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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enty_Fourll조회 6392l 35
이 글은 4년 전 (2019/5/26) 게시물이에요

콘프레이크 먹다 이혼결심하게 되네요(+후기) | 인스티즈

참 별 되도않는걸로 이혼한다 하실분도 있으시겠지만 저는 더럽고 치사해서 더는 못살겠어요
이 글은 흔들리지 말자는 결심을 굳히기 위해 쓰는글이라고 생각해주세요

6년 연애 결혼 2년차
5년이 해외장거리였고 그탓에 세세한 서로의 식성이나 습관등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음
각자의 휴가에 맞춰 여행을하는게 대부분의 데이트의 전부였고 그때도 사소한 다툼은 있었지만 서로 배려하고 넘겼음

나는 삶은계란을 좋아함 간식으로 삶아두고 먹을정도이고 딱히 가리는 음식은 없지만 민물생선이나 생미역등 비린것을 잘 못먹음 우유등 유제품 좋아함
남편은 냉면먹을때도 삶은계란 안먹고 낚시가서 민물생선 잡아다 끓여먹는 매운탕 좋아함 본인말로는 유당불내증이 있다는데 초코우유딸기우유 다 잘먹음

둘다 아침 꼭 챙겨먹음
나는 삶은계란에 샐러드먹고 남편은 계란빼고 샐러드만
나는 우유넣고 과일갈아마시고
남편은 오렌지나 포도등 시판주스 마심(가끔 본인좋아하는 과일 딸기나 블루베리갈았을땐 마심)

어느날 나한테 아침으로 계란안먹으면 안되냐고함
굉장히 짜증내는 말투로
같은 샐러드지만 다른 접시에 내는데 내 접시에 있는 삶은계란을 아침부터 보는게 비위상한다함

남편은 친구들이랑 주말낚시를 다님 보통 금욜저녁가서 토욜저녁에 오는데 민물생선잡아서 친구들이랑 집으로 들이닥침
술안주하게 매운탕 끓여달라함 손질 다 해주고 내가 양념하고 끓이기만 하면됨 비려서 간도 제대로 못봄
한번해주니 당연한듯 들이닥치길래 싫은소리했더니 그거 딱 하나해주는게 뭐 힘드냐고 화냄
친구들중 남편과 한명만 기혼임
토욜저녁에 와서 술 진탕 마시고 다들 거실에 뻗어자면 남은 매운탕에 수제비나 라면 끓여먹고 해장하고 일욜 점심때쯤 돌아감
집을 비우기도 해봤음 지들끼리 알아서 먹고 놀다가 치우지도 않고 일욜저녁까지 놀다가 우리집에서 씻고 출근함ㅠ

우리 부모님 해외사심 시부모님 40분거리 사시는데 어머님 반찬준다고 지하철갈아타고 오심 오시면 그 반찬에 같이 저녁먹고 주무시고 그 반찬에 우리 아침 차려주시고 출근하고나면 집청소해주시고 그 반찬에 저녁먹고 집에가심
일주일에 한번씩ㅋ
그러고도 2주에 한번씩 모시고 식사해야됨
아버님이 다리가 불편하신데 티비보시고 어디에 뭐가 나왔는데 그거 맛있겠더라하면 주말에 모시고 그거먹으러 가야됨 차로 2~3시간거리는 기본 곰탕먹으러갔다가 1박2일하고 온적도 있음

이런것도 그냥 넘겼음
싸워봐야 내 입만 아프고 싫은소리해봐야 달라지지도 않길래
근데 요즘 들어 부쩍 나 먹는거에 싫은소리를 하기 시작함

같이 떡볶이 시켜 안주삼아 먹는데
같이온 계란 내 앞접시에 놓고 먹는데 갑자기 비위상한다고 숟가락 바닥에 집어던짐
어느날 바나나 얼려둔게 조금 남았길래 딸기랑 같이갈음
갈면서 먹을래 했더니 알겠다고해서 줬더니 승질냄 본인 바나나싫어하는거 모르냐고 분명 바나나랑 딸기라고했는데
그래놓고 결국 다 마심
스크램블에그하는데 버터가 없어서 식용유에 했더니 승질냄 평소에도 가끔 식용유로 했었는데
같이 장보면서 내가 요플레사면 돈아깝단소리함
그러면서 지는 편의점에서 비요뜨사먹음

