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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식이네 셰어 하우스

06


W. 포장





제형 성진 영현 원필 도운





나는 그 후로 며칠째 도운이 뒤를 졸졸 쫓아다니고 있다. 강의가 끝나고 집에 와서부터 도운이를 찾기 시작해 도운이 옆에 딱 붙어 다니다가 그것도 귀찮아 방으로 들어가 버리면 방문 앞에 앉아 이따금 문을 두드리며 도운이를 불러댔다. 딱 지금처럼. 쉬는 날, 아침부터 나는 이러고 있었다. 핸드폰을 만지고 있던 손을 올려 도운이의 방문을 똑똑 두 번 두드렸다.



“도운아.”


“…”


“도운아-”


“…”


“윤돈!”


“…”



진짜 대답도 안 하겠다 이거지?



도운이는 내가 그러는 게 그새 익숙해졌는지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저렇게 무시를 해버리고 말았다. 그에 애가 닳은 건 나였고. 아니, 비밀을 알고 있는 건 난데 오히려 자기가 저렇게 더 당당한 건지 모르겠다. 내가 어디 가서 말이라도 하고 다니면 어쩌려고 저러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러진 않을 거지만…


약이 올랐다. 도운이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전의에 불타오르지 않았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 또 오기가 생겼다. 역시나 어디 써먹지도 못하게 쓰잘데 없는 끈기를 보이고 있었다, 나는.



[데이식스] 데식이네 셰어 하우스 06 | 인스티즈

“하루 또 왜 그러고 있어.”


“제형아, 도운이가 방에서 안 나와...”


[데이식스] 데식이네 셰어 하우스 06 | 인스티즈

“혼자서 심심하지? 같이 앉아 있어 줄까?”


“그럼 고맙지, 원필아. 하지만 앉기 전에 어제 네가 사 들고 온 과자 좀 들고 와 봐.”


[데이식스] 데식이네 셰어 하우스 06 | 인스티즈

“바닥 차니까 이거 깔고 앉아.”


“역시. 우리 영현이 다정한 거 세상 사람들이 다 알아야 하는데!”


[데이식스] 데식이네 셰어 하우스 06 | 인스티즈

“또 뭐고? 해결되고 나면 나중에 알리도.”


“음… 도운이가 괜찮다고 하면!”



어떻게 하면 도운이가 방에서 나올까 앉은 채로 팔짱을 끼고 문을 노려보며 세상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 하나둘 아이들이 내 주위로 몰렸다. 제형이가 옆에 쭈그려 앉아 내 머리에 제 섬섬옥수를 올리며 물어와 울상을 지으며 투덜댔다. 그러니 ‘아이고. 도운이가 왜 그럴까?’ 하며 내 머리를 도닥여준다.



남은 내 옆자리에 원필이가 앉으면서 얘기하기에 어제 집에 오면서 몰래 숨겨 들고 오던 과자를 생각해 내어 대답했다. 그대로 굳어 어정쩡한 자세로 ‘그… 그런 거 없어.’라고 말하는 원필이를 무표정으로 바라만 보니 동공 지진을 일으키다 ‘그건 또 언제 봤대.’ 하고 투덜거리며 제 방으로 향하는 원필이었고.



이런 모습의 우리 셋을 뒤에서 지켜보다 거실에 제멋대로 널브러져있는 두툼한 담요 하나를 들고 와 두 사람이 앉을 수 있을 만큼의 크기로 몇 번 개키며 말했다. 원필이와 내가 앉을 수 있을 만큼의 크기였다. 영현이가 담요를 깔아줄 수 있게 잠시 엉덩이만 들어 올렸다. 따뜻해진 것도 따뜻해진 거지만 딱딱한 마룻바닥이 아닌 폭신함에 기분이 좋아져 고마움을 표하니 행동만큼이나 따스한 웃음을 보여주었다.



성진이는 제 방에서 나와 도운이 방 앞에서 복작거리고 있는 우리를 흘끔 보고 지나가면서 흘리듯이 말했다. 관심 없는 척하면서도 스쳐 지나가는 얼굴에는 흥미롭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자기도 궁금하면서 아닌 척한다, 성진이는 꼭. 그런 성진이의 말꼬리를 잡아 조금 더 궁금하게 만들 대답을 던졌다.



이런 일련의 행동들이 익숙했다. 나도 아이들도. 마치 몸에 밴 것처럼. 그 대상만 다를 뿐 한 번씩 어떠한 이유로 내가 이렇게 꼭 집착하고는 했으니까 말이다. 어느새 돌아온 원필이와 나란히 앉아 과자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도운이가 생각나면 또 한 번씩 문을 두드려 도운이를 부르고는 했다.



도운이에게 내가 이러고 있는 이유는 며칠 전 그 사건에 기인했다. 내가 누구에게 발설하지 않고 비밀에 부치겠다고 했던 것에 도운이가 해맑게 웃던 것도 잠시 그 뒤로 줄기차게 쫓아다니는 나를 이내 귀찮아했다.



