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작은 것들을 사랑한다고 했었지.
무릎 나온 잠옷을 입고 같이 쇼파에 누운 채 이미
몇 번을 봐서 내용을 훤히 꿰고 있는 옛날 영화를
본다거나, 마시지도 못할 위스키를 꺼내 놓고는
취한 것처럼 들떠서 밤새 얘기하는 일, 혹은 늦은
오후에 일상의 풍경들을 아련하게 물들이는 주홍
빛 노을을 머금은 구름의 색에 대해 말을 나누는
일들.
나는 내 무릎을 베고 누워 영화를 보는 네 하얀 이
마를 매만지며 영원을 꿈꿨고, 술도 못먹는 네가
얼굴을 붉힌 채로 말할 때면 혹 네가 날아갈까 숨
을 참는 건 일도 아니었는 걸. 있지, 주홍빛 구름을
혼자서 바라보게 된지도 꽤나 지난 지금에서야 생
각해보면 나도 그랬던 것 같아.
작은 것들을 사랑한다는 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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