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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이준혁 몬스타엑스 엑소 강동원
봉구스 전체글ll조회 599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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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몽 (虛 夢)

w. 봉구스















-- 02 --




















본부로 돌아온 한솔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차고 있던 완장을 책상에 아무렇게나 벗어던지고 침대에 몸을 뉘었다. 세이비어를 골려주고 싶은 마음에 며칠 전부터 계속 나가서 일을 만들고 왔더니 절로 '아이고' 소리가 나왔다. 내가 이 일을 해서 무엇을 얻었는가. 매번 조용한 일상을 불안하게 만들면서도 한솔은 정작 사람을 직접적으로 해치진 못했다. 한숨을 깊게 내쉰 그는 자리를 박차고 책상 서랍을 열었다. 확 열려 부는 바람에 의해 팔랑거리는 사진이 한솔의 손을 타고 세상 밖을 구경한다. 프레임에 갇혀 있는 어린 소년은 웃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난 그 소년은 웃음을 잃은지 오래다.




똑똑-



"네."




오랜만에 마주한 과거와 추억을 나눌 새도 없이 한솔은 사진을 다시 어둠 속으로 보내 버린다. 한솔은 완전히 뒤를 돌아 얼굴을 확인하기도 전에 멀끔한 군화를 보고 단박에 누군지 알아차린다. 잠자기 직전까지 절대 각이 흐트러지지 않는 사람은 킬러 중에 권순영, 그 밖에 없다.



"모여. 호출이야. "










자신이 오기 전부터 벌써 이야기를 시작한 듯 분위기는 조용했다. 다들 앉아서 목례하는 것을 다 받고 나서야 한솔은 자리에 앉았다.




"능력자를 발견했다면서? 왜 안 데려왔어? "



지훈에게 이미 보고를 받은 순영이 입을 열었다. 그는 돌려 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덕분에 한솔은 오자마자 가시방석에 앉은 꼴이 되었다. '능력자를 발견할 시, 능력이 무엇인지 불문하고 데려온다.'.  이것이 킬러들이 암묵적으로 정한 규칙이었다.




"…세이비어가 먼저 데려갔습니다. 죄송합니다."

"네가 그냥 보내준 게 아니고?"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순영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눈썹을 한껏 찌푸렸다. 능력자를 발견하면 누가 데려가고 있든 간에 반드시 뺏어오는 그였기에, 한솔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가만히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중, 누군가가 벌떡 일어선다. 책임자 승철이다. 이미 놓친 거 어쩌겠냐며 이쯤에서 대화를 그만두라는 눈치를 주었다. 능력자를 왜 놓쳤냐고 따지려고 모인 것이 아니었기에.




"내일부터 모든 킬러들은 근무체제로 돌아간다."

"무슨 일 생겼어요?"

"블랙스톤을 다시 찾으려고 해."



승철의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다들 놀란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세기의 블랙스톤이 사라지기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1년 남짓. 거의 포기했던 블랙스톤의 존재를 다시 한 번 찾으려고 하다니. 모두들 걱정부터 앞섰다. 기다렸다며 혼자 '나이스'를 외치던 순영만 빼고.




"블랙스톤의 후손이 현재 블랙스톤일 가능성이 높아."

"그렇지만 족보를 다 없애지 않았습니까."



승철의 말에 지훈이 대답했다. 능력을 봉인했던 블랙스톤은 혹시나 후손들에게 미칠 악영향을 막기 위해 족보까지 불태웠다. 그 핏줄도 정작 자신이 후손인지조차 모르고 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블랙스톤의 후손은 알아볼 수 있는 표시가 있다고 했다. 무작정 찾아 나서는 것보단 차라리 후손을 찾는 게 효율적이야."

"세이비어랑 충돌이 일어나면 어떡하죠?"

"너희 맘대로 해. 죽이든, 잡아오든."



오늘은 쉬라며 해산을 외치는 승철의 말에 우르르 빠져나간다. 뭐가 좋은지 그저 싱글벙글 리듬을 타며 자신의 자리를 정리하는 순영을 보고 혀를 차던 지훈까지 나가고 순영밖에 남지 않자, 승철이 살며시 순영을 부른다.



"순영아."

"예."

