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 들으시면서 보시는걸 추천해 드려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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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하자면,너는 전교 1등 자리를 놓쳐본 적이 없는 학생이였고,나는 한 번도 널 제쳐본 적이 없는 만년 전교 2등 이였다.
게다가 너는 활발한 성격과 선한 인상,잘생긴 얼굴 때문인지 너를 좋아하는 여자 아이들이 꽤 있었다.
그와 반대로,나는 그렇게 몇 번 보지 않은 사람과 쉽게 말을 붙힐 수 있는 친화력을 가지지 않고 있는 터라,그저 나는 반에서 '공부 잘하고 무뚝뚝한 애'로 인식 되어 있었다.
있는 듯,없는 듯,그런 존재라 해야 하나.
그렇다고 너가 싫다거나 한 것은 아니였다.
내가 무슨 이유로,설마 너는 전교1등,나는 만년 전교 2등이라는 그런 유치한 시샘따위 같은 것으로 너를 싫어하겠는가.
***
그냥 그저 그렇게,있는 듯 없는 듯 1학기를 지내고 난 후 2학기에 들어서서 새로 자리를 바꿔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제비 뽑기로 자리를 뽑았었는데,너가 13번,나는 14번이 나왔더랬다.
"나 13번인데,14번 누구야?"
친한 친구와 같은 짝이 돼 하이파이브를 하는 아이들,친하지 않은 친구와 짝이 돼 어색하게 자리에 앉아 칠판만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자신의 번호를 부르며 짝을 찾고 있는 아이들 틈에 너의 목소리가 단연 튀였다.
두리번 거리며 반을 살피고 있는 너에게 다가가 등을 두어번 쳤다.
"나야,14번."
친절하고 착하다는 너에 대한 소문이 거짓은 아니였는지,짝이 된 후 붙임성이 좋은 너는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고,우리는 자연스레 편하게 말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다.
***
"ㅇㅇㅇ."
"어.왜?"
"점심 안 먹었어?"
"...어.그냥."
"그렇다고 안 먹으면 어떡해."
삐딱하게 고개를 틀고는 나를 바라보는 너의 눈빛이 짐짓 화났다는 티를 냈다.
처음보는 모습 이였다.
이게 그렇게 화낼 일인가 싶기도 하고.
뭔가 맘에 들지 않다는 듯 아랫입술을 질겅질겅 씹던 너는 의자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가는 듯 교실 뒷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뒷문으로 향하는 너의 뒷모습을 잠시 쳐다보다,다시 풀던 문제집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거 먹어."
나간지 3분도 채 안 돼 교실문을 벌컥,열고 들어와 내 책상에 흰 우유와 초코빵을 놓곤 옆자리에 앉는 너였다.
"너는?"
"난 점심 많이 먹어서 배불러.너 밥 안 먹었다며."
"어,고마워.잘 먹을게."
초코빵을 한 가득 입에 물고 우물우물 쌉는 나를 빤히 보더니,내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는 너였다.
***
사실,나는 너를 좋아한다.
재미없는 농담에도 큰 소리로 웃어주며,사소한 일도 세세하게 챙겨주는 너를 보며 어느순간 나도 모르게 너를 좋아하고 있었나보다.
항상 마음 속으로 담아뒀고,혼자 끙끙 앓았다.
하지만 그거을 너에게 말할 용기같은 건 없었다.
너는 모든 아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였으며,거의 모든 여자아이들의 짝사랑의 대상이였다.
너를 좋아하는 여자아이들이 심심치 않게 고백을 해왔는데,너는 때마다 미안하다며,어색한 미소를 짓고는 고백을 항상 거절해왔다.
그래서 더더욱 고백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학기말이 될 때까지 우린 그저 '친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다.
내가 고백이라도 해버리면,그 '친구'보다도 더 못한 사이가 돼 버릴 까봐.
그냥 그렇게,1년이 지나가고,우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자연스레 연락은 끊겼다.
***
나는 동창회에 꼬박꼬박 참여하는 성격은 아니였다.
가봤자 구석탱이에 앉아서 안주만 씹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친구말로는,너가 온다고 했다.
숨을 크게 들이 마셨다 내쉬고는 가게 문을 힘차게 열었다.
"어,ㅇㅇㅇ!웬일이야!"
반갑다는 듯 어깨를 툭툭 쳐오는 동창들의 손길에 잠시 웃고는,너를 찾아 이리저리 눈동자를 움직였다.
"어어.오랜만이다,ㅇㅇㅇ."
가게 문 앞에 어정쩡 하게 서있는 나를 보며 싱긋 웃어주고는 다시 몸을 돌려 옆 동창이 하는 말을 가만히 들어주며 간간히 웃어주는 너였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다.
그동안 뭐하고 지냈냐고.
그리고, 난 너가 보고싶었는데,너는 날 보고싶었느냐고.
가게 구석에 앉아 애꿎은 과일 안주만 쿡쿡 찍어대고 있던 때였다.
"야,근데 김진환."
"어?"
"너 예전에 너한테 고백 하던 여자애들 다 거절했잖아.왜 그랬던 거냐?"
학창시절,반의 분위기메이커였던 남자동창이 너에게 말을 걸어왔다.
나도 궁금하다.
왜 그랬던 건지.
너는 잠시 무언갈 곰곰히 생각하곤 푸스스 웃더니,내 쪽을 한번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
"그냥."
***
2차를 간다고 했다.
머리가 아파서 집에 간다는 핑계로 그 자리를 몰래 빠져나와 터덜터덜 걷고 있던 때였다.
"ㅇㅇㅇ."
언제 빠져나온건지,내 등을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너였다.
"어?"
"더 있다가지.왜 나왔어."
"그냥.머리 아파서.있어봤자 하는 것도 없고,뭐...너는 왜 왔어?"
내 말에 작은 미소를 짓고는 나도,그냥.이라 하고는 내 발걸음에 맞춰 걷는 너였다.
"ㅇㅇ아."
"...어?"
"나는 너 보고 싶었는데."
"..."
"너는,나 안 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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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길게 써보겠다고 써봤는데 결과는...^^
역시 똥손이라 그런가 뭘 어떻게 써도 망작이 나오는 것 같네여
진환아 미안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동안 장편에 꽂혀서 장편 써보겠다고 난리쳤는데
근성이 없어서 결국 쓰다가 삭제 했는데 괜히 지웠나봐요 끝까지 써 볼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항상 봐주시는 분들 고마워요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