진짜 사소하고 세세하게 야금야금 쌓이기 시작했음
막상 쓰려니 다 기억안날만큼 그리고 정말 세세하고 유치하게

오늘 아침은 콘프레이크 먹기로했음
남편 씻는동안 꺼내놓고 나는 그릇에 미리 부워놓고 화장하고 있었음
나는 눅눅하게먹는거 좋아하고 남편은 바로 부워서 바삭하게 먹음 나오더니 왜 자기꺼 안부워놨냐함
바삭하게 먹으니까 바로 부워먹으라고 꺼내놨다하니까 별말없이 먹고있길래 화장끝내고 앉으니까 한단소리가
너는 참 비위상하게 먹는 재주있다고 그거 무슨 맛으로 먹냐 그렇게먹을거면 아예 끓여먹어라 같이먹는사람 비위상하게 개죽같은 비주얼로 먹는꼴보니 입맛떨어진다고

말을 왜 그따위로 하냐하니 너 먹는꼴보니 좋은소리 안나온다면서 온갖 승질 다내면서 출근해버림
그러고있다 아까 엄마가 전화와서 엄마~ 하고 받았는데 아침은먹었냐고 묻는소리 듣는데 그냥 눈물이 터짐
왜 자기기분 내키는대로 내뱉는사람이랑 이러고 살아야하는지 회의가 밀려옴
사무실동생이 남친이 샌드위치싸서 보내줬다면서 아까 점심시간에 꺼내는데 갑자기 서글퍼짐
연애때는 저런사람이었는데 같이 냉면먹으면 얼른 내그릇에 계란덜어주고 밥먹고나면 후식으로 편의점들러서 요플레사다주고 그랬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
이래놓고 아버님이 또 어디에 뭐가 드시고싶으신지 아까 카톡으로 덜렁 식당주소만 띡 보내놓는 이 남자를 보니 내가 왜 굳이 이사람과 살며 상처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음



그냥 너무 격해져서 휘갈겨서 쓴글이 이렇게 될줄 몰랐네요
답답한 글 죄송합니다
바보같이 왜 그러고 살았냐구요?
저 중학교때 부모님이랑 한국떠나 살아서 친구도없고 딱히 아는사람도 없어요
부모님은 친척들이랑 유산문제로 칼부림까지 나면서 정떨어졌다고 인연 다 끊고 떠난거라 의지할 사람도없고
저희 엄마 무심하고 말없는분인데 저 이사람이랑 결혼한다했을때 딱하나 걱정한게 혼자 한국가서 살아야하는거였어요 엄마는 아예 한국에 발길 끊으셨고 아빠는 겨우 할아버지 산소만 몇년에 한번 다녀가시고
엄마 저 결혼식때문에 거의 십구년만에 한국 첨 들어오신거였어요 그때 이사람 저 외롭지않게 해주겠다고 매일매일 북적북적하게 살수있게 해준다그랬어요
저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에 사촌동생들까지 9식구랑 살았어서 부모님이랑 셋이 떠났을때 그 허전함을 못이겨서 많이 힘들어했어서.. 근데 이런식으로 북적이는 삶을 살게될줄은 몰랐죠ㅠㅠ
남편.. 말로먹고사는 직업이라 말 참 잘해요
부모님이랑 떨어져서 혼자 한국 와있는 나한테 친구만들어주고 (실제 남편 친구들이랑 다 친해요) 어머님이 너 못챙겨주시니 우리엄마가 어머니대신에 너 챙겨주는건데 그걸 싫다고하는건 염치없는거라고
실제로 엄마도 십년넘게 할아버지 할머니랑 사셨고 시집살이같은건 하나도없었다고 하셔서 그런거 잘 모르세요
솔직히 여기만 들어와봐도 시어머니 시집살이 시키시는분은 아니세요 집에 제사도없고 저 시댁가도 손하나 까딱 안해도 싫은소리 눈치한번 안주시고 실제로 반찬해오시는것도 저 좋아하는것도 많이 해다주세요 근데 이렇게까지 자주오시고 자주뵙게 될줄은 몰랐어요 눈치안주셔도 어려운분이고 굉장히 다정한분이시긴하지만 제가 무뚝뚝하게 커서인지 어렵고 불편한건 사실이구요
너 힘들까봐 오셔서 청소빨래 다 해주는데 배가 불러서 싫은소리 한다는데 뭐라 반박할말이 없더라구요 고맙긴한일인데 뭐라 꼬집을수없게 불편하고
청소빨래 안해주셔도되니 안오셨음 좋겠다했더니 뭐 바라고해주신것도 아니고 다 너위해서 하는건데 왜 그렇게 배배꼬였냐고 니가 손해보는게 뭐가있냐고ㅠㅠ
첨에 집도 시댁에서 해주신다는거 저희 부모님이 반반하자고 우기셨는데 안된다고 남자가 집해가는거라고 하셔서 저 암것도 안해갔어요 저랑 장거리하면서 남편나름대로 결혼준비한다고 가구나 가전 좋은걸로 사둬서 제가 딱히 살것도없었고 한국와서 남편 차 바꿔주고 제 차 한대산게 제가 해온 전부라서 뭐 합의이혼 안해도 손해볼건없죠 그냥 차랑 다 놓고 가고싶어요

