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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다가도 감히 말하지 못할,
아이돌인 그 애 이야기. 


 


 


 


 

#04.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해 


 


 


 


 


 


 


 


 


 

연습실은 지옥이었다.
잠을 못 잔 상태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계속 반복해서 춤 연습을 하는 이들을 지켜만 보려니 고문이 따로 없었다.
처음 보는 광경이라 멋있다며 재밌게 볼 법도 한데, 같은 노래와 춤을 3시간 째 봐야하는 건 승아언니마저 자리를 뜨게 했다.
아 진짜 제발 한 시간만이라도 자면 소원이 없겠다. 


 


 


"혜은아, 승아 언니 어디 가셨는지 알아?"
"아마 호텔 가서 주무시고 계실거예요.."
"아......" 


 


 


아... 부럽다.......
첫날인지라 막내만 두고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서 빼도 박도 못하게 이대로 있어야했다.
아오, 언니는 밤도 안 새놓고 왜 자러가! 너무한 거 아냐? 

신경질나서 괜히 덮고있던 이불을 팡팡! 털어대며 고쳐 덮었다.
쟤넨 계속 춤 추느라 덥겠지만 너무 추워서 온 몸이 움츠러든다. 악! 이 프로그램 괜히 한다고 했어! 


 


 

-띠리리- 


 


 

"뭐야, 승연이형!" 


 


 


 


 

에어컨이 꺼지는 소리와 동시에 애들의 시선이 전부 조승연에게 향했다.
그 와중에도 나를 쳐다보고있다가 눈이 마주친 조승연은 에어컨 리모컨을 쥐고 끈 그 포즈 그대로 뻣뻣하게 서있었다.
설마 쟤, 지금 내가 추워해서 끈 거 아니지? 


 


 


 

"더워요! 빨리 틀어줘요~"
"잠깐만 끌까? 에어컨 냄새 나는 것 같아."
"뭐래~ 우리 땀 냄새가 더 나는데?!" 


 


 


 


 

동생들 성화에 다시 에어컨을 켠다.
정작 저도 땀을 뚝 뚝 흘리고 있기에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댈 수 없었나보다.
머쓱한지 뒷머리를 긁으며 자리를 뜨다가 한 번 더, 뒤 돌아 나를 본다.
뭐야, 쟤? 자꾸 나 쳐다봐. 나 보는 거 맞지? 


 


 


 


 


 


 


 


 


 


 


 


 


 


 


 

"네....?"
"아직 맞춰볼게 너무 많아서..." 


 


 


 


내가 뭘 들은거지...? 

현재 시각 밤 11시.
우리가 예상한 이들의 연습 종료 시간은 아무리 늦어도 10시였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PD님이 장난스레 물어본 이들의 예상 퇴근 시간은 새벽 4시. 청천벽력.... 

숙소 복귀 후엔 아무래도 남자애들 방이니까
여자스텝은 전부 근처 잡아둔 호텔로 이동 해 쉬고, 남자스텝과 아침에 교대하기로 했는데......
연습실을 4시까지...있는다고........? 나 좀 울어도 되나.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그만 해라,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에...
우리는 싫은 내색을 감쪽같이 숨기고 각자의 자리로 다시 돌아갔다. 


 


 


 

아이들이 맞춰보던 노래 소리가 처음으로 사라졌다.
아무래도 단체곡이 하나, 개인곡이 또 하나씩 있는지, 각자의 이어폰을 꽂고 이제 각개전투에 돌입했다.
여러 노래와 랩이 뒤섞여 정신이 없어졌다. 


 


 


 


"아 너무 졸려엉..."
"에라 모르겠다." 


 


 


 


12시가 지나고나니 애들도 한계가 왔는지, 한 명은 어느 새 구석에 누워있었고,
처음부터 별로 열심히 하는지도 잘 모르겠던 옹성우는 이미 앉아서 졸다가 누운지 오래다.
나머지 둘도 벌러덩, 드러누웠다.  


 


 


 


"한시간 지나면 서로 깨워주기!"
"너 맨날 그래놓고 안 깨우잖아"
"이번엔 깨울게요. 카메라 있으니까. 헤헤." 


