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 ... 오랜만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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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1]

그러게 오랜만이다. 담배 끊은 줄 알았는데 다시 피우나보네. ... 잘 지내지? 다른 애들 안부는 물어본 것 같은데 넌 못 물어봐서.

[글쓴징]

어제까지만 해도 담배 안 피웠었는데, 갑자기 땡기네. 뭐, 그냥저냥 살아. 하던 일 계속하면서. 넌 안 물어봐도 잘 지내는 것 같네. 지금만 봐도.

[징1]

그... 방금 안에서 있었던 일은 그냥 술 게임이었어. 다른 뜻 없이 그저 술 게임... 그보다 하던 일 계속하면서 지내면 요즘도 많이 바빠? 너 되게 자주 바빴잖아, 야근도 밥 먹듯이 하고 주말도 없고.

[글쓴징]

아, 술 게임... 술도 잘 못 마시는 애가. 얼굴 잔뜩 발개져서는 그러는 모습 보니까 기분이 썩 좋진 않네. ... 이제 내가 뭐라 할 입장은 아니지만. 응, 여전히 바빠. 너랑 헤어진 뒤론 더 심해. 하루에 네 시간은 자려나.

[징1]

술 못 마시는 건 너도 똑같으면서 여기 도착하고 나서 계속 술만 마시더라, 너. 애들이랑 인사하는 건 잠깐이고. ... 네 시간? 일이 아무리 좋다지만 너무 바쁘게 사는 거 아니야? 그러다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떡해. 밥은? 잘 챙겨 먹어?

[글쓴징]

... 어차피 상관없잖아. 내가 잠을 못 자든 밥을 안 먹든.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 우리. 술을 퍼마시든, 담배를 죽도록 펴대든... 끝난 거잖아. 다시 돌아갈 수 없잖아. 근데 그게 다 나 때문이라는 게... 그래서 더 화가 나.

[징1]

... 백현아. 지금 네가 하는 말 내가 오해할 것 같아. 네가 꼭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다시 나 만나고 싶다고 오해할 것 같은거 알아? 그런 뜻 아닌거 아는데 술을 마셔서 그런가 그런식으로 밖에 해석이 안 되네.

[글쓴징]

응, 오해하라고 하는 말 맞아. 나 엄청 후회돼. 그날 너 두고 그렇게 돌아선 거. 오늘도 일부러 너 보려고 온 거야. ... 우습지. 내가 이제 와서 이러니까. 나도 취했나 보다. 그냥 말한 거 다 잊어. 나 갈게.

[징1]

내가 붙잡을 땐 붙잡혀주지도 않더니 이제 와서 이러는 거 좀 밉긴 하네, 우습진 않고. ... 진짜 네가 한 말 다 잊어? 나도 오늘 너 보려고 온 건데. 맨정신으로 너 못 볼까 봐 일부러 술도 더 마셨어. ... 우리끼리 2차 안 갈래?

[글쓴징]

우리 둘이서, 2차. 단둘이서. 너야말로 이거 나 오해하라고 하는 말 맞지. 난 그냥 가볍게 술만 먹고 너 보내주긴 싫은데. 밤새 같이 있고 싶다고. ... 내 집으로 갈까. 에리야.

[징1]

마음대로 해석해. 내가 미련이 남아서 하는 말인지, 아님 그냥 오랜만에 봐서 반가워서 하는 말인지 어떻게 해석하든 상관없어. 집... 음, 그럼 잠깐만 기다릴래? 안에 짐이 있어서 짐만 가지고 바로 나올게.

[글쓴징]

빨리 나와. 괜히 다른 애들 눈에 띄었다가 이상한 소문나니까. (담배 한 대를 더 꺼내 술집 앞에서 네가 나오기 까질 기다리다 황급히 문 열고 나오는 네 모습 보고는 피던 담배 바닥에 떨궈 신발로 문질러 끄는) ... 가자. 오랜만이네, 이렇게 같이 걷는 것도.

[징1]

그러게 진짜 오랜만이다. 네 얼굴 보는 것도 오랜만, 같이 걷는 것도 오랜만. 진짜 기분 이상하다. 너랑 두번 다신 이렇게 단 둘이 걸을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 솔직히 말하면 네가 나랑 헤어지자마자 다른 여자 만날 줄 알았다?