은근 아이 바라셨는데 아예 꿈도못꿀 상황이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하겠죠? 주소보낸 카톡에 답 안했더니 자기 낚시 약속있다고 모시고 다녀와라고 보내놓은 카톡보니 갑자기 울화가 치밀어서 (저 혼자서 모시고 여기저기 다닌적 많아요)
그냥 무작정 바다보고싶다고 생각되서 퇴근하자마자 그냥 서해왔어요 아는데도없고 아는곳도 없고

저요 그냥 성격이 무던해요 좋게 말해 무던한거고 그냥 무뎌요 감정선이 높낮이가 없어요 그냥 그런가보다 저런가보다 하는편이고 또 크게 화가 잘안나요 운전하면서도 화가난다는걸 이해못하는편이기도하고 살면서 화를내봤다하는 기억도 크게없고 소리질러 싸워본적도 없어요 반면 남편은 예민하고 사람좋아하고 감정선이 널뛰기를 하는편이라 연애때도 쿡찌르는 말 하긴했어도 돌아서서 미안하다 사과하고 자기의 현재 감정이 왜그런지 세세하게 설명해주는사람이었어요 근데 어느순간부터 설명이 사라지고 그냥 혼자 쿡 찔러놓고 자기할거 하더라구요 첨엔 그냥 찔려도 아야 하고 아물었는데 굉장히 얕고 잦게 쿡쿡 찔리다보니 어느순간 그게 아물지를 않더라구요 그냥 혼자 곪았던거같애요
한달에 한두번? 저러다보니 어느순간 저도같이 짜증내고 목소리높아지고 못된소리하게되고
첨엔 안그러던애가 화내니까 놀라기도하더니 이젠 제가 화내면 웃어요 웃긴가봐요 아마 남편이 보기엔 제가 화내는게 어설프겠죠

이혼하고싶다고 말하면 부모님 그냥 그래하고 너하고싶은대로 해 하실분들이예요 두분 다 그냥 성격이 무디세요 저보다 더 아마 이유도 묻지않고 그냥 내가그러는 이유가 있으려니 하실분들이라 그냥 이혼하고 말씀드리려구요
말없이하는 첫 외박인데 되려 덤덤해요 낚시하러가느라 집에 안가본건지 남편 아무연락없네요
권태기.. 그런걸까요? 정말 제가먹는게 꼴보기 싫어진걸까요? 여자? 있든말든 상관없어요
질투가없어서 그런가 권태기라는 말은 슬픈데 바람이라는거엔 아무 느낌없어요 피고싶었나보다 딴사람이 더 좋은가보다 나싫다는사람은 나도됐다 싶어요
그냥 혼자 답답했어요 혼자서 술도 좀 많이 마셨어요
아무도 모르는곳에 털어놓고싶었어요 제가 여기있는 글들 읽으면서 공감하기도하고 안타까워하기도하면서 혼자 얼마나 답답했으면 여기에 글을 적을까했던 그 마음을 이제야 이해하면서요
말할 사람이 없기도하고 익명이라는게 얼마나 솔직해질수있는지 아니까

