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
그리움만으로 그대 얼굴을 그리는 게
이젠 점점 흐릿해져 가
아마도 주어진 추억의 물감을 다 써가나 봐
내게 있어, 그대란 기억 앞에
도태란 단어는 절대 없을 말일 줄 알았는데
몰려오는 시간이란 파도가,
몰아치는 일상이란 폭풍이,
한때 영원이라 부르던 그대를 침식시킬 만큼
매섭긴 매서운가 봐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 오늘밤도
남은 추억의 물감을 천장에 문대어
아직 잊지 못한 그대의 얼굴을 그려보아
더 이상 그려지지 않을 때가
그리움의 끝이라면
난 아직 그리움에 사나 봐
그래서 오늘도 그대를 그리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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