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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26)ll조회 850l
이 글은 6년 전 (2017/8/20) 게시물이에요

0.
우연한 한 폭발이 있었다. 제법 큰 소리가 나서 길을 가던 사람들이 놀라 제자리에 우뚝 멈춰 설 정도였다. 을씨년스러운 공단 지역 한켠이었고, 곧 소리가 난 곳에서 불길이 일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제 막 일렁거리는 불길을 바라보았다. 화학물질을 제조하는 공장이었다. 공장이 빼곡히 덮인 지역이라 할지라도 폭발이 일어나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이제 그곳으로 구경꾼이 몰려들고,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는 거대한 소방차가 주위를 뒤덮을 것이다. 그리고 곧 다급한 소방관들이 커다란 호스를 꺼내 두터운 물길을 내뿜으면, 화마는 금세 사그라진다. 현장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검게 탄 사물들이 어질러지고, 그 사이로 그을린 철골이 물방울을 뚝뚝 떨어뜨리며 서 있는 흉측한 몰골로만 남을 것이다. 그러면 공장주는 들어둔 보험으로 보상금을 받아 현장을 정리하면 될 것이라고, 구경꾼들은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폭발은 그런 식으로 설명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폭발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닌, 일곱 명이었다. 이들은 그 폭발을 예견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들은 굉음을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거대한 기계에 시선을 돌렸고, 고개가 채 돌아가기도 전에 눈을 찌르는 열기와 몸을 구겨버리는 것 같은 압력을 느꼈다. 폭발은 공장 안의 공기를 몽땅 머금었다가 찰나에 내뿜었고, 그들 일곱의 육체는 종잇장처럼 날아가 버렸다. 앞으로의 인생을 집어삼킬 것이 분명한, 급작스러운 느낌이었다. 통증은 그 찰나를 넘어서야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순서는, 그들에게 크게 중요치 않았다.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그들에겐 너무 중요했으니까.


1.
나는 심상치 않은 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곳에서 터무니없는 일은 너무 자주 일어나서, 때론 세상 일은 원래 이토록 인간들의 육신이 부서지고 시들어가는 과정이란 착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매번 마음을 다잡고 의연하게 인간 세상에서 벌어지는 불행의 변주를 눈 하나 껌뻑하지 않고 받아들이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유난했다. 한 시간에 머리가 깨진 사람 세 명이 연달아 오는 것은 흔히 일어나지 않는 일이지만, 하루쯤은 벌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한 명은 즉사해 버렸지만, 하나는 중환자실에서 살아날 것 같았고, 또 다른 하나를 생사를 결정할 수술실로 밀어 넣는 참이었다. 복부에 칼을 맞은 마른 남자 하나가 배를 비집고 들어왔다. 상처는 한 개뿐이었고, 칼 한 방에 사람이 즉사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 위치는 너무나 정 가운데였고, 손가락으로 확인한 깊이마저도 불길했으며, 곧 의식과 핏기를 순식간에 잃어가던 그의 몸에 들어왔던 칼은 하필 상장간동맥을 완전히 끊어버렸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래서 그는 수술방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채 피로 가득 차서 부른 배를 남기고 죽어버렸다.
이 과정을 끝내고 나오자 손가락 두 개가 끊어진 한 남자가, 진료가 늦어진다는 이유로 남은 세 손가락을 모아 삿대질을 하고 있었다. 절단된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손가락의 시뻘건 말단에서 선지피가 뭉텅이로 쏟아져 응급실 바닥에 흩뿌려졌다. 나는 황급히 그가 가져온 손가락 두 개를 얼음통에서 꺼내 그 빈자리에 맞추어 보았다. 이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응급수술방에서는 머리를 열고 있었으므로, 그는 붕대를 싸매고 다른 병원에 가야 했다. 그는 성한 손으로 자신의 손가락 두 개가 든 봉지를 들고 응급실 바깥으로 나가면서, 남은 세 손가락으로 다시 내게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이 손가락을 못 쓰게 된다면, 나는 네 얼굴을 기억했다가, 다시 찾아와 너를 죽여버릴 것이다.