그날부터 나는 도운이와 함께 산책하러 가고 싶어졌다.





반나절을 꼬박 도운이의 방문 앞에 앉아있었다. 물론 중간에 도운이가 밥 먹으러 나왔을 때는 나도 잠시 함께 쉬면서 아이들과 조잘조잘 밥을 먹었다. 사람이 무슨 일을 하든 밥은 꼭 챙겨 먹어야 힘을 내 더 열심히 할 수 있으니까. 화장실을 몇 번 다녀오는 도운이의 다리를 붙잡기도 했지만 도운이는 아무렇지 않게 방으로 들어가는 제 다리에 붙어있는 나를 쉽게 떼어냈다.



“도우나…”


“…”


“이제 나올 때도 되지 않았니- 정말 나오지 않을 거니- 나를 이렇게 여기 혼자 버려두고 너는 침대에 누워…”



옆에서 같이 있어 주던 원필이도 친구와의 약속 때문에 나가버리고 그 참에 혼자 담요를 넓게 펴 그 위에 드러누워 있기도 좀이 쑤셔 오늘의 마지막 질척거림을 펼치고 있었다. 하얀 천장을 올려다보며 듣도 보도 못한 멜로디로 흥얼거리고 있으니 도운이의 방문이 천천히 열렸다. 그래서 벌떡 몸을 일으켜 앉아 도운이를 올려다보았다.



문을 열어놓고 제 방 안에서 나를 마주하고 앉아 내게 묻는 도운이의 얼굴에 표정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씨익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도운이가 포기하고 내 부탁을 들어주려는 거였다.



“드디어 나오셨군요, 윤도운 씨.”


“니는 질리지도 않나?”


“내가 한 끈기 하지.”


[데이식스] 데식이네 셰어 하우스 06 | 인스티즈

“포기 안 할 거제?”


“당연하지.”


“그래 하고 싶나?”


“어떨 것 같아?”



[데이식스] 데식이네 셰어 하우스 06 | 인스티즈

내 마지막 말에 표정이 없던 도운이의 얼굴이 환멸 난다는 듯 구겨졌다 펴진다.



“진짜 니 한 번 그라기 시작하면 말릴 사람이 없다. 그거 아나?”



작정하면 내가 지칠 때까지 그러고 있는 걸 아는 아이들은 내가 위험한 일이 아니면 십중팔구 내 부탁을 들어주고는 했다.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 사이가 틀어진다거나 내가 삐친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기를 쓰고 어떤 결과든 끝을 보려는 탓에 별거 아닌 일에 에너지를 다 소진해버리는 나를 아이들이 가만두고 보지 못할 만큼 착해서 그랬다.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 바보처럼 씩 웃는 거로 대답을 대신했다. 내 웃음에 도운이도 가볍게 웃었다.



“열두 시 되면 옷 단디 입고 온나. 가자.”


“윤돈! 내가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던가?”


[데이식스] 데식이네 셰어 하우스 06 | 인스티즈

“거절. 도로 가가라.”



아이들도 거리도 다 잠이 든 조용한 시각에 반팔, 후드 티, 코트로 무장을 하고 도운이의 방문을 두드리니 가벼운 옷차림의 도운이가 방에서 나왔다. 암만 그래도 추울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 추워?”


“어. 괘안타.”



먼저 현관으로 나서는 도운이의 뒤를 쫓아가니 내가 현관문을 닫는 사이에 도운이가 변해있었다. 얼마 전 보았던 복슬복슬한 털을 가진 대형견이 눈앞에 서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귀여워.



너무 귀여워서 울고 싶을 지경이었다. 나도 모르게 엄마 미소를 지으며 머리와 목 뒤의 털을 손으로 헤집으며 쓰다듬어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 주었다. 그러기도 잠시 뒤 돌아 대문 앞에 멈춰 서는 도운이를 대신해 대문을 열고 산책을 나섰다. 나란히 별이 총총히 박힌 밤하늘 아래를 걷고 있으니 웃음이 샐샐 나왔다.



“그래 좋나?”


“응. 너-무 좋아.”



나를 물끄러미 올려다보던 도운이가 무심히 고개를 돌렸다.



“야, 윤돈.”


“와.”


“고맙다고.”


“치아라.”


“부끄러워하기는.”


“내 드간다?”


“알겠어, 안 할게.”



고개를 양옆으로 흔들어가며 콧노래를 불렀다. 차가운 바람이 코와 귀 끝을 시리게 만들었지만 기분이 좋아 오히려 상쾌하게 느껴졌다. 들뜨고 발이 얼어 한 번씩 발을 헛디디면 도운이가 얼른 삐져나온 후드티의 소매 끝이나 코트 자락을 물어 잡아주기를 반복했다.



“조심 좀 해라. 길 얼어가 크게 다친다.”


“그래도 기분 좋을 것 같은걸.”


“아들한테 내 혼난다.”


“그래도 어떻게 해. 나 진짜 해보고 싶었어.”


“어.”


