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찬열톡

헤어진지 6년만에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마주치게 된 너와 나.

난 아직 널 못 봤고 너만 날 본 상태.

키도 많이 컸고 어깨도 넓어졌고

남자다워진 날 보며 평소에도 드문드문 생각하던

날 또 마주하게 되니 감정을 숨길 수 없는 너.

[징1]

너와 중학생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졸업 직전 헤어지게 되었고 나는 네가 첫사랑이라 더 못 잊는 것도 있고 우리 서로가 어렸었지만 익숙함에 속아서 소중한 서로를 잃어버렸으니 나는 더 더욱 괜찮지 않은 걸로. 너도 괜찮지 않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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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친구들이 네가 왔다는 걸 알려줘, 네가 있는 테이블을 멍하니 바라보다 힘없이 미소를 짓다 그저 시선을 돌리며 친구들이 주는 술을 끊임없이 마시는)

[징2]

(동창회에 나오면서도 내심 너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왔는데 전보다 더 멋있어진 너를 보니 괜히 울컥해 술도 들어갔겠다 너와 가까운 자리로 가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네게 인사하는) 오랜만이네. 여기서 볼 줄 몰랐는데.

[징3]

(너에 대해 생각하며 넋을 놓고 있었는지 친구가 뭘 그렇게 쳐다보냐며 툭 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웃는데 그런 저를 눈치챘는지 네 옆에 데려다 앉히는) 어? 나 여기 내 자리 아니, 유진아 나, 어...(얼떨결에 네 옆에 앉혀지고 작은 소란에 제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널 보며 어색하게 웃는 낯으로 인사하는) 아, 안녕. 오랜만이다.

[글쓴징]

(동창회는 졸업 이후로 처음이라 인사하기 바쁜 와중에도 네가 않았을까 마주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누가 옆에 앉으며 어깨를 툭 치길래 봤더니 네가 어색하게 인사를 하자 3초 정도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끄덕이는) 그러게. 오랜만이다. (우리 둘을 본 동기들이 놀리 듯 학교 다닐 때 그렇게 붙어 다니더니 헤어지고 완전 남처럼 살았냐고 말하는데 그저 어색해서 머리를 긁적이는)

[징3]

(동기들의 놀림에 발갛게 달아오른 뺨도 모른 채 그저 너만 신경 쓰며 괜히 분위기가 더 이상해질까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하는) 우리 신경 쓰지 말고 술 마셔, 술. (제가 말하니 빨개진 뺨을 가지고 놀리자 양볼을 가리며 우물쭈물하다가 너와 눈이 마주치고 푸스스 웃는) 애들 진짜, 우리 놀리는 건 그대로다.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