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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 걸그룹ll조회 4085l
이 글은 9년 전 (2015/4/01) 게시물이에요

 









"뭐 해?""네 숨소리 들어" | 인스티즈






돌고 있었다.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콜레라가. 이 시대가. 사랑이. 궁색이. 로마가. 삽시간에. 위태로워졌다. 하루하루가 위험해졌다. 나의 토대가 떨고있다. 주저앉아버리기 전에

혼자 두지는 마. 낱말을. 하나하나의 고독을 섣불리 모른 척하지 마.

오은, 날 中

"뭐 해?""네 숨소리 들어" | 인스티즈








우린 전염되지 않았어요 공기가

공기는 여전히 나쁘고

우린 곧 아프거나 죽겠지만

우린 전염되지 않았어요

장갑과 마스크는 필요 없어요

음악시간에 노래 불러도 되나요

체육시간에 함께 달려도 되나요

청소하다가 울음을 터뜨리는 건

우린 원래 그래요

전염되지 않았어요 우린

손을 잡아도 되나요

이어폰을 나눠 껴도 되나요

정말 그것 때문에 죽을 수도 있나요

작년에 죽은 내 친구는 알까요

산 사람들도 죽음과 손잡고 있다는 걸

그게 어떤 기분인지

그게 어떤 슬픔인지

아직 우린 전염되지 않았어요

마스크 낀 입술을 달싹이며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친구들과 겨우 작별

작별이라는 말은 하지 말자

공기는 여전히 나쁘고

우린 곧 아프거나 죽겠지만

지구엔 누가 남을까요

그때에도 햇빛은 저렇게 찬란히 빛나겠지만

강성은, 전염병

"뭐 해?""네 숨소리 들어" | 인스티즈

어느 누구도 자신의 깊은 마음을 몰라

너 역시 그렇게 읽고 싶어 했지만

단 한순간도 붙잡을 수 없었지

네 등 뒤의 짐승, 짓누르는 밤의 숲, 관찰자들

달아날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쳇바퀴 속에서

네가 원하는 것을 너는 매일 밤 꿈꾸었지만

네가 원하는 것을 너는 꿈속에서도 가질 수 없었지

황병승, 호두 없는 다람쥐처럼 中

"뭐 해?""네 숨소리 들어" | 인스티즈

몰락은 사족 없이도 눈부시다. 내밀한 서사가 창자 밀려 나오듯 밀려 나와 있는 몰락은 눈부시다. 미리 약속하지 않았으므로 몰락은 눈부시다.

허연, 몰락의 아름다움 中

"뭐 해?""네 숨소리 들어" | 인스티즈

찌르지 말아요

짓이기지 말아요

1초 만에

으스러뜨리지 말아요

(하지만 상관없어, 네가 찌르든 부숴뜨리든)

그렇게 조금 더

나아갔다

한강, 조용한 날들 2 中

"뭐 해?""네 숨소리 들어" | 인스티즈

나는 음미한다 내 몫의 허공, 내 앞의 헛것, 내 안의 무용지물들

또한 나는 식별하리, 이상한 기류들을 생분해하는 나와 나 아닌 것

김소연, 幻身의 고백 中

"뭐 해?""네 숨소리 들어" | 인스티즈

너를 찾고 싶은 시절 이후로

너를 잃어버린 오늘의 내가 있다고

잃어버린 것은 다시 찾을 수 있다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고 쓰면

그것은 다시 찾을 수 있다고라고 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이제니, 잔디는 유일해진다 中

"뭐 해?""네 숨소리 들어" | 인스티즈

단조로운 음을 되찾기 위해 위험하게 튜닝을 했고 너희들은 서로으 눈을 피하지 않았다. 무섭고 우울한 키스였다. 앉아 있거나 서 있거나 결국 가까운 건 하늘보단 바닥이라는, 너희들의 노랫말. 기타 줄은 하나하나 다 뜯어져 있었고 피크는 술잔에 담겨 있었다. 이건 절대적으로 너희들에게 불리한 꿈. 눈 감아도 너희들의 사랑을 볼 수 있었다.

이이체, 너희들의 사랑시드와 낸시








"뭐 해?""네 숨소리 들어" | 인스티즈








"뭐 해?"

"네 숨소리 들어"

"시시해"


나도 그래,

말하는 대신 나는 창을 열었다 그러자 전쟁 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하얀 눈이 실내에 들이닥쳤다


무엇이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희고 차갑고 작은 것들이 공중에서 녹아내릴 때,

자랑스런 한국인 남성인 그가 불안하면서도 여전히 무엇인 갈 바라는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황인찬, 동시대 게임 中

"뭐 해?""네 숨소리 들어" | 인스티즈

당신이 쓴 글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나로 하여금 단번에 당신을 사랑하게 만든 그 매혹적인 글을. 영혼에 관한 글이었던가요? 세상의 모든 글은 영혼에 관한 글이라고 믿습니다. 당신과 나는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었지요. 그러나 우리 둘이 가장 가까웠을 때도 우리의 그림자는 겹쳐본 적이 없었지요. 지금 우리 사이의 거리는 지금까지 우리 사이에 놓였던 거리 중에 가장 멉니다.

심보선, H.A.에게 보내는 편지 中

비가 내린 하루였네요

따뜻한 마음이 아닌 텅 텅 비어버린 마음으로 읽은 시들을 올리게 되어 죄송한 마음이 문득 드는 요즘이었어요.

시가 그런 것이 아니라, 읽는 제가, 시의 한 부분을 갈무리 하여 올리는 제가 텅 비어 버린 마음을 지니고 있어

혹시라도 그런 감정이 여시들에게 전염이라도 될까 글을 올리기 전에 몇 번을 고민하곤 했는데

시에 감정을 싣는 것은 시인과 읽는 당사자, 그러니까 읽는 여시들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가 시를 읽을 때의 마음과, 여시들이 시를 읽을 때의 마음은 엄연히 다른 것인데 말이에요.

오늘 제가 적어올린 시들이 여시들의 마음에 어떻게 스며들지는 몰라도,

여시들의 마음에 하나의 따뜻함이 되길 바라며, 따뜻함이 아니더라도 어떠한 무엇인가가 되길 바라며

글 마칠게요. 다음 글에서 봬요. 댓글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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