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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nable(워너블)ll조회 37l
이 글은 3년 전 (2021/4/14)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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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사람, 너는 누구냐 | 인스티즈

 

구창우, 거푸집

 

 

 

합판 등어리에

치오푼 각목 대어 못 박아

거푸집이 된다

 

동서남북 둘러서서 만든 빈 집 속에

날콘크리트를 채워 진주조개의 아림처럼 참아 익히면

첫 기둥 서고

빛 가린 천장에 드러누운 열흘 밤 열흘 낮

짓누르는 시간을 잠재워 흘러보내면

마지막 지붕이 덮인다

 

붙음과 떨어짐의 되풀이 삶 속에

비바람 맞아 옆구리 터지거나 가슴 구멍난 놈은

타는 저녁노을에 싸여 아궁이 밖 연기로 사라지며

한 세상 같이 살자던 타일, 유리, 미송판자들

목욕탕, 창문, 거실 마루 꼭 붙들고 눌러 붙어 사는데

가쁜 숨 돌리기 전

다시 낯선 공터로 떠나야 한다

 

네모꼴 몸으로 둥근 난간 만든 재미있고

망치질 아래 또 태어나면서

대개 꿈속에서만

그들이 지은 집안에서 살게 된다

[BGM] 사람, 너는 누구냐 | 인스티즈

 

이성선, 우물을 보는 소

 

 

 

동네 우물을

소가 들여다본다

 

우물 속에는 상수리 나뭇잎 피고

새가 날고

하얀 구름이 흐른다

 

물속의 소는 유난히 귀가 크다

 

우두커니 올려다보는 얼굴

흔들리는 굴레

먼 옛날 어느 족장의 훙예 같다

 

종처럼 일하다가

거지처럼 떠돌다

늙어서 바리때 하나 짊어지고

떠나왔다

 

물에 나비 미끄러지고

민들레 피어

그의 얼굴을 만진다

꽃관을 썼다

[BGM] 사람, 너는 누구냐 | 인스티즈

 

문정희, 사람에게

 

 

 

사람을 피해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그리워한다

사람, 너는 누구냐

밤하늘 가득 기어나온 별들의 체온에

추운 몸을 기댄다

한 이름을 부른다

일찍이 광기와 불운을 사랑한 죄로

나 시인이 되었지만

내가 당도해야 할 허공은 어디인가

허공을 뚫어 문 하나를 내고 싶다

어느 곳도 완벽한 곳은 없었지만

문이 없는 곳 또한 없었다

사람, 너는 누구냐

나의 사랑, 나의 사막이여

온몸의 혈맥을 짜서 시를 쓴다

사람을 피해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그리워한다

별처럼 내밀한 촉감으로

숨 쉬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 나는 아름다우냐

[BGM] 사람, 너는 누구냐 | 인스티즈

 

김영태, 녹차

 

 

 

푸른 풀로 만든

물 위에 한 사람이 지나가는 차

하얀 정강이가 잡힐 듯

웃고 있는

울고 있지만

지금은 없어진 꽃

[BGM] 사람, 너는 누구냐 | 인스티즈

 

천양희, 다음

 

 

 

어떤 계절을 좋아하나요? 다음 계절

당신의 대표작은요? 다음 작품

누가 누구에게 던진 질문인지 생각나지 않지만

봉인된 책처럼 입이 다물어졌다

나는 왜 다음 생각을 못했을까

이다음에 누가 나에게 똑같은 질문을 한다면

나도 똑같은 대답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시인인 것이 무거워서

종종 다음 역을 지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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