솔직히는 바보같지만 저런말들 들으면서도 아직도 남편 사랑하는거 같아요 웃기게도 어제까진 이혼이라는 생각 크게 안하고 살았어요 그냥 아 오늘 저사람 기분이 또 뾰족한가보다 하고 혼자 몸사리고있음 혼자 기분 풀어져서는 헤실거리면서 애교부리는거보면 스르르 풀어지곤했었거든요
근데 어제는 되게 복잡하더라구요 종일 일에 집중안되고 지난 못된 말들 행동들 표정들만 생각나서 그러다문득 내 스스로가 너무 안쓰럽고 안타깝고 또 지쳐가고있구나 싶어서 이혼하고싶다 이혼할까? 이혼해도 괜찮을까? 머릿속에 이혼이혼이혼만 맴돌다가 확신이 필요했어요 이러다가도 집에가서 남편보면 풀어지고 혹시라도 남편이 미안하다 다신 안그럴께하는 뻔한 거짓말하면 그래 담엔 그러지마하고 넘겨버릴까봐
그래서 글적고싶었어요 답은 알고있는데 누군가 딩동댕 정답입니다 하고 확인해주길 바랬어요

감사합니다 힘이 됐어요

(+후기)

콘프레이크 먹다 이혼결심하게 되네요(+후기) | 인스티즈

거의 9년에 가까운 시간이 끝나는데 한달남짓 걸렸네요
이혼이라는게 이렇게 쉬운거였구나 하고 새삼 놀랐고 결심하고 실행하기까지는 그렇게 고민하고 곱씹게되던게 이혼신청서 제출하고 온날부터 전혀 아무렇지 않은일처럼 느껴졌어요 그냥 언제언제 가야되는구나 그렇구나하는 의무감만 남을뿐

왠지 해뜬 바다가 보고싶어서 창밖으로 어두운바다만보다 잠들었는데 체크아웃콜받고 깼어요 꺼뒀던 핸드폰에는 남편과 시댁식구들 남편친구들까지 어디냐고 무슨일이냐고 실종신고를하니 차량도난신고를하니 어쩌니 난리길래 하나하나 읽고있는데 남편바로전화오길래 받았더니 어디냐고 미쳤냐고 뭐하는짓이냐고 소리지르는데 그 말이 너무 슬프더라구요
무슨일있냐고 걱정해주길 내심 내가 바라고 있었구나 싶어서 그냥 헛웃음이나서 혼자 여행왔다고 신경쓰지말라고 하니 아무말없더라구요

그냥 다시 폰끄고 챙겨나와서 그냥 한참걸었어요
그러다 문득 나 걷는거 되게 좋아했었는데 연애땐 밥먹고 소화하자며 손꼭잡고 30분씩 같이 걸어줬었는데 하는 혼자 감상에 젖는 지난 생각들만 나더라구요 멍청하게

집에갔더니 시부모님 다 와계시고 저보자마자 호들갑떠시면서 무슨일이냐고 어딨었냐고 하시는데 그냥 그랬어요 저 이혼할래요 하고
눈물날줄 알았는데 호들갑떠는 두분뒤에서 멍하게있는 남편얼굴보니 그냥 그말이 나왔어요 저희 둘 막 번갈아보시면서 두분이서 눈치만보시는데 남편이 그래 딱 그렇게만 말하고 두분 모셔다드린다고 데리고 나가더라구요
아 저사람 정말 이혼하고싶어서 그랬구나 정말 이혼하자는 말 나한테서 나오게하려고 그랬었구나싶어서 그냥 그자리에 앉아서 한참 울었어요 살면서 제일 많이 울어본것같이 그렇게 한참 울다가 잠들었나봐요 침대더라구요
짐 챙겨서 나간다고 서류 보낼테니 다음주에 접수하러가자는 카톡남겨져있고 일사천리라는 말이 이럴때 어울리는 말같지는 않지만 그렇게 이혼했어요
내일갈까? 그래 다음주에 법원가는거 알지 몇시에 봐 라는 업무보다 더 단답인 문자 몇번만으로 그냥 그렇게 너무 쉽게 이혼했어요 허무할정도로 쉽게요

