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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네, 오랜만이에요

??: ... ...

탄소: 결국 연락하실 것 같긴 했어요 아버지




누나의 입에서 나온 단어에 화들짝 놀란 정국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형들을 찾아나서는데요.


문제는 어떤 형을 찾아가야 제일 나은지를 모르겠다는 거죠. 누나의 가정사인데 개입해도 되는 걸까? 만약 알린다고 해서 그럼 뭐가 달라지는 걸까? 나는 왜 이걸 다른 형들에게 알리려고 하는 거지?




지민: 정국아 너 왜 그래?

정국: ...형




지민을 본 정국은 잡다한 생각을 미루고 한 문장만 겨우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누나가 부모님과 통화하고 있다고요.




정국: 사실 이렇게까지 심각한 문제일까 싶은데 그때도 그렇고, 내가 모르는 게 있잖아요 그러니까 누구한테 말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 누구를 못 찾겠어서 (횡설수설)




바로 지한에게 전화를 건 지민은 말해줘서 고맙다며 정국의 놀란 마음을 달랬습니다.

아무래도 막내라서 누나와 형들이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은 사정을 모르죠. 하지만 눈치만으로 대수롭지 않은 일이 아니라는 걸 짐작했을 거고요. 얼마나 당황했을지 한숨을 쉰 지민이 조금만 기다려보자고 하네요.




탄소: 거의 1년만이네요 이쯤이면 지한이 다친 소식이 거기까지 닿은 건가?

??: 왜 말하지 않았어

탄소: 알면 뭐하시려고요

??: 김탄소남

탄소: 정국이, 팀 막내가 집 놀러왔던 날 기억하세요?




들 앞에서는 진짜 재미있게 사는 척. 오랜만에 만났어도 즐겁고 아무렇지 않은 척.




탄소: 그 정도는 어렵지 않았어요 사실 반갑기도 한 게 맞았으니까 정말 거짓말을 보여준 건 아니었거든요 근데 이젠 아니에요

??: ... ...

탄소: 저 좀 살려주세요

??: ... ...

탄소: 지한이랑 저 좀 살게 해주세요 숨 좀, 쉬게




덤덤한 목소리가 떨려 입술을 깨문 탄소가 호흡을 가다듬었습니다. 전화 너머에선 아무 말도 돌아오지 않았죠.




탄소: 그냥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앞으로도 방치하라고요 여기에서 살 길 겨우 찾았는데 도로 헤집으면, 죽으라는 건가?

??: 그런 뜻이 아니잖아

탄소: 그런 뜻이 아니면서 은퇴하고 결혼을 강요하는 건 그럼 뭔데? 나랑 지한이는 자식이 아니라 그냥 언젠가 사업에서 쓰일 장기말이잖아요 가장 큰 거래를 성공시킬 때 꺼내야 하는,

??: 네 말만 하지 말고 이쪽 말도 들어




괴롭히려고 전화 건 거 아니다.

그날 너네 그렇게 가고 나서 남겨진 입장으로 마음 편치 않았어.




??: 내가 잘못했다

탄소: ... ...

??: 부모 노릇을 해본 적이 없다는 핑계로 너한테 너무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그날에야 알았다는 게, 참

탄소: 지금 ...사과하시는 거예요?

??: 용서하라고 하는 말 아니야 그냥 이렇게라도 뉘우친다는 사실은 알아줬으면 하는 거지

탄소: 하,

??: 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했는지 당시엔 이해할 수 없었는데 네 팀에 있는 친구 만나서 얘기 들었다 ...그땐 욱해서 실수했지만 아니야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랐는데 너 정도면 훌륭하지. 그걸 몰라줘서 미안하다. 어린 너에게 더 어린 지한이를 맡겨놓고도 이상한 걸 몰랐어.

거기서부터 실격인 걸 애들이 다 자란 후에야 알았다는 것도 글러먹었지.




??: 탄소야?

탄소: ...네

?: 고생 많았다 ...그리고 힘들었을 텐데 끝까지 살아 있어줘서 고맙다

탄소: 잠깐만요 그 얘기를, 전화 끊지 마요 아직 할 얘기 더 있잖아요

??: 이미 구차한 변명이지

탄소: 들어보라면서요!

??: 오늘은 이만 하면 충분해

탄소: 멋대로 끊지 말고...!

??: 네가 부모 얼굴 봐도 괜찮아지면 그때 한국으로 갈 테니까




다음에 보자. 지한이도, 너도. 둘이 괜찮아지면 그때 마저 이야기하자. 나는 너를 죽이려는 게 아니야. 그러니 살려달라고 빌지 마라. 오늘은 그냥,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겠지.




