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 이유식 만들다가 블렌더에 엄지손가락이 갈렸어.
왜 평소에 안하던 짓하면 다치잖아. 그날도 블렌더 쓰면서 좀 안갈리는 부분이 있길래 손으로 조금씩 밀어넣으면서 아 이러다 다치는데 싶었거든. 근데 역시나 다친거지..
순간 아뜨거워 외치면서 손을 뗐는데 엄지손가락 한바퀴 삥 돌아 베였더라고. 피가 줄줄이 아니라 콸콸 쏟아지는데 남편한테 나 손 다쳤다고 바로 퇴근하고 오라고 전화하고 119에 전화한 다음에 바가지로 피 흘리는 손 받치고 현관문 열어두고 내가 소리내면 애기 놀랄까봐 눈물만 뚝뚝 흘리면서 싱크대에 피 흘려보내고 있었어.
한 삼사분 정도?? 뒤에 응급대원들이 한 다섯명 들이닥친거야. 알고보니까 남편이 내 전화받고 너무 놀래서 손이 잘렸다고 신고를 했더라고. 무슨 철근 끊는 그런 장비들 갖춘 남자응급대원 세명이랑 여자응급대원 두명정도가 왔는데 우리애는 그때부터 오열.
그 남자대원 하나가 애기 아빠였나봐 장난감으로 어르고 달래면서 안아주더라고.
그래서 다친 왼손은 머리 위로 치켜 들고 오른손으로 애기를 받아안았는데 나가려니 갑자기 병원이 너무 추울 것 같은거야. 그래서 울면서 응급대원들한테 “혹시 병원 추워요?” 물어보니까 다들 당황ㅋㅋ
꺽꺽거리면서 울면서 죄송한데 애기 담요랑 기저귀 좀 저기 가방에 넣어주실래요? 라고 말하고 발짓으로 가방,담요,기저귀함 가르키면서 가방 챙기고
구급차 탔는데 응급대원이 위험하다고 애기 안아준다고 데려가는데 울고불고 난리나지 ㅜㅜ 글서 결국 구급차 뒤로 앉아서 애기를 다시 안았어 근데 구급차가 진동이 세니까 얘가 자는거야. 그래서 가슴팍에 애 눕히고 왼손은 치켜들고 오른손으로 애 토닥이면서 또 애를 재웠다.
눈에선 눈물이 주루룩주루룩 ㅋㅋ 손이 진짜 김장 절이는 배추가 이런 심정일까 싶을 정도로 너무 아프고 저렸거든.
그러고 병원 도착해서 진통주사 맞고 좀 있다보니까 남편이 왔어. 안산에서 수원까지 30분만에 왔더라고
글서 애기 넘기고 그때부터 대성통곡 ㅋㅋ
점심시간이었는데 나는 응급 수술 들어가야된다길래 입원 수속하고있었거든. 근데 그와중에 애기 수유텀이라 남편 집에 보내고 나 혼자 입원하고 수술받고 회복하고
저녁에 다시 애기 만났는데
나는 나름 피 안흘린다고 안흘린거같은데 남편이 집에 가보니까 바닥이며 현관이며 싱크대는 말할 것도 없고 온통 피범벅이더래. 남편도 울다 왔더라고. 그래서 둘이 또 눈물 폭발 ㅋㅋ
그러고는 남편이 연차가 자유로운 직업이 아니라 대전에서 다음날 아침 7시에 언니가 올라와서 애기 데려가서 일주일동안 봐줬어 언니가 최고야.
벌써 이년도 더 된 일이긴한데 지금 상처 보니까 진짜 돌려깎기처럼 갈렸길래 그날 일 생각나서 써봤어
내 손 봐 ㅋㅋ 노란색이 상처난 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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