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결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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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1]

갑자기 무슨 결혼이야. 지금 우리 싸우고 있었거든?

[글쓴징]

일단 대답해줘. 응? 결혼해 우리.

[징1]

... 그래. 해, 하는데. 내가 그 사람 만나지 말라고 했잖아.

[글쓴징]

어어..? 하는거지? 응? 승낙한거지?

[징1]

오늘 만난 그분, 다시는 안 만나기로 하면 결혼할게.

[글쓴징]

1에게
확실하게 먼저 대답해줘 자기야. 나 농담하는거 아니야. 정말 묻는거야. 이건 그 사람이랑 상관 없고 거래할만한 일도 아니야.

[징1]

글쓴이에게
농담이 아니면. 하필 지금 결혼 이야기 꺼내는 이유가 뭔데. 우리 평소에 결혼 이야기 한 적 없잖아.

[글쓴징]

1에게
지금 이렇게 싸워도, 자기랑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어. 평소에 결혼 얘기 나오다가 예정된 프로포즈 하면 그게 청혼이야? 난 이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징1]

글쓴이에게
그렇게 거창한 프러포즈를 원한다는 게 아니라, 그래도 최소 상황이라는 게 있잖아. 지금 한창 싸우고 있었는데. 결혼, 안 한다는 건 아니고.

[글쓴징]

1에게
아 그건... 어? 그럼 승낙하는거야? 받아준거야? 결혼하는거지?

[징1]

글쓴이에게
한다니까... 너 자꾸 사람 부끄럽게 계속 얘기하게 만든다?

[글쓴징]

1에게
(꽉 껴안으며) 내가 잘할게. 진짜야. 항상 행복할 순 없겠지만 힘들때 슬플때 언제나 내가 곁에 있을게. 고마워.

[징1]

글쓴이에게
너야말로... 힘든 일 있으면 나한테도 좀 얘기해줘. 그거 때문에 속상하단 말이야. 내가 얼마나 걱정하는데.

[글쓴징]

1에게
이거봐. 난 진짜 행복한 예비 신랑이야. 벌써 설렌다... 고마워 정말로. 근데 나 그냥 정말 확신이 들었어. 타이밍이 이상했던건 사실이지만... 진짜로 너를 그만큼 사랑해.

[징1]

글쓴이에게
갑자기 멋있는 말만 하기 있어? 오세훈 반칙이야. (웃으며 네 등을 토닥이는) 나는 싸우는 것도 서로 사랑해서 싸우는 거라고 생각해. 그래도 우리 결혼하면 조금만 싸우고 예쁘게 살자.

[징2]

말 돌리지 말고. 지금 얘기하고 있던 거 그거 아니잖아.

[글쓴징]

아는데.. 일단 대답해주라. 결혼하자.

[징2]

해. 근데 그건 일단 나중에 생각하고. 너 담배 끊었다고 그랬잖아. 왜 거짓말쳤어.

[징3]

일단 마저 얘기하고 결혼해.

[글쓴징]

아니 그게 아니라.. 일단 대답해줘. 결혼하자.

[징3]

치킨말고 피자 먹으면 긍정적으로 생각해볼게.

[글쓴징]

평생 자기가 피자 먹고 싶다고 할때 피자 먹으면 돼?

[징3]

근데 또 말만 이렇게 하고 오늘처럼 치킨 먹자고 우길거잖아 너.

[글쓴징]

3에게
아니야! 나 자기가 피자 먹자고 하면 먹을게. 나 피자 좋아해! 자기도 좋아해. 그니까 결혼하자.

[징3]

글쓴이에게
근데 왜 갑자기 결혼하재?

[글쓴징]

3에게
그냥.. 지금 너랑 싸우다 보니까, 이렇게 싸우더라도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어. 승낙해주라 자기야. 나 자기랑 평생 함께 하고 싶어. 이렇게 우당탕탕 싸워도 늘 함께하고 싶어.

[징4]

갑자기?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는데. 진심 아니잖아

[글쓴징]

진심이야. 지금 갑자기 그런 생각 들었어. 결혼하자.

[징4]

응, 나도 결혼하고 싶어. 근데 이 얘기 끝내고 해

[글쓴징]

어? 그럼 승낙한거지..? 응? 우리 결혼하는거지?

[징4]

내가 너 아니면 누구랑 하겠어. 근데 나 프러포즈 거창하게 받고 싶은데?

[징5]

뭐래, 내가 물은 거에 답이나 해. 일부러 피하려고 결혼얘기 하지 말고.

[글쓴징]

피하려고 아니야. 결혼하자 자기야.

[징5]

아니 그니까 갑자기 그게 왜 나오냐고. 우리가 지금 결혼 문제로 싸워? 그리고 내가 결혼한다 한 들, 지금 이 상황에 어, 하자, 라고 말 할 기분이 아니잖아.

[글쓴징]

알아. 지금 타이밍 아닌거 아는데, 나는 지금 확신이 섰어. 결혼해주라 자기야. 네가 아니면 안 돼 나는.

[징5]

내가 아무리 결혼 프러포즈는 호화스러운거 싫고 평소 우리다운게 좋다했지만 싸우다가 뭔 확신이 서, 말이 되는 소리를 해.

[글쓴징]

5에게
진짜야. 이렇게 싸우더라도 너랑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어 순간. 그럴 수 있게 해줘. 결혼하자, 응?

[징5]

글쓴이에게
그럼 담배 끊어. 끊는 거 보고 할지 말 지 결정할래, 내 아기는 무조건 건강해야 해.

[글쓴징]

5에게
응! 응 진짜 응! 이건 내가 진짜 약속할게! 결혼 하는거지..? 나 승낙 받은거지?

[징5]

글쓴이에게
아니? 끊는 거 보고 한다니까? 오늘도 담배로 싸웠는데 또 싸울 지 누가 어떻게 알아.

[징6]

결혼은 아무나 해? 뭐가 잘 맞던가 해야 하지. 지금도 싸우면서.. 결혼 해서 잘 해줄 자신은 있나봐.

[글쓴징]

당연하지. 그냥 문득, 아니야. 대답부터 해줘. 결혼하자.

[징6]

너 하는 거 보고. 지금처럼 이렇게 싸우는 거 계속 되면 나 결혼 안 해. 결혼 해선 맨날 붙어 있어야 하는데 너 양보 배려, 뭐 그런 거 할 자신 있어?

[징7]

...너 지금 갑자기 그 말이 왜 나와?

[글쓴징]

아, 미안... 근데 나 지금 진심이야. 결혼하자 응?

[징7]

갑자기 이렇게 뜬금없이? 내가 너랑 결혼해서 뭐가 이득인데? 지금도 내 말 이렇게 안 들으면서.

[징8]

뭐야... 너 지금 말 돌리는 거지, 지금.

[글쓴징]

아 아니.. 말은 대답하고 마저 해. 결혼해줘. 결혼하자.

[징8]

이렇게 맨날 싸우는데? 나한테 안 져줄거잖아, 결혼해서 싸워도.

[글쓴징]

대답. 대답 먼저 해줘. 나는 확신이 섰어.

[징9]

아니 싸우다 말고 갑자기? 결혼 아직 이른데... 나 돈 없어 자기야. 나 먹여 살려줄 거야? 아, 오세훈 대답해. 앞으로 네가 친구들이랑 밥 먹는 자리에서 돈 다 내고 그러기 없기로.

[징10]

반지도 없이 무드 없이 청혼하는 남자랑 결혼을 하라고? 것도 싸우다가 결혼하자는 남자를 내가 뭘 믿고 결혼을 해.

[징11]

늦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