지한: 누나는, 누나 어디 있어? 밖에 나간 거 아니지?

지민: ...너 뛰었어?

지한: 지금 그걸 말이라고,

지민: 제정신이야?

지한: 제정신이게 생겼어? 그래서 누나 어디 있는데




지한은 사고 난 이후로 조심해야 한다는 당부를 잊고 차에서 내리는 동시에 달렸습니다. 마중 나온 지민이 놀랄 정도로 식은 땀을 흘렸죠.




지한: 누나!

석진: 어, 뭐야 지한이 네가 여긴 어쩐 일로...

지한: 누나는요? 누,

탄소: ... ...

지한: 누나?




휴대폰을 옆에 내려놓고 무릎을 끌어안아 고개를 파묻은 탄소의 어깨가 잘게 떨렸습니다.




지한: 왜 그래 무슨 말을 들었길래,

탄소: 나 정말 아빠 닮은 거 맞나봐

지한: ...그게 뭔 소리야




갑자기 찾아온 남동생의 방문에도 놀라지 않고 그제야 펑펑 울며 안기는 탄소.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를 얼굴의 탄소는 부모님에게서 가장 못난 모습을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지한: 울지 말고 얘기해 누나

탄소: 이제 진짜 괜찮아질 수 있을 거 같아




정말 어이없게도 탄소는 사과하는 말을 들으면서 어떤 사정이 있었고 왜 이렇게까지 상황이 극악으로 치닫게 된 것인지 납득할 수 있었거든요. 절대 닮기 싫다고 생각했지만 무의식 속에 드러나는 행동이, 말투가, 습관에서 드러난 거예요. 자기가 이미 한 차례 겪어본 바가 있는 만큼 모를 수가 없었습니다.




탄소: 고마워 김석진

석진: ...어, 나?




너는 나에게 새벽의 등불인줄 알았어.

아니야.

새벽을 몰아내고 아침을 보여주는 해였어.

구름에 가려져 날 떠난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기어이 아침을 가져와서, 너는 정말.




탄소: 완벽할 수는 없지만 네가 바라던 가족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지한아

지한: ... ...

탄소: 그러니까 울어도 괜찮아




다리에 힘이 풀린 지한은 그대로 주저앉았습니다. 품에 안겨있던 탄소가 덩달아 쓰러지면서 휘청였지만 석진이 잡아주었죠.

잘은 모르겠는데 예상과는 정반대의 통화였나봐요.




지한: 나 진짜 간 떨어지는 줄 알았어 누나...

탄소: 사과 받았어 너랑 내가 괜찮아지면 그때 한국 오겠다고 하면서 끊었어

지한: 몰라 정신 없어 나중에 다시 얘기해줘 지금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탄소: 끅, 살아 있어줘서 고맙다고...




그거 아직 아무한테도 못 들은 말인데, 제일 상상도 못한 사람한테 들으니까 계속 눈물나.




탄소: ... (펑펑)

지한: 형, 오늘 신세 좀 지고 가도 괜찮죠?

석진: 이대로 돌려보내면 내가 나쁜 놈 아니야?

지한: 예의상 해보는 말인 거 알잖아요, 반대해도 자고 갔을 건데 뭐

석진: 그래 너 잘났다

지한: 누나 들었어? 형이 나 잘났대

석진: 허 참

지한: 그러니까 그만 울고 잘난 내 얼굴 좀 봐줘, 응? 무슨 말을 들었는지도 얘기해줘야지, 그래야 내가 알잖아




겨우 눈물을 그친 탄소는 지한의 옷이 축축한 게 자기 눈물 때문인줄 알았습니다.




지민: 누나 씻을 동안 빨리 병원 다녀오자

지한: 별로 아무렇지도 않은데 왜 유난이야

지민: 정국이랑 석진이 형한테 누나가 너 찾으면 대충 둘러대라고 부탁했어 그러니까 일어나, 얼른 다녀오게

지한: ...누나한테는 말 안 할 거지?

지민: 아 일어나기나 해!




자기가 걱정되어서 달려오느라 식은 땀으로 젖은 줄은 몰랐죠. 지민의 성화에 찾아간 병원에서는 좀 많이 혼났지만 그래도 큰 문제는 없다는 말을 들어 참 다행이었습니다.




지민: 누나가 눈치 못 채서 다행이다

지한: 그런 의미에서 도착하면 옷 좀 빌려줘

지민: 내 옷이 너한테 맞을 거라고 생각해?