증오받는 느낌은 힘겨웠다. 하지만 저마다의 이유로 고통을 호소하는 서른 명은 각자의 침대에서 평온히 구르고 있었다. 방금의 잔상을 지우고자 나는 새로 온 복통 환자에게 붙어 짐짓 침착한 표정으로 진찰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 순간, 저 편에서 이상한, 도저히 이상한 느낌이 들어 견딜 수 없는 카트가, 그것도 세 개가 연이어 굴러 들어오고 있었다. 매캐하고, 무엇인가 함부로 태워버린 것 같은 냄새가 응급실에 가득 찼다. 순식간에 화재 현장이 된 것 같았다. 나는 앞 환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응급실 입구로 달렸다. 좁은 카트에는 나신의 사내가 누워 있었다. 그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커멓게 불타 있었고, 손과 발을 허공에 뻗은 기묘한 자세로 극심하게 떨고 있었다. 피부에 타다 만 섬유가 조금 붙어 있어, 그가 원래 나신이 아닌, 옷을 입은 채로 구워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저 뒤에 있는 카트 둘도 바라보았다. 그 둘에는 앞선 사내와 구분되지 않는, 똑같은 자세의, 똑같이 불에 탄 사내가 하나씩 실려 있었다. 이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나는 맨 앞의 대원에게 소리쳤다.
"여기, 이런 전신 중증 화상 환자 한 명만 와도 이 응급실 통째로 마비되는 것 모르십니까! 처음부터 환자를 나눠서 왔어야죠! 뒤에 두 분, 다른 병원 가야 합니다. 지금 당장."
그을음으로 범벅된 옷에, 지옥이라도 보고 온 눈빛의 대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내게 더 큰 소리로 소리쳤다.
"일곱 명! 폭발 현장에 이런 사람들이 일곱 명이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네 명은 다른 병원에 갔어요! 그중 세 명만 여기 온 거란 말입니다!"
그 찰나에 나는 생각했다. 지금 이 도시에 재앙이 도래했다. 이제 이 도시에 있는 모든 응급실은 통째로 마비될 것이다. 하지만 이 소동은, 그 자리에 있던 일곱 명의 불행보다는 미약할 정도로 하찮은 것이 될 거다. 나는 이제, 지옥의 틈바구니로 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이 자리에 있는 사람의 숙명이다. 나는 고분고분해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들어오세요. 전부다. 여기 나란히 눕히세요."

2.
집중 치료실은 세 자리였다. 그래서 혼자 집중 치료실에 누워있던 패혈증 할머니는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의식이 없던 할머니는 급히 굴러 나갔고, 카트 세 개가 연이어 처치실로 들어왔다. 응급실에 있던 모든 의료진과, 현장의 그을음과 열기를 품고 온 구급대원 대여섯 명과, 도저히 인간의 형상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사내 셋은 집중 치료실에 들어와 엉겨붙기 시작했다. 카트를 밀고 들어오는 구급대원들의 눈동자가 이지러져 있었다. 아직 불길이 채 꺼지지 않은 잿더미에서 형체를 잃고 저마다 나뒹굴며 신음하던 일곱 명의 사내, 그 아비규환의 광경을 멍하니 바라볼 시간도 없이 한 명씩 들쳐매고 그들은 달리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잔상이 아직 그들의 눈동자에 남아 그들의 표정을 일그러트리고 있는 것이었다.
의료진은 가운을 벗어던지고 사내들을 한 명씩 침대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 검은 형체가 취하고 있는 자세는 너무나 흡사했다. 화상을 입은 부분은 스치기만 해도 대단히 고통스럽다. 전신에 극심한 화상을 입었다면, 전신이 스치기만 해도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어딘가에 체중을 지탱하지 않고 떠 있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본능적으로 최대한 전신에 아무것도 닿지 않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등을 침대 바닥에 대고, 팔을 앞으로 나란히 뻗으며, 무릎을 접은 채로 두 다리를 엉거주춤하게 들고, 목을 뻣뻣하게 허공으로 숙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이 자세로도 막을 수 없는 등판의 극심한 통증으로 그들은 저마다 나직이 신음소리를 뱉고 있었다. 게다가 전신이 불길 속에서 넘실거렸지만, 피부를 태워 그들의 체액을 날려버렸고, 이제 전신의 연부 조직이 드러나 체온까지 날려버리고 있었으므로, 그들은 극심한 추위에 시달리며 허공에 뻗은 팔다리를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었다. 의료진의 손길이 벗겨진 피부에 닿자, 그들은 차례로 단말마의 비명을 내뿜으며 병원 침대로 옮겨 갔다.
