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보라색 오동꽃 핀저 화사한 산 하나를 들어다가"이 산 너 다 가져" 하고네 가슴에 안겨주고 싶다김용택 오월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김용택작년에 피었던 꽃올해도 그 자리 거기 저렇게꽃 피어 새롭습니다작년에 꽃 피었을때 서럽더니올해 그 자리 거기 저렇게 꽃이 피어나니다시 또 서럽고 눈물납니다이렇게 거기 그 자리 피어나는 꽃눈물은 서서 바라보는 것은꽃피는 그 자리 거기당신이 없기 때문입니다당신없이 꽃 핀들지금 이 꽃은 꽃이 아니라서러움과 눈물입니다작년에 피던 꽃올해도 거기 그 자리 저렇게꽃 피었으니내년에도 꽃 피어나겠지요내년에도 꽃 피면내후년, 내내후년에도꽃피어 만발할테니거기 그 자리 꽃피면언젠가 당신 거기 서서꽃처럼 웃을 날 보겠지요꽃같이 웃을 날 있겠지요그리운 우리김용택저문 데로 둘이 저물어 갔다가저문 데로 저물어 둘이 돌아와저문 강물에발목을 담그면아픔없이 함께 지워지며꽃잎 두 송이로 떠가는그리운 우리 둘입맞춤김용택달이 화안히 떠올랐어요그대 등 뒤 검은 산에흰 꽃잎들이 날았습니다검은 산 속을 나와 달빛을 받은감미롭고도 찬란한 저 꽃잎들숨 막히고, 어지러웠지요휘황한 달빛이야 눈 감으면 되지만날로 커가는 이 마음의 달은무엇으로 가린답니까향기김용택헤어진 첫사랑가슴 무너지는 통곡의 빛깔줄줄이 매달린눈물방울 하필 꽃으로 투 툭 열어초하에 이는 현기증다하지 못하고남은 말끝에 묻힌 소리하나씩 뱉어내들여다보니 불현듯솟구치는핏빛 그리움의 부재일찍 자려고피었다면못 본 척할 터체념하고 돌아서는등으로 와락매달리는 향기길을 걷다가문득 그대 향기 스칩니다뒤를 돌아봅니다꽃도 그대도 없습니다혼자 웃습니다첫눈김용택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이름 하나가시린 허공을 건너와메마른 내 손등을 적신다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김용택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환한 달이 떠오르고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간절한 이 그리움들을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달빛에 실어당신께 보냅니다세상에강변에 달빛이 곱다고전화를 다 주시다니요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문득 들려옵니다봄밤김용택말이 되지 않는그리움이 있는 줄 이제 알겠습니다말로는 나오지 않는 그리움으로내 가슴은 봄밤처럼 야위어가고말을 잃어버린 그리움으로내 입술은 봄바람처럼 메말라갑니다이제 내 피는 그대를 향해까맣게 다 탔습니다젖은 옷은 마르고김용택하루 종일 너를 생각하지 않고도 해가 졌다너를 까맣게 잊고도꽃은 피고 이렇게 날이 저물었구나사람들이 매화꽃 아래를 지난다사람들이 매화꽃 아래를 지나다가꽃을 올려다본다무심한 몸에 핀 흰 꽃사람들이 꽃을 두고 먼저 간다꽃이 피는데, 하루가 저무는 일이 생각보다 쉽다네가 잊혀진다는 게 하도 이상하여내 기억 속에 네가 희미해진다는 게 이렇게 신기하여노을 아래서 꽃가지를 잡고 놀란다꽃을 한 번 보고 내 손을 들여다본다젖은 옷은 마르고미련이 없을 때, 꽃은 피고너를 완전히 잊을 때달이 뜬다그리운 꽃편지1김용택봄이어요.바라보는 곳마다 꽃은 피어나며 갈 데 없이 나를 가둡니다.숨 막혀요.내 몸 깊은 데까지 꽃빛이 파고들어 내 몸은 지금 떨려요.나 혼자 견디기 힘들어요.이러다가는 나도 몰래 나 혼자 쓸쓸히 꽃 피겠어요. 싫어요.이런 날 나 혼자 꽃 피긴 죽어도 싫어요.꽃 피기 전에 올 수 없다면 고개 들어 잠시 먼 산 보셔요.꽃 피어나지요.꽃 보며 스치는 그 많은 생각 중에서 제 생각에 머무셔요.머무는 그곳, 그 순간에 내가 꽃 피겠어요.꽃들이 나를 가둬, 갈 수 없어 꽃그늘 아래 앉아 그리운 편지 씁니다.소식 주셔요.사람들은 왜 모를까김용택이별은 손끝에 있고서러움은 먼 데서 온다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면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누가 알랴 사람마다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슬픔은 손끝에 닿지만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춘몽김용택꾸벅 졸다가 뚝 뜬 눈에 피어 있는 너는어둔 밤을 지샌 꿈이요다시 감은 두 눈에 들어온 한낮을 지낸 꿈이요내가 다시 잠들어 너를 잊어도 너는 내게 흰 꿈이로다꽃은 꿈이요깜빡 속은 게 꽃이라추천 카카오톡 엑스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