"당분간 현장 뛸 때 최한솔 지켜봐."



















허 몽 (虛 夢)




















반나절을 푹 자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석민은 민규의 안내를 따라 제일 큰 방으로 이동했다. 깔끔한 듯 서늘한 공간에 석민은 몸을 부르르 떤다. 적응은커녕 여전히 소름 끼치기만 했다. 하긴 오자마자 계속 누워있었으니 어떻게 적응을 하겠냐마는. 주변을 둘러 보고 있자니, 어제 이곳에서 처음 마주친 여자가 자신에게 다가온다.




"어제 잠깐 봤죠? 김여주라고 합니다."

"네…."



곧이어 방으로 들어온 한 남자가 모두들 착석시켰다. 쭈뼛거리며 앉은 석민에게 웃어 주고는 일어나서 본인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어서 와요. 저는 현장 책임자 윤정한이에요."

"……."

"일단 이것부터 받아요."




정한은 석민의 앞에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그들이 가슴팍에 차고 있는 배지였다. 석민은 이질감을 느꼈다. 멀리서 바라보던 세이비어들이었는데, 이제는 자신이 그 배지를 달게 생겼으니.



"이곳을 나가고 들어올 때 그게 필요하니까 반드시 차고 다녀야 합니다."
"……."

"본론부터 말할게요. 석민 씨, 우리는 지금 블랙스톤을 찾고 있어요. 석민 씨도 그게 뭔지 많이 들어봐서 알죠?"

"…네."

"킬러들도 노리고 있는 거예요. 아직 현장에 나가진 않을 거지만, 곧 석민 씨도 현장에 나가서 찾아야 할 겁니다."



말로만 듣던 '블랙스톤'. 집에서 편하게 듣던 그런 전설이 아니었다, 이젠. 이제는 그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다.

석민이 능력치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민규와 여주가 옆에서 작은 훈련들을 도와주기로 했다. 마음 한구석에서 자꾸만 살아나는 부정은 기어코 스스로 무너져 내렸다. 이제는 정말 받아들여야 할 때였다.



"아, 석민 씨."



여주가 밖으로 나가는 석민을 불렀다. 옆에 있던 민규도 할 말 있어 보이는 표정에 눈치채고 한 걸음 물러났다.



"무슨 일이신데요?"

"석민 씨 가족한테 얘기를 드릴 예정이에요. 원한다면… 기억을 지워드릴 수 있고요."

"……."



차마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이 여기 온 것을 가족들은 알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세이비어가 된 이상 마음대로 가족을 보러 갈 수 없다는 것도. 아니, 더 이상 못 본다는 것이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세이비어는 먼저 일반인에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마음이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석민은 이곳도 꽤나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가족들이 다 괴로워할 바에, 석민은 그보다 더 잔인한 것을 선택하기로 한다.




"지워 주세요."

"……."

"가족들이 갖고 있는 저에 대한 기억… 모조리 지워주세요."

"후회 안 할 수 있어요?"

"네."



고통 받는 건 나로도 충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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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최한솔 뭔가가 있나요??!ㅍ 뒷이야기 너무 궁금해용 재밌게 잘 읽었습니당😆
4년 전
봉구스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ㅎㅎ 하나씩 천천히 풀어 나갈게요! 댓글 고맙습니다!
4년 전
독자2
ㅠㅠㅠㅠ 작가님 오랜만이에요! 기다렸어욯ㅎㅎ 진짜 오늘도 세상 흥미진진ㅜㅜ 근데 오늘은 좀 애잔보스들이 많이 나왔어요ㅜㅜㅜ 한솔이도 그렇고 석민이도 그렇고ㅜㅜ 사실 모두가 능력이라는 것 아래에 다들 고독하고 힘들텐데 하필 그게 두개로 나눠져 버렸네요ㅜㅜㅜ 오늘은 그리고 호시가ㅋㅋㅋ 좀 무서웠어요ㅎㅎㅎ.. 살벌한 호시..ㄷㄷㄷ 호랑이의 시선☆ 껄껄 농담이고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단비같은 셉틴글!!
4년 전
봉구스
역시 호랑이의 시선 답습니다 (?) 몇몇 아이들의 과거도 이제 슬슬 나올 예정이니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댓글 고맙습니다!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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