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날개입니다!
무려 4일만에
들고 오라는 스튜어드 장은 왜 안 들고오고 뜬금 없이 왠 단편을 들고 왔냐구요?
스튜어드가.. 하.. 잘 안써지더라구요
기말고사도 코 앞인 시점에 부담감 때문인지 어쩐지 잘은 모르겠어요
물론 연재는 계속 할겁니다!
잠시 쉬어가는 타임에서
한 번 끄적여본 글을 데리고 왔어요
설정은 모던한 카페의 사장인 동우와 애인인 호원이에요 하핳
나이는... 30대 초반?
으하핳
화장실은 둘 만의 비밀스러운 장소랍니다
연재를 할까 고민중이긴 한데..
일단 스튜어드 장부터 마무리 짓고 손을 대던지 말던지 해야겠네요
글루 그대, 삼열이 그대, 감성 그대, 똑똑이폰그대, 찡찡이 그대, 호찔이그대, 핫케익 그대
외에도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모든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A Day Like Today w. 날개 |
오늘도 역시 Cafe the Air는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공항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 카페는 사소한 영수증 하나까지 비행기 티켓을 연상시켜 뭔가 여행용 캐리어를 가져가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다. 실제로 여행온 관광객들에겐 서비스로 얹어준다나. 덕분에 초반에는 적자가 없지 않아 있었단다.
깔끔하고 모던적인 실내 디자인에, 홀 알바생들부터 사장까지 훈훈하고 잘생긴 외모로 이미 그쪽 동네에선 소문이 자자하단다. 덕분에 항상 여자 손님들로만 북적이던 카페에 어느날 부턴가 유난히 눈에 띄는 한 남자가 있다. 훤실한 키에 걸맞는 시원한 외모에, 커피를 주문해 놓고선 다 식을 때 까지 마시지 않고 딴짓(?)을 하는, 호원이다. 오는 요일이며 시간이 제각각인 것이,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히 출석을 하는 듯 하다. 왜냐니, 그야 그의 애인인 동우 때문이 아니겠는가.
어느샌가 호원을 보러 카페를 오는 손님들도 늘어났다지.
"오늘이 무슨 요일이더라..."
피크 시간이 지나 잠시 느긋하게 카페 안에 배치된 노트북으로 웹툰을 보고 있던 동우는 요일을 확인한 후 부터 자꾸만 카페의 입구쪽으로 신경이 쓰인다. 왜냐하면 평소 같았으면 호원이 벌써 들러 아메리카노를 시키고도 한참 지났을 시간이기 때문이다.
에이, 바빠서 안오려나보지 뭐, 하다가도 자꾸만 힐끗힐끗 쳐다보게 된다. 핸드폰으로 시선을 옮겨 들여다 봐도 미동도 않는건 마찬가지다. 행여나 밖에 나가면 마침 들어오려던 그와 마주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바람을 쐰다는 핑계로 나가보지만 어두컴컴하기만한 골목길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깜짝 놀라 후다닥 주차 된 차 밑으로 숨어들 뿐이다.
그러고 보니 날씨가 꽤나 쌀쌀해졌다. 이젠 제법 두꺼운 패딩을 입고 다니는 학생들도 있고. 엄연히 영업중인 카페 앞에서 학생들도 있는데 괜히 담배 피는게 찔린다. 뒤쪽 주차장에서 한 개피를 입에 물고 필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엔 불을 붙이고 헤이즐넛 향이 나는 연기를 깊게 빨아들였다가 그만큼 내뱉는다. 얇은 가디건 하나로는 추운 날씨에 양팔을 부비며 반투명한 문을 열고 들어오니 집에서 바로 온 듯한 츄리닝 차림의 호원이 있었다.
"왔어?" "응, 아메리카노 한 잔 부탁해"
저보다 솜씨 좋은 바리스타도 있는데 굳이 저에게 직접 내린 (잘 마시지도 못하는) 커피를 주문하는 모습을 보며 작게 실소를 터트린다. 그래도 요즘은 커피잔을 들고 있는 모습이 제법 자연스러워졌다.
하루에도 몇 번씩 여자들이 혼자 앉아있는 호원에게 다가와 번호를 조심스럽게 물어본다거나, 동우의 눈에는 뻔히 보이는 연애스킬을 사용하는 모습을 아무렇지 않은 척, 바라보고 있으면 제 눈치보랴, 거절하랴. 슬슬 진저리가 날 법하지만 끈질지게 들이대는 여자들도 있다. 그런 여자 앞에서 이 (멋있고 잘생겼고 키도 크고 나, 장동우 밖에 모르는) 남자가 내 남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오늘처럼 후줄근한 츄리닝 차림이여도 저렇게 멋있으니까 그렇게 다들 달려드는게 아닌가.
어린 성종이를 데리고 오면 그래도 유부남인 줄 알테니까 (?) 잠잠해지겠지 싶으니까 문제는 또 다른 곳에서 생겨났다.
-형, 내가 좋아 아님 성종이가 좋아? -으하학, 그런 바보 같은 질문 그만 하라니깐?
