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몹시섹시ll조회 450l 1
이 글은 4년 전 (2019/12/13) 게시물이에요

https://unsplash.com/

style=", 바탕, serif;">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300" height="25" allowscriptaccess="always" allowfullscreen="false" allowScriptAccess='sameDomain'>



 슬픔, 너였구나 | 인스티즈


문형렬, 복사꽃 피는 봄날에

 

 

 

복사꽃

피는

봄날에

 

너와

나는

또 맹세했네

 

땅에서

하늘에서도

사랑한다고

 

복사꽃

지고

 

우리 모습

간 데

없어도

아픈 줄도

몰랐네







 슬픔, 너였구나 | 인스티즈


민용태, 각시패랭이꽃

 

 

 

잊어버리고 길을 가다 문득 발에 밟히는 꽃

각시패랭이꽃

진동으로 우는 작은 핸드폰 같은

너는 잊고 살던 나의 풋각시

하두 작아서 눈섭에 넣기도 아픈

내 사랑아

시장과 일상과 전장 속에

가까스로 푸르름으로 살아남아

꽃보다는 가냘픈 줄기가 다인

각시패랭이꽃

이따금 그 작은 보랏빛 미소가 나를 반길 때

너는 눈물보다 한 방울 아래에서

끝없이 나의 사랑을 덥힌다







 슬픔, 너였구나 | 인스티즈


류시화,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너였구나

나무 뒤에 숨어 있던 것이

인기척에 부스럭거려서 여우처럼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

슬픔, 너였구나

나는 이 길을 조용히 지나가려 했었다

날이 저물기 전에

서둘러 이 겨울 숲을 떠나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를 깨우고 말았구나

내가 탄 말도 놀라서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숲 사이 작은 강물도 울음을 죽이고

잎들은 낮은 곳으로 모인다

여기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또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한때 이곳에 울려 퍼지던 메아리의 주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무들 사이를 오가는 흰 새의 날개들 같던

그 눈부심은

박수 치면 날아오르던 그 세월들은

너였구나

이 길 처음부터 나를 따라오던 것이

서리 묻은 나뭇가지를 흔들어 까마귀처럼 놀라게 하는 것이

너였구나

나는 그냥 지나가려 했었다

서둘러 말을 타고 이 겨울 숲과 작별하려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에게 들키고 말았구나

슬픔, 너였구나







 슬픔, 너였구나 | 인스티즈


김인육, 목련 일기

 

 

 

4월아, 나는 왔다

데미안과 어린왕자와 갈매기 조나단을 찾아

견딜 수 없는 치욕을 뚫고 나는 왔다

 

사실, 삶은 총구같이 위태로운 것

타앙ㅡ, 찰나에 세계는 소실되고 마는 것

동백처럼 심장이 꽃 지더라도

4월아, 나는 끝내 왔다

 

겨울 모서리

할퀴어진 생채기마다 쿵쿵 피가 돈다

꽃들이 핀다

심장이 뛴다

피가 돈다, 네가 핀다, 내가 뛴다

반짝, 별들이 빛난다

 

사랑은

전복하는 것이 아니라 순치하는 것

천둥을 포획하여 쿵쿵 심장고동으로 길들이는 것

기꺼이 목숨 다하는 순교인 것

4월의 눈동자는 그래서 깊고 그윽하다

나는 생채기마다 고운 꽃등을 달고

발목이 잘리면서도 자꾸만 네게 간다

왜냐고 묻지 마라, 꽃아

저기, 성호를 그으며

서쪽으로 향하는 별들의 궤적을 따라

나는 또 가고 갈 뿐이다

이 잔인한 계절

너를 목숨처럼 안고







 슬픔, 너였구나 | 인스티즈


손택수, 살가죽구두

 

 

 

세상은 그에게 가죽구두 한 켤레를 선물했네

맨발로 세상을 떠돌아다닌 그에게

검은 가죽구두 한 켤레를 선물했네

 

부산역 광장 앞

낮술에 취해

술병처럼 쓰러져

잠이 든 사내

 

맨발이 캉가루 구두약을 칠한 듯 반들거리고 있네

세상의 온갖 흙먼지와 기름때를 입혀 광을 내고 있네

 

벗겨지지 않는 구두

그 누구도

벗겨갈 수 없는

맞춤구두 한 켤레

 

죽음만이 벗겨줄 수 있네

죽음까지 껴 신고 가야 한다네








추천  1

이런 글은 어떠세요?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닉네임날짜조회
유머·감동 얘들아 "미지근한 물” 생각하고 들어와봐380 디귿5:0868304 1
팁·추천 한 블로거가 선정한 생선구이 서열328 헤에에이~0:3290565 5
이슈·소식 30년간 정글에서 숨어지낸 일본 패잔병190 비비의주인5:3363564 24
유머·감동 솔직히 힘들다는 콘서트 방식...jpg120 Tony Stark5:5761654 10
유머·감동 엄마한테 사이다먹을래? 이게 잘못된거임????117 호롤로롤롤10:5936029 11
산부인과에 있는 남편들 중에서 혼자 산모에게 자리 양보한 류수영 XG 17:59 1 0
아니 나 이 정도로 딘딘 얼굴묘사 하는 사람 첨 봄ㅋㅋㅋ 큐랑둥이 17:58 1 0
일본 여교사의 육아 우물밖 여고 17:54 310 0
[대한민국vs요르단] 전반전 MVP 완판수제돈가 17:52 149 0
비빔냉면 만들어먹는 외국인1 하품하는햄스 17:51 441 0
매우 직관적인 농약 이름.jpg2 백구영쌤 17:40 2074 0
"차라리 안 했으면 클린스만만 욕먹는데”···'사과 없는 尹 대담' 설 밥상에 오르나.. 마유 17:37 711 0
양도해주시는 분 나중에 저 일하는 배라로 오시면 싱글레귤러 시키셔도 싱글킹으로 퍼드..2 Jeddd 17:27 2595 0
많은 추측이 난무했던 지코 더 시즌즈 새 타이틀...jpg9 a+b=cd 17:17 3501 3
현재 반응갈리는 콘서트에서 가장 불쌍한 팬.JPG84 우우아아 17:14 5449 0
정말 생각치도 못한 인맥이 있는 아이돌 히후+헤헤 17:12 1930 0
日정부 "남자 80kg 넘으면 더이상 연애할 자격 없다"3 마도서 알마 17:03 3223 0
구마유시 : 나도이제 월즈우승 원딜러 ㅋㅋㅋㅋ 218023_return 17:02 1233 2
여자들이 질투하는 여자 특징이 뭐임?2 Side to Side 17:01 2823 0
전세계 대기질 나쁜 국가 TOP 10.jpg6 정재형님 17:00 3960 0
아 배민 요청사항에 이따구로씀ㅋㅋㅋ6 세상에 잘생긴 17:00 4182 0
"文 믿고 사냥개 되어 우리 짓밟던 애"…한동훈 하루 두번 때린 홍준표 어른들아이들 16:51 2348 0
외국 사이트는 확실히 조 작 많은듯 돌아가는상황 닉네임171286 16:50 2457 1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3 어른들아이들 16:45 4506 1
"난 오작교의 까치” 박나래, 남의 사랑만 성공시켜…왜? (내편하자3) 즐거운삶 16:40 1556 0
전체 인기글 l 안내
4/16 17:56 ~ 4/16 17:58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