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영국에 들어오지 못하는 이유

1. 재계 + 정계 = 올리가르히

올리가르히(Олигархи)

소련은 말기에 조금씩 시장을 개방했다 자본주의 정책에 미숙했던 소련의 정책 입안자들의 결정은 인플레이션을 불러왔다

소련이 붕괴하고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던 러시아는 알짜배기 국영기업들을 유지할 능력이 없어 헐값에 팔아 넘겼다

이 국영기업들을 사들인 사람들은 소련 시절 공산당 관료와 경제 개방으로 성장한 사업가들이었다

신흥세력은 단순히 사업 능력만으로 성장할 수 없었다 러시아 정계에 막대한 로비를 통해 사업을 따내면서 그 세를 불려갔다

즉, 올리가르히는 러시아의 정계와 재계를 장악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 군과 첩보를 장악한 사람을 실로비키라 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올리가르히는

로만 아브라모비치(ROMAN ABRAMOVICH) 첼시 구단주다.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푸틴의 개라는 별명이 있다.

그러나 로만의 행보는 푸틴의 충실한 심복이라고 하기에는 동의하지 못할 의심될 부분이 있다

2.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행보

 

로만은 첫째부인, 둘째부인 집안의 힘을 받아 거대한 사업가로 변신하게 된다

그는 보리스 베레좁스키와 함께 P. K. Trust를 설립하고 국영기업이었던 석유회사 시브네프트를 인수한다

 

 

시브네프트의 소유권은 사실상 베레좁스키에게 있었다 그 이유는 베레좁스키가 올리가르히의 대표 아이콘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계와 언론에 막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다

 

그 외에도 로만은 여러 올리가르히와 함께 알루미늄 사업을 하는 등 젊고 영향력 있는 인물로 떠올랐다.

그러나 순탄했던 생활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

2000년 3월 26일 대통령 푸틴의 등장이었다

 

3. 불어 닥치는 피바람

KGB 요원 출신 푸틴은 올리가르히의 후원을 받아 당선되었다

문제는 그 올리가르히가 이전 대통령 보리스 옐친의 비호 아래 성장했고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르는 것이다

푸틴은 자신의 치세에 올리가르히가 설치는 것을 눈뜨고 볼 수 없었다 숙청 작업이 시작되었다

보리스 베레좁스키는 보리스 옐친의 정치자금을 대는 올리가르히의 대표 아이콘이다

베레좁스키는 푸틴의 행보에 반대했고 푸틴은 차근히 그의 자산을 압류하기 시작했다

(베레좁스키는 푸틴도 후원했다.)

러시아 검찰은 베레좁스키를 부패 혐의로 소환했는데 그는 검찰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영국으로 망명했다

베레좁스키는 현금화를 위해 남은 자산을 파트너 로만 아브라모비치에게 헐값에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로만은 순식간에 러시아 산업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거물이 되었다

그리고 로만은 푸틴에게 납작 엎드리고 정치자금을 대기 시작한다

푸틴은 로만에게 “베레좁스키를 떼어내야 사업하기 쉬울것이다”라는 귀뜸을 할 정도로 압박을 받는다

 

(2011년 베레좁스키는 로만이 협박해서 헐값에 자산을 매각했다며 65억 달러의 소송을 냈지만 패배했다)

푸틴은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올리가르히들의 자산을 차례로 자신의 측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푸틴만의 올리가르히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때 로만은 푸틴에게 거슬리지 않기 위해 언론의 노출을 꺼리고 오지 중의 오지 추코트카로 가게 된다

2000년 12월 17일부터 2008년 7월 3일까지 추코트카의 주지사로 두 번이나 역임하였다

(두 번째 임기는 구석에 있으라고 푸틴이 압력을 넣었다)

로만은 막대한 돈을 쏟아 인프라를 건설했고 추코트카에 지지 기반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올리가르히 숙청 작업에서 로만은 관계자로 종종 소환된다

 

4.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첼시 인수

살얼음판을 걷는 시기에 로만은 첼시를 인수한다.

당시 영국은 축구는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러시아 부호가 나타나 클럽을 인수하고 1500억을 쏟아부으니 시선이 곱지 않았다.

로만의 첼시는 떠오르는 스타 감독 조세 무리뉴와 더프, 로벤, 드록바 등으로 선수단을 꾸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다.

이 행보로 인해 로만은 만수르가 나타나기 이전까지 축구계에서 "돈 = 첼시 = 로만" 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로만은 왜 하필 영국이고 런던 클럽을 선택했을까. 순수한 팬심이라고 믿는 시선은 많지 않다.

