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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와 행인 전체글ll조회 135l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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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 필수

Ζ 거절할 수 없는 사탄의 유혹

윤기의 인생은 단출했다, 그런 윤기에 비해 석진은 매우 화려하고 재밌는 삶을 살았다. 둘 다 음악을 사랑했으나 음악만 사랑한 윤기와 달리 석진은 모든 예술을 사랑했다. 그것이 서로가 가진 재력에서 나오는 차이라고 윤기는 늘 생각했다, 어리석음이 가득한 생각이었지만 윤기는 그것을 당연시 여겼다. 그런 윤기의 마음을 알면서도 석진은 늘 제 것을 나누어주었다. 윤기가 준비물을 놓고 온 날엔 자신은 또 있으니 걱정 말고 쓰라며 준비물을 챙겨주었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땐 꼭 윤기를 옆에 두었다. 사소하지만 누구에게나 베풀지 않는 석진의 특별한 호의. 그런 석진의 호의를 윤기는 알았지만 당연시 여기며 한 번도 고마워하지 않았다. 가진 자가 당연히 베풀어야 하는 것 아닌가? 윤기는 어릴 적부터 그렇게 생각했고 그것이 윤기의 세상에 이치였다. 윤기의 어찌 보면 조금은 잘 못 된 이치는 석진을 죽음으로 내 몰았다. 어떻게 이치가 사람을 죽였냐고 묻는다면 윤기는 대답할 수 없었다. 이치의 모순을 깨닫는 순간 저는 어른이었고, 제 옆의 작은 아이가 울었다. 세상에서 가장 서럽게.

"… …."

눈물 자국 가득한 두 눈이 저를 담는다, 미약한 향 연기가 빈소에 가득 퍼진다. 녀석을 위해 녀석의 부모님은 국화 대신 장미꽃을 장례식장 가득히 채웠다고 했다. 모두가 미쳤다고 욕을 하거나 처음 보는 광경이라며 생소해 했으나 저는 그것도 재력가의 헛된 놀이라 생각했다. 김석진은 죽어서도 행복할 터이다, 이리 자신을 생각하는 가족들과 자기가 사랑해 품을 수 없던 장미꽃이 가득하니까. 자신이 죽음으로 내몬 사람의 장례식은 재밌다는 단어로 밖에 표현할 수 없다. 가장 존경하고 원망하고 갈망하던 이를 제 손으로 사회에서 없애 버렸다는 쾌감이 뇌를 잠식할 무렵. 눈물 자국 가득한 눈이 다시 저를 붙잡는다, 원망 어린 것 같은 눈은 아무것도 모른다기에는 너무 짙었다. 죄를 갚아 나가듯 너를 챙기기로 마음먹는다. 그게 제 마지막 삶의 예술이자 위법이기를 바라며.

행성

Η 이름, 세 글자가 갖던 힘

김석진, 이름 세 글자는 많은 힘을 갖고 있었다. 동네의 유명인사인 석진은 언제나 웃음 가득한 얼굴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건넸다. 불우한 이웃을 보면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눠야 했다. 물질적인 것이던 심리적인 것이든 전부 말이다. 그런 석진에게 윤기는 처음에 그저 엄마 친구분의 아들이었다. 윤기에게 친밀감을 표하기 위해 석진은 소꿉친구라는 말을 달고 싶어 했으나 저들은 그리 오래 보지 않았다며 단호히 말하는 윤기에 석진은 그저 웃음을 지어 보일 뿐이다. 시간이 조금 흘러 윤기가 여섯 살이 되고 석진의 여동생이 태어나던 해 아버지의 사업에 어려움을 겪던 윤기네는 석진의 동네에서 버스를 타고 세 정류장 떨어진 동네로 이사 갔다. 엄마는 그저 석진에게 윤기를 챙겨주라고 말할 뿐이었다. 십여 년 후 후회할 말임을 엄마는 알았을까. 알았다면 엄마는 당장 소리쳤겠지, 남 따위 신경 쓰지 말라고. 아빠의 한없이 다정하고 남을 위하는 성격을 닮은 석진은 윤기에게 무한히 베푸는 아이로 커갔다. 돈이 없어 친구와 놀지 않는 윤기의 피시방비를 대신 내주기도 하고, 가끔은 스스럼없이 값비싼 저녁을 사는 둥 갈수록 스케일은 커져만 갔다. 그에 모두 윤기를 부러워했다, 호구봉 잡았잖아 민윤기~라며 건네는 짓궂은 농담에는 뼈가 서려있었다. 하지만 윤기는 그 말에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자신도 석진을 봉이라 생각했으니까. 망해 가는 제 집에 이골이 나고, 그냥 그런 친구라 여겼던 석진은 어느새 자신이 가장 부러워하고 증오하고 온갖 부정의 감정을 가득 담은 인물이 되었다는 걸 알았을 때가 제 나이 스물하나였고 그 장소가 석진의 장례식장이었다는 걸 윤기는 미쳐 알아차리지 못했다.

