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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섹시ll조회 450l 1
이 글은 4년 전 (2019/12/13)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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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픔, 너였구나 | 인스티즈


문형렬, 복사꽃 피는 봄날에

 

 

 

복사꽃

피는

봄날에

 

너와

나는

또 맹세했네

 

땅에서

하늘에서도

사랑한다고

 

복사꽃

지고

 

우리 모습

간 데

없어도

아픈 줄도

몰랐네







 슬픔, 너였구나 | 인스티즈


민용태, 각시패랭이꽃

 

 

 

잊어버리고 길을 가다 문득 발에 밟히는 꽃

각시패랭이꽃

진동으로 우는 작은 핸드폰 같은

너는 잊고 살던 나의 풋각시

하두 작아서 눈섭에 넣기도 아픈

내 사랑아

시장과 일상과 전장 속에

가까스로 푸르름으로 살아남아

꽃보다는 가냘픈 줄기가 다인

각시패랭이꽃

이따금 그 작은 보랏빛 미소가 나를 반길 때

너는 눈물보다 한 방울 아래에서

끝없이 나의 사랑을 덥힌다







 슬픔, 너였구나 | 인스티즈


류시화,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너였구나

나무 뒤에 숨어 있던 것이

인기척에 부스럭거려서 여우처럼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

슬픔, 너였구나

나는 이 길을 조용히 지나가려 했었다

날이 저물기 전에

서둘러 이 겨울 숲을 떠나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를 깨우고 말았구나

내가 탄 말도 놀라서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숲 사이 작은 강물도 울음을 죽이고

잎들은 낮은 곳으로 모인다

여기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또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한때 이곳에 울려 퍼지던 메아리의 주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무들 사이를 오가는 흰 새의 날개들 같던

그 눈부심은

박수 치면 날아오르던 그 세월들은

너였구나

이 길 처음부터 나를 따라오던 것이

서리 묻은 나뭇가지를 흔들어 까마귀처럼 놀라게 하는 것이

너였구나

나는 그냥 지나가려 했었다

서둘러 말을 타고 이 겨울 숲과 작별하려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에게 들키고 말았구나

슬픔, 너였구나







 슬픔, 너였구나 | 인스티즈


김인육, 목련 일기

 

 

 

4월아, 나는 왔다

데미안과 어린왕자와 갈매기 조나단을 찾아

견딜 수 없는 치욕을 뚫고 나는 왔다

 

사실, 삶은 총구같이 위태로운 것

타앙ㅡ, 찰나에 세계는 소실되고 마는 것

동백처럼 심장이 꽃 지더라도

4월아, 나는 끝내 왔다

 

겨울 모서리

할퀴어진 생채기마다 쿵쿵 피가 돈다

꽃들이 핀다

심장이 뛴다

피가 돈다, 네가 핀다, 내가 뛴다

반짝, 별들이 빛난다

 

사랑은

전복하는 것이 아니라 순치하는 것

천둥을 포획하여 쿵쿵 심장고동으로 길들이는 것

기꺼이 목숨 다하는 순교인 것

4월의 눈동자는 그래서 깊고 그윽하다

나는 생채기마다 고운 꽃등을 달고

발목이 잘리면서도 자꾸만 네게 간다

왜냐고 묻지 마라, 꽃아

저기, 성호를 그으며

서쪽으로 향하는 별들의 궤적을 따라

나는 또 가고 갈 뿐이다

이 잔인한 계절

너를 목숨처럼 안고







 슬픔, 너였구나 | 인스티즈


손택수, 살가죽구두

 

 

 

세상은 그에게 가죽구두 한 켤레를 선물했네

맨발로 세상을 떠돌아다닌 그에게

검은 가죽구두 한 켤레를 선물했네

 

부산역 광장 앞

낮술에 취해

술병처럼 쓰러져

잠이 든 사내

 

맨발이 캉가루 구두약을 칠한 듯 반들거리고 있네

세상의 온갖 흙먼지와 기름때를 입혀 광을 내고 있네

 

벗겨지지 않는 구두

그 누구도

벗겨갈 수 없는

맞춤구두 한 켤레

 

죽음만이 벗겨줄 수 있네

죽음까지 껴 신고 가야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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