영국의 특징은 아직도 전세계에 식민지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식민지는 조세 회피처 역할을 한다

푸틴의 숙청이 두려운 올리가르히들은 영국의 조세 회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고 돈을 세탁한다

그리고 그 돈은 영국 본토로 들어가는데 주로 부동산을 구입하는데 사용된다 부동산 중에서도 주로 런던의 고급 주택을 사들인다

보석, 금, 화폐는 소지와 보관, 이동에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에 고급 부동산은 소지, 보관, 이동에서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땅 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런던에서도 고급 부동산은 시세 변동에 있어서도 안전했고 영국은 건물의 실 소유주가 누군지 물어보지 않는다는 점도 있었다

로만도 이러한 의혹을 피할 수 없는데 2005년 시브네프트를 가즈프롬에 매각하는 등 자신이 소유한 회사들을 다시 매각하여 현금을 만든다.

현재 겉으로 드러난 로만의 수익 구조는 다국적 철강 회사 에브라즈 + 러시아의 철강 회사 노르니켈의 수익을

다른 올리가르히 유진 쉰들러와 함께 2001년 창립한 투자회사 밀하우스 캐피탈에서 관리한다.

회사 소개에 따르면 밀하우스는 현재 42개의 자회사를 가지고 있고 10조의 자본을 가지고 있다.

에브라즈와 밀하우스는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 푸틴은 로만이 첼시에 돈을 쏟아 붓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로만이 국부를 유출한다."

(지는 차명으로 런던에 주택 샀으면서)

로만은 다시 납작 엎드려 소치 동계올림픽, 러시아 월드컵, 히딩크 감독 선임, 러시아 전국에 축구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돈을 막대하게 쏟아 붓는다.

푸틴 曰 "월드컵? 로만이 돈 쓸거야."

이후 로만은 2조 2천억의 돈을 부어 러시아 축구 인프라를 구축한다.

5. 영국의 분노

영국에 간 올리가르히의 자본이 부동산에만 쓰인 것은 아니다.

러시아의 돈이 영국 정계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한다.

영국의 정계, 재계 인사들은 러시아의 자본이 영국 내로 스며드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누가 러시아 돈을 먹었는지 적과 아군 구별이 힘들어 지고 영국이 러시아의 인형 놀이나 하고 있다고 의심할 정도였다

2018년 3월 러시아가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이중 스파이 암살을 시도한 사건은 이러한 불만을 폭발 시켰다

테레사 메이 前 영국 총리는 러시아 외교관들을 쫓아냈고 러시아 부호 700명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또한, 러시아 자본이 영국 내에서 위험하다고 판단된다면 자산을 동결 시키기로 했고 연간 200만 유로를 사용하는 러시아인은 40개월마다 비자를 갱신하도록 했다.

 

그리고 2018년 4월 12일 부터 미국은 올리가르히에 대한 제재를 시작했다.

유럽 주요국들은 이 사건에 대해 해명하라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러시아 제재에 대해서는 영국을 반대한다.

영국은 원자재에 대한 경제제재를 시작했고 EU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지만 반응이 시큰둥하다.

EU 나가는데 너희를 도와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철강 회사를 운영하는 로만 아브라모비치에게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6. 친러시아파 등장?

제 2의 트럼프라 불리는 보리스 존슨 現 영국 총리에 대해서도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

보고서는 테레사 메이 재임 기간인 올해 3월 완료되어 보리스 재임 기간인 10월 총리실에 전달되었다.

2019년 11월 3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조사 결과에 대해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 했지만 거센 비판을 받고 11월 15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은 정확한 날짜를 밝히지 않고 2019년 12월 12일 이후에 발표하기로 했는데 그 이유가 12월 12일은 영국 총선이 있는 날이다

그 전에 발표하면 안되는 사안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확히 12월 12일 직후에 발표할 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조사 결과에 따라 영국 내에 있는 올리가르히의 행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의 내용에 따라 첼시가 1월 이적시장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구장 증축은 어떻게 될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만은 이스라엘 시민권을 취득하고 영국 비자를 발급받으려 했지만 영국은 비자를 받아도 입국금지 할 것이라 발표했다.

BBC피셜로 로만은 비자 발급을 스스로 취소한 상태이다.

또한, 스위스 경찰이 러시아 마피아와 돈 세탁으로 로만을 조사하자 변호사를 선임했다.

로만에게 첼시는 단순한 축구 구단이 아니라 푸틴의 눈을 피하기 위한 전초기지 역할과 함께 런던에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예상된다

더불어 몇 년 전부터 첼시가 자립 가능한 운영을 추구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결론

1. 로만은 러시아의 신흥 재벌 세력이고 숙청을 피하기 위해 푸틴 밑으로 들어감.

2. 푸틴은 로만을 지속적으로 견제했고 로만은 2005년 부터 자산을 해외로 돌리기 시작함.

3. 영국은 국내의 러시아 자본에 민감하고 로만도 비자 발급등 영향을 받고 있음.

4. 영국의 러시아에 대한 반응이 가벼운 수준이 아님. 외교관을 퇴출시키고 자산을 동결시킴. + 미국은 올리가르히를 겨냥해서 제재함.

5. 올리가르히는 러시아 눈치도 보고 영국 눈치도 봐야 하는 상황.

6. 12월 12일 영국 총선 이후 보고서 결과에 따라 로만과 첼시의 행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임.

https://www.fmkorea.com/2407034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