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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시렁 전체글ll조회 1307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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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다

w. 젤리시렁







01





 할아버지는 바다를 사랑하셨다고 했다. 광활한 바다를 가로지르는 무역업은 그의 천직이 아닐 수 없었다.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지, 심지어는 바다 위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도 몰랐다. 바다 위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그저 행복했다고만 하셨다. 하루는 뱃사람들에게 곧 있으면 한국에 도착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들은 날이었다. 여느 날 처럼, 창고 구석에 몰래 숨어 홀로 주린 배를 달래던 때였다. 창고 어디에선가 아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흠칫 놀란 그는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며 울음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 박스들 사이에서 죽어가던 아기를 만났다고 했다. 그게 할아버지와 나의 어머니의 첫 만남이었다. 다행히 배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국에 도착했고, 그 이후로 할아버지는 배를 탈 수 없었다. 당신의 말씀으로는 그러했다. 바다보다 더 사랑하는 존재를 만났기 때문이었다고.

 이후 할아버지는 육지에서 무역업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 바다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 많은 배들이 드나들었고, 할아버지는 엄청난 부를 얻게 되었다. 바다는 할아버지와 나의 어머니를 사랑했다.






"그 진부한 노인네 얘기는 언제까지 할거야."


"왜, 재밌는데."






 먹기 좋게 썰린 사과를 포크로 찍어 들던 나의 언니가 인상을 쓰며 투정했다. 그러면 그 옆에 있던 우석이 보고 있던 책을 덮으며 나를 바라본다. 그래서? 나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 그의 얼굴을 마주하다가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꼭 할아버지께 이 이야기를 듣던 그 때의 내 모습만 같아서. 언니는 한 입 베어문 사과를 그대로 접시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선 턱을 괴고 생각을 알 수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주시했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흘긋, 언니를 바라보다가 그만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내 말에 우석은 허탈한 듯 웃음을 터뜨렸다. 그게 뭐야. 하는 우석에게 그저 멋쩍게 웃어보였다. 말하고 나니까 되게 시시하다. 그치? 실 없이 웃는 내 모습을 보며 언니는 턱을 괴었던 손을 풀며 소파에 삐딱하게 기대 누었다. 언니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바다를 싫어했다. 접시 위에 언니가 한 입 베어 먹었던 사과를 들었다. 아삭, 씹히는 소리가 나자 언니는 인상을 썼다.






"그 사과 맛 없어."






*






  우석은 내가 6살 때 우리 집에 왔다. 우석의 아버지라는 남자와 함께. 나의 어머니의 재혼이었다. 그렇게 나와 언니, 그리고 우석은 형제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8살이 되던 해에, 우석의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어렴풋이 그 날 장례식장에서 상복을 입은 우석이 울부짖던 모습을 기억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나의 아버지는 어디에 계시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이후, 어머니에게 나의 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었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자신에게 아버지란 존재가 있었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으니까.






"죽었어."






 어머니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고개를 돌려 문 앞에 서있는 언니를 바라보았다. 모든 것을 알고있는 듯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때까지도 언니의 말이 어머니의 말을 대신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시 고개를 돌려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우리 아빠는 어디 있는건데요? 응? 사실 어쩌면 겁이 났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언니의 말이 어머니가 나에게 숨기려 했던 진실이었을까봐. 대답이 없는 어머니를 다급히 껴안았다. 어린 나는.






"엄마, 왜 말을 안해요? 네?"


"죽었다니까."






 사실이었다. 언니의 말이. 잔인한 현실을 마주한 딸을 어머니는 마른 손으로 안아주셨다. 어머니의 품 속에서 어린 나는 눈물을 터뜨렸다.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아버지의 죽음이 이토록 슬플 줄은 몰랐다. 죽음은 그랬다. 그 자체만으로도 슬픔이 되는. 나중에는 문득 궁금해졌다. 언니는 '우리의' 아버지의 죽음이 슬프지 않았는지. 덤덤하게 죽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아무렇지 않은 사실인지. 하지만 물어볼 수는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상처라는 어머니의 말씀 때문이었다. 슬프지 않았다고 해서 상처가 아닌건 아니었다. 단지 내 호기심 하나로 언니를 아프게 하고싶지 않았다.


