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11화 中
강태는 꿈이 세 가지 있었다.
첫번째는 이사말고 여행을 가는 것. 이건 이뤘고,
두번째는 형이랑 치고박고 싸우는 것. 이것도 방금 이뤘고...
문영이 아직 못 이룬 하나는 뭐냐고 물어봤을 때 이미 늦었다고 말했다.
세번째는 교복입고 학교가는 것.
친구들과 군것질을 하던 와중에도 엎드려 잠을 자던 강태의 눈에 한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홀린 것처럼 소녀를 붙잡고 싶었고, 말 한 마디 걸어볼 요량으로 따라가 보기로 했다.
"ㅈ..저.. 크흠.. 저기.."
뒤통수를 긁적이면서도 나름 큰 용기가 필요했을 찰나에...
" 문강태에에~! "
목주변을 휘어감는 팔. 강태의 형인 상태였다.
" 오늘도 학교 땡땡이쳤지 너? 일로와일로와.. "
" 너 임마 학교 안나가면서 왜 교복입고 다니냐? "
"아..! 아 형..! 안갔어?!"
그제서야 상황판단이 된 상태.
동생은 뭔가 잘해볼려는 심산이었는데, 문득 자신이 훼방을 놓았다는걸 깨달아버렸다.
" 아 형 진짜 짜증나 진짜... "
귀여운 동생, 볼을 한 번 쓰다듬으며
내심 미안했던지 강태를 위해 형은 갈 길을 재촉하던 소녀를 뒤에서 불러본다.
" 저기요~ 앞에 단발머리~! "
" 제 동생이 할 얘기가 있다는데 잠시만 좀.. 예.. "
상태는 소녀를 제자리로 불러들이려 한다.
다시 심장이 더 크게 뛰고 숨이 가빠지는 강태.
" 온다... 온다... "
상태는 사랑스런 동생의 초조해보이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았다.
" 남자답게, 멋있게..! "
상태는 강태의 형이니까.
강태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응원.
그 뒤엔 뭐,, 여차저차 꼼지락꼼지락..
모든 것이 강태에겐 꿈같은 이야기다.
현실은 자폐 스펙트럼으로 인해 고작 초등학교 저학년 남짓 될까말까하는 정신을 가진 상태.
강태는 교복을 입고 학교도 다녀본 적도 없고
형이 저렇게 멀쩡히, 그리고 듬직할 리가 없다.
그저 꿈을 꾸며 입꼬리 한 번 올려보는 정도로 만족해야한다.
현실은 말 그대로 시궁창 같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산다는게, 평범하게 하루라도 보내는 것이 그들에게는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