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이미 지나간 인연임에도 정말 끝임을 받아들이기 힘든 순간이 오기도 한다.
특히 그 상대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걸 지켜봐야 할 때, 남겨진 사람은 조금 더 견디기 어려워진다.
그럴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두가지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나는 울컥할때마다 그냥 꾹 참고 목구멍 너머로 삼켜 버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있는 그대로 상대방에게 후련하게 내뱉어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두가지를 반복하며 아픈 시간을 보내다보면,
어느 순간엔 그 마음을 삼키지도 내뱉지 않아도 그저 있는 그대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때가 온다.
상대는 내가 아닌 그 사람을 만날 인연이었음을 인정하게 되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나는 내 연애에서만 주인공일 뿐
다른 사람의 연애에서는 그저 지금의 인연을 만나기 위해 지나쳐 간 한 조연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제서야 내가 붙잡고 있었던 지나간 말들 역시 놓아줄 수가 있게 된다.
그리고 그 말들은 상대가 지금 사람과 더 행복하기 위한 연습이었음을, 아프지만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그 자리가 내 자리가 아님을 인정하는 것은 나름의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것은 나를 낮추는 과정인 것 같지만,
사실은 내가 다른 방향을 볼 수 있도록 그저 제자리에서 고개를 돌리는 과정일 뿐이다.
이것을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상기시키며, 내가 아님을 인정함과 동시에 내 자신이 너무 슬퍼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지켜가야 한다.
억지로 삼키지도 내뱉을 필요도 없이
이렇게 마음이 스스로 움직여 고개를 돌릴 수 있을때,
온전히 나도 다른 쪽을 향해 새롭게 나아갈 수 있다.
내가 아프다고해서 내가 축하할 수 없다고 해서, 그 인연에 아무리 트집을 잡아보고 잘 되지 않을 이유를 수백만개 찾아본다 한들, 그건 남의 인연이며 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 이야기 또한 하나의 행복한 러브스토리이며 멋진 해피 엔딩이 될 것이다.
그냥 단지 나의 이야기가 아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