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섭 (서강준) x 목해원 (박민영)
#
겨울이 와서 좋은 이유는 그저 한 가지.
내 창을 가리던 나뭇잎들이 떨어져
건너편 당신의 창이 보인다는 것.
크리스마스가 오고, 설날이 다가와서
당신이 이 마을로 며칠 돌아온다는 것.
#
"그럴 리가. 모든 첫사랑은 과거완료야."
···사실 유사 이래 모든 과거는 한 번도 완료된 적이 없다.
#
언젠가부터 겨울이 오면 H가 내려왔고,
그녀를 모른 척 바라보고,
가끔 서로 말을 나누고,
나는 겨울마다 어떤 날짜들의 부피를 쌓을 수 있었다.
그렇게 포개지는 일상들은 딱히 달라질 것이 없어 아무렇지 않았다.
#
혼자일 때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있고,
외로움에서 배우는 일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기대하는 바가 적을수록 생활은 평온히 흘러가니까.
진정으로 원하는 게 생기는 건 괴롭다.
하지만,
나라고 욕망이 없을 리가.
#
눈동자 뒤에 그녀가 살기 시작했다.
눈을 감아도 소용이 없다. 계속 보이니까.
#
내 마음이 제멋대로 나아가는 건 바라지 않습니다.
그녀는 봄이 오면 돌아갑니다. 분명 그렇게 말했죠.
도대체 그녀는··· 이 겨울 나를 괴롭히려고 내려온 걸까요.
나는 기꺼이, 망해가야 하는 걸까요!
어쩌면 그는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더 많이,
내 인생의 어떤 페이지에 등장했었는지 몰라···.
마치 한밤에 푸는 두근거리는 수수께끼 같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 이도우,「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지현이가 그러더라. 신기하대.
우리 이렇게 옆집에 살면서 전혀 친하지 않았다는 게.
근데 나 생각이 나.
네 기억, 학교 다닐 때 네 모습?
아주 조금이지만 그래도 기억이 나.
너는?
네가 와서 정말 좋아.
"겨울의 내가 봄 같은 너를 만났다."
<연애시대> 한지승 감독
<한여름의 추억> 한가람 작가
이도우 장편소설 원작
jtbc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2월 24일 [월] 밤 9시 30분 첫방송
오늘 밤 9시 30분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