“집에서는 엄마도 강아지 키우면 안 된다지, 지금은 너희가 불편하다지.”


“그랬지.”


“근데 지금 이렇게 산책 나오니까 기분이 좋지 않고 배겨?”



도운이가 조금 더 걷는 속도를 늦춰 나를 배려했다. 그게 느껴져 작게 웃었다. 잠시간 우리는 대화 없이 걷기만 했다. 조용한 골목을 가득 채우는 건 나의 작은 흥얼거림이었다.



“이제 집에 드가자. 춥다.”


“응. 그러자.”


“집에 가가 따뜻한 거 한 잔 마시고 자라. 알겠나?”


“그럴게. 진짜 고마워, 도운아.”


“…”



지금은 아무 말 없이 고맙다는 말을 받아준다. 다시금 손을 뻗어 목덜미를 쓰다듬어도 그만하라는 말이 없었다. 그런 평화로움도 얼마 가지 못하고 집에 오는 내내 투닥거렸다.



“그런 의미로 앞으로도 종종 부탁해.”


“…역시 니 그 고맙다는 말은 그기 목표였제?”


“고마운 건 진심이거든?”


“아, 속았다. 속았어.”


“진심이라니까?”


“김하루한테 또 속았네.”





***

애들 움짤보다가 시간 다 가요 ㅎㅎㅎ 움짤 넣어야지 하고 고르다 보면...

오늘도 애들이 너무 보고 싶은 현생이 피곤한 날입니다.

다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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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복슬복슬한 털을 가진 대형견 도운이를 상상하니까 넘 기여워요 도운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 읽으니까 힘을 받네요! 작가님도 이번주 한 주 시작 잘 하시구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길 바라요🍋
•••답글
포장
도운이는 이래도 저래도 너무 귀여워요ㅠㅠ 독자님도 이번 한 주 잘 보내시고 기분 좋은 일 많으시길 바라요🍋❤
•••
독자2
넘 재밌어요 작가님ㅠㅠ얘들 참 착하고 이쁘네요! 12월의 시작인데 작가님 덕분에 행복하게 시작할수 있을것 같아요~ 감사해요♡
•••답글
포장
착하고 예쁜 우리 애들... 올 한 달, 요번 주도 좋은 한 주 보내시고 금방 또 만나요🍋❤ 감사합니다.
•••
비회원203.47
아 너무좋아여 작가님!! 복슬복슬생각하면막 귀엽고 약간 상상하면서보면 더 좋고 잘보고갑니다!!!
•••답글
포장
우리 도운이 세상 귀엽죠 ㅠㅠ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한 주 보내세요 :)🍋❤
•••
독자3
오모모..월요일부터 셰어하우스라뇨..❤️작가님 너무 열일하시는거 아닙니까..!!ㅠㅠ 와중에 스토리랑비지엠이랑 움짤까지 너무 완벽하신거 아닙니까..!!ㅠㅠㅠㅠㅠ오늘도 재밌게봤습니다❤️
•••답글
포장
금방 또 다음 편 들고 올게요! 글은 항상 열심히 쓰고 싶지만 현생에 치이느라 더 자주 못 오네요... ㅠㅠ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독자4
말랑따뜻포실 도운이랑 밤산책 진짜... 쉐어하우스 아니고 무릉도원 아닌지ㅠ 도운이까지 이렇게 귀여우면 대체 다들 정체가 어떻레 되는지 더 궁금해져요 세상에ㅠ
•••답글
포장
무릉도원 ㅠㅠ 맙아요, 맞아요. 애들이 있는 곳이 파라다이스가 아니면 어디일까요 ㅠㅠ 감사합니다, 독자님🍋❤
•••
독자5
쩨잘쩨잘이에요! 악 댕댕이 윤돈 넘 귀여워 ㅠㅠㅠ 나중에 주인으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리트리버 같은 대형견 기르는 게 로망이라 글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ㅠㅡㅠ 저두 커다란 멍멍이랑 밤에 산책하고 싶어요,, 오늘 월요일이라 힘 빠지고 피곤했는데 작가님 글 보니까 내일부터 열심히 살 수 있을 것 같아용 ㅎㅅㅎ 작가님 항상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답글
포장
쩨잘님! 오늘도 반갑습니다 ㅎㅎㅎ 저도 대형견 너무 키우고 싶지만 저는 그만한 에너지가 없는 걸 알기에... 애초에 시도도 않고 그냥 보고 앓기만 해요 ㅠㅠ 이번 한 주도 화이팅이에요! 항상 감사드려요🍋❤
•••
독자6
아 너무 재밌아요 ㅜㅜㅜ작가님 근데 원필이 비중이 더 늘았으면 좋겠어요ㅜㅜ
•••답글
포장
분량은 각각의 에피소드에 맞게 달라서 원필이가 메인인 에피소드는 또 원필이 분량이 많을 거예요. 그런 게 아니라면 애들 다 비슷한 비중으로 나올 거라 걱정 않으셔도 돼요. ㅎㅎ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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