지한: (머쓱)

지민: 진짜 누구 놀리는 것도 아니고

지한: 고맙다

지민: 뭐 또

지한: 나한테 바로 연락해준 거

지민: 정말 별걸 다...

지한: 내가 아는 박지민 중에 넌 인정할게

지민: 뭘 인정해

지한: 누나 좋아하는 거, 정말 누나를 욕심내서가 아니라 누나가 좋은 거였다는 거

지민: ...그걸 이제야 인정하냐

지한: 내 친구라서 특별히 해주는 인정이야




숙소로 돌아온 지한과 지민의 훈훈한 분위기는 순식간에 박살납니다.




지한: 나 진짜 진심인데 김태형 누나한테 사심 없는 거 맞아?

지민: 솔직히 모르겠어

지한: (마른 세수) 누나!

탄소: 어, 지한이랑 지미니다

지한: 걔랑 떨어져!

탄소: ...오자마자?!

태형: 쟨 나 싫어한다니까여!

정국: 분명 아까까진 누나가 되게 불안정한 분위기였던 거 같은데 (의문)

석진: 정국아

정국: 넹?

석진: 네가 무슨 생각 하는지는 알겠지만 여기는 상식을 포기해야 이해가 편해

정국: ...!

석진: (절레절레) 애들 모아서 치킨이나 먹자

지한: 어, 형 전 두 마리 반이요!

탄소: 왜? 치킨 먹는대? 나는 한 마리!

지한: 누나가 한 마리 반 먹어, 둘이서 네 마리 먹자

탄소: 다 못 먹을 거 같은데

지한: 왜 그렇게 나약해졌어?

탄소: ... ...

석진: 들었지? 정국아 저 남매는 상식을 포기해야 된다니까? 어떻게 한 사람이 두 마리 반을 먹겠니

정국: 예... 그런 것 같네요...




기분이 무척 후련해진 탄소가 카드를 긁었고, 옆에서 영수증을 흘깃 본 남준이 못본 척을 했다고 하는데요.




남준: (이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탄소가 지한에게 제대로 이야기를 전했을 지보다 9명이 먹은 음식값이 더 궁금하네요.

다소 정신 없지만 석진은 아무렴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탄소가 웃으면서 잠들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게 아닐까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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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글 [방탄소년단/김석진] 방탄 홍일점 글에 남주 김석진 EP 22  9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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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호다닥 달려왔어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4년 전
독자2
찡긋입니다 와 저도 생각해보지도 못한.... 그런 말을 직접 들은 여주는 와... 뭔가 엄청나게 복잡한 일을 너무 쉽게 풀어버려서 허무한...? 아 진짜 뭐라해야하지...ㅠㅠㅠㅠ 그래도 좋게 해결되는게 느껴져서 너무 좋네요ㅠㅠ 작가님 오늘도 💜
4년 전
독자3
0224입니다! 당연하게 아버지와 인상이 찌푸러지는 대화를 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예상을 완전 뒤집어버렸네요 아버지도 생각을 많이 하신것같아요 그리고 지한이와 탄소가 받아주는거에 시간이 걸릴지는 몰라도 행복한 가적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4년 전
독자4
블랙문이에요! 두 남매가 성장하는 것처럼 부모님도 변하고 계신 것 같아 다행이에요. 지한이도 탄소도 행복해질 수 있을거에요.
4년 전
독자5
소소입니다. 남매와 함께 성작하는 부모님이네요!! 그래도 듣고싶었던 말을 부모님께 먼저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4년 전
비회원161.172
화고투입니다!!!
진짜 또 어떤말을 해서 힘들게 할까 싶었는데 참.. 너무 다행인거 있죠..! 이 말을 듣고 하기까지 얼마나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이제 행복해도 된다는 생각이 드니 너무 눈물나여,,, 노래랑 너무 찰떡이에우ㅜㅜㅜ

4년 전
독자6
달비스입니다! 이번 편은 눈물이 안 날 수가 없는 편이에요ㅠㅠㅠ탄소, 이제 행복해질 수 있을거에요ㅠ
4년 전
독자7
와...진짜 작가님...반전 아닌 반전이네요 ㅜㅜㅜㅜ이제 진짜 킨네 가족들이 다같이 행복해졌으면...ㅠㅠㅠㅠㅠ
4년 전
독자8
너티너드 입니다 가장 못난 모습을 닮는다라는게 공감이 가네요ㅠ 한마리반 못먹는다 할때 나약해졌다고 하는 지한이ㅋㅋㅋㅋ 부디 다들 행복하기를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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