 그렇게 이 집에는 할아버지와 나의 어머니, 나와 언니 그리고 우석, 다섯 식구가 살게 되었다. '조승연', 그가 오기 전까지.






[프로듀스/엑스원/조승연] 나만 알고 싶다 01 | 인스티즈


"안녕하세요. 조승연 이라고 합니다."






 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였다. 잠시 외출하신다던 할아버지는 그 날 저녁, 멀끔히 교복을 입은 남자 애를 데려오셨다. 그리고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그 아이를 우리의 가족이라고 소개했다. 우석과 나는 떨떠름한 반응에서 끝났지만, 언니는 할아버지를 노려보고선 그만 자리를 피했다. 나의 어머니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셨다. 할아버지가 무슨 이유에서 조승연을 데려왔는지는 알 수 없었다. 또한 우리 중 그 누구도 그 이유를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주어진 상황에 맞춰 살아갈 뿐.


 하루는 할아버지의 서재에 들어가려고 했을 때였다. 문틈 사이로 할아버지와 언니가 보였다. 할아버지를 마주하는 언니의 표정은 언제나처럼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좋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 않아서 그만 돌아서려는 나를, 언니의 목소리가 붙잡았다.






"보육원이라도 만들 셈이예요?"


"우리 아빠도, 김여주 아빠도, 김우석 아빠도! 다 할아버지가 죽인거예요."


"엄마 팔자 타령하면서 남자들 계속 들일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갈수록 점점 격앙되는 언니의 목소리에 그만 몸이 굳어버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문틈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나의 어머니가 모습을 드러냈다. 할아버지께 소리 치는 언니를 말리며 어머니는 하염 없이 울고 계셨다. 말리는 어머니의 손을 뿌리치며 언니는 더 발악했다.






"조승연? 걔는 또 어디서 데려오셨는데요? 네?"


"도대체 걔가 우리한테 뭘 어떻게 해줄 수…!"






 몸이 떨리는 와중에도 언니의 말을 듣고자 문 틈 사이로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 그리고 이내 귀 위로 차가운 냉기가 느껴졌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자 조승연이 서있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마주한 조승연의 모습은 너무도 덤덤했다. 지금 저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는 것인지, 조승연은 내 손을 잡아 이끌었다. 반강제로 그의 힘에 끌려 조승연과 함께 2층에 내 방으로 들어왔다. 나를 내 침대에 앉히고 책상에 보이는 휴지를 몇 장 뽑아 내게 건냈다. 그게 왜 그렇게 위로가 되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꾹꾹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조승연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내 앞을 묵묵히 지켰다.






"너는 다 알고 있었어?"






 조승연의 앞에서 한참을 울었을까. 그가 건네 준 휴지로 눈물을 닦으며 물었다. 방금 전 사실들을 조승연, 너는 다 알고있었느냐고. 그렇다면 너는 왜 이 집에 들어온 것이냐고. 내 물음에 조승연은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모두 예상했던 질문이었다는 듯. 하지만 꼭 대답을 하지 않을 것만 같아서, 내 앞에 서 있는 그의 옷깃을 붙들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아서.






"모두 바다가 데려간거야."


"바다는 네 할아버지와, 어머니를 사랑하니까."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자신의 말에 짐짓 혼란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으니, 왜인지 살풋 웃는 조승연이었다. 내 눈에 맺힌 눈물을 제 손으로 마저 닦아내며 조승연은 나와 시선을 맞춰 허리를 숙였다. 가까워진 그의 얼굴에 당황하여 뒤로 몸을 빼자, 조승연은 내 어깨를 단단히 잡았다. 똑바로 마주한 조승연의 얼굴은 웃음을 머금은 것 같기도,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속을 알 수가 없는 표정이었다. 한가지 확실한 건, 피할 수가 없었다. 그의 눈동자를.






"내가 지킬게.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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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엄청 신비한 느낌의 글이네요,,,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넘넘 궁금해요ㅠㅠㅠㅠ신알신합니다 !!
4년 전
독자3
신알신하고 갑니다 와 진짜 읽을수록 기대되는 글이에요ㅠㅠㅠ
4년 전
독자4
대박 영화 한 편 본 기분이에요..... 띵작의 냄새가 납니다 .....😍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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