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키 버려 탈출 성공
퇴근길 자신의 차 타는 순간
흉기 든 20대 남성 기습 승차
돈 요구하며 2시간동안 납치
신호대기때 키 차밖으로 던져
시동 꺼지자 조수석서 도망
범행 남성 “도박으로 돈 잃어”
대구에 사는 A씨(여·49)는 이틀 전 정신이 아득할 만큼 무서운 경험을 했다.
지난 2일 오후 7시30분쯤이었다.
가게 문을 닫고 퇴근하기 위해 서구 한 초등학교 앞에 주차해 둔 자신의
승용차에 타는 순간, 누군가가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뒷좌석 문을 열고 들어왔다.
화들짝 놀람도 잠시.
그가 흉기를 들이밀며 다짜고짜 ‘돈을 내놓으라’고 위협했다.
거의 ‘멘붕’ 상태에 빠졌다.
당연히 저항할 정신도 없었다.
수중에 돈이 없다고 하자 그는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라고 지시했다.
운전석은 그의 차지가 됐다.
곁눈질로 보니 젊었다.
손에 든 흉기로 계속 위협하던 그는 다른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위험천만한 질주를 시작했다. 직감적으로 납치된 상황임을 알아차렸지만
달리는 차 안에서, 더욱이 흉기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고속도로로 방향을 잡았다.
요금소(TG) 등에서 도움을 요청할 기회가 있었지만 극심한 공포감에
섣불리 행동할 수 없었다.
차 안에서 그가 3천만원을 요구했다.
‘돈이 없으니 풀어달라’고 애원했지만 소용 없었다.
2시간가량 공포에 떨며 도착한 곳은 부산.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자 탈출을 결심했다.
순간 자신의 차량이 ‘스마트 키’로 작동한다는 점을 떠올렸다.
기회가 왔다.
그가 부산 남구 감만동 감만사거리에서 신호대기를 위해
차를 멈추는 순간을 노렸다.
키를 차량 밖으로 던진 뒤 시동을 순식간에 껐다.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그는 다급하게 시동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스마트 키가 차량 밖에 있었던 탓에 차를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그가 당황한 틈을 타 차문을 열고 탈출했다.
그리곤 뒤따르던 트레일러 차량에 황급히 올라탔다.
기사에게는 ‘신고를 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그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당시 그는 도주를 포기하고 차 안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3일 부산 남부경찰서는 특수강도 혐의로 B씨(24)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대출금 1천만원가량을 스포츠 도박으로 날리면서
빚이 생기자 범행을 저질렀고, A씨에게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우발적으로 부산까지 차를 몰고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행히 A씨는 다친 곳 없이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처음 납치됐을 때는 너무 무서웠지만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살아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차였기 때문에 스마트 키를 이용해 탈출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낼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2시간의 차량납치극은 극도의 공포감 속에서도 당황하지 않은
피해자의 기지로 마침표를 찍었다.
천만원때문에 남인생을 왜 그러냐고요 ㅠㅠㅠㅠㅠ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