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끈하고, 끈적거리는 노른자가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이 맨몸을 내보였다. 너를 받아들이는 데 망설임이라고는 없어. 때 타지 않은 흰자와 진한 노른자가 한몸이 되는 것은 당연한 섭리마냥 자연스러웠다.
이미 깊이 밀려들어온 노른자에 한창 취하던 순간. 흰자는 갑작스레 밀려온, 치명적일만큼 달콤한 설탕의 속삭임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진다. 이렇게 달아도 되는 걸까. 이렇게나 황홀해도 되는걸까.
본연의 색을 잃어버린 채, 새롭게 마주한 자신의 모습에 왠지 모를 희열과 짜릿함이 온몸을 감싸오는 흰자였다.
조금 더 날 섞어줘, 자극해줘.
사랑의 방식은 한가지 뿐만이 아니지. 노른자와 설탕, 아찔한 교집합을 한차례 겪고 난 흰자는, 차마 설탕만의 달큰한 향을 잊을 수가 없었다. 결국 저지르고야 만 단 둘의 밀회. 원래, 달고 맛있는 건 위험한 법이야.
한차례 강렬한 환희를 지나온 그들은 마침내, 완전한 하나가 되어 미끄러져 내려오기 시작했다. 어디든 좋아, 당신과 함께라면.
꽤나 자극적으로 흘러내리는 그것들에, 지켜보던 유산지마저 조금씩 젖어들고 있었다.
터질듯이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서, 그들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 단정히 몸을 가다듬었다. 그러나, 그도 잠시. 뒤늦게 달뜬 숨소리와 함께 매혹적인 몸놀림으로 자극해오는 무언가가 있었다.
정신없이 깊숙이 들어와선 안을 헤집어 놓던 그것은, 또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카스테라의 여린 속상을 느끼며 엄청난 양의 부드럽고 흰 크림을 한참이나 내뿜어냈다.
낯선 이의 뜨거운 흔적을 감싸안은 채, 카스테라는 혼미해진 정신을 붙잡아가며 가볍게 흩뿌려지는 슈가 파우더의 촉감을 어렴풋이 느낀다.
그리고, 벗겨졌다.
단단한 나이프가 생경한 촉감과 함께 접근한다. 나를 벗기고, 파헤치고, 얼마든지 어루만져도 돼.
이제 아무래도 상관 없어, 다시 한번 날 자극해줘.
내 안을 내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부끄러운 일이었구나. 카스테라는 수줍은 얼굴을 한 채 아직까지 남아 있는 흰 크림의 잔재를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이걸 봐요. 그가 남기고 갔어요.
이 크림이 모두 사라지고 나면, 다시 날 찾아와줬으면 해.
뜨겁고 자극적인 다른 무언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