중간에 어머님이 집으로 찾아오셔서 저 좋아하는걸로 저녁차려주셨어요 그냥 아무말도 없이 마주앉아서 먹는데 그냥 눈물이나서 다 먹질못했어요 그냥 다 미안하다고 저도 계속사과하면서 울고 어머님도 제게 미안하다고 그냥 그렇게 계속 울다가 가셨어요 택시잡아드린다고 나섰더니 남편이 기다리고 있었더라구요 모셔다드리고 다시 모셔가려고 기다렸다면서 그냥 낯선사람처럼 저한테 목례하는데 황당하더라구요
그러고나서 마지막날 진짜 이혼확정되고
그렇게 왜 이혼하자고하는건지 말하지도 듣지도 알지도 못한채로 그렇게 이혼했어요
제가 이혼이라는 말을 먼저 입밖에 올린건 맞는데
같이가서 내손으로 서류 다 쓰고한것도 맞는데
마치 내가 이혼을 당한것같은 허망한 마음에 한동안은 좀 많이 힘들었다가 천천히 주변정리하면서 나름 안정을 찾고있었어요
세상에 참 이혼이라는게 쉬울수도 있구나 했어요
그냥그렇게 끝나나보다 했어요
이렇게 쉬운걸 딴사람들은 왜 그리 어려워했나싶은 이상한 마음까지들고 허탈해서 웃다가 울다가 그랬어요

회사일이 정리가 안되서 이혼하고도 좀 더 머물러야해서 작은원룸이라도 알아보고있는데 남편(이라고 쓸께요)이 자신이 그냥 시댁에서 출퇴근할테니 한국생활 정리될때까지 그냥 집을 쓰라고하더라구요 몇달만살건데 또 옮기고 새로사고 할 필요뭐가있냐고 집에서 있으면서 정리할거 정리하고 보낼거 미리보내고 하라고 그래서 그냥 그렇게 지냈어요

그러다가 이혼하고 어느날인가 퇴근하고 아파트 주차장들어서는데 누가 막뛰어와서 앞을 막는데보니까 남편친구 셋이더라구요
얘기좀 하자고 해서 단지밖 커피숍에서 만났어요
자기들이 더 미안해하면서 자기들때문이라고 사과하고 변명해주는데 그 변명조차도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권태기도 바람도 아닌 내기였대요
기혼인 친구는 장비하나를 살때도 낚시여행을 갈때도 심지서 주말외출도 평일내내 와이프한테 애걸복걸하고 각종 소원과 자잘한 심부름 이거해라말아라등 조건을 달아야 허락되는 일이 왜 남편에게는 쉬운건지 그 친구의 와이프가 이상한지 내가 이상한지에 대한 얘기가 나왔대요 그러다가 나를 자극해보자는 내기가 붙었다네요 자신들이 불시에 쳐들어갔을때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과연 몇번만에 싫은 내색하는지 낚시장비를 걸고 내기를 했대요
남편은 니들이 백번이고 쳐들어와도 꿈쩍도 안한다에 백만원을 걸었고 친구들은 세번 다섯번 열번 뭐 이렇게 걸고 결론은 9개월동안 친구들은 싫은티 한번 못 느꼈다고 남편이 이겼다고

이혼한지도 몰랐고 여느때처럼 낚시갔다가 우리집가자는 말이 나왔는데 남편이 못간다고해서 드디어 내가 싫은티낸거냐고 얘기하다가 남편이 이혼한다?라는 식으로 말했고 다들 안믿었대요 그냥 싸우느라 하는 소리겠지했고 맘대로 쳐들어왔길래 이혼진행중일때도 전후사정 몰랐지만 그냥 상차려줬습니다 아마 그때도 전 아직 이혼한게 아니니.. 그냥 진행중인거니 뭔가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던거 같아요 그냥 일상처럼 익숙하게 행동하니 친구들도 그냥 싸워서 이혼소리하는거려니 하고 생각했대요