[글쓴징]

나도 그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사람 마음이 그리 쉽게 변하지 않더라. 너야말로 나 같은 똥차 걸렀으면 이제 벤츠 만나야지. ... 오세훈이랑은, 무슨 사이야? 사귀는 것 같던데. 뽀뽀하는 것도 자연스럽고.

[징1]

/ 현이 이제 안 와요...?

[징1]

뽀뽀하는게 자연스러웠나... 난 그냥 한거였는데. 음, 세훈이랑 무슨 사이인거는 왜? 사귀는 사이라고 하면 나 네 집에 들이지 않으려고?

[징4]

그러게. 우리 되게 오랜만이다. 담배는 다시 피나 보네, 그렇게 힘들게 끊어놓고서는...아깝네. 그 동안 잘 지냈어? 이제 안부 물어볼 사이는 아닌가.

[징5]

그러게 오랜만이다. 담배는 다시 피다 보네. 끊었었잖아, 너. 아... 미안, 이제 우리 이런 얘기 할 사이는 아닌데. 오랜만에 마셨더니 더워서. 그래서 나온 거야,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글쓴징]

... 그냥 더워서 나온 거 맞아? 정확하게 나랑 똑바로 눈 마주치고 뒤따라 나온 것 같은데. 뭐, 상관없어. 간만에 얼굴 가까이서 보니까 좋아. 얼굴 많이 상했네. 잘 지냈어?

[징5]

얼굴 많이 상한 것치고는 잘 지냈어. 처음에는 좀 힘들었는데 결국은 다 무뎌지더라. 넌 잘 지냈어? 솔직히 얼굴 봐서는 잘 지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네. 근데 잘 지냈다고 했으면 좋겠어. 그래야 내가 덜 슬플 것 같거든.

[글쓴징]

그렇구나. 넌 잘 지냈고, 다 무뎌졌구나. ... 난 아닌데. 그날 이후 딱 일주일 동안만 잘 지냈고, 그 뒤로는 지옥이었어. 이제 와서 이런 말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그냥 그랬다고. 많이 보고 싶었어.

[징5]

응, 생각보다 잘 지냈어. 또 그러려고 노력하기도 했고. 네가 그랬었잖아. 너 다 잊어달라고... 그래서 죽도록 노력했어 나. 근데 네가 그런 얼굴 하면서 그런 말 하면 내가 지금까지 죽도록 노력한 게 뭐가 돼, 백현아.

[글쓴징]

5에게
... 미안해. 뭐가 미안하냐면, 그냥 다. 사귈 때 잘 못해준 거. 헤어지던 날 비 오는 날 혼자 너 놔두고 온 거. 그리고... 지금 와서 뒤늦게 후회하는 거. 전부 다. ... 나 갈게. 일찍 들어가.

[징5]

글쓴이에게
진짜 미안하면 나한테 먼저 등 보이지 마... 나 평소보다 많이 마셨어. 얼굴도 뜨겁고, 너 이대로 가면 다른 애가 나 집에 데려다줄 텐데. 너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글쓴징]

5에게
그러니까 술 잘 마시지도 못하면서 왜 그렇게 오버했는데. 하아... 알겠어. 가자, 가. 데려다줄게. 짐 챙겨들고 나와. 여기 앞에서 기다릴 테니까.

[징5]

글쓴이에게
오랜만에 애들 만나니까 기분 좋기도 하고. 너도 올 줄은 몰랐거든. 애들한테 금방 얘기하고 나올게, 조금만 기다려. 넌 인사 안 해도 돼? 다 오랜만에 만났잖아.

[글쓴징]

5에게
다른 애들 딱히 상관없어. 어차피 난 오늘 너 하나 보려고 온 거라. 아, 잠깐만. (아까부터 제 신경 거슬리게 하던 네 짧은 치마에 외투 벗어 둘러주는) 누가 자꾸 쳐다보길래. 다녀와, 빨리.

