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를 배정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교복을 사러감
교복집에서 아는 애들 몇명 마주치고
머쓱하게 치수잼
보니까 교복은 우리 학교빼고 다 이쁜 것 같음
괜히 우리학교 교복은 팥죽같고 시금치같음
그래도 일단 첫 교복이라 설렘
입학도 안했는데 마음은 이미 중딩임
입학식날 학교 오면
다들 아빠정장같은 마이와 무릎치마를 입고 어색하게 걸어오고 있음
나만 그런거 아니라 조금 안심이 됨
아는 얼굴들도 조금씩 보임
교문에서 보는 학교는 왠지 너무 커보임
강당으로 오니까 이미 애들로 꽉참 겁나 시끄러움
서로 아는 얼굴 보이면 반가워서 괜히 호들갑떰
왠지 무서운 선생님이 마이크들고 쌸랴쌸라 하면 다들 조용해짐
형식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1등으로 입학한 애가
단상올라가서 상받음
왠지 뭐하는앤가 싶고 다음날 부터 걔 이름이 조금 유명해짐
어찌어찌 입학식을 마치고 다음날 드디어 정식적인 첫등교를 함. 아직도 학교는 넘나 커보임
교문을 걷는데 아는 애들 만나서 같이 감
배정된 반인 교실로 가는데 왠지 또 헷갈림
2.3학년 언니들도 지나가는데 괜히 둘러보다가
눈마주쳐서 나 혼자 쫄림
교실로 들어가는데 약간은 시끄러운 기운이 돔
벌써 무리 지어서 얘기하는 애들도 있고
혼자 있는 애들도 있고 제각각임
적당한 자리에 가서 앉아있으니까
모르는애가 옆에 앉아도 되냐고 물어봄
왠지 기분 좋음 어디초에서 왔냐,
뭐 이런 형식적인 대화가 오감
좀 이쁘게 생겼는데 왠지 쎄보이고
이런거 입고있는 애들이 한두명씩 앉아있음
예뻐서 입학식때부터 소문남
2.3학년 언니들이 양언니양동생 맺자고 찾아옴
왠지 그들만의 리그같음
첫 날이라 쌤들이 수업은 안시키고
자기소개나 자기소개카드같은거 만들게 시킴
교탁으로 나가서 자기소개 시키는 쌤이 젤 싫음
그래도 하고 나면 애들 얼굴은 조금씩 익힘
쉬는 시간 오면 도대체 뭘 해야할지 모르겠음
조금씩 대화는 하는데 어색함 x999999임
중학교는 왠지 친구 사귀기가 어렵구나 함
어찌어찌 4교시가 가고 점심시간이 옴
1학년은 배식이 꼴찌라서 밥먹기 전까지
또 어색함이 감돔 그래도 아침보단 나은 느낌임
복도나가서 초딩 친구들 만나고옴
괜히 초딩 때 친구보니 반갑고 눈물 날 것 같음
급식실 가니 선도부들이 서있음
다 잡음 싸그리 다 잡음
머리 틴트 치마 다 잡음
근데 왠지 1학년이라 더 잡는 것 같음
앞에 지나간 언니는 화장하고 치마도 짧은데 안잡아서 왠지 억울함
어색해서 밥은 걍 대충 먹고 교실왔는데
애들이 별로 없어서 긴장이 약간 풀림
초딩 친구들 만나서 치카치카하고
4교시동안 있었던 얘기하다보니
벌써 5교시 종침 아쉽게 바이바이하고
교실 오니 또 어색함 감돔
교내에 선도부는 왤케 많이 돌아다니는지 모르겠음
무서움
틴트 다 가져감 근데 별로 바르지도 않았음
치마끝이 허벅지에 있는 언니가
난 무릎보인다고 잡음 (모든 선도부가 이런건 아님)
머리색이 황금색인 언니가
어두운 갈색인 나를 잡음
쌤보다 엄격한 것 같음
어찌어찌 학교가 끝나고 집가려고 청소함
아직 청소구역 안정해져서 교실청소 다 같이 하는데
하는애들만 함
좀 빡치지만 열심히 함
쌤이 오셔서 종례하고 학교를 빠져나가는데
갑자기 피곤이 몰려옴
아는 애들 만나서 오늘 있었던 얘기 하면서 집감
앞으로 3년동안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음
근데 눈 감았다 뜨니 벌써 12월 달
또 한 번 눈 감았다 뜨니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