그러다 만났는데 이번엔 남편이 진짜 안된다고 진짜 이혼했다고 하니 자기들도 너무 놀랐다고 미리 몰라서 미안하다고 자기들때문이라고 남편은 별말을 안해서 이유도 못들었다 설명해달라고 자기들이 변명이라도 해주겠다고 하는데 내가 왜 내 친구도 아닌 남편친구들한테 하소연하고 그들의 변명을 들어야할까싶어 우리끼리 얘기할테니 돌아가시라하고 남편한테 전화했어요

벨 두번정도 울렸을까? 너무 해맑고 밝게 전화받길래 놀랐는데 자기목소리가 너무 밝았다싶었는지 금방 목소리가 바뀌더라구요 친구들 얘기했더니 면목없다고 만나서 얘기하자고 다음날 만났어요

남편말은 핸드폰에 뜬 내 애칭이 너무 반가워서 순간 너무 반가웠다가 아차했다고 매일아침 시댁에서 눈뜰때마다 나 이혼했지라고 새삼 깨닫는답니다 습관처럼 집으로 운전해서 불꺼진 창문을 두시간넘게 쳐다보고 간적도 있답니다

친구들 말이 맞대요
시작은 내기때문이었고 그러고나니 궁금하더래요
나라는 사람은 대체 어떻게해야 화를 내는지
주변인 친구들 이런 인터넷 게시판만봐도
매일같이 만나는 시부모와 자기친구들 주말마다 낚시를 다니는 자기의 삶등
한번은 화내고 싸울법한데 싶었고 남들은 결혼초에 평생 싸울거 다 싸운다는데 이런 결혼생활이 정상인가? 싶었대요
주변 기혼자들한테 물으니 그렇게 안싸우는건 와이프가 너한테 관심이 없는거다 바람이다 뭐 그런얘기들이었대요
이런 나랑 10년 20년 계속 살다보면 너무 심심하지 않을까 싶었고 그렇게 오래만나서 나를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순간 나라는 사람이 무슨 생각인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더래요

날계란을 깨트려서 노른자에 이쑤시개를 꽂는 동영상을 본적 있대요 이쑤시개가 노른자를 다 덮을만큼 빽빽하게 꽂혀도 노른자가 터지지않는 동영상을 보다가 내 생각이 났대요
대체 저 노른자가 언제 터질까하는 심정으로 지켜보다가
대체 나라는 사람은 언제쯤 화를 낼까 싶었다고

이래도 응 저래도 응 이니 본인도 점점 같잖은 이유로 시비라도 걸고싶었고 그러다보니 조금 더 심한말 조금 더 상처되는말이 무얼지 고민하게 되더라고

어딸땐 자기도 말해놓고나서 너무 심했나싶어 티는 못내고 움찔하는데 나는 그냥 덤덤하더랍니다
기껏 해야 말 왜 그렇게하냐고 쏘아붙이고
한시간 있다가 아무렇지도않게 말 거는거 볼때마다 이정도 말은 해도되겠구나싶었고
어느순간부터는 그냥 말이 아니라 진짜로 내행동이 내가 먹는게 꼴보기 싫어지더래요 트집잡기위해 지켜봤는데 보다보니 괜히짜증이나고 부아가 치밀고 화가 났다고