세 사람이 나란히 눕자 이제 집중치료실은 지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았다. 그들의 전신에서는 아직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살갗을 숯덩이처럼 굽는 냄새가 코를 찔렀으며, 고통받는 인간의 떨림으로 침대 바퀴는 삐거덕거리며 흔들리고 있었다. 각자 장갑을 낀 의료진들은 그 사이에 서서 난생처음 접하는 잔인한 광경과 당혹스러움에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몰라 내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폭발이 인간을 직접적으로 태워버리는 순간과, 복잡한 계산식과, 인간의 생명을 앞에 둔 본능이 엉켜 당장 미쳐버릴 것 같았다. 순간 어디선가 내려온 섬광이, 대신 내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했다.
"일단 기도 유지 세 세트, 수액 공급용 중심정맥관도 세 세트 준비. 병원에 있는 링거스 락테이트(Ringer's lactate, 화상 치료시 사용하는 수액)의 수량을 파악해서 전부 가져다 놓으세요. 한 명이 시간당 2L가 넘게 들어가야 합니다. 포터블(Portable, 이동식 엑스레이)도 당장 불러요. 그리고 항생제, 파상풍, 나머지는 따뜻한 물을 양동이로 퍼다가, 이 사람들 전신을 비눗물로 닦아 오염을 제거하고 화상 연고를 발라 드레싱(Dressing, 소독하고 붕대를 감음) 합니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의료진은 각자의 일로 흩어졌다. 이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만 남았다. 이들을 면밀히 진찰하고, 손상을 파악하며, 목숨을 붙들어야 했다. 무조건.


3.
나는 첫 번째 환자 옆에서 계산하기 시작했다. 중심정맥관이 오기까지 1분쯤 걸린다. 그 안에 환자를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중심정맥관 세 개가 오면 한 환자당 2분 만에 전부 삽입한다. 완료되면 호흡과 체액량을 확인하며 최대한 빨리 전신 화상 처치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환자가 안정적일 때까지 버티다가, 화상 전문병원으로 이송한다. 이런 계산과 동시에 머릿속에서 시계가 째각거리고 있었다. 나는 이제 앞에 놓인 환자를 자세히 뜯어보면서 말을 걸었다. "괜찮아요?" "... 죽... 죽겠어요."
다행이었다. 말을 하므로 기도는 얼추 확보된 것이고, 대답이 적절했으므로 의식은 명료했다. 나는 방금 그 말이 나온 얼굴을 바라보았다. 일단 머리털이 전부 타서 하나도 없었다. 대신 녹아내린 단백질 덩어리가 타버린 두피에 군데군데 묻어 있었다. 얼굴도 마찬가지로 검게 그을려 있었는데, 단순히 검댕이 묻어 있는 것과는 완연히 달랐다. 가죽이 전부 불타고 살이 익어 희멀건 색을 띠었고, 그 위에 검게 타버린 살갗의 잔해가 지저분하게 묻어 있었으며, 얼굴형 자체가 확연히 쪼그라들어 두개골과 비슷한 모습을 띠고 있었다. 그 검은 두개골이 눈을 뜨고 있었다. 눈알은 익어서 혼탁한 빛이었다. 시력은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익어서 경계가 거의 없어진 그의 입술 사이에 손을 넣어 열었고, 머리를 박고 그의 입 안을 확인했다. 역시 그 안은, 누가 함부로 불길을 집어넣어 익힌 것처럼 녹아 있었다.