 


 


 


아직도 안자고 이어폰 꽂은 채 열심히 펜으로 종이에 무언가를 끄적이는 건 조승연.
쟤는 진짜 열심이구나... 아까도 제일 먼저 일어나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며 조승연을 쳐다보고 있다가 힐끔, 그가 고개들어 또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치는게 당황스러운건 나 뿐만인지, 나만 흠칫 했을 뿐 그는 자연스레 다시 하던 걸 했다. 


뭐지, 쟤? 왜 자꾸 쳐다보는데?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야망도 좀 있어보이고, 어딘지 모르게 속도 알 수 없고 까칠해보이기도 하면서 기계적인 웃음을 장착하고 있는 저 아이는.
내가 스텝이라 잘 보이려고 저러는걸까.
애들이 카메라 앞에서 장난치고, 분량욕심에 온갖 끼를 다 부려대도, 한 번을 카메라 앞에서 뭔가를 하려고 하질 않고 오직 연습만을 하는 저 아이는. 


근데 왜 이렇게 눈치를 보지. 거참 신경쓰이게 하네. 


 


 


 


 


 


[애들 아직 연습해?] 


 


 


승아언니한테 카톡이 왔다 


 


 


-네.. 새벽 4시 퇴근 예정이라는데 지금 다 드러누워있네요
[대단한 애들이네...? 나 오늘 안가도 되지?] 


 


 


이런 미친...!!!! 너무한거 아냐?!!!!!! 이제 일어난게 미안해서라도 '지금 교대하자~' 라도 해야 되는거 아냐?!!!!!!
하....... 너무 짜증이 나서 크게 한숨 쉬며 이마를 짚었다. 아 진짜 이 여자.... 


 


 


-네~ 근데 내일 저 조금 늦게 합류할게요 제가 밤새고 와서 오늘까지 밤새면 내일 정신 못차릴 것 같아요ㅠㅠ 


 


 


 


짜증을 꾹꾹 누르고 할 말은 했다.
이러고 4시에 끝났다가 아침부터 또 숙소에 교대하러 가자니 당장이라도 도망갈 수 있겠다 싶었다.
어차피 이거 내가 메인 언니한테 다 이르면 이 년만 혼난다 이거야~!!! 


 


 


 

[그래~수고해~] 


 


 


 


야호~^^ 그나마 양심은 좀 있네.
혼자 화내고 한숨 쉬다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금세 기분 좋아져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고개를 들면, 

또 눈이 마주친다.
이번엔 그가 티나게 휙, 시선을 피한다. 내 정신 분열(?)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처럼.
갑자기 창피함이 몰려오네............ 


 


 


 


 


 

그는 이어폰을 낀 채로 연습실을 어슬렁 걸어다니며 작게 랩을 읊조렸다
그러다 종이에 또 뭔가를 적고, 고치고, 읊조리고, 한참을 반복했다. 


 


되게 열심이네. 진짜. 카메라 있어서 그런가. 원래 저런가. 카메라 감독님이나 다른 피디님들도 깜빡깜빡 졸았다.
그는 중간중간 내 눈치를 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에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시선을 주지않았지만 다 느껴졌다. 


 


 


 


그러다 그는 자리를 잡고 앉아 또 한참을 그렇게 반복했다.
슬쩍, 쳐다보면 기가 막히게 또 눈이 마주쳤다. 나만 보고 있는거 아냐, 쟤....?
다시 고갤 돌려 안보는 척. 잠시 시간이 지나니 조용해졌다. 


 


 


 


 

"......" 


 


 


 


 

다시 고개를 슬쩍 돌려 그를 보면, 그렇게 앉은 채로 꾸벅 꾸벅 졸고 있었다.
지켜보던 피디님이 슬쩍 나한테 와서 '이럴거면 집에 가지 왜들 여기서 이러고있냐'고 투덜거리며 담배를 피우러 나간다. 


 


 


 


..... 


그치. 그렇게 생각해야겠지. 


 


 


근데 나는 왜, 쟤가 저렇게까지 졸린데 끝까지 참으려던 맘을 알 것 같지.
왜 이렇게, 안쓰럽지... 


 


 


 

하고 생각한 순간,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조승연은 화들짝 놀라며 나를 쳐다봤다.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든 게 맞는지, 본인 스스로에게 놀란 듯 커졌으나 잠에 취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 민망한 듯 머리를 좌우로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말을 건다. 