어리석은 마음이 소리쳤다, 김석진은 죽어서도 이름의 힘을 사용했다고 그랬다고. 윤기는 마음의 소리에 부정하지 않았다. ​ 죽은 자의 이름이 산 자의 이름보다 강인하다. 너는 어찌 죽어서도 그러는가. 장미꽃이 가득한 석진의 사물함에 한 송이 국화가 들어차 앉았다. 윤기의 짓이었다. 사물함에도 장미꽃이 가득했던 건 아무래도, 석진을 위하는 동기들의 짓이었을 것이라. 깊고 좁은 바다의 주인이었던 윤기와 달리 석진은 깊고도 넓은 바다의 주인이었다. 재력을 떠나 인간관계에서도 자신이 졌다고 윤기는 생각했다, 그에 대한 반항심으로 녀석이 가장 친한 친구라 여겼던 저는 장미꽃을 선물하지 않았다. 나는 너의 죽음을 인정할 터이다. 그 누구보다 빨리, 그리고 그 누구보다 빨리 네 이름이 갖는 힘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하나 이런 윤기의 바람은 해가 지날수록 작은 모래알로 변해야만 했다. 매년 석진의 기일에는 석진의 사물함에 붉은 장미꽃이 가득했다, 죽은 이의 사물함을 치우자고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석진이를 기억할 수 있게, 석진이를 위해서라며 학교까지 발 벗고 나서 죽은 이의 사물함을 지키는 꼴이 되어 석진이 이곳을 떠난 지 5년이 지나가는 지금도 주인 없는 사물함은 학교를 지키고 있었다. 장미꽃이 한 아름 들어찬 사물함에 어울리지 않는 국화 한 송이가 어찌 포인트가 되어서 말이다.

Θ 빨간 장미꽃 속 이질감

태형은 석진이 다니던 학교에 입학했다, 같은 대학 같은 과에.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면 아마 운명이겠지. 신입생인 태형을 보고 모두 몇 해 전 이곳을 떠난 석진을 떠올렸다. 태형에게 말할 수 없었지만 모두 태형을 볼 때마다 웃는 게 찹 어여쁜 석진이었지라며 모두 속으로 쓴 추억을 삼켜냈다. 외적으로 닮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 아이에게서 품어져 나오는 여유로움과 타인을 위한 배려와 호의는 꼭 석진을 떠올리게 했다. 석진이 다시 살아 돌아온 것 같다며 몰래 눈물을 훔치는 이도 생겨났다. 또한 새빨간 그 아이의 머리에 모두 석진을 떠올렸다. 새빨간 장미꽃을 좋아해서 그냥 사람 자체가 장미 같던 김석진을.

하루는 학교에 괴소문이 떠돌았다, 신입생 김태형이 김석진 사물함에 장미꽃을 넣었다는. 모두가 왜라는 의문을 가졌으나 당사자인 태형에게 함부로 물을만큼 친한 이는 학과에 존재하지 않았다. 정작 당사자인 태형은 그런 소문에도 개의치 않고 매일 새빨간 장미꽃을 사 사물함에 넣었다. 하얀 국화 한 송이가 보이지 않게 그 위를 덮고 또 덮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태형과 친해진 아이들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죽은 사람을 놀리는 것 같이 빨간 장미꽃들 속 이질감이 들게 들어 있는 흰 국화가 싫었다고 대답하는 태형은 꼭 석진을 닮아 있었다. 제 삶 속 아무것도 아닌 거 같은 일에도 목숨을 걸고 배려하는 김석진을.