나는 몸통으로 시선을 돌렸다. 전신의 상태가 그의 얼굴과 다르지 않았다. 추위와 통증으로 덜덜 떨고 있는 사지와 몸통은 정말 성한 곳을 한 군데도 찾을 수 없었다. 폭발이 일어난 순간부터 그들의 옷가지와 육체는 동시에 불타오르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한동안 그 불길은 전신의 겉면을 사정없이 구웠을 것이다. 나는 잠시 불길과 인간의 몸이 만나는 장면을 떠올렸다. 왜 이 사람들은 그 자리에 있어야만 했던 것일까. 왜 어떤 불길은 아무도 없는 허공에서 불타오르지 않고, 인간의 육체를 집어삼키곤 이렇게 비참한 존재를 내뱉는 것일까. 나는 생각과 동시에 청진기를 꺼내 그의 불타버린 흉부에 댔다. 호흡음은 당연히 거칠었다. 원칙상 기도를 확보해야 하겠지만 의식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일단은 자가호흡으로 놔두기로 했다. 그 외의 전신을 더 확인할 것도 없었다. 손끝과 발끝까지, 이 세 명의 상태는 전부 동일했으며, 얼굴조차 전혀 구분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의 홀랑 타버린 음모와 검게 그을려 쪼그라든 성기가 눈에 띄었다. 그 장면은 화마가 인체의 가장 존엄한 곳까지 짓밟아 버렸다는 어떠한 상징 같았다.
나는 파악을 마치고 이 살풍경을 다시 훑었다. 그들은 같은 공장에서 나온 생산품처럼 똑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인간은 물리적으로 동일한 손상을 입었을 때, 너무나 동일한 자세로 비참하게 고통스러워한다. 인간의 육신은 정신과 상관없이 물리적이며, 그것이 나아가 정신적인 세계를 완전히 도륙해버릴 수 있다는, 암담하고 비참한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곧 따뜻한 물을 담은 양동이가 급하게 미끄러져 들어왔고, 이어서 중심정맥관 카트 세 개와 수액 더미가 방으로 들어왔다. 나는 바로 청진기를 집어던지고 카트를 내 앞으로 재빨리 끌고 와 다급한 손길로 주사기를 집어 들었고, 인턴 둘은 옆 사내의 다리부터 붙들고 거즈에 물을 적셔 전신의 그을음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나는 관을 삽입해야 할 불타버린 어깨에 소독약을 마구 문댔고, 환자는 이미 너무 고통스러운지라 추가된 자극에 조금 비틀거리며 신음을 냈다. 옆 남자는 거즈가 닿아 피부가 벗겨져 나갈 때마다 새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것들은 불가항력적이라 더 끔찍했다. 나는 지금 눈앞에 혈관이 보이는 것처럼 어깨 밑으로 굵은 주사기를 급히 박았다. 살이 익어버렸기 때문에, 평소 살아있는 살을 꿰뚫을 때보다 훨씬 뻑뻑한 느낌이 전해졌다. 그것은 인체를 다루는 느낌이라기에는 너무 낯설어, 어쩌면 이것이 이미 인체의 영역을 넘어갔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등줄기가 소슬했다. 온 정신을 집중한 탓인지 관은 한 방에 꼽혔다. 그것이 비명속에서 무아지경으로 세 번 반복되었다. 5분. 평소보다 약간 빠른 시간이었다.
"모르핀(진통제) 5미리 주고, 수액을 최대한으로 공급합니다. 특별한 지시가 없을 때까지 계속. 그리고 소변량도 체크하고, 지속적으로 잘 들어가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몇 분만 수액이 안 들어가도 그 사람은 죽어버릴 겁니다."

4.
