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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이즈 상연ll조회 2489l 1
이 글은 3년 전 (2020/8/05) 게시물이에요

2016년 팔자에도 없던 베개 공장을 남양주 덕소에 차리게 되었습니다.

라텍스를 넣어서 베개나 펫방석을 만드는 설비들을 설치하고, 그냥저냥 창고비만 나오면 된다는 생각으로 쉬엄쉬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우리 공장에서 주인행세를 하는 3마리의 냥이들 입니다. 가운데가 엄마 삐삐, 양쪽 두놈이 아들들입니다.

2016년에 공장 근처에서 피골이 상접한 냥이 한마리가 돌아다니길래, 참치캔 하나를 사서 줬더니 자기는 안먹고 어디선가 2-3개월쯤 되어 보이는 새끼 3마리를 데리고 와서 먹이더군요. 감동적이었습니다.

새끼들은 사람을 경계하며 잘 따르지 않았는데, 어미는 사람을 잘 따르고 애교가 철철 넘치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캐릭터였습니다.

그중에 한 녀석은 몇개월후 어디로 없어졌고, 엄마를 떠나지 않은 두 아들과 엄마,,, 이렇게 3마리는 우리 공장의 안과 밖을 자기집처럼 드나들면서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하고 배고플땐 밥먹고, 아무런 경계없이 곯아 떨어지고,,,,

주위 먹이사슬의 최정점에서 가끔 집사에게 뱀, 새, 쥐, 도마뱀등을 갖다주면서 더 바랄 것 없이 행복한 묘생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8년 가을 갑자기 공장 앞에 한녀석이 엄청난 포스를 풍기며 나타납니다.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바로 이녀석이 오늘의 주인공 노랑이 입니다.

덩치에 깜짝놀랐고(8kg), 얼굴에서 풍기는 당당함에 두번 놀랐습니다.

나타남과 동시에 이녀석은 공장 주위를 바로 접수했고, 우리 냥이들은 밖에 나갈 엄두도 못내고 공장 안에서 눈치를 보다가 앞에 노랑이가 안보일때 잠깐씩 외출하는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도대체 왜, 어디에서 온지도 모르는 이 녀석은 하루종일 공장 앞에서 맡겨놓은 밥을 달라는 것 처럼 울어대고 있었습니다.

오죽 배가 고파서 저럴까 하는 생각에 이 녀석도 따로 밖에다 밥을 주기 시작했고 그렇게 우리 냥이들과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같이 지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냥이들이 자기 근처로 가면 여지 없이 공격을 했고, 가끔 우리 냥이들이 다치고 들어오는 일들이 생겼는데,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하루는 어미냥이가 너무 큰 상처를 입고 와서, 이대로 두고 볼수가 없더군요, 

노랑이를 포획틀로 잡아서 어디로 보낼 생각을 했습니다.

어렵게 포획에 성공했고, 차를 타고 3-4키로 정도 떨어진 야산 근처 들판에 놓아두고 왔습니다.

낯선 곳,, 포획틀에서 나오더니 엄청 당황 하면서 나를 보고  머뭇 거리면서 우는데,,, 마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그곳과 우리 공장 사이에는 차가 다니는 길을 2번 건너야하고 중간에 작은 개천도 있어서 그 정도면 충분히 멀다고 생각했는데,,,,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정확히 하루 반나절 만에 갑자기 공장 밖에서 이런 모습으로 울고 있더군요

살면서 가장 소름끼치는 순간이었습니다.

무서워서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습니다.


하는수 없이 우리 3냥이와 아슬아슬한 동거를 시작했고, 노랑이는 공장 밖, 우리 3냥이들은 공장 안에서 각자의 영역을 인정하면서 그럭저럭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이녀석은 뭘 하고 돌아다니는지 항상 상처투성이였고,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너무나 공격적이었습니다.  심지어 밥주는 나에게도 가끔 냥냥 펀치를 날리더군요



결국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중성화 수술을 했습니다.


그 이후로 노랑이는 한결 얌전해졌고, 우리 3냥이와 노랑이는 각자의 영역에서 1년여를 비교적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우리 3냥이들은 공장안에서 행복하고,,,,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공장 밖 노랑이도 한결 깔끔해지고, 엄청나게 살가운 녀석이 되었습니다.

아침 출근 할 때 마다 공장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내차만 보면 엄청 요란하게 소리를 내고 강아지 마냥 차를 따라오고 문앞에서 기다리고,,,

그렇게 1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제 아침에 출근을 했는데 노랑이가 내차를 보고도 따라오지않고 가만히 있더군요,,, 그 좋아하는 밥을 줬는데 먹을 생각을 안하고 그냥 누워서 울고만 있고,

여기저기 몸을 훑어봣는데 다친데는 없고,

걱정 스러웠지만 오전에 바쁜 일이 있어서 그렇게 두고 외출했다가, 생각이 나서 밤에 잠깐 들렀는데 같은 모습으로 그냥 힘없이 앉아서 나를 보고 울고 있더군요,

워낙에 강한 놈이라서 하루이틀 두고 보자는 생각에 그대로 두고 퇴근을 했습니다.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오늘 아침 출근을 했는데, 노랑이 소리가 안나고 조용,,, 거의 1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내가 항상 주차하는 곳 바로 뒤에 빵빵한 노랑이의 엉덩이가 보이더군요

그런데 불러봐도 만져봐도 아무 반응이 없이,,,,

갑자기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면서 싸~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렇게 노랑이는 갑작스레 뭐가 그렇게 급한지 아픈지 하루만에 제곁을 떠났습니다.

어제밤에 저를 보고 울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네요

혼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주차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거 같고,,,


왜, 어디서 갑자기 나한테 와서 이렇게 갑자기 떠나는 건지

내가 그렇게 구박을 하고 내쫓아도 질기게 붙어서 열심히 산녀석인데,,,

농담처럼 와이프한테 노랑이 처럼 살아야겠다고 이야기 하곤 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가버리니 너무나 허탈하네요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깨끗한 원단으로 잘 싸서 노랑이가 좋아하던 사료와 함께 공장 앞 화단, 항상 햇빛을 즐기던 곳에 묻어 주었습니다.

우리 노랑이가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길 빕니다.





무적의 고양이 노랑이 | 인스티즈


RIP 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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