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lem of Prague
골렘(Golem)은 유대교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적인 생명체인데
특히 프라하의 유대인들 사이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한 이야깃거리죠.
프라하에 거주하던 유대인 랍비들 중에서 만물의 이치를 깨우친 극소수의 똑똑한 랍비는
진흙을 인간의 형체로 빚은 후, 여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비밀을 알고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들의 의식을 통해 탄생한 이 흙덩어리 생명체가 바로 골렘이었죠.
즉, 우리가 평상시에 흔히 '골렘'이라고 생각하는 돌과 금속으로 이루어진 거인은
엄밀히 말하자면 원래 골렘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이나 소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위와 같은 골렘들의 이미지는
판타지의 재미와 몰입도를 위해 각색한 버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무시무시한 던전 보스 정도로 묘사되는 게임 내 모습과 달리
사실 골렘은 마을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였습니다.
애초에 그들은 인간을 돕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생명체였습니다.
골렘을 창조한 랍비는 골렘이 목적을 다했다고 판단했을 때
주문을 통해 언제든지 사라지게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골렘이란 괴물이 아니라 마치 인공지능 로봇 같은,
프라하 유대인들 생활 속의 훌륭한 도우미였던 것이죠.
그러나 프라하의 유대인들은 큰 위기를 맞이합니다.
16세기에 벌어진 대규모의 유대교 탄압 사건…
마을을 지키기 위해 랍비들은 거대한 전투형 골렘을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강력한 골렘들이 적과 맞서 싸워준 덕분에
기적처럼 유대인들은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이때 골렘들의 활약으로 프라하의 유대인 마을이 파괴되지 않고
보전되고 확장되어 지금의 유대인 지구를 형성했다고 전해집니다.
전설에 따르면 유럽 최대의 유대인 지구가 프라하에 있는 것이 바로 골렘 덕분이었던 것입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영웅이나 다름없었던 골렘의 활약을 기리기 위해 후손들은 오늘날에도 골렘 모형을 만들고 있습니다.
단순한 인형이 아닌 확실한 정체성과 설화를 자랑하는 프라하의 골렘은 아주 매력적인 기념품입니다.
먼 옛날 크게 활약했던 그들은 현대에서도 훌륭한 관광상품으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죠.
지금도 프라하 곳곳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골렘 모형들…
https://www.fmkorea.com/1967222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