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전 11시 24분 14초입니다.
"산불이 났다"고 말문을 연 성묘객의 딸은 "아빠와 왔는데 불이 나서 산소가 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빨리 와주세요"라고 재촉하지만, 위치를 묻는 질문엔 "모르겠다"는 대답을 반복합니다.
밑에 내려가서 기다리고 있는 엄마한테 전화좀 해도 괜찮냐고 되묻기도 합니다.
상황실에서 현장 상황을 알려달라고 요청하자 "할아버지 산소가 타고 있다"고 답합니다.
이렇게 1분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50대 성묘객이 "여보세요"라며 전화를 받습니다.
'안평면 박곡리'라는 산불 발생 주소는 그 직후에 소방당국에 전달됩니다.
50대 성묘객은 차량으로 진입을 못 하는 곳인데 불이 산을 타고 올라간다며 헬기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이런 구체적인 정보는 총 3분 길이의 통화 녹취의 후반쯤 가서야 나옵니다
▶ 인터뷰 : 채현일 / 더불어민주당 의원(행안위)
- "산불이 발생하면 최초 신고와 상황 설명이 중요합니다. 이번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향후에 경찰의 신속한 수사와 경위 파악이 필요합니다."
최초신고 시각 경북 의성군엔 최대순간풍속이 초당 3.7m였다가 오후 3시 50분쯤 초당 17m로 급격히 강해졌습니다.
그나마 성묘객의 딸이 신고하지 않았다면 소방당국의 인지 시점은 더욱 지체되고, 화재 원인을 밝히는데도 행정력이 낭비될 뻔했습니다.
의성군은 오늘(28일) 50대 성묘객을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이번 달 31일 소환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