Ι 평범해야 할 모든 것들의 반대

민윤기는 제게 결혼 소식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후 원래라면 끊어야 했을 연락을 계속해 왔다. 별 시답잖은 연락이 대부분이었다, 석진을 대신하기라도 하듯 오빠 노릇을 하는 연락에 핸드폰을 껐다. 민윤기가 굳이 제게 결혼 상대를 소개할 필요는 없었다. 일방적으로 제가 키운 싹이었다. 그런 싹에 이제 와 제초제라도 뿌리겠다는 건가. 병신 같은 민윤기의 행동에 오랜만에 녀석의 두 눈을 마주했을 때가 떠올랐다. 지독하던 장미꽃 냄새 사이로 은은히 퍼지던 향냄새와 눈물의 향기. 오빠의 영정 앞에 앉아 눈물 자국이 가득한 눈으로 오빠와 눈을 맞추었다. 사진에서도 끝까지 자신은 잘 났다는 듯 웃음 짓는 우리 오빠. 거기는, 어때…? 가장 궁금한 물음이었지만 이 물음을 건넨다면 저는 오빠의 죽음을 인정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아무런 말 없이 저는 또 입을 닫고 눈을 떠 오빠를 담는다. 그리고는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뜬다, 그제야 느껴지는 인기척에 옆으로 돌아보면 익숙해야 정상이나 익숙 해질 수 없는 얼굴이 저를 본다. 민윤기다, 또 민윤기.

Κ 내뱉을 수 없는 말들과 내뱉을 수밖에 없는 말

오랜만에 마주한 윤기와 석진이었다, 편의점 앞에 놓인 간이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마신 건지 이미 나뒹구는 맥주캔과 과자봉지에 석진은 할 말을 잃었다. 여기서 왜 이러고 있냐고 물어야 했지만 윤기의 표정을 보니 떨어지지 않는 말에 ​석진이 입을 꾹 다물며 바닥에 나뒹구는 맥주캔을 주워 담을 뿐이었다. 자신이 바닥으로 떨어뜨린 것을 줍는 석진의 모습에 윤기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 잘난 김석진이다 또. 치기 가득한 마음은 지독한 술기운으로 인해 눌러 담을 수 없게 되었다. 입이 멋대로 열리고 잘난 김석진을 부수는 말을 내뱉었다. 마지막엔 또 녀석에게 어려운 부탁을 했다.

"나 대신 알바 좀 해줘."

내뱉을 수밖에 없는 말이라 생각했다, 무리하고 어려운 요구에 김석진은 또 알겠다며 수락한다. 오토바이도 탈 줄 모르는 녀석이 뭘 알겠다고. 막상 내뱉어야 할 말은 애써 삼켰다. 부탁한다며 간이 테이블에 열쇠를 두고 윤기는 자리를 떴다. 그에 석진은 당연하다는 듯 열쇠를 받아든다. 그 모습을 본 윤기는 동기의 말이 떠올랐다. 석진이는 자기가 못 하는 일이어도 자기가 해줄 필요 없는 일에도 목숨을 걸고 배려하고 노력하잖아.라는 김석진을 추켜세우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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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와 행인

​안녕하세요, 파도와 행인입니다.

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에 먼저 올린 글을 복사해 오는 것이고 그저 제가 쓰고 싶어 쓰는 글이라 포인트를 정하지 않고 올린 글입니다. 누군가 읽어 준다면 행운, 그렇지 않다면 추억 이 정도의 생각으로 써내리는 글입니다만 읽어 주시는 분이 있어 행복하다, 즐겁다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1화에 댓글로 남겨드린 말을 번복 해야 할 거 같아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작중 분위기와 인물의 관계 등을 생각해 이 '나눔명조' 폰트를 사용 해 왔으나 인스티즈 내 제 레벨이 낮아 사용 할 수 없다는 문구에 어쩔 수 없이 글을 복사해 붙입니다. 모바일에서 보니 폰트는 뭐 그냥 기본이였지만 PC에서 보니 아주 조금 다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저런 이유로 앞으로 새 글로 한 편씩 업로드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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