹만 꾹 쥐고 바닥을 쾅쾅 내리쳤던 것 같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실감한 건 거의 10년만이었다. 아마 9살쯤 매우 유명했던 종교인이 생을 마감했다. 뉴스에는 대대적인 헤드라인이 걸렸고 그의 장례식을 생생히 보여주었다. 그때 나는 모두에게 어쩌면 신에게 추앙받는 종교인조차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당연하고 자연적인 사실에 엄청난 공포를 느꼈고 그 자리에서 펑펑 울며 죽기싫다고 소리쳤었다. 그리고 10년 정도가 지난 21살의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잠에 드는 것은 죽음의 연습이기에 나는 미친듯이 피곤하고 졸려도 눈을 감기 힘들다. 물론 한번 잠들면 제일 꿀잠자긴하지만.. ㅎ.ㅎ 약 한달동안 매일 밤 두려움을 느끼며 잠든다. 요즘은 꿈을 꿔서 많이 좋아졌다. 너무 어리고 어린 나이에 끝을 생각한다는 건 정말 힘들고 지치고 사실 한심하다. 그래서 요즘 한강 위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보며, 수많은 인파 속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죽음을 생각하면서도 괜히 위로를 한다. 드라마 속 인물의 죽음도 그러려니 넘기지 못하고 너무나 빛이 나는 연예인들을 보며 그리 행복하지 못하다. 영화보는 취향이 디스토피아적으로 바뀌었고(정확히는 확장?) 어둠이, 겨울이 아름답지만 날카롭다고 느낀다. 아 머리아파. 진시황이 무병장수를 꿈꿨던 이유를 알 것도 같네. 평소 낮에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런 생각을 안하는데 혼자있고, 특히나 밤일때 이런 생각이 날 힘들게한다. 현재에 충실해 행복해야하는데 끝이 무서워 현재를 즐기지못한다. 그래서 난 사실 좀 힘들다. 여기에 적은건 도움이 필요하다거나 조언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다. 그냥 난 감성충이고 글쓰는걸좋아하고 친구들이랑 있을 때는 이런 우울한 생각이 들지않는다. 지금은 어둡고 난 무서우니까 여기 적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