이제 나는 직접적인 화상 처치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방금 지시로 한 인턴은 환자의 검게 탄 성기를 손에 쥐고 소변줄을 꼽고 있었고, 나머지 인턴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비눗물로 환자의 전신을 닦아내고 있었다. 피부가 어느 정도 깔끔해지면 그 위에 화상 연고를 빈틈없이 펴바르고 붕대로 감아야 했다. 화상 연고는 워낙 위생상 설압자로 떠서 조금씩 바르지만, 이번에는 모두 맨손으로 한 움큼씩 퍼서 피부에 처덕이며 바르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작업은 밤을 새워야 할 것 같았다. 그럼에도 고통에 몸부림치는 세 사람의 전신을 연고로 뒤덮는 작업은 매우 더뎠다. 양동이로 물을 퍼서 전신을 닦자 침대는 필연적으로 물바다가 되었고, 검게 탄 피부 찌꺼기와 그을음이 물언덕에 같이 고여 침대 위와 치료실 바닥은 매우 지저분했다. 의료진의 옷가지도 쉴 새 없이 튀는 물에 화상의 그을음과 피부에서 흐른 진물과 비눗물까지 뒤섞여 삽시간에 더러워졌다. 물은 환자의 건조한 피부 위에서 금방 말라갔으므로, 그 검은 형체들은 지속되는 저체온에 몸을 심하게 떨며 피부가 날아가는 고통을 부르짖었다. 흡사 지옥을 보는 것 같았다. 지옥으로 떨어진 사내들과, 그들을 고문하는 자들 같았다.
밖에 다른 환자 서른 명이 방치되고 있었음에도 도저히 작업은 끝날 것 같지 않았다. 나는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 차지 간호사에게 외쳤다. "병원에 지금 일 없는 인턴 전부 응급실로 소집 방송 내주세요." 간호사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곧 전 병원을 상대로 방송이 시작되었다. "지금 쉬고 있는 모든 인턴 선생님들은, 즉시 응급실로 내려와주시기 바랍니다. 반복합니다. 지금 쉬고 있는 모든 인턴 선생님들은, 즉시 응급실로 내려와주시기 바랍니다."
대체로 응급의학과 인턴의 업무는 타과 인턴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그 때문에 타과 인턴은 비는 시간에 응급실로 내려가서 응급의학과 인턴을 돕지 않는다. 각자는 각자의 업무만을 수행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훨씬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방송은 극히 드문 경우였다. 휴게실에 있던 인턴들은, 항상 혼잡하지만 그래도 그 인원으로 언제나 그럭저럭 돌아가는 응급실을 떠올리며 갸우뚱했다. '도대체 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길래...' 그리고 급히 달려온 그들이 집중치료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을 때,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지옥, 지옥도였다. 이 광경을 본 그들은 즉시 비슷한 높이의 신음을 내뱉었다. 그것은 그들의 짧은 의사 병원 생활으로는 도저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 했을 광경이었고, 앞으로도 경험하기 힘들 것이었다.
그들은 즉시 가운을 내던지고 이들에게 달라붙었다. 많은 수가 된 덕택에 일의 진척은 빨라졌다. 그들의 익어버린 피부는 급하고 투박한 손길에 벗겨져갔고, 점차 하얀 거즈 다발로 덮여 붕대로 감싸졌다. 나는 작업을 진행하며 끊임없이 그들의 의식과 호흡을 관찰해야 했고, 그 때문에 계속 환자에게 말을 걸었다.
"괜찮아요. 살 수 있어요. 환자분, 대답해요."
"으, 아파요... 으으..."
"환자분!"
"너무 아파요... 으으으... 절 죽이세요..."
가운데 남자가 말했다. '아프다'고. 우리는 책날에 손이 베여도, 속이 더부룩해도 '아프다'고 말한다. 그리고 별안간 운명이 자신의 전신을 불로 지져도 '아프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다른 언어의 세계에서 온 것 같은, '아프다'라는 단어. 이 검게 온몸이 불타버린 사람이 뱉는 단어는 고작 '아프다'는 것일까. 그리고 자신이 너무 '아프다'는 것을 다 깨닫고 나면, 그리고 평생을 이렇게 '아플'것임을 알아차릴 정도로 사리분별이 되면, 당연히 죽고 싶을 것이다. '절 죽이세요...' 안 돼. 그딴 생각은 안 돼. 나는 소리쳤다.
"안돼요. 이 처치만 끝나면 진짜, 조금 편해져요. 살아야 합니다. 모르핀, 여기 모르핀 2미리 추가로 슈팅."
"... 으으..."
그의 눈물샘이 덜 탔는지, 확연히 눈물이라고 부를 것이 그의 타버린 눈동자에서 흘러내려 엉망진창인 물웅덩이에 섞이고 있었다.