[징5]

글쓴이에게
(허리에 감겨진 네 외투를 보곤 고개를 끄덕이는) 조금만 기다려. 금방 다녀올게.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나와 네 앞에 서는) 나 때문에 온 거면 나한테 하고 싶은 말 많을 것 같은데. 맞아?

[징6]

어, 오랜만이네. 난 너 안 온 줄 알았는데 벌칙 받다가 너랑 눈 마주쳐서 놀랐다... 잘 지냈어?

[징7]

어, 그렇네. 우리가 오래 만나긴 했나 보다. 이제 너는 신경도 안 쓰일 텐데 나도 모르게 죄지은 느낌 들어서는... 하필 타이밍도 그래가지고. 그, 잘 지냈어...? 헤어진 마당에 이런 말 하는 건 좀 아닌가...

[글쓴징]

잘 지냈냐고... 하하. 내가 왜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울까, 응? 이것만 봐도 답은 나오는 것 같은데. 추운데 그냥 빨리 들어가. 나 어차피 이제 집 갈 거야.

[징7]

못 지낼 이유는 또 뭐야... 나랑 헤어졌으니까 더 잘 지내야지. 담배 몸에 안 좋으니까 적당히 피다 끊어... 사실 너 잘 지내는 모습 보고 싶어서 나왔는데, ...아니다. 그래도 얼굴 봐서 반가웠어, 백현아.

[징8]

ㅅㅈ

[징10]

ㅅㅈ

[징11]

...어, 오랜만이다. 인사 엄청 늦게 해주네, 난 내가 안 보이는 사람인 줄 알았다. 안 오는 줄 알았더니 왔네. 언제부터 있었어?

[징12]

아... 응, 오랜만이다. 그날 이후로 처음 얼굴 보는 건가? 오랜만에 얼굴 보니까 좋다. 아니, 그게... 다른 애들 말이야, 물론 너도 봐서 좋고. 응, 그냥 그렇다고...

[글쓴징]

나도 좋아. 오랜만에 너 보니까. ... 아, 방금 오세훈이랑 그거. 둘이 뭐야? 사귀기라도 하나. 친한 건 알았는데 벌써 그 정도일 줄은 몰랐네.

[징12]

아, 그거... 술 게임하다가 얼떨결에 한 건데. 세훈이랑 그런 사이 절대 아니야, 진짜. 그냥 친구지. 그리고 누구 사귈 생각 없어...

[글쓴징]

얼떨결에... 그냥 입술 막 붙이고 다닌다고. 많이 취했나 보네. 적당히 마시고 빨리 집 들어가. 왜, 나 같은 놈이랑 헤어졌으면 빨리 더 좋은 남자 보란 듯이 사귀어야지.

[징12]

너도 좋은 사람이었어. 지금은 그냥... 혼자가 더 편해. 그동안 못 해본 거 좀 즐기려고. 아... 나 진짜 취했나 봐, 네 앞에서 자꾸 이상한 말만 하네. 나 먼저 들어갈게... 그리고 담배 그만 펴, 몸에 안 좋아.

[징13]

응, 오랜만. 오늘 너 안 올 줄 알았는데. ... 그냥 머리 아파서 잠깐 나온 거야. 근데 담배는 다시 피 나봐. 담배 피우는 거 보니까 요즘 또 바쁜 건가.

[징15]

어? 어... 오랜만이다. 너 여기 안 나올 줄 알았는데. 시끄럽고 사람 많은 거 별로 안 좋아했잖아.

[글쓴징]

응, 근데 그냥... 오늘은 보고 싶은 사람이 좀 있어서. 너도 술 마시는 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 근데 왜 나왔어.

[징15]

보고 싶은 사람 누구, 혹시 나? ... 나는 너 보고 싶어서, 잘 사나 못 사나 확인하고 싶어서. 나 이제 술 잘 마신다, 백현아. 술도 마시다 보면 늘더라고.

[징16]

어제도 본 사람 같은데 오랜만이라고 인사하니까 기분 좀 이상하다. 나만 그런가. 안 그래도 애들한테 간간이 소식 전해 들었어. 엄청 바쁘게 지낸다던데?

[징17]

늦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