그 내뱉던 사소한 말 하나하나에 생채기가 나고 괜히 큰싸움될까 아무렇지않게 행동한건데 그게 남편한테는 너무 재미가없었다네요

재미라는 그 표현에 또 한번 상처받았지만 이미 다 끝난걸 어쩌겠어요
왜 이런 얘기 이혼진행중에 하지않았냐고 너도 이혼하고 싶었으니 개선해보고자하는 생각도 안해보고 그냥 진행한거 아니냐고 했더니 그냥 고개 푹 숙이고 눈물만 한참 흘리다가 하는말이 내가 이혼하자했을때 온몸에 피가 쫙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답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자기가 찌른 이쑤시개에 드디어 노른자가 터졌구나 이건 주워담을수도 다시 이어붙일수도 없을것같단 생각이 들었대요
본인도 후회많이하고 생각많이했는데 이혼하기 싫은 마음이 80이었다면 이렇게 어찌어찌 이어붙여서 이혼하지않고살면 자신이 평생 나에게 설설 기면서 살아야하지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분명 그 마음이 20이었는데
그동안 봐왔던 자기친구들의 결혼모습처럼 살 자신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한편으론 그렇게 되지않더라도 자신이 언제 또 지금처럼 나에게 날을 세우고 아무렇지않게 찔러댈것 같다고 그냥 자기맘의 갈피도 다 못잡았는데
먼저 얘기 좀 하자는 말은 못하겠고 나도 그런말 안하니 그냥 아무렇지않은척할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어이없더라구요

그냥 우린 둘다 이혼하기 싫었는데 자존심도 뭣도아닌걸 내세우고 있다가 이렇게됐구나 싶어 허탈하다가도
이혼하길 잘했단 생각들었어요
그렇게 오래 연애하면서도 이런사람인줄 몰랐구나 싶어서

당신이 얼마나 비겁한지 아냐고 물었더니 대답 못해요
그 결정에 후회하냐고 했더니 결국 대답 못해요
반반이겠죠 나처럼 후련함 반 후회 반

더 할말있냐고 했더니 언제떠나는지 장인장모님께 말씀드렸냐고 이런저런 얘기만하다가 돌아왔고 다음날 새벽 1시 넘어서 전화가 오는데
순간 왜인지 모르게 너무 화가나더라구요
이 전화를 받으면 바보가될것같은 느낌
두번 전화가 왔는데 안받고 담날 물었더니 술김에 전화했나보다라고 하는데
그냥 몸생각나서 찾는다는 전여친이 된 기분이 든건 제 패배의식일까요?
그냥 그랬구나하고 넘겼는데 아무렇지않게 점심 맛있게 먹으라고 연락오고 퇴근잘하라고 연락오는데 그냥 계속 화가나서 다 씹었어요

오늘로 회사일 다 끝냈고 다음주에 출국하는데 송별회식하고 와서 쇼파에 멍하게 누워있다가 전에 썼던 글이 생각났어요
다시 읽어봐도 엉망진창이네요
지금 이 글도 제 마음처럼 뒤죽박죽입니다

자꾸만 이런저런 생각이 머리속에서 엉키는데 내버려두면 계속 그 생각에 빠지게 될까봐 그냥 뒤죽박죽인채로 이렇게 글 씁니다 글을 쓰면서 정리될줄 알았는데 그냥 일기가 되버렸어요 그냥 뒤죽박죽인 일기를 쓰고.. 찢어버리면 없던일이 될것같은 기분
아무도 날 모르는곳에서 마음껏 쓰고나서 덮어버리면 더는 머리 어지럽게 생각하지않을것같은 기분 아시나요?

어쩌면 글을 쓰지않았더라면 하는 생각도 가끔 했었어요
그럼 그냥 이혼결심 먹지않았을거 같아서요
근데 또 바꿔 생각하면 글을 써서 그냥 하는 말이더라도 내 인생을 찾으라는 말 행복하라는 댓글들에 이사람과 함께있던 최근이 어땠는지의 내 모습과 지금의 내모습을 생각해보면 이혼하길 천만다행이다싶고 그래요

복잡하네요 네이트판을 제 감정 쓰레기통으로 이용해서 죄송합니다 다들 행복하세요

콘프레이크 먹다 이혼결심하게 되네요(+후기) | 인스티즈


(원글) https://m.pann.nate.com/talk/345751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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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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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심각하게 읽었는데 댓글에 주작 같다는 말이 많더라구요 ㅠ
4년 전
와..... 이런 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은 적 없는데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싸이코패스 아닌가요.....?
4년 전
피꺼솟..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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