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생활한복&신한복 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같습니다
글을 마무리 하기 전에 잠깐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부디 댓글란에 다짜고짜 "저게 뭐라고 가격 비싼가, 저 업체들은 가격을 내려야 한다" 라는 등의 글은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생각보다 많이 비싸다" >혹은 "내가 봤을 땐, 어디어디는 질에 비해 비싼 감이 있다"라는 식으로 감상을 말해주는건 괜찮습니다
하지만 직접 본 적도 없으면서 다짜고짜 단지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저 업체들은 가격을 내려야한다"라고 하는건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저 업체들 옷가격이 내려야한다"보다 "가격이 저렴한 다른 업체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라 바라는게 좋죠
생활한복&신한복의 경우 기성복처럼 만들어져있는 정형화된 옷 디자인, 패턴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장에서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제작자가 디자인 패턴을 직접 만들어서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옷을 수작업으로 소량생산합니다
특히 남성 생활한복&신한복은, 여성 치마저고리처럼 형태와 종류가 간단한 것도 아닙니다
저고리 바지 모두 현대 기성복과는 모양이 아예 달라서, 생활한복이라 하더라도 만드는 과정이 까다롭습니다
위의 겉옷(도포, 두루마기, 창의, 철릭) 등은 더 어렵죠
흔히 입는 코트 야상 자켓 등은 이미 만들어진 패턴이 동서양을 넘어 넘쳐나지만, 생활한복 신한복 겉옷 개발은 아직도 걸음마 단계라 해당업계 디자이너들이 직접 다 디자인을 새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디자인을 만들었다해도, 사람 몸에 가장 어울리는 핏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하구요
생활한복&신한복이 비쌀 경우 비싼 이유로는 간략하게 이 네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1. 수요가 너무 적음
2. 원단이 비쌈
3. 제작자의 디자인 연구 투자비
4. 생활한복이라 하더라도 전통한복특성을 많이 넣으면 많이 넣을수록 수작업 과정이 빡세짐
한복은 기성복처럼 공장에서 대량으로 못 만듬. 기성복과는 만드는 기술이 다름. 한복쪽 전문성을 갖춘 전문인력이 필요
만약 전문성도 없고 질도 안좋은 원단을 쓰며, 한복특성 살리는 연구도 안 하는 제작자가 옷을 만든다면, 가격을 훅 낮출 수 있습니다
예시로 일본 기모노를 들어볼까요? 전문가가 만든 명품은 비싸지만, 그냥 일반인이 기모노틱하게 만든 초저가형은 한국 돈으로 20000원 정도면 삽니다.
일반 대중 입장에서 비싼거보다야 싼티 나겠지만 싸게 나오기만하면 좋다고 생각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괜찮은 원단을 선택하여 거듭 연구를 한 후에 생활한복&신한복을 하나씩 하나씩 만들고자 디자이너'에게
'싼 것을 만들어내라'고 강요해서는 안되지 않겠습니까?
가격이 저렴한걸 원한다면, "가격대비 괜찮은 원단을 선택하고, 최대한 한복특성 살리기 위해 연구하겠으나 가격은 저렴하게 팔겠다"고 생각하는 "새로운" 디자이너들이 나오기를 바래야죠
굳이 이 글을 쓴 이유는, 예전에 <차이킴> 김영진 디자이너의 "철릭원피스"가 인터넷을 휩쓸 때 그런 글을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이게 뭐라고 더럽게 비싸게 판다, 뭘 이렇게 비싸게 팔아? 가격 낮춰라" 이런 류의 글
샤넬 디자이너였던 김영진 디자이너가, 한국에 와서 <차이킴>을 운영하며 선보였던 "철릭 원피스" 한 번 쯤은 보셨을겁니다
아래 사진이 가장 유명하지요
김영진 디자이너 자체의 경력과 가치만 해도 대단합니다
하지만 보통 남성들이 주로 입었던 전통한복을, 현대 여성의 몸에 맞춰 기성복화하기 위해 얼마나 연구를 했을까요?
1. 기존에 없던 패턴 만들어내고
2. 전통미는 최대한 살리고 (요새 짭 많던데, 짭들하고 당장 치마주름 질부터 다름. 한복목깃은 물론이고)
3. 전통을 살리되 기성복화할 때 최대한 몸에 예쁜 핏을 찾아내고
4 기성복화한 한복 위에 어울리는 아이템이 뭔지 연구하고 ("철릭 원피스" 위에 "한복치마"를 두른다는 아이디어)
심지어 원단 또한 몸에 해가 없는 천연원단 고급원단만을 이용하는데요, 매 시즌마다 다른 고급원단을 선택하여 시즌이 지나면 똑같은 원단의 옷은 안 만듭니다
하여튼 예전에 <차이킴>의 '철릭원피스' 사진이 유행할 때, 무작정 비싸다고 가격낮춰라며 비난하는 댓글들을 여기저기서 많이 봤습니다
'한복을 기성복화 하되 전통은 살리려고 노력하고, 고급원단으로 고급스러운 옷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에게,
그 옷에 문제가 있는것도 아닌데 비싸다고 비난하고 싼거 만들어내라고 강요하는건 정말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아 그렇다고
제가 올린 사진 속 업체들이 전부 "깊은 연구, 고급원단, 고급화 추구"를 한다는게 절대 아닙니다
저도 잘 몰라요
그냥 요즘 남자 생활한복&신한복이 어떤지 궁금해서 찾아본겁니다
하지만 혹시나 저 중에서 <차이킴>의 전례처럼 혹여 부당한 비난을 받는 곳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걱정을 했습니다
제 글에서는 부디 그런 맹목적인 비난이 없었으면 했고, 그래서 부득이하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이렇게 긴 글을 남깁니다
추신)
'비싸다'고 말은 누구나 할 수 있고 괜찮아요. 비싼건 비싼거니까요ㅋ
또한 직접 본 분이 '어디는 질에 비해 비싼거 같다'라고 해도 괜찮아요. 정당한 평가니까요
하지만 저는 무조건적으로 '저게 뭐라고 왜 비싸야하나, (무조건) 가격을 내려야한다'라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한복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도 없으면서, 평소에 미싱질 해봤다는 자만심만 가지고 남이 만들어놓은 생활한복 디자인 그대로 복제해서 짭만들어 파는 사람들
원단 쓰은 걸로 만들면서 비싸게 파는 사람들
그런 파렴치한 이들이 양심도 없이 싸구려를 비싸게 파는건 비난받아야 마땅하지만요
그리고 남자 생활한복&신한복, 비싼것만 많다고 우울해하시는 분들, 너무 우울해하지 마세요
여자 생활한복&신한복 업체들, 불과 2년만에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가격대 폭도 정말 다양해졌고요 (1년 전만해도 최소 10만원부터 가격대가 시작됐는데, 이제는 5~6만원대부터 시작)
지금 남자 생활한복&신한복은 여자옷보다 느리게 개발이 시작됐을 뿐입니다
1~2년 전만해도 남자 생활한복&신한복, 저렇게 디자인 잘 나올 줄 알았나요ㅋ
그때는 디자인이 별로여도 제품 하나 제대로 나오기만하면 대단한거였는데요 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남성옷도 점점 다양한 디자인이 다양한 가격대로 나올겁니다 화이팅하십쇼
나 20살때 첫 알바지원 문자 패기 개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