5.
처치는 오래도록 급박했다. 일단 허공에 떠 있는 팔과 다리의 처치를 마무리해 붕대로 동여매고, 배와 골반과 옆구리를 닦은 후, 환자가 통증으로 소리 지르는 것을 무시하고 그 자세 그대로 환자를 옆으로 뉘어 등을 처치한 다음 몸통에 붕대를 감는 것이 순서였다. 이 과정에서 저체온으로도 사망할 수 있으므로 물을 붓는 즉시 닦아야 했고, 작업 시간도 줄여야 했다. 하지만 환자가 손과 발을 뻗은 자세로 손만 닿아도 몸부림치는 데다가 현장이 지저분하고 범위가 넓어 작업이 어려웠다. 그리고 아무리 붕대를 감아도 세 사람의 자세는 변치 않고 기괴했고, 여전히 침대의 위치 외에는 이들을 구분할 수 없었다.
십여 명이 눈에 불을 켜고 비슷한 작업을 반복하자, 이제 어느 정도 환자의 벗겨진 피부는 가려져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환자들의 자세는 손발을 뻗은 그대로 한치도 변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극심한 고통은 조금도 달아나지 않고, 그대로 그들의 전신을 조이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환자의 복부를 마지막으로 조심스럽게 소독하고 있었고, 옆 환자들도 얼추 처치가 끝나가고 있었다. 이대로만 가면 현장은 조금 정리될 것 같았다. 그 순간, 내 눈앞에 있는 환자의 팔다리 각도가 눈에 띄게 변하기 시작했다. 팔이 스르르 떨어지고, 다리도 점차 힘이 풀려 아무렇게나 뻗어갔다. 나는 반사적으로 환자의 눈알을 보았다. 눈동자가 익어 알아볼 수 없었다. 나는 손바닥으로 환자를 힘껏 쳤다. "환자분! 정신 차리세요!" 대답이 없었다. 이런 극심한 통증의 반사가 없어지고 있는데, 의식이 있을 리 없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의 입과 흉곽을 확인했다. 거칠고 불규칙해서, 곧 호흡이 멎어버릴 것 같았다. 결국 그는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죽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었다. 아까, 자신을 죽여달라던 남자였다.
"삽관!" 나는 이미 머리 밭에 준비해두었던 삽관 도구를 그의 입에 거칠게 밀어 넣었다. 악관절이 익어 잘 벌어지지 않았다. 반복된 처치로 손아귀에 힘이 풀린 상태였지만, 젖 먹던 힘을 다해 입안을 벌려 보았다. 입안이 익어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설핏 보이는 기도 입구가 익어 분홍빛이 아닌 죽은 허연빛을 띄었다. 달려온 간호사가 튜브를 건넸다. 그것을 받아 힘껏 기도로 쑤셔 박았다. 기도가 질겨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거칠었다. 확인한 호흡음도 거칠었지만, 삽관은 성공했다.
나는 고개를 돌려 매달린 수액을 보았다. 수액은 사정없이 잘 떨어지고 있었다. 모니터를 바라보자 혈압과 맥이 급강하하고 있었다. 쇼크다. 원인은? 원인. 순간 나는 원인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남성, 40대, 100% 3도 화상, 흡입 손상 동반. ABSI(Tobiasen’s Abbreviated Burn Severity Index, 화상 생존율 공식) 스코어 15점. 생존율 10% 미만. 그러니 이 사람들은 전부 현장에서 죽든, 지금 내 눈앞에서 죽든, 내일 죽든, 조만간 죽든, 전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원인은 재난이 도래한 그 폭발의 현장과 그 순간에 오롯이 다 있었다. 나는 정신이 번뜩 들었다. 당장 원인이랄 것도 없이 다 죽을 수 있다. 인체가 버틸 수 없는 지점은 분명 존재할지라도, 내가 방금까지 살갗을 어루만지던 사람이 눈앞에서 떠나가고, 나는 그것을 스스로 선고해야 하는 운명이 도래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동안, 가운데 남자는 손과 발을 편안하게 풀고 평범한 환자처럼 아무렇게나 누워 버렸다. 심정지였다.
