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은 병역 위반 혐의로 고발이 접수됐고, 대구남부경찰서는 5월 초에 '지명통보'를 내린 상황이다. [KPGA]
배상문이 지금의 상황이라면 올림픽 메달을 따더라도 군면제를 받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상문은 지난 2월 국외여행 기간 연장 허가를 불허한 대구·경북지방병무청으로부터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다. 해당 사건을 접수한 대구남부경찰서는 5월 초 배상문에게 ‘지명통보’를 내렸다. 지명통보는 강제 수사의 성격을 띠지 않고 통보자가 입국을 하면 1개월 내 수사기관에 출석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지명통보는 배상문이 입국할 때까지 계속해서 유지된다. 단 당사자가 입국을 하지 않는다면 강제로 소환할 수 있는 구속력은 없다.
배상문은 27일 대구지법 제1행정부 심리로 열린 ‘국외여행 기간 연장 허가신청 불허 처분 취소’ 소송 2차 공판에서 축구선수 박주영의 병역해택 사례를 거론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배상문의 변호인이 ‘박주영 선수가 2012년 런던올림픽에 참가해 동메달을 획득했고, 병역혜택을 얻어낸 사례가 있다. 골프 종목도 내년에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배상문 선수에게도 올림픽에 출전할 기회는 줘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배상문이 남자 골프대표팀에 뽑힌다는 보장이 없고, 설사 한국을 대표해서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더라도 병역법 위반자라 병역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병무청은 JTBC 골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에서 메달을 따면 예술체육 요원으로 편입이 되면서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병역법 위반자는 메달을 따더라도 예술체육 요원으로 편입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말했듯이 행정 소송 중인 배상문은 병역법 위반으로 경찰서에 고발된 상황이다. 만약 행정 소송으로 ‘병역 위반자 혐의’를 벗지 못한다면 메달을 따도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올림픽 대표 자격조차도 얻지 못할 수 있다.
병무청은 “병역법상 국외여행 기간 연장 연령은 원칙적으로 만 28세까지라고 했다. 축구선수 박주영은 만 27세 때 올림픽에 출전해 병역혜택을 받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병무청에 만 28세 이상 선수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출전을 전제로 병역의무가 연기된 사례가 있는지에 대한 자료를 다음 공판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병무청은 이에 관한 연령대별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고, 선례 여부가 밝혀지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병무청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배상문에 대해 ‘국외 이주 목적으로 계속해서 국외에서 거주한 사람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지난해 12월 29일 국외여행 기간 연장 불허를 통보했다. 또 병무청은 배상문이 영주권 취득사유로 국외여행 기간 연장허가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영주권 취득 후에 214일 동안 국내에 머물렀고 국내대학원에 재학해 3학기 동안 학점을 취득했다’고 지적했다.
김두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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