세상에 자기 조카한테 질투하는 삼촌이 어딨냔 말이다. 정녕 9월 16일 날씨 좋던 날 카페에서 봤었던, 넘치는 여유로움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았던 그 사람이 맞는지.
하긴, 그날 그 뜨거운 커피를 막걸리 잔 들이키 듯 한 입에 털어넣을 때부터 알아봤어야했다.
"오늘은 좀 늦게왔네-?" "아아, 일이 좀 꼬여서. 음? 나 기다린거야?" "응, 조금은? 앉아있어, 갖다줄게-"
안그런척 슬며시 올라가는 입꼬리를 보면서 나도 작게 웃어버렸다. 그렇게 내가 좋을까. 괜히 나 혼자만 하는 사랑이 아니라는 생각에 기분이 더 좋아져버렸다.
손수 내린 커피를 서빙까지 해주는 착한 사장님이 어딨어, 어스레를 떨며 그의 앞에 자연스레 다리를 꼬아 앉고선 미소를 짓는다. 왠일로 따뜻할 때 커피를 마시려는 그를 보며 헹여나 또 혀를 데이진 않을까 조금은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요즘 맨날 오네?" "보고싶으니까-" "그렇게 보면서도?" "보고있어도 계속 보고 싶은 걸 어떡해-" "어휴, 주책-"
손사례를 치며 말은 그렇게 해도 밝은 조명 아래서 홍조를 띈 얼굴은 손으로 가리는 것만으로는 숨기기가 벅찼다. 문득 어려보이는 것도 물론 좋긴하지만. 슬슬 나이에 맞게 하고 다녀야할 것 같아 수염을 기르리라 다짐하고 양 이틀간 면도를 안했더니 손에 닿는 까슬한 느낌이 싫다.
키스 할 때 닿으면 어떡해.
집에 가서 당장 면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나 하고 있다가 저를 빤히 바라보는 느낌에 다시 눈을 맞춘다. 그 속에 '왜?' 라는 의문도 품은 채
"화장실 가려고."
-
화장실 문이 채 닫히기도 전에 입술을 부대끼며 서로를 진하게 탐했다. 피크시간이 지난 늦은 시간이라 텅 빈 화장실은 두 사람의 격한 키스에 낯뜨거운 소리가 울렸지만 전혀 개의치 않은 듯 했다. 화장실 변기위에 밀쳐 앉혀진 호원의 허벅지 위로 동우가 사뿐이 앉는 순간에도 설(舌)왕설래는 끊기지 않았다.
동우는 숨을 들여마시곤 얇고 붉은 입술을 뗐다. 오징어 촉수 처럼 끈덕지게 안 떨어질 것 같던 입술 사이의 거리가 벌어지고 트여진 숨통에 서로의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입술을 손등으로 훑는 모습은 의도치 않게 선정적이였다.
서로의 눈동자를 맞추다가 호원의 어깨에 손을 얹고 가만히 코를 맞대는 동우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피어지는 모습이 호원의 눈 한가득 담겨졌다.
"...호야 눈에 나 보인다-" "나도,"
"앗, 거기다 하면 보인다니까-" "보라 그래. 그래야 내꺼 안 넘보지."
쿵쿵쿵, 조금은 빠른 듯한 심장 박동이 기분 좋게 울렸다. 어떡해? 너무 좋아. 한순간에 확 불타오른 사랑이니 만큼 작은 불씨 하나가 남더라도 아주 오랫동안 꺼지지 않길 바라는 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갑작스레 목덜미를 말캉한 혀로 핥아올리기에 한쪽 눈을 찡긋이곤 바라본다.
행여나 아까 핀 담배냄새가 날까 나름 걱정도 하면서. 건강 챙기는 호원 앞에선 왠지 흡연 하는 것이 못된 짓(?)을 하는 것만 같아 숨기게 된다. 다행히 담배 향도 헤이즐넛이고, 하루종일 커피만 만져대니 티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자기 합리화도 잊지 않고. 워낙에 제 애인은 둔하니까-.
비 뒤 쌀쌀해진 날씨를 미처 생각 못하고 흰 브이넥 반팔 티에 가디건 하나만 걸치고 있는 탓에 어렵지 않게 목선을 따라 입을 맞추더니 도드라져있는 쇄골 뼈에 입을 맞추곤 깊게 빨아 올린다. 밀어내려 손에 힘을 주니 오히려 저를 더 끌어당겨 이를 세워 얇은 살을 깨물며 긁기까지 한다. 민망할 정도로 느끼하지만 또 그것 나름대로 어울리는 멘트도 잊지 않고.
아이 진짜 터틀넥은 답답해서 입기 싫은데, 가리지도 못하게-. 그를 밉지 않게 흘겨보니 또 좋다고 웃는다. 그렇게 웃으니 타박하려던 목소리도, 오리 주둥이 처럼 뾰투룽 하니 나와있던 두툼한 입술도 들어가버린다.
아. 그냥 이대로 퇴근 해버릴까. 사장님이라고 너무한다는 식의 투정 섞인 목소리가 들리는 듯 싶다. 에이 몰라. 그냥 오늘은 집에 갈래. 원래 그래야 되는거야. 오늘 같은 날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