"CPR!" 붕대를 자르던 옆 침대의 인턴이 가위를 허공에 던지고 환자의 흉부로 달겨들었다. 환자의 흉부는 아직 붕대로 감싸있지 않았고, 검게 탄 그대로였다. 인턴이 그의 심장을 있는 힘껏 누르자, 검댕이 마구 묻어 나와 깍지 낀 손을 범벅으로 만들었고, 익어버린 살이 아무렇게나 흩어지기 시작했다. 환자의 혼탁한 눈알은 허공을 보며 힘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엠부를 붙들어 짜며 생각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이 불탄 사람의 생사를 결정짓는 것은 무엇인가. 단순한 운인가, 아니면 생에 관한 의지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결정된 죽음의 순서인가. 나는 고개를 돌려 방금까지 그의 직장 동료였을 옆 사람을 보았다. 그들은 아직까지 뻣뻣한 고개를 허공에서 약간 돌려 자신의 동료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통증이 지독했던 탓인지, 아니면 얼굴이 완전히 망가져서인지, 그 얼굴에서 슬픔은 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 눈에서도 분명 눈물이라고 부를 것이 흘러 웅덩이에 섞이고 있었다. 아마 자욱한 통증 속에서, 그 처절한 최후를 바라보며, 번뜩번뜩 떠오르는 자신의 죽음을 그저 예감하고 있을 것이었다.

6.
그것은 매우 기괴한 과정이자 장면이었다. 숯처럼 익어버린 형체를 하나 두고, 사람들은 검댕을 묻혀가며 돌아가면서 그를 짓눌렀다. 그것은 마치 인간이 아닌 것에게 인간들이 위해를 가하는 장면 같았다. 이 과정에서 그가 삶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것이 운명처럼 시간을 되돌려 폭발 직전일 수 있었다면, 사람들은 더욱 울분을 토해가며 그를 짓눌렀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기적처럼 생을 다시 찾아도 그의 영혼은 필연적으로 불타서 익어버린 육체로 돌아가야 했다. 그것을 우리는 다 알았다. 그러니 우린 고작 그에게 그런 일을 권하고 있었던 것일까. '절 죽이세요...' 그의 마지막 말이 모두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소생술이 길어질수록 우리는 우리가 그를 죽인 것인지, 아니면 그가 스스로를 죽인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이 육신을 더 이상 사용하기 싫다는 듯, 세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그를 공식적으로 포기하고 사망을 선고했다. 그러자 모두는 겉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이제 공식적으로 시체가 되어버린 그를 보며 멍하니 섰다. 의료진의 손바닥은 그의 살점과 그을음으로 뒤죽박죽이었다. 그의 흉부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벗겨지고 흩어져 있었고, 사지의 붕대는 흐트러져 엉망진창이었다. 그것은 마치 함부로 다뤄진 미라 같았다. 그리고, 그는 이제 하얗고 평평한 리넨 한 장만 덮으면 충분했으므로, 복잡한 붕대나 처치는 더 이상 그에겐 필요가 없었다. 인턴 하나가 그에게 감긴 붕대를 모조리 끊어 쓰레기통에 던졌다. 하얀 리넨 한 장이 즉시 그의 위에 덮였고, 간호사는 그의 생전 이름을 출력하곤 테이프를 끊어 그 위에 아무렇게나 붙였다.
집중처치실에는 이제 시체 한 구와 사람 두 명이 누워 있었다. 사람 두 명은 사람 한 명이 시체 한 구로 변하는 동안 진통제 기운이 돌았는지, 아니면 지독한 고통이 너무 오래여서 지겨워졌는지, 다리와 팔을 약간 편하게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모습에서 죽음을 앞둔 긴장감이 빠져나가지는 않았다. 나는 그들 옆에 서서 그들의 모습과 생체 징후를 면밀히 바라보았다. 전신과 얼굴까지 빠짐없이 붕대가 감겨 있고, 유일하게 감정을 판별할 수 있는 눈알이 익어 그들의 심경을 잘 짐작할 수 없었다. 아니, 너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잃은 그들의 감정을 내가 함부로 이해할 수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았다. 나는 어떠한 위약감으로 그들에게 물었다. "괜찮으세요?" "으... 으으... 으으으..."