 


 


 


 


"정말 죄송한데, 나가서 해도 될까요...?"
"...왜요?"
"소리를 크게 못내서... 저도 졸려가지고...." 


 


 


 


 


머쓱하게 웃으며 그런다. 


 

다른 애들은 물론이고, 서로 한시간 후에 깨워주기로 한 애들까지 아직 일어날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근데 여러분을 다 촬영은 해야해서, 카메라 감독님이랑 제가 따라갈게요."
"아, 같이 움직이셔야돼요?"
"네. 불편하면 저는 안가고 카메라만 보낼게요." 


 


 


 


다른 방 어디로 갈건지만 파악해두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따라갈 태세로 그의 가까이로 갔다. 


 


 


 


 


"아녜요, 그럼 여기있을게요."
"나가고 싶잖아요, 나가도 괜찮아요."
"아녜요, 저 때문에 움직이실 필요 없어요." 


 


 


 


이상한 감정이었다.
그 말에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촬영 동안은 저희에게 책임이 있으니까, 혹 문제가 생기면 저희가 해결해줘야 하니까..."
"알아요, 걱정돼서 그러시는 거."
"....."
"제가 걱정하실만한 일을 하진 않지만, 걱정 끼칠 수 없죠" 


 


 


 


 


그는 미소를 띄고 그렇게 말한 후 제 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잠시 그 자리에서 멍하게 가만히 서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쟤를 전혀 모르지만, 장담하건대 저 아이가 지금 한 말은 진심이었다.
지금 한 얘기도, 내 눈치를 보는 것도, 나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저 아이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저 눈치보는게 습관이 된, 내 예상일 뿐이지만 걱정을 끼치지 않고 참으며 살아온 아이인듯 했다. 


 


 


진지하게 궁금해졌다.
머릿속에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진지한 물음표가 떴다. 


 


 


 


 

조승연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 


 

약간 후회되기 시작했어요.... 

어릴 때부터 꿈꾸던 망상이었던만큼 뭔가 더 사실적/현실적으로 쓰고싶은데 

방송국에 대해 제대로 아는건 없다보니 프듀같은거 ㅋㅋㅋㅋㅋ 참고해서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긴 하는데 

아~ 이게 맞나.. 아닌데ㅠㅠ... 하면서 너무 어려워서 오래걸리네여.... 학원물이나 쓸걸^______^.... 

진도를 훅훅 빼고 싶은데 대충 쓰기 싫고 상상하면서 그려지게끔 쓰고싶어서 진도가 늦져? 죄송해용 

그리고 전에 올린 글의 양은 아무래도 제겐 너무 짧아서ㅠㅠ 읽을만하다 싶음 끝나길래 그냥 제 맘대로 분량 조절하려고요..하하 


 


 


 

#김준 역할의 연예인 추천 받습니다(뭐만 하면 일단 다 김준 갖다 붙이기 ㅋㅋㅋㅋㅋㅋㅋ) 

으른 남자st 였으면 좋겠어요 

현재 조승연님 역할은 제가 생각하던 이야기나 서사가 있는 캐릭터라 누구든 맞춰 쓸 수 있는데 

강아지같은 박지훈님 잠시 데려왔고여(ㅋㅋㅋㅋㅋ) -> 프듀2도 몇개밖에 안봤지만 워너원고 봐서 이름-얼굴-성격은 나름 매치 가능 

으른 남자, 좀 쎈캐로 활약할 상남자 느낌이면 좋겠어요. 프듀2 출연자들은 나름 많이 압니다 데헷. 



----------> 옹성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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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승연이의 연습기간만 9년, 데뷔한지는 5년...이제야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애라서 그런지 읽으면서 더 승연이 생각이 많이 나네요...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작가님ㅠㅠ
4년 전
달보드레
와 정말요? 9년동안 연습생이었던거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 몰랐어요 제가 상상하던 캐릭에 댓글로 이름만 빌린 느낌인데 쌩뚱맞은 설정이 아니었어서 다행이네요ㅠ^ㅠ 9년까지 설정하진 않았지만 ㅠㅠ 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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