이 대화가 무엇이었을까. 아프다는 뜻일까, 자신의 동료가 죽어 슬프다는 뜻일까, 아니면 자신의 죽음이 두렵다는 뜻일까. 그리고 처음부터 그 광경을 본 내가, 그들이 그날 전 지구에서 가장 불행해지는 꼴을 보고 있으면서, 괜찮냐는 말 따위를 건네야 했었을까. 세상에는 자신의 말이 쓸모없음을 깨닫고도 꼭 그 말을 해야 하는 멍청이가 있다. 그것이 그날의 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곤 더 이상 그들에게 어떠한 말을 전해 들을 수 없었다. 실은 그들의 대답이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다만 남은 둘의 생체 징후는 나름대로 안정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화상전문병원에서 차가 왔다.
중증 화상으로 병원에서 누군가 죽었다면, 25%는 급성기에 죽고,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머지 75%가 죽는다. 사람을 불에 구웠는데, 당장 안 죽었으니 앞으로도 안 죽을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는 소리다. 피부는 엄연히 인체의 가장 크고 넓은 기관이며,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막는 등 많은 일을 맡고 있다. 그것이 전부 익었다면, 전신에서 염증이 생기고, 진물이 나고, 더불어 감염이 생기고, 기타 다른 기관과의 연계된 합병증이 생길 것이다. 그렇다면 방금처럼 한 번에 죽는 것이다. 또, 그 과정에서 통증은 한 시도 쉬지 않을 것이고, 환자는 지독한 고통과 자신의 몸이 파괴되었다는 절망감에 죽음에 이르는 우울을 느낄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사람은 가볍게 죽어 버릴 수 있다. 이걸 전부 기적적으로 견뎌낸다면, 그들은 그 전의 자신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이 추한 몰골에, 아무런 일조차 할 수 없는 사내를 마주할 것이다. 과연 이를 내가 알고 있음에도, 그들을 살려 보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결국 그들은 차에 실려 전문 병원으로 갔다. 두 명은 떠났고, 이제 한 명만이 내게 남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 한 명도 곧 내게서 떠나 옆 건물 식장에 누웠다. 가족들이 그를 마저 태워 화장할지, 아니면 묻을지는 알 수 없었다. 미리 떠난 두 명도 매우 높은 확률로 동료를 따라가 다른 식장에 누울 가능성이 높았지만, 적어도 내 앞에서 죽지는 않았다. 그것이 내게 죄책감이 덜어질 일이었는지, 아니면 한 명이 죽었고 너무 큰 불행을 목격했다는 이유로 죄책감을 느껴야 했는지, 만약 세 명이 운좋게 눈앞에서 다 살아 나갔다면 나는 이 유난한 하루를 격려할 수 있는 것인지, 나는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었다.
내가 본 것이 유일한 사망자라 가정하면, 내일 신문 기사에는 이 도시에서 벌어진 재난으로 사망 한 명, 부상 여섯 명이 발생했다고 실릴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의 영혼을 기어코 붙들었다면 중상 일곱 명이라고 실릴 것이다. 그러니 나는 신문 기사를 조금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도달한 병원에서 우울증에 빠지고 삶을 포기하며 전신에 진물을 흘리다가, 신부전이나 다발성 장기 부전이 찾아와 결국 사망해도, 그때쯤이면 신문에 관련 기사는 한 줄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쯤이면 다시 새로운 인간의 고통이 퍼져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 끌 것이 분명했으니까.
나는 마지막 정리까지 마치고 집중치료실에서 나왔다. 그간 방치된 서른 명과 그동안 새로 찾아온 십수 명이 나와 내 지저분한 옷가지를 고통 어린 눈길로 쏘아보고 있었다. 그 시선에 온몸이 불타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산처럼 쌓인 그들의 차트를 한 움큼 집어 들었다. 이 고통들을 어서 물리치고, 나는 인간을 일곱이나 한 번에 구워버린 유난한